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왜 브뤼셀?
입력 2016.03.23 (18:08)
수정 2016.03.23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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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브뤼셀 테러에 대해 짚어볼 게 몇 가지 있습니다.
이재석 기자와 함께 하나하나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
먼저 짚어볼 게, 왜 하필이면 브뤼셀이냐, 이 부분인 거 같아요.
<답변>
상징성 때문이라고 봐야 할 거 같습니다.
브뤼셀은 유럽연합 본부가 있는 유럽연합의 수도입니다.
이번 테러가 두 곳에서 일어났죠.
살펴보면 테러범들의 목적이 보입니다.
폭발이 일어난 '말베이크' 지하철역은 유럽연합 본부 건물이 있는 곳입니다.
또 다른 장소 브뤼셀 국제공항이었죠.
브뤼셀은 지리적으로 영국, 독일, 프랑스 세 나라 한가운데에 있습니다.
두 차례 폭발은 결국 테러범들이 벨기에 하나만을 겨냥했다기보다 유럽 전체를 겨냥한 행위였다, 이렇게 해석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녹취> 올랑드(프랑스 대통령) : "테러리즘이 브뤼셀을 공격했다. 하지만 유럽 전체가 테러를 당했고 전 세계가 우려하고 있다."
<질문>
특히 벨기에에는 이슬람 이민자들이 많이 살고 있잖아요.
이 부분도 이번 테러의 한 요인이 됐다고 봐야겠죠.
<답변>
벨기에는 작은 나라입니다.
면적이 한국의 3분의 1 정도구요.
인구가 천만 명이 조금 넘습니다.
그런데 벨기에에 살고 있는 이슬람 사람들이 전체 인구의 7%입니다.
인구당 비율로 보면 전체 유럽 가운데 가장 높습니다.
특히 이번에 주목받고 있는 곳이 브뤼셀 인근 '몰렌베이크'라는 지역입니다.
인구 30%가 무슬림이고, 실업률이 40%에 이르는 지역입니다.
빈부격차가 심하고 강력 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곳입니다.
지난해 11월 있었던 파리 테러 용의자들 상당수가 이곳 출신인 걸로 확인됐고, 지난주 붙잡힌 파리 테러 용의자 '압데슬람'도 '몰렌베이크'에서 체포됐습니다.
전문가들은 몰렌베이크의 열악한 환경이 무슬림 청년들이 극단주의에 빠지게 되는 구조적 원인이 된다고 지적합니다.
<질문>
그런데 테러가 벨기에만의 문제가 아니잖아요.
지난해 파리 테러도 있었고, 터키 테러 소식도 얼마 전 전해드렸구요.
어찌 보면 유럽 곳곳이 테러 위험에 노출돼 있다, 이렇게 봐야 하는 거 아닌가요.
<답변>
그렇게 봐야 합니다. 요 몇 년 사이 유럽 곳곳이 테러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그래픽으로 한번 정리해봤습니다.
프랑스 파리를 볼까요.
지난해 1월 프랑스 만평잡지 '샤를리 에브도'에 총기 난사가 있었죠.
12명이 숨졌습니다.
같은 달 파리 동부에서 인질극이 일어나서 4명이 숨졌고, 11월에 동시다발 테러로 130명이 사망했습니다.
터키에서는 앙카라와 이스탄불 등지에서 잇따라 폭탄 테러가 있었습니다.
지난주에도 이스탄불에서 테러가 있었죠.
러시아 민항기가 이집트 상공에서 폭발해 추락했습니다.
이슬람국가 IS는 이것도 자신들 소행이라고 했는데, 220여 명이 숨졌습니다.
유럽 곳곳이 이렇게 테러 위험지역에 놓인 상태입니다.
<질문>
일련의 테러 때문에 유럽 사람들이 불안해할 거 같아요.
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거 같구요. 어떻습니까.
