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건강 톡톡] 인공지능, 의사 대신할까?

입력 2016.03.15 (08:47) 수정 2016.03.15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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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박광식 의학전문기자의 건강톡톡 시간입니다.

오늘 인공지능 알파고와 바둑 챔피언 이세돌 9단의 마지막 대국이 있는 날인데요.

지금까지 알파고 3연승에 이세돌 9단 1승,

사람이 한 번 이겼다지만, 인공지능의 발전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는데요.

이런 막강한 인공지능 등장에 특히 의료계가 술렁이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질문>
박 기자, 머지않은 미래에 의사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라면서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먼저 저도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을 지켜봤지만, 인공지능을 다시 보게 됐습니다.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3연승 이길 수 있었던 것은 16만 건에 달하는 기보, 즉 빅데이터를 학습하고, 하루에 3만 번씩 스스로 둬서 즉, 자습을 통해

이기는 최적의 수를 찾는 거였는데요.

의료 분야도 비슷합니다. 어떤 질환에 대해 수많은 치료법이 있고 치료결과에 대한 빅데이터가 있기 때문에 인공지능의 활용 가능성이 매우 높은 분야인데요.

알파고를 보면서 의사들 커뮤니티에서는 ‘인공지능이 의사를 대체할 날이 머지않았다’는 우려의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결국, 의사도 미래에 사라질 직업 중 하나가 아니냐는 겁니다.

<질문>
그래도 알파고 하나 때문에 의사가 사라진다고 보는 건 좀 과장된 게 아닌가 싶은데요.

<답변>
사실, 이번 바둑경기 하나 때문에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건 아닌데요.

바둑계에 ‘알파고’가 있다면, 의료계엔 ‘왓슨’이 있습니다.

왓슨은 IBM이 개발한 인공지능인데요. 2012년 미국 뉴욕에 메모리얼슬론 케터링 암센터에서 폐암 환자 진단을 처음 시작한 이후로 MD앤더슨 등 여러 대학병원에서 암 환자 진단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왓슨도 암 환자 수백만 명의 치료기록과 치료성적 빅데이터를 분석해 생존율을 높이는 최적의 치료법을 찾는데요.

실제로 미국임상종양학회에서 백혈병 환자 200명을 대상으로 왓슨이 낸 치료 제안과 미국 최고의 암 병원 MD앤더슨 의사의 판단을 비교해 봤을 때, 일치율는 82.6%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또, 동일환자를 두고 여러번 반복학습을 시켰을 경우 왓슨의 치료제안 능력이 대장암이 98%, 췌장암 94%, 방광암 91%였고 자궁경부암은 100%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인공지능 '왓슨'이 적용되는 의료분야는 더 광범위해질 거라는 전망입니다.

<질문>
그렇다면 인공지능이 활용되는 다른 의학 분야는 어떤 게 있을까요?

<답변>
네,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게 바로 영상검사 판독 분야입니다.

현대의학의 가장 큰 장점이죠. 눈으로 직접 암 덩어리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주 작은 암 덩어리는 CT나 MRI 사진을 정말 유심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놓치기가 쉽습니다.

그래서 의사의 눈을 대신해 인공지능이 암세포를 찾아주는 건데요.

그러니까 인공지능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병원들의 CT, MRI 영상 검사 결과를 학습하고 ‘딥러닝’을 통해 자습까지 해서 사진에서 이상한 부분을 찾아 병인지 아닌지를 정확하게 판정하는 겁니다.

한마디로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이 하는 일을 대신하는 겁니다.

또 생각해볼 수 있는 게, 바로 수술분야입니다.

요즘 전립선암, 대장암 등 로봇수술을 많이 하는데요.

지금은 수술방 한쪽 구석에서 의사가 게임기 같은 로봇 조종석에 앉아서 환자의 몸속 화면을 보면서 손으로 조종합니다.

의사가 움직인 데로 로봇 팔이 그대로 움직여서 암 조직을 정교하게 제거하는 겁니다.

그런데, 인공지능이 수술 잘하는 세계적인 의사들의 수술법을 대량 학습해서 스스로 훈련한다면,

앞으로 의사 없이도 수술로봇과 인공지능이 바로 연결돼 수술까지도 가능합니다.

