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vs 알파고 첫 대국…인공지능 ‘승’

<앵커 멘트>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 알파고와 첫 대결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습니다.

알파고는 불과 5개월 만에 바둑 세계 최고수에게 승리를 거둘 만큼 실력을 끌어올렸습니다.

최건일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알파고는 예상보다 강했습니다.

이세돌 9단은 오후 1시부터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첫 번째 대국에서 186수 만에 불계패했습니다.

이로써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고는 세계 바둑 1인자를 이긴 첫 인공지능 프로그램으로 기록됐습니다.

알파고는 지난해 10월 유럽챔피언인 판후이 2단을 5대 0으로 이긴 바 있습니다.

초반부터 팽팽한 접전이 펼쳐진 오늘 대국에서는 중반부터 이 9단이 다소 유리한 형세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불리한 판세를 파악한 알파고는 의외의 승부수로 전세를 뒤집었습니다.

대국을 지켜본 프로 기사는 알파고가 최강의 한 수를 비틀었고, 이세돌 9단이 굉장히 먼 곳까지 내다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 9단은 오랜 시간 고심을 한 뒤 다음 수를 이어 갔지만, 결국 역전은 어렵다는 판단에 고개를 흔들며 돌을 던졌습니다.

바둑계 고수들은 알파고의 수읽기가 매우 강했으며, 오늘 경기만을 놓고 보면 알파고는 최정상급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인터뷰> 박정상(9단/프로 바둑기사) : "알파고는 프로의 실력이다. 그리고 프로 중에서도 이미 최상위 실력이기 때문에 이세돌 9단이 오늘 대국에서 보여줬던 것과는 다른 전략을 2국부터는 구사해야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9단과 알파고의 제2국은 내일 오후 1시, 같은 장소에서 열립니다.

KBS 뉴스 최건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