<답변>
그런데 하나 역설적인 것은 경제지표 자체는 그다지 크게 달라진 건 없다는 겁니다.
이번 테러 이후에도 유럽 금융시장은 특별히 충격을 받은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테러가 반복된 게 일종의 학습효과 같은 걸 만들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그러나 관광산업에는 타격이 불가피해 보이고요,
유럽인들의 소비 위축을 불러올 거라는 부정적 전망도 나옵니다.
<질문>
서방세계가 IS를 퇴치하기 위해 최근 공습을 강화하지 않았나요.
그렇다면 그동안의 대응이 뭔가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봐야 할까요.
<답변>
IS의 근거지가 이라크와 시리아입니다.
이들 지역에 대한 공격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것은 사실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입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IS가 그냥 단순히 테러 조직만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IS는 이슬람교 주류인 수니파를 기반으로 하는 일종의 정치조직, 또는 반정부군의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이라크와 시리아 모두 시아파가 집권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니파는 정치적으로 소외된 상태고, 이런 박탈감을 기초로 지지 기반을 다지고 있는 겁니다.
따라서 특정 지역에 대한 공습만으로는 이들 세력을 억누르기란 사실상 힘들다는 게 중동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질문>
유럽에 있는 IS 연루자들을 색출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쉽진 않겠어요?
<답변>
네, 힘듭니다.
유럽에 있는 무슬림들 수가 대략 4천만 명이 넘는 걸로 추산됩니다.
이들 가운데 누가 극단주의 세력과 연계돼 있는지 찾아낸다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안 그래도 유럽사회에서 소외된 무슬림들이 인종 차별의 피해까지 입을 수 있습니다.
<녹취> 리하브 압바스(이슬람 신자) : "테러를 저지르는 사람들은 이슬람인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제가 믿는 종교는 이유 없이 사람을 죽이라고 가르치지 않습니다."
결국 이라크와 시리아의 내부 상황이 어느 정도 수습되어야만 이슬람 극단주의 목소리가 사그라들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입니다.
유엔과 서방세계의 공동 대응이 필요해 보입니다.
브뤼셀 테러에 대해 짚어볼 게 몇 가지 있습니다.
이재석 기자와 함께 하나하나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
먼저 짚어볼 게, 왜 하필이면 브뤼셀이냐, 이 부분인 거 같아요.
<답변>
상징성 때문이라고 봐야 할 거 같습니다.
브뤼셀은 유럽연합 본부가 있는 유럽연합의 수도입니다.
이번 테러가 두 곳에서 일어났죠.
살펴보면 테러범들의 목적이 보입니다.
폭발이 일어난 '말베이크' 지하철역은 유럽연합 본부 건물이 있는 곳입니다.
또 다른 장소 브뤼셀 국제공항이었죠.
브뤼셀은 지리적으로 영국, 독일, 프랑스 세 나라 한가운데에 있습니다.
두 차례 폭발은 결국 테러범들이 벨기에 하나만을 겨냥했다기보다 유럽 전체를 겨냥한 행위였다, 이렇게 해석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녹취> 올랑드(프랑스 대통령) : "테러리즘이 브뤼셀을 공격했다. 하지만 유럽 전체가 테러를 당했고 전 세계가 우려하고 있다."
<질문>
특히 벨기에에는 이슬람 이민자들이 많이 살고 있잖아요.
이 부분도 이번 테러의 한 요인이 됐다고 봐야겠죠.
<답변>
벨기에는 작은 나라입니다.
면적이 한국의 3분의 1 정도구요.
인구가 천만 명이 조금 넘습니다.
그런데 벨기에에 살고 있는 이슬람 사람들이 전체 인구의 7%입니다.
인구당 비율로 보면 전체 유럽 가운데 가장 높습니다.
특히 이번에 주목받고 있는 곳이 브뤼셀 인근 '몰렌베이크'라는 지역입니다.
인구 30%가 무슬림이고, 실업률이 40%에 이르는 지역입니다.
