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과 우려되는 한반도 유사시 대응
입력 2016.04.04 (18:28)
수정 2016.04.04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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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 참전을 결정했던 미국 트루먼 대통령의 책상 위에는 유명한 문구가 놓여 있었다.
"The Buck Stops Here."
의역하면 "어려운 결정은 여기서 해야 한다"이다. 인류 역사상 최초의 원자폭탄 사용과 한국전 참전 등 고뇌에 찬 결단을 많이 해야 했던 트루만 대통령은 그 문구를 자신의 심정과 처지를 대변하는 것으로 여기고 항상 가까이 했다고 한다.
6.25 전쟁이 발발했을 당시 만일 트루먼 대통령이 결정을 미루며 시간을 끌었거나 미국인의 희생을 줄이겠다며 아예 참전을 회피했다면 한반도 상황은 현재와는 판이하게 달라졌을 수도 있다.
시리아에 Red Line 설정했다 무시한 오바마 대통령 리더십에 상처
미국 대통령이 발휘하는 리더십이 한반도 상황에 직결되는 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어틀랜틱지(The Atlantic)의 외교 전문기자 제프리 골드버그가 최근에 쓴 '오바마 외교 노선'(The Obama Doctrine)은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안보 리더십을 평가하는 장문의 보고서 같은 기사다.
유럽과 중동국가들의 안보 무임 승차를 비판하는 프리 라이더 등 주요 사안들이 다뤄졌지만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것은 시리아에 설정했던 '금지선(Red Line)'이 무시되는 대목이다. 2013년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시리아 아사드 정권이 민간인에 대해 화학무기를 사용할 경우 무력으로 응징할 것이며 이는 넘어서는 안되는 금지선"이라고 공표했다.
하지만 시리아에서 화학무기로 민간인들이 다수 희생됐다는 사실이 확인된 후에도 무력 사용을 포기했다.
관련 각료들과 측근인 라이스 현 국가안보보좌관까지 "대통령이 공언한 만큼 지켜야 한다"고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당시 자신의 공언('금지선을 넘으면 공격')을 지키지 않으며 무력 행사를 포기했던 오바마 대통령의 결정이 자신의 주장대로 또다른 중동전을 피하고 민간인의 희생을 줄이는 등 현실적으로는 실리가 큰 판단이었을 수도 있다.
오바마 레드라인 번복은 동맹국 우려 요인
그렇지만 한국처럼 미국 대통령의 언약을 믿고 따르는 동맹국에게는 맥락이 전혀 다르다. 전쟁 발발시 즉각적인 지원에 나서야 할 최우방국, 미국의 군통수권자가 명확하게 공표했던 레드 라인 공언까지 번복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뭔가 '찜찜하고 기분 나쁜 것'임에 분명하다.
결국 러시아가 얼마 지나지 않아 우크라이나 사태에 개입하고 크림 반도를 차지한 것은 당시 시리아 처리과정에서 드러난 오바마 대통령의 유약한 리더십을 푸틴 대통령이 활용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소간 대결과 냉전이 한창이던 1960년초, 후루시쵸프와 처음 만난 케네디 미국 대통령이 그의 위협에 쩔쩔매며 단호한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결국 쿠바 미사일 사태로 이어졌다는 설명도 있고 보면 (The Dark Side of Camelot-Seymour Hersh) 북한의 위협이 점증하는 상황에서 한국의 불안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미국의 불안한 리더십은 어려워진 형편 반영
이런 상황에서 이제는 동맹을 해체하자는 트럼프 스타일도 등장했다.
[연관 기사] ☞ 트럼프 “북한, 한국과 전쟁해도 무개입”…한미상호방위조약 무효 발언
"미국도 살기 어려운만큼 한국 문제는 자기들이 핵을 만들어서 막든말든 알아서 하도록 내버려두자"는 말까지
유력한 대선주자의 입에서 나온 것이다. 미국이 하루 아침에 한미동맹을 해체하자며 막가는 식으로 나오지는 않겠지만 미국이 예전처럼 자기 돈 들여가며 희생정신을 맘껏 발휘할 형편이 안되는 것도 분명하다.
