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쿠바 방문…“역사적인 방문이자 기회”

입력 2016.03.21 (12:17) 수정 2016.03.21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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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역사적인 쿠바 방문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현직 미국 대통령이 쿠바를 방문하는 건 지난 1928년 이후 88년 만의 일입니다.

윤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궂은 날씨 속에 오바마 대통령이 환한 표정으로 전용기 트랙을 내려옵니다.

미국 대통령으로선 두 번째, 그것도 88년 만의 쿠바 방문입니다.

오바마는 도착하자마자 쿠바 주재 미국 대사관을 찾아 직원들에게 역사적인 방문이라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녹취> 오바마(미국 대통령) : "이번 방문은 쿠바 국민들과 직접 유대 관계를 맺고 새로운 협정과 경제적 거래를 구축하기 위한 역사적인 기회입니다. "

이어 가족들과 함께 유명 관광지인 아바나 구시가지를 도보로 둘러봤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쿠바에서 2박3일간 머무를 예정입니다.

내일은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의 정상회담을 열고, 모레는 쿠바 전역에 생중계되는 국립극장 대중연설을 합니다.

바로 이 자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쿠바 국민이 더 많은 경제적 기회와 자유를 가져야 쿠바가 부강해진다고 역설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미국 메이저 리그팀과 쿠바 국가대표팀과의 야구 경기도 관람합니다.

하지만 오바마가 쿠바의 인권을 거론할 가능성이 높아서, 양국이 바짝 긴장하는 분위깁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쿠바 내 반체제 인사들을 만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쿠바 정부는 방문 직전 반정부 인사 수십 명을 연행했습니다.

KBS 뉴스 윤상입니다.

<앵커 멘트>

쿠바 아바나 거리는 며칠 전부터 이렇게 축제 분위깁니다.

쿠바인들은 전통 춤을 추며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을 환영하고요, 오바마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국가 평의회 의장의 얼굴이 나란히 인쇄된 포스터도 거리에 붙었습니다.

하지만 50여 년 전으로 돌아가면, 이런 풍경은 상상하기조차 힘들죠.

1961년에 미국은 쿠바와 국교를 끊었습니다.

피델 카스트로가 사회주의를 선언하고 미국계 설탕, 석유회사들을 국유화했기 때문인데요, 미국은 이후 쿠바 정권을 전복시키기 위한 피그만 침공을 일으켰다 실패하는가 하면, 쿠바를 놓고 구 소련과 핵전쟁 문턱까지 갔습니다.

피델 카스트로를 암살하기 위해 미국이 48년 간 6백번이 넘는 암살 시도를 했다는 보고서가 나올 정도로 양국 관계는 최악이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이런 적대 관계가 근본적으로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국제 사회에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다"는 말을 상징하는 장면이니 전세계 언론이 흥분할만 하죠.

관계가 개선된다면 두 나라 모두 나쁠 건 없습니다.

미국은 쿠바 등 남미에 진출한 중국을 경계할 수 있고, 쿠바는 미국 기업의 투자와 관광객 증가를 통해 경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거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다만 미국과 쿠바의 빗장이 완전히 풀리려면 많은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공화당이 장악한 미국 의회는 여전히 쿠바에 대한 금수조치 해제를 반대하고 있고, 쿠바는 오바마가 언급하는 '인권문제'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50년 묵은 적대관계가 한번에 해소될 순 없겠죠.

커다란 진전이냐 제자리 걸음이냐, 양국 미래 관계의 힌트는 오늘부터 2박 3일 동안 쿠바 아바나에서 펼쳐지는 일들로부터 얻을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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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 쿠바 방문…“역사적인 방문이자 기회”
    • 입력 2016-03-21 12:28:04
    • 수정2016-03-21 12:36:21
    뉴스 12
<앵커 멘트>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역사적인 쿠바 방문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현직 미국 대통령이 쿠바를 방문하는 건 지난 1928년 이후 88년 만의 일입니다.

윤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궂은 날씨 속에 오바마 대통령이 환한 표정으로 전용기 트랙을 내려옵니다.

미국 대통령으로선 두 번째, 그것도 88년 만의 쿠바 방문입니다.

오바마는 도착하자마자 쿠바 주재 미국 대사관을 찾아 직원들에게 역사적인 방문이라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녹취> 오바마(미국 대통령) : "이번 방문은 쿠바 국민들과 직접 유대 관계를 맺고 새로운 협정과 경제적 거래를 구축하기 위한 역사적인 기회입니다. "

이어 가족들과 함께 유명 관광지인 아바나 구시가지를 도보로 둘러봤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쿠바에서 2박3일간 머무를 예정입니다.

내일은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의 정상회담을 열고, 모레는 쿠바 전역에 생중계되는 국립극장 대중연설을 합니다.

바로 이 자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쿠바 국민이 더 많은 경제적 기회와 자유를 가져야 쿠바가 부강해진다고 역설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미국 메이저 리그팀과 쿠바 국가대표팀과의 야구 경기도 관람합니다.

하지만 오바마가 쿠바의 인권을 거론할 가능성이 높아서, 양국이 바짝 긴장하는 분위깁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쿠바 내 반체제 인사들을 만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쿠바 정부는 방문 직전 반정부 인사 수십 명을 연행했습니다.

KBS 뉴스 윤상입니다.

<앵커 멘트>

쿠바 아바나 거리는 며칠 전부터 이렇게 축제 분위깁니다.

쿠바인들은 전통 춤을 추며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을 환영하고요, 오바마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국가 평의회 의장의 얼굴이 나란히 인쇄된 포스터도 거리에 붙었습니다.

하지만 50여 년 전으로 돌아가면, 이런 풍경은 상상하기조차 힘들죠.

1961년에 미국은 쿠바와 국교를 끊었습니다.

피델 카스트로가 사회주의를 선언하고 미국계 설탕, 석유회사들을 국유화했기 때문인데요, 미국은 이후 쿠바 정권을 전복시키기 위한 피그만 침공을 일으켰다 실패하는가 하면, 쿠바를 놓고 구 소련과 핵전쟁 문턱까지 갔습니다.

피델 카스트로를 암살하기 위해 미국이 48년 간 6백번이 넘는 암살 시도를 했다는 보고서가 나올 정도로 양국 관계는 최악이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이런 적대 관계가 근본적으로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국제 사회에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다"는 말을 상징하는 장면이니 전세계 언론이 흥분할만 하죠.

관계가 개선된다면 두 나라 모두 나쁠 건 없습니다.

미국은 쿠바 등 남미에 진출한 중국을 경계할 수 있고, 쿠바는 미국 기업의 투자와 관광객 증가를 통해 경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거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다만 미국과 쿠바의 빗장이 완전히 풀리려면 많은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공화당이 장악한 미국 의회는 여전히 쿠바에 대한 금수조치 해제를 반대하고 있고, 쿠바는 오바마가 언급하는 '인권문제'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50년 묵은 적대관계가 한번에 해소될 순 없겠죠.

커다란 진전이냐 제자리 걸음이냐, 양국 미래 관계의 힌트는 오늘부터 2박 3일 동안 쿠바 아바나에서 펼쳐지는 일들로부터 얻을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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