빈부격차가 심하고 강력 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곳입니다.
지난해 11월 있었던 파리 테러 용의자들 상당수가 이곳 출신인 걸로 확인됐고, 지난주 붙잡힌 파리 테러 용의자 '압데슬람'도 '몰렌베이크'에서 체포됐습니다.
전문가들은 몰렌베이크의 열악한 환경이 무슬림 청년들이 극단주의에 빠지게 되는 구조적 원인이 된다고 지적합니다.
<질문>
그런데 테러가 벨기에만의 문제가 아니잖아요.
지난해 파리 테러도 있었고, 터키 테러 소식도 얼마 전 전해드렸구요.
어찌 보면 유럽 곳곳이 테러 위험에 노출돼 있다, 이렇게 봐야 하는 거 아닌가요.
<답변>
그렇게 봐야 합니다. 요 몇 년 사이 유럽 곳곳이 테러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그래픽으로 한번 정리해봤습니다.
프랑스 파리를 볼까요.
지난해 1월 프랑스 만평잡지 '샤를리 에브도'에 총기 난사가 있었죠.
12명이 숨졌습니다.
같은 달 파리 동부에서 인질극이 일어나서 4명이 숨졌고, 11월에 동시다발 테러로 130명이 사망했습니다.
터키에서는 앙카라와 이스탄불 등지에서 잇따라 폭탄 테러가 있었습니다.
지난주에도 이스탄불에서 테러가 있었죠.
러시아 민항기가 이집트 상공에서 폭발해 추락했습니다.
이슬람국가 IS는 이것도 자신들 소행이라고 했는데, 220여 명이 숨졌습니다.
유럽 곳곳이 이렇게 테러 위험지역에 놓인 상태입니다.
<질문>
일련의 테러 때문에 유럽 사람들이 불안해할 거 같아요.
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거 같구요. 어떻습니까.
<답변>
그런데 하나 역설적인 것은 경제지표 자체는 그다지 크게 달라진 건 없다는 겁니다.
이번 테러 이후에도 유럽 금융시장은 특별히 충격을 받은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테러가 반복된 게 일종의 학습효과 같은 걸 만들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그러나 관광산업에는 타격이 불가피해 보이고요,
유럽인들의 소비 위축을 불러올 거라는 부정적 전망도 나옵니다.
<질문>
서방세계가 IS를 퇴치하기 위해 최근 공습을 강화하지 않았나요.
그렇다면 그동안의 대응이 뭔가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봐야 할까요.
<답변>
IS의 근거지가 이라크와 시리아입니다.
이들 지역에 대한 공격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것은 사실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입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IS가 그냥 단순히 테러 조직만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IS는 이슬람교 주류인 수니파를 기반으로 하는 일종의 정치조직, 또는 반정부군의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이라크와 시리아 모두 시아파가 집권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니파는 정치적으로 소외된 상태고, 이런 박탈감을 기초로 지지 기반을 다지고 있는 겁니다.
따라서 특정 지역에 대한 공습만으로는 이들 세력을 억누르기란 사실상 힘들다는 게 중동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질문>
유럽에 있는 IS 연루자들을 색출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쉽진 않겠어요?
<답변>
네, 힘듭니다.
유럽에 있는 무슬림들 수가 대략 4천만 명이 넘는 걸로 추산됩니다.
이들 가운데 누가 극단주의 세력과 연계돼 있는지 찾아낸다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안 그래도 유럽사회에서 소외된 무슬림들이 인종 차별의 피해까지 입을 수 있습니다.
<녹취> 리하브 압바스(이슬람 신자) : "테러를 저지르는 사람들은 이슬람인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제가 믿는 종교는 이유 없이 사람을 죽이라고 가르치지 않습니다."
결국 이라크와 시리아의 내부 상황이 어느 정도 수습되어야만 이슬람 극단주의 목소리가 사그라들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입니다.