<질문>
정말 인공지능 때문에 의사가 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하지만 오히려 인공지능이 의사를 도와서 더 나은 진료가 가능하지 않을까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인공지능이 의사를 도와 실제 진료에서 오진율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의사들이 환자를 보다가 단순감기로 여긴 것이 나중에 역류성 식도염이나 폐결핵으로 발견되는 경우도 심심찮게 발생하는데요.

예를 들어 인공지능 컴퓨터가 ‘이 환자에게 가장 확률 높은 진단은 감기 70%입니다. 하지만, 역류성 식도염, 폐결핵 순으로 가능하니 염두에 두세요’ 하는 겁니다.

짧은 진료시간에 감기만 떠올리는 의사 입장에선 다른 질환도 함께 고려해 볼 수 있기 때문에 환자 입장에선 보다 정확한 진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질문>
여기까지만 들어선 인공지능이 의사를 대체할거냐, 아니냐는 판단이 쉽지 않네요. 아무리 인공지능이 발달해도 의료의 특수성이 있지 않을까요?

<답변>
네, 맞습니다. 생명을 다루는 의료분야엔 치료의 위험성이나 환자의 삶의 질, 생존 기간 등을 놓고 가치 판단을 해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흔 살이 넘은 암 환자의 경우, 수술하는 게 좋을지, 아니면 그냥 지켜보는 게 좋을지에 대해서 판단하는 건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의사와 환자의 소통과 사회적 통념이 작용하는 부분이기 때문인데요.

한 대학병원 교수는 의사가 정말 로봇에 대체될 것이냐, 라는 질문에 앞서 의사가 환자에게 로봇보다 잘해주는 게 무엇인지 자문해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병원에 가면 의사는 5분 진료하고 무조건 검사부터 하고, 첨단장비에만 의존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부분은 인공지능도 쉽게 따라올 수 있습니다.

사람이 아프면 의사를 찾는 이유. 인공지능이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것, 진심 어린 소통과 치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앵커) 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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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분 건강 톡톡] 인공지능, 의사 대신할까?
    • 입력 2016-03-15 08:48:58
    • 수정2016-03-15 10: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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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박광식 의학전문기자의 건강톡톡 시간입니다.

오늘 인공지능 알파고와 바둑 챔피언 이세돌 9단의 마지막 대국이 있는 날인데요.

지금까지 알파고 3연승에 이세돌 9단 1승,

사람이 한 번 이겼다지만, 인공지능의 발전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는데요.

이런 막강한 인공지능 등장에 특히 의료계가 술렁이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질문>
박 기자, 머지않은 미래에 의사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라면서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먼저 저도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을 지켜봤지만, 인공지능을 다시 보게 됐습니다.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3연승 이길 수 있었던 것은 16만 건에 달하는 기보, 즉 빅데이터를 학습하고, 하루에 3만 번씩 스스로 둬서 즉, 자습을 통해

이기는 최적의 수를 찾는 거였는데요.

의료 분야도 비슷합니다. 어떤 질환에 대해 수많은 치료법이 있고 치료결과에 대한 빅데이터가 있기 때문에 인공지능의 활용 가능성이 매우 높은 분야인데요.

알파고를 보면서 의사들 커뮤니티에서는 ‘인공지능이 의사를 대체할 날이 머지않았다’는 우려의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결국, 의사도 미래에 사라질 직업 중 하나가 아니냐는 겁니다.

<질문>
그래도 알파고 하나 때문에 의사가 사라진다고 보는 건 좀 과장된 게 아닌가 싶은데요.

<답변>
사실, 이번 바둑경기 하나 때문에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건 아닌데요.

바둑계에 ‘알파고’가 있다면, 의료계엔 ‘왓슨’이 있습니다.

왓슨은 IBM이 개발한 인공지능인데요. 2012년 미국 뉴욕에 메모리얼슬론 케터링 암센터에서 폐암 환자 진단을 처음 시작한 이후로 MD앤더슨 등 여러 대학병원에서 암 환자 진단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왓슨도 암 환자 수백만 명의 치료기록과 치료성적 빅데이터를 분석해 생존율을 높이는 최적의 치료법을 찾는데요.

