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리포트] ‘멀쩡한 눈 수술’ 건보재정 축내는 실손보험

입력 2016.03.22 (21:38) 수정 2016.03.22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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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 실손 보험 가입자들을 상대로, 멀쩡한 눈까지 수술을 하는 병원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병원은 거액의 수술비를 벌고, 환자는 보험금으로 공짜 수술을 받는다는 건데요.

하지만 이런 과잉 의료에는, 민간보험 뿐 아니라 국민 건강보험 재정까지 축나게 만드는 독소가 숨어 있습니다.

김준범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연관기사] ☞[시사기획 창] 고객님, 실손보험 드셨죠

<리포트>

건강검진에서 눈에 특별한 이상이 없는 50대 주부가 시력 교정을 상담하러 여러 안과를 찾았습니다.

한 병원에서 시력 교정 수술인 라식이나 라섹 대신 백내장 수술을 하자고 합니다.

<녹취> A병원 : "멀리도 보이게 하면서 가까이도 보이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 백내장 수술이거든요. 한 6백만 원 정도 나와요."

비싸다는 반응을 보이자 실손보험 얘기를 꺼냅니다.

<녹취> A 병원 : "이게 보험이 되거든요. 백내장은 질환이고 그 질환으로 수술을 하게 되고 수술하게 되면 실비처리 하게 되는 거죠."

다른 병원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던 백내장을 수술하면서 시력 교정을 하고 보험 처리하라는 겁니다.

노골적인 은어까지 있을 정도로 의료계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일부 안과는 수사선상에 올랐습니다.

관절 질환 병원들도 실손보험 가입 여부를 묻고, 비싼 치료를 받으라고 권합니다.

<녹취> C 병원 : "실비가 있으신가요?"

<녹취> D 병원 : "고주파를 하고 재활치료하는게 나아요. 350만원 들어요."

<녹취> D 병원 : "100%에요. 전액 다 나와요. 공짜니까 안할 이유가 없잖아요."

<인터뷰> 구본기(전직 보험설계사) : "병원 같은 경우는 최대한 병원비를 벌어들여야 될 거 아니에요. 그래서 소비자들에게 이런저런 검사들을 권해서 그 병원비의 파이를 계속 키운다는 말이에요."

문제는 한 번 갈 병원을 여러 차례 가도록 유도하게 되면, 국민건강보험까지 지출이 급증한다는 겁니다.

<인터뷰> 신현웅(보건사회연구원 박사) : "외래의 경우에는 1인당 8천 7백 원이 낭비가 되고 있고, 입원의 경우에는 3만 7천 원 정도가 과잉의료로 인한 낭비요소가 있습니다. 환산해보면 1년에 7천7백40억 정도의 낭비 요소가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왜곡된 실손보험으로 인한 건보 재정의 악화는 전체 국민들의 부담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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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 리포트] ‘멀쩡한 눈 수술’ 건보재정 축내는 실손보험
    • 입력 2016-03-22 21:39:38
    • 수정2016-03-22 23: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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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 실손 보험 가입자들을 상대로, 멀쩡한 눈까지 수술을 하는 병원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병원은 거액의 수술비를 벌고, 환자는 보험금으로 공짜 수술을 받는다는 건데요.

하지만 이런 과잉 의료에는, 민간보험 뿐 아니라 국민 건강보험 재정까지 축나게 만드는 독소가 숨어 있습니다.

김준범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연관기사] ☞[시사기획 창] 고객님, 실손보험 드셨죠

<리포트>

건강검진에서 눈에 특별한 이상이 없는 50대 주부가 시력 교정을 상담하러 여러 안과를 찾았습니다.

한 병원에서 시력 교정 수술인 라식이나 라섹 대신 백내장 수술을 하자고 합니다.

<녹취> A병원 : "멀리도 보이게 하면서 가까이도 보이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 백내장 수술이거든요. 한 6백만 원 정도 나와요."

비싸다는 반응을 보이자 실손보험 얘기를 꺼냅니다.

<녹취> A 병원 : "이게 보험이 되거든요. 백내장은 질환이고 그 질환으로 수술을 하게 되고 수술하게 되면 실비처리 하게 되는 거죠."

다른 병원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던 백내장을 수술하면서 시력 교정을 하고 보험 처리하라는 겁니다.

노골적인 은어까지 있을 정도로 의료계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일부 안과는 수사선상에 올랐습니다.

관절 질환 병원들도 실손보험 가입 여부를 묻고, 비싼 치료를 받으라고 권합니다.

<녹취> C 병원 : "실비가 있으신가요?"

<녹취> D 병원 : "고주파를 하고 재활치료하는게 나아요. 350만원 들어요."

<녹취> D 병원 : "100%에요. 전액 다 나와요. 공짜니까 안할 이유가 없잖아요."

<인터뷰> 구본기(전직 보험설계사) : "병원 같은 경우는 최대한 병원비를 벌어들여야 될 거 아니에요. 그래서 소비자들에게 이런저런 검사들을 권해서 그 병원비의 파이를 계속 키운다는 말이에요."

문제는 한 번 갈 병원을 여러 차례 가도록 유도하게 되면, 국민건강보험까지 지출이 급증한다는 겁니다.

<인터뷰> 신현웅(보건사회연구원 박사) : "외래의 경우에는 1인당 8천 7백 원이 낭비가 되고 있고, 입원의 경우에는 3만 7천 원 정도가 과잉의료로 인한 낭비요소가 있습니다. 환산해보면 1년에 7천7백40억 정도의 낭비 요소가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왜곡된 실손보험으로 인한 건보 재정의 악화는 전체 국민들의 부담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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