유엔과 서방세계의 공동 대응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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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24 이슈] 왜 브뤼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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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6-03-23 18:10:26
- 수정2016-03-23 18: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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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셀 테러에 대해 짚어볼 게 몇 가지 있습니다.
이재석 기자와 함께 하나하나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
먼저 짚어볼 게, 왜 하필이면 브뤼셀이냐, 이 부분인 거 같아요.
<답변>
상징성 때문이라고 봐야 할 거 같습니다.
브뤼셀은 유럽연합 본부가 있는 유럽연합의 수도입니다.
이번 테러가 두 곳에서 일어났죠.
살펴보면 테러범들의 목적이 보입니다.
폭발이 일어난 '말베이크' 지하철역은 유럽연합 본부 건물이 있는 곳입니다.
또 다른 장소 브뤼셀 국제공항이었죠.
브뤼셀은 지리적으로 영국, 독일, 프랑스 세 나라 한가운데에 있습니다.
두 차례 폭발은 결국 테러범들이 벨기에 하나만을 겨냥했다기보다 유럽 전체를 겨냥한 행위였다, 이렇게 해석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녹취> 올랑드(프랑스 대통령) : "테러리즘이 브뤼셀을 공격했다. 하지만 유럽 전체가 테러를 당했고 전 세계가 우려하고 있다."
<질문>
특히 벨기에에는 이슬람 이민자들이 많이 살고 있잖아요.
이 부분도 이번 테러의 한 요인이 됐다고 봐야겠죠.
<답변>
벨기에는 작은 나라입니다.
면적이 한국의 3분의 1 정도구요.
인구가 천만 명이 조금 넘습니다.
그런데 벨기에에 살고 있는 이슬람 사람들이 전체 인구의 7%입니다.
인구당 비율로 보면 전체 유럽 가운데 가장 높습니다.
특히 이번에 주목받고 있는 곳이 브뤼셀 인근 '몰렌베이크'라는 지역입니다.
인구 30%가 무슬림이고, 실업률이 40%에 이르는 지역입니다.
빈부격차가 심하고 강력 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곳입니다.
지난해 11월 있었던 파리 테러 용의자들 상당수가 이곳 출신인 걸로 확인됐고, 지난주 붙잡힌 파리 테러 용의자 '압데슬람'도 '몰렌베이크'에서 체포됐습니다.
전문가들은 몰렌베이크의 열악한 환경이 무슬림 청년들이 극단주의에 빠지게 되는 구조적 원인이 된다고 지적합니다.
<질문>
그런데 테러가 벨기에만의 문제가 아니잖아요.
지난해 파리 테러도 있었고, 터키 테러 소식도 얼마 전 전해드렸구요.
어찌 보면 유럽 곳곳이 테러 위험에 노출돼 있다, 이렇게 봐야 하는 거 아닌가요.
<답변>
그렇게 봐야 합니다. 요 몇 년 사이 유럽 곳곳이 테러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그래픽으로 한번 정리해봤습니다.
프랑스 파리를 볼까요.
지난해 1월 프랑스 만평잡지 '샤를리 에브도'에 총기 난사가 있었죠.
12명이 숨졌습니다.
같은 달 파리 동부에서 인질극이 일어나서 4명이 숨졌고, 11월에 동시다발 테러로 130명이 사망했습니다.
터키에서는 앙카라와 이스탄불 등지에서 잇따라 폭탄 테러가 있었습니다.
지난주에도 이스탄불에서 테러가 있었죠.
러시아 민항기가 이집트 상공에서 폭발해 추락했습니다.
이슬람국가 IS는 이것도 자신들 소행이라고 했는데, 220여 명이 숨졌습니다.
유럽 곳곳이 이렇게 테러 위험지역에 놓인 상태입니다.
<질문>
일련의 테러 때문에 유럽 사람들이 불안해할 거 같아요.
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거 같구요. 어떻습니까.
