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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 봉? 부동산은 혜택…학자금은 홀대
입력 2016.03.08 (17:08) 수정 2016.03.08 (17:20) 취재K
취업준비생 조모(31)씨는 지난해 3월 서울에 있는 한 상점에 들어가 주인을 흉기로 위협하고 계산대 위에 있던 가방과 상품권 등을 빼앗아 달아났다. 경찰에 붙잡힌 조 씨에게 1심 재판부는 실형을 선고했지만 2심은 "피해액이 6만 5천 원으로 비교적 크지 않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학자금 대출을 갚으라는 독촉에 시달리다 범행을 저질렀다"는 정황도 고려했다.

2011년 2월엔 강릉의 한 원룸에서 대학생 유모(당시22,여)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방에서는 학자금 대출 서류가 발견됐다. 2010년 11월엔 대구의 한 주택가에서 강모(당시21,여)씨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학자금 7백만 원을 갚기 위해 직장을 찾으려 했지만 구직에 실패했고 원리금 납부가 몇 차례 밀려 있던 상황이었다.

[연관기사] ☞ [청년 리포트] ③ 비싼 등록금에 “3년에 빚이 3000만 원”



학자금 대출 늘고 청년 가구주 소득은 떨어져

학자금 대출 상환은 청년 세대에게 가장 큰 부담 가운데 하나다. 범죄나 자살로 이어지는 극단적인 경우도 있다. 대학등록금이 치솟으면서 학자금상환제로 대출을 받은 사람은 2012년 56만 명에서 2015년 6월 말에는 102만 명으로 3년 새 2배 가까이 늘었다. 대출 잔액도 3조 4천억 원에서 7조 7천억 원으로 덩달아 급증했다.



그런데 8일(오늘) 발표한 통계청 '가계동향'을 보면 가구주가 39세 이하인 2인 이상 가구의 지난해 월평균 소득은 431만 6천 원으로 한해 전보다 0.6%나 줄었다. 39세 이하 청년 가구의 소득이 줄어든 것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2014년을 기준으로 국세청이 분석한 결과 전체 학자금 대출 상환 대상자 10명 가운데 6명은 상환능력이 없을 정도로 상황이 열악하다. 학자금 대출을 받았다가 갚지 못해 체납자가 된 청년은 2011년 359명에서 2014년 1만 명을 넘었다. 체납액 역시 2011년 5억 5,600만 원에 그쳤지만 2014년엔 82억 원을 넘어섰다. 3년 사이 체납자와 체납액이 각각 28배와 15배 뛴 것이다.

청년실업률은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은 직후인 1999년 10.9%와 비슷한 수준으로 치솟았다. 대학 등록금이 올라 학자금을 대출받는 학생들은 늘었는데, 청년 실업률도 높아지면서 상환능력이 떨어져 졸업 후엔 결국 체납자 신세로 전락하고, 운 좋게 취업하더라도 월평균 소득은 점점 줄고 있는 것이 지금 우리나라 청년들의 실상이다.



그런데 이렇게 불리한 상황에 처한 청년들이 학자금 대출을 상환해도 연말정산에서 소득공제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다. 이는 부동산 관련 각종 대출에 대해 온갖 혜택을 주고 있는 것과 너무나 대조적이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만기가 15년 이상이면서 고정 금리 등 몇 가지 요건을 갖추면 최대 1,800만 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대출 만기가 10년 이상이기만 해도 300만 원까지 소득 공제를 해준다.

주택 전세자금대출은 주택담보대출보다 혜택이 떨어지지만 그래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이자와 원리금 상환액의 40%를 최대 300만 원까지 공제받을 수 있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은 집을 분양받기 위해 저축을 해도 소득공제를 해주고, 월세 세입자도 세액공제를 해준다.



학자금 대출 상환엔 공제 혜택도 없어

이처럼 학자금 대출과 대조적으로 부동산과 관련해서는 각종 소득·세액 공제 선물세트가 제공되고 있다. 반면 미혼인 청년근로자는 인적공제나 교육비 등에 따른 공제를 거의 받지 못하는 데다가 학자금 대출 상환금액에는 공제혜택이 없어 연말정산 시 세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람이 유일한 자원인 나라에서 사람보다 부동산에만 온갖 혜택이 집중되어 있는 게 우리의 현실인 셈이다.

정치권도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실제로 2012년 서상기(새누리당,대구북구을)의원과 2013년 유은혜(더불어민주당,경기 고양일산동구)의원이 본인의 학자금을 취업 뒤 갚을 때 공제 혜택을 주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형평성과 세금징수의 특수성 등을 이유로 법안 통과가 지연되면서 여전히 국회에 계류되어 있다.