미국의 불안한 리더십을 보면서 자주국방과 외교의 중요성을 새삼 되새기게 되는 요즘이다.
"The Buck Stops Here."
의역하면 "어려운 결정은 여기서 해야 한다"이다. 인류 역사상 최초의 원자폭탄 사용과 한국전 참전 등 고뇌에 찬 결단을 많이 해야 했던 트루만 대통령은 그 문구를 자신의 심정과 처지를 대변하는 것으로 여기고 항상 가까이 했다고 한다.
6.25 전쟁이 발발했을 당시 만일 트루먼 대통령이 결정을 미루며 시간을 끌었거나 미국인의 희생을 줄이겠다며 아예 참전을 회피했다면 한반도 상황은 현재와는 판이하게 달라졌을 수도 있다.
시리아에 Red Line 설정했다 무시한 오바마 대통령 리더십에 상처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시리아가 자신의 경고를 무시한 뒤에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바 있다. 사진은 지난 2013년 8월 국가안보회의를 열어 시리아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 (사진 백악관)
미국 대통령이 발휘하는 리더십이 한반도 상황에 직결되는 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어틀랜틱지(The Atlantic)의 외교 전문기자 제프리 골드버그가 최근에 쓴 '오바마 외교 노선'(The Obama Doctrine)은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안보 리더십을 평가하는 장문의 보고서 같은 기사다.
유럽과 중동국가들의 안보 무임 승차를 비판하는 프리 라이더 등 주요 사안들이 다뤄졌지만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것은 시리아에 설정했던 '금지선(Red Line)'이 무시되는 대목이다. 2013년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시리아 아사드 정권이 민간인에 대해 화학무기를 사용할 경우 무력으로 응징할 것이며 이는 넘어서는 안되는 금지선"이라고 공표했다.
하지만 시리아에서 화학무기로 민간인들이 다수 희생됐다는 사실이 확인된 후에도 무력 사용을 포기했다.
관련 각료들과 측근인 라이스 현 국가안보보좌관까지 "대통령이 공언한 만큼 지켜야 한다"고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당시 자신의 공언('금지선을 넘으면 공격')을 지키지 않으며 무력 행사를 포기했던 오바마 대통령의 결정이 자신의 주장대로 또다른 중동전을 피하고 민간인의 희생을 줄이는 등 현실적으로는 실리가 큰 판단이었을 수도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아베 일본 총리가 지난 3월 31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사진 연합)
오바마 레드라인 번복은 동맹국 우려 요인
그렇지만 한국처럼 미국 대통령의 언약을 믿고 따르는 동맹국에게는 맥락이 전혀 다르다. 전쟁 발발시 즉각적인 지원에 나서야 할 최우방국, 미국의 군통수권자가 명확하게 공표했던 레드 라인 공언까지 번복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뭔가 '찜찜하고 기분 나쁜 것'임에 분명하다.
결국 러시아가 얼마 지나지 않아 우크라이나 사태에 개입하고 크림 반도를 차지한 것은 당시 시리아 처리과정에서 드러난 오바마 대통령의 유약한 리더십을 푸틴 대통령이 활용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소간 대결과 냉전이 한창이던 1960년초, 후루시쵸프와 처음 만난 케네디 미국 대통령이 그의 위협에 쩔쩔매며 단호한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결국 쿠바 미사일 사태로 이어졌다는 설명도 있고 보면 (The Dark Side of Camelot-Seymour Hersh) 북한의 위협이 점증하는 상황에서 한국의 불안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미국의 불안한 리더십은 어려워진 형편 반영
이런 상황에서 이제는 동맹을 해체하자는 트럼프 스타일도 등장했다.