<답변>
그런데 하나 역설적인 것은 경제지표 자체는 그다지 크게 달라진 건 없다는 겁니다.
이번 테러 이후에도 유럽 금융시장은 특별히 충격을 받은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테러가 반복된 게 일종의 학습효과 같은 걸 만들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그러나 관광산업에는 타격이 불가피해 보이고요,
유럽인들의 소비 위축을 불러올 거라는 부정적 전망도 나옵니다.
<질문>
서방세계가 IS를 퇴치하기 위해 최근 공습을 강화하지 않았나요.
그렇다면 그동안의 대응이 뭔가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봐야 할까요.
<답변>
IS의 근거지가 이라크와 시리아입니다.
이들 지역에 대한 공격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것은 사실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입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IS가 그냥 단순히 테러 조직만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IS는 이슬람교 주류인 수니파를 기반으로 하는 일종의 정치조직, 또는 반정부군의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이라크와 시리아 모두 시아파가 집권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니파는 정치적으로 소외된 상태고, 이런 박탈감을 기초로 지지 기반을 다지고 있는 겁니다.
따라서 특정 지역에 대한 공습만으로는 이들 세력을 억누르기란 사실상 힘들다는 게 중동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질문>
유럽에 있는 IS 연루자들을 색출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쉽진 않겠어요?
<답변>
네, 힘듭니다.
유럽에 있는 무슬림들 수가 대략 4천만 명이 넘는 걸로 추산됩니다.
이들 가운데 누가 극단주의 세력과 연계돼 있는지 찾아낸다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안 그래도 유럽사회에서 소외된 무슬림들이 인종 차별의 피해까지 입을 수 있습니다.
<녹취> 리하브 압바스(이슬람 신자) : "테러를 저지르는 사람들은 이슬람인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제가 믿는 종교는 이유 없이 사람을 죽이라고 가르치지 않습니다."
결국 이라크와 시리아의 내부 상황이 어느 정도 수습되어야만 이슬람 극단주의 목소리가 사그라들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입니다.
유엔과 서방세계의 공동 대응이 필요해 보입니다.
브뤼셀 테러에 대해 짚어볼 게 몇 가지 있습니다.
이재석 기자와 함께 하나하나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
먼저 짚어볼 게, 왜 하필이면 브뤼셀이냐, 이 부분인 거 같아요.
<답변>
상징성 때문이라고 봐야 할 거 같습니다.
브뤼셀은 유럽연합 본부가 있는 유럽연합의 수도입니다.
이번 테러가 두 곳에서 일어났죠.
살펴보면 테러범들의 목적이 보입니다.
폭발이 일어난 '말베이크' 지하철역은 유럽연합 본부 건물이 있는 곳입니다.
또 다른 장소 브뤼셀 국제공항이었죠.
브뤼셀은 지리적으로 영국, 독일, 프랑스 세 나라 한가운데에 있습니다.
두 차례 폭발은 결국 테러범들이 벨기에 하나만을 겨냥했다기보다 유럽 전체를 겨냥한 행위였다, 이렇게 해석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녹취> 올랑드(프랑스 대통령) : "테러리즘이 브뤼셀을 공격했다. 하지만 유럽 전체가 테러를 당했고 전 세계가 우려하고 있다."
<질문>
특히 벨기에에는 이슬람 이민자들이 많이 살고 있잖아요.
이 부분도 이번 테러의 한 요인이 됐다고 봐야겠죠.
<답변>
벨기에는 작은 나라입니다.
면적이 한국의 3분의 1 정도구요.
인구가 천만 명이 조금 넘습니다.
그런데 벨기에에 살고 있는 이슬람 사람들이 전체 인구의 7%입니다.
인구당 비율로 보면 전체 유럽 가운데 가장 높습니다.
특히 이번에 주목받고 있는 곳이 브뤼셀 인근 '몰렌베이크'라는 지역입니다.
인구 30%가 무슬림이고, 실업률이 40%에 이르는 지역입니다.