물론 소득·세액 공제만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유럽과 비교할 때 별다른 청년 지원책이 없는 우리나라에서 세금 관련 공제혜택만이라도 도입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청년 단체들에서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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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이 봉? 부동산은 혜택…학자금은 홀대
    • 입력 2016-03-08 17:08:15
    • 수정2016-03-08 17:20:44
    취재K
취업준비생 조모(31)씨는 지난해 3월 서울에 있는 한 상점에 들어가 주인을 흉기로 위협하고 계산대 위에 있던 가방과 상품권 등을 빼앗아 달아났다. 경찰에 붙잡힌 조 씨에게 1심 재판부는 실형을 선고했지만 2심은 "피해액이 6만 5천 원으로 비교적 크지 않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학자금 대출을 갚으라는 독촉에 시달리다 범행을 저질렀다"는 정황도 고려했다.

2011년 2월엔 강릉의 한 원룸에서 대학생 유모(당시22,여)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방에서는 학자금 대출 서류가 발견됐다. 2010년 11월엔 대구의 한 주택가에서 강모(당시21,여)씨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학자금 7백만 원을 갚기 위해 직장을 찾으려 했지만 구직에 실패했고 원리금 납부가 몇 차례 밀려 있던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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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금 대출 늘고 청년 가구주 소득은 떨어져

학자금 대출 상환은 청년 세대에게 가장 큰 부담 가운데 하나다. 범죄나 자살로 이어지는 극단적인 경우도 있다. 대학등록금이 치솟으면서 학자금상환제로 대출을 받은 사람은 2012년 56만 명에서 2015년 6월 말에는 102만 명으로 3년 새 2배 가까이 늘었다. 대출 잔액도 3조 4천억 원에서 7조 7천억 원으로 덩달아 급증했다.



그런데 8일(오늘) 발표한 통계청 '가계동향'을 보면 가구주가 39세 이하인 2인 이상 가구의 지난해 월평균 소득은 431만 6천 원으로 한해 전보다 0.6%나 줄었다. 39세 이하 청년 가구의 소득이 줄어든 것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2014년을 기준으로 국세청이 분석한 결과 전체 학자금 대출 상환 대상자 10명 가운데 6명은 상환능력이 없을 정도로 상황이 열악하다. 학자금 대출을 받았다가 갚지 못해 체납자가 된 청년은 2011년 359명에서 2014년 1만 명을 넘었다. 체납액 역시 2011년 5억 5,600만 원에 그쳤지만 2014년엔 82억 원을 넘어섰다. 3년 사이 체납자와 체납액이 각각 28배와 15배 뛴 것이다.

청년실업률은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은 직후인 1999년 10.9%와 비슷한 수준으로 치솟았다. 대학 등록금이 올라 학자금을 대출받는 학생들은 늘었는데, 청년 실업률도 높아지면서 상환능력이 떨어져 졸업 후엔 결국 체납자 신세로 전락하고, 운 좋게 취업하더라도 월평균 소득은 점점 줄고 있는 것이 지금 우리나라 청년들의 실상이다.



그런데 이렇게 불리한 상황에 처한 청년들이 학자금 대출을 상환해도 연말정산에서 소득공제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다. 이는 부동산 관련 각종 대출에 대해 온갖 혜택을 주고 있는 것과 너무나 대조적이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만기가 15년 이상이면서 고정 금리 등 몇 가지 요건을 갖추면 최대 1,800만 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대출 만기가 10년 이상이기만 해도 300만 원까지 소득 공제를 해준다.

주택 전세자금대출은 주택담보대출보다 혜택이 떨어지지만 그래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이자와 원리금 상환액의 40%를 최대 300만 원까지 공제받을 수 있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은 집을 분양받기 위해 저축을 해도 소득공제를 해주고, 월세 세입자도 세액공제를 해준다.



학자금 대출 상환엔 공제 혜택도 없어

이처럼 학자금 대출과 대조적으로 부동산과 관련해서는 각종 소득·세액 공제 선물세트가 제공되고 있다. 반면 미혼인 청년근로자는 인적공제나 교육비 등에 따른 공제를 거의 받지 못하는 데다가 학자금 대출 상환금액에는 공제혜택이 없어 연말정산 시 세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람이 유일한 자원인 나라에서 사람보다 부동산에만 온갖 혜택이 집중되어 있는 게 우리의 현실인 셈이다.

정치권도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실제로 2012년 서상기(새누리당,대구북구을)의원과 2013년 유은혜(더불어민주당,경기 고양일산동구)의원이 본인의 학자금을 취업 뒤 갚을 때 공제 혜택을 주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형평성과 세금징수의 특수성 등을 이유로 법안 통과가 지연되면서 여전히 국회에 계류되어 있다.

물론 소득·세액 공제만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유럽과 비교할 때 별다른 청년 지원책이 없는 우리나라에서 세금 관련 공제혜택만이라도 도입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청년 단체들에서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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