[연관 기사] ☞ 트럼프 “북한, 한국과 전쟁해도 무개입”…한미상호방위조약 무효 발언
"미국도 살기 어려운만큼 한국 문제는 자기들이 핵을 만들어서 막든말든 알아서 하도록 내버려두자"는 말까지
유력한 대선주자의 입에서 나온 것이다. 미국이 하루 아침에 한미동맹을 해체하자며 막가는 식으로 나오지는 않겠지만 미국이 예전처럼 자기 돈 들여가며 희생정신을 맘껏 발휘할 형편이 안되는 것도 분명하다.
미국의 불안한 리더십을 보면서 자주국방과 외교의 중요성을 새삼 되새기게 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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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2016-04-04 21:48:51
한국전 참전을 결정했던 미국 트루먼 대통령의 책상 위에는 유명한 문구가 놓여 있었다.
"The Buck Stops Here."
의역하면 "어려운 결정은 여기서 해야 한다"이다. 인류 역사상 최초의 원자폭탄 사용과 한국전 참전 등 고뇌에 찬 결단을 많이 해야 했던 트루만 대통령은 그 문구를 자신의 심정과 처지를 대변하는 것으로 여기고 항상 가까이 했다고 한다.
6.25 전쟁이 발발했을 당시 만일 트루먼 대통령이 결정을 미루며 시간을 끌었거나 미국인의 희생을 줄이겠다며 아예 참전을 회피했다면 한반도 상황은 현재와는 판이하게 달라졌을 수도 있다.
시리아에 Red Line 설정했다 무시한 오바마 대통령 리더십에 상처
미국 대통령이 발휘하는 리더십이 한반도 상황에 직결되는 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어틀랜틱지(The Atlantic)의 외교 전문기자 제프리 골드버그가 최근에 쓴 '오바마 외교 노선'(The Obama Doctrine)은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안보 리더십을 평가하는 장문의 보고서 같은 기사다.
유럽과 중동국가들의 안보 무임 승차를 비판하는 프리 라이더 등 주요 사안들이 다뤄졌지만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것은 시리아에 설정했던 '금지선(Red Line)'이 무시되는 대목이다. 2013년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시리아 아사드 정권이 민간인에 대해 화학무기를 사용할 경우 무력으로 응징할 것이며 이는 넘어서는 안되는 금지선"이라고 공표했다.
하지만 시리아에서 화학무기로 민간인들이 다수 희생됐다는 사실이 확인된 후에도 무력 사용을 포기했다.
관련 각료들과 측근인 라이스 현 국가안보보좌관까지 "대통령이 공언한 만큼 지켜야 한다"고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당시 자신의 공언('금지선을 넘으면 공격')을 지키지 않으며 무력 행사를 포기했던 오바마 대통령의 결정이 자신의 주장대로 또다른 중동전을 피하고 민간인의 희생을 줄이는 등 현실적으로는 실리가 큰 판단이었을 수도 있다.
오바마 레드라인 번복은 동맹국 우려 요인
그렇지만 한국처럼 미국 대통령의 언약을 믿고 따르는 동맹국에게는 맥락이 전혀 다르다. 전쟁 발발시 즉각적인 지원에 나서야 할 최우방국, 미국의 군통수권자가 명확하게 공표했던 레드 라인 공언까지 번복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뭔가 '찜찜하고 기분 나쁜 것'임에 분명하다.
결국 러시아가 얼마 지나지 않아 우크라이나 사태에 개입하고 크림 반도를 차지한 것은 당시 시리아 처리과정에서 드러난 오바마 대통령의 유약한 리더십을 푸틴 대통령이 활용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소간 대결과 냉전이 한창이던 1960년초, 후루시쵸프와 처음 만난 케네디 미국 대통령이 그의 위협에 쩔쩔매며 단호한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결국 쿠바 미사일 사태로 이어졌다는 설명도 있고 보면 (The Dark Side of Camelot-Seymour Hersh) 북한의 위협이 점증하는 상황에서 한국의 불안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미국의 불안한 리더십은 어려워진 형편 반영
이런 상황에서 이제는 동맹을 해체하자는 트럼프 스타일도 등장했다.