빈부격차가 심하고 강력 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곳입니다.
지난해 11월 있었던 파리 테러 용의자들 상당수가 이곳 출신인 걸로 확인됐고, 지난주 붙잡힌 파리 테러 용의자 '압데슬람'도 '몰렌베이크'에서 체포됐습니다.
전문가들은 몰렌베이크의 열악한 환경이 무슬림 청년들이 극단주의에 빠지게 되는 구조적 원인이 된다고 지적합니다.
<질문>
그런데 테러가 벨기에만의 문제가 아니잖아요.
지난해 파리 테러도 있었고, 터키 테러 소식도 얼마 전 전해드렸구요.
어찌 보면 유럽 곳곳이 테러 위험에 노출돼 있다, 이렇게 봐야 하는 거 아닌가요.
<답변>
그렇게 봐야 합니다. 요 몇 년 사이 유럽 곳곳이 테러로 신음하고 있습니다.
그래픽으로 한번 정리해봤습니다.
프랑스 파리를 볼까요.
지난해 1월 프랑스 만평잡지 '샤를리 에브도'에 총기 난사가 있었죠.
12명이 숨졌습니다.
같은 달 파리 동부에서 인질극이 일어나서 4명이 숨졌고, 11월에 동시다발 테러로 130명이 사망했습니다.
터키에서는 앙카라와 이스탄불 등지에서 잇따라 폭탄 테러가 있었습니다.
지난주에도 이스탄불에서 테러가 있었죠.
러시아 민항기가 이집트 상공에서 폭발해 추락했습니다.
이슬람국가 IS는 이것도 자신들 소행이라고 했는데, 220여 명이 숨졌습니다.
유럽 곳곳이 이렇게 테러 위험지역에 놓인 상태입니다.
<질문>
일련의 테러 때문에 유럽 사람들이 불안해할 거 같아요.
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거 같구요. 어떻습니까.
<답변>
그런데 하나 역설적인 것은 경제지표 자체는 그다지 크게 달라진 건 없다는 겁니다.
이번 테러 이후에도 유럽 금융시장은 특별히 충격을 받은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테러가 반복된 게 일종의 학습효과 같은 걸 만들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그러나 관광산업에는 타격이 불가피해 보이고요,
유럽인들의 소비 위축을 불러올 거라는 부정적 전망도 나옵니다.
<질문>
서방세계가 IS를 퇴치하기 위해 최근 공습을 강화하지 않았나요.
그렇다면 그동안의 대응이 뭔가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봐야 할까요.
<답변>
IS의 근거지가 이라크와 시리아입니다.
이들 지역에 대한 공격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것은 사실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입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IS가 그냥 단순히 테러 조직만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IS는 이슬람교 주류인 수니파를 기반으로 하는 일종의 정치조직, 또는 반정부군의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이라크와 시리아 모두 시아파가 집권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니파는 정치적으로 소외된 상태고, 이런 박탈감을 기초로 지지 기반을 다지고 있는 겁니다.
따라서 특정 지역에 대한 공습만으로는 이들 세력을 억누르기란 사실상 힘들다는 게 중동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질문>
유럽에 있는 IS 연루자들을 색출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쉽진 않겠어요?
<답변>
네, 힘듭니다.
유럽에 있는 무슬림들 수가 대략 4천만 명이 넘는 걸로 추산됩니다.
이들 가운데 누가 극단주의 세력과 연계돼 있는지 찾아낸다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안 그래도 유럽사회에서 소외된 무슬림들이 인종 차별의 피해까지 입을 수 있습니다.
<녹취> 리하브 압바스(이슬람 신자) : "테러를 저지르는 사람들은 이슬람인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제가 믿는 종교는 이유 없이 사람을 죽이라고 가르치지 않습니다."
결국 이라크와 시리아의 내부 상황이 어느 정도 수습되어야만 이슬람 극단주의 목소리가 사그라들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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