실제로 미국임상종양학회에서 백혈병 환자 200명을 대상으로 왓슨이 낸 치료 제안과 미국 최고의 암 병원 MD앤더슨 의사의 판단을 비교해 봤을 때, 일치율는 82.6%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또, 동일환자를 두고 여러번 반복학습을 시켰을 경우 왓슨의 치료제안 능력이 대장암이 98%, 췌장암 94%, 방광암 91%였고 자궁경부암은 100%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인공지능 '왓슨'이 적용되는 의료분야는 더 광범위해질 거라는 전망입니다.

<질문>
그렇다면 인공지능이 활용되는 다른 의학 분야는 어떤 게 있을까요?

<답변>
네,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게 바로 영상검사 판독 분야입니다.

현대의학의 가장 큰 장점이죠. 눈으로 직접 암 덩어리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주 작은 암 덩어리는 CT나 MRI 사진을 정말 유심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놓치기가 쉽습니다.

그래서 의사의 눈을 대신해 인공지능이 암세포를 찾아주는 건데요.

그러니까 인공지능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병원들의 CT, MRI 영상 검사 결과를 학습하고 ‘딥러닝’을 통해 자습까지 해서 사진에서 이상한 부분을 찾아 병인지 아닌지를 정확하게 판정하는 겁니다.

한마디로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이 하는 일을 대신하는 겁니다.

또 생각해볼 수 있는 게, 바로 수술분야입니다.

요즘 전립선암, 대장암 등 로봇수술을 많이 하는데요.

지금은 수술방 한쪽 구석에서 의사가 게임기 같은 로봇 조종석에 앉아서 환자의 몸속 화면을 보면서 손으로 조종합니다.

의사가 움직인 데로 로봇 팔이 그대로 움직여서 암 조직을 정교하게 제거하는 겁니다.

그런데, 인공지능이 수술 잘하는 세계적인 의사들의 수술법을 대량 학습해서 스스로 훈련한다면,

앞으로 의사 없이도 수술로봇과 인공지능이 바로 연결돼 수술까지도 가능합니다.

<질문>
정말 인공지능 때문에 의사가 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하지만 오히려 인공지능이 의사를 도와서 더 나은 진료가 가능하지 않을까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인공지능이 의사를 도와 실제 진료에서 오진율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의사들이 환자를 보다가 단순감기로 여긴 것이 나중에 역류성 식도염이나 폐결핵으로 발견되는 경우도 심심찮게 발생하는데요.

예를 들어 인공지능 컴퓨터가 ‘이 환자에게 가장 확률 높은 진단은 감기 70%입니다. 하지만, 역류성 식도염, 폐결핵 순으로 가능하니 염두에 두세요’ 하는 겁니다.

짧은 진료시간에 감기만 떠올리는 의사 입장에선 다른 질환도 함께 고려해 볼 수 있기 때문에 환자 입장에선 보다 정확한 진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질문>
여기까지만 들어선 인공지능이 의사를 대체할거냐, 아니냐는 판단이 쉽지 않네요. 아무리 인공지능이 발달해도 의료의 특수성이 있지 않을까요?

<답변>
네, 맞습니다. 생명을 다루는 의료분야엔 치료의 위험성이나 환자의 삶의 질, 생존 기간 등을 놓고 가치 판단을 해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흔 살이 넘은 암 환자의 경우, 수술하는 게 좋을지, 아니면 그냥 지켜보는 게 좋을지에 대해서 판단하는 건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의사와 환자의 소통과 사회적 통념이 작용하는 부분이기 때문인데요.

한 대학병원 교수는 의사가 정말 로봇에 대체될 것이냐, 라는 질문에 앞서 의사가 환자에게 로봇보다 잘해주는 게 무엇인지 자문해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병원에 가면 의사는 5분 진료하고 무조건 검사부터 하고, 첨단장비에만 의존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부분은 인공지능도 쉽게 따라올 수 있습니다.

사람이 아프면 의사를 찾는 이유. 인공지능이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것, 진심 어린 소통과 치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앵커) 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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