[연관 기사] ☞ 트럼프 “북한, 한국과 전쟁해도 무개입”…한미상호방위조약 무효 발언
"미국도 살기 어려운만큼 한국 문제는 자기들이 핵을 만들어서 막든말든 알아서 하도록 내버려두자"는 말까지
유력한 대선주자의 입에서 나온 것이다. 미국이 하루 아침에 한미동맹을 해체하자며 막가는 식으로 나오지는 않겠지만 미국이 예전처럼 자기 돈 들여가며 희생정신을 맘껏 발휘할 형편이 안되는 것도 분명하다.
미국의 불안한 리더십을 보면서 자주국방과 외교의 중요성을 새삼 되새기게 되는 요즘이다.
"The Buck Stops Here."
의역하면 "어려운 결정은 여기서 해야 한다"이다. 인류 역사상 최초의 원자폭탄 사용과 한국전 참전 등 고뇌에 찬 결단을 많이 해야 했던 트루만 대통령은 그 문구를 자신의 심정과 처지를 대변하는 것으로 여기고 항상 가까이 했다고 한다.
6.25 전쟁이 발발했을 당시 만일 트루먼 대통령이 결정을 미루며 시간을 끌었거나 미국인의 희생을 줄이겠다며 아예 참전을 회피했다면 한반도 상황은 현재와는 판이하게 달라졌을 수도 있다.
시리아에 Red Line 설정했다 무시한 오바마 대통령 리더십에 상처
미국 대통령이 발휘하는 리더십이 한반도 상황에 직결되는 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어틀랜틱지(The Atlantic)의 외교 전문기자 제프리 골드버그가 최근에 쓴 '오바마 외교 노선'(The Obama Doctrine)은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안보 리더십을 평가하는 장문의 보고서 같은 기사다.
유럽과 중동국가들의 안보 무임 승차를 비판하는 프리 라이더 등 주요 사안들이 다뤄졌지만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것은 시리아에 설정했던 '금지선(Red Line)'이 무시되는 대목이다. 2013년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시리아 아사드 정권이 민간인에 대해 화학무기를 사용할 경우 무력으로 응징할 것이며 이는 넘어서는 안되는 금지선"이라고 공표했다.
하지만 시리아에서 화학무기로 민간인들이 다수 희생됐다는 사실이 확인된 후에도 무력 사용을 포기했다.
관련 각료들과 측근인 라이스 현 국가안보보좌관까지 "대통령이 공언한 만큼 지켜야 한다"고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당시 자신의 공언('금지선을 넘으면 공격')을 지키지 않으며 무력 행사를 포기했던 오바마 대통령의 결정이 자신의 주장대로 또다른 중동전을 피하고 민간인의 희생을 줄이는 등 현실적으로는 실리가 큰 판단이었을 수도 있다.
오바마 레드라인 번복은 동맹국 우려 요인
그렇지만 한국처럼 미국 대통령의 언약을 믿고 따르는 동맹국에게는 맥락이 전혀 다르다. 전쟁 발발시 즉각적인 지원에 나서야 할 최우방국, 미국의 군통수권자가 명확하게 공표했던 레드 라인 공언까지 번복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뭔가 '찜찜하고 기분 나쁜 것'임에 분명하다.
결국 러시아가 얼마 지나지 않아 우크라이나 사태에 개입하고 크림 반도를 차지한 것은 당시 시리아 처리과정에서 드러난 오바마 대통령의 유약한 리더십을 푸틴 대통령이 활용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소간 대결과 냉전이 한창이던 1960년초, 후루시쵸프와 처음 만난 케네디 미국 대통령이 그의 위협에 쩔쩔매며 단호한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결국 쿠바 미사일 사태로 이어졌다는 설명도 있고 보면 (The Dark Side of Camelot-Seymour Hersh) 북한의 위협이 점증하는 상황에서 한국의 불안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미국의 불안한 리더십은 어려워진 형편 반영
이런 상황에서 이제는 동맹을 해체하자는 트럼프 스타일도 등장했다.
[연관 기사] ☞ 트럼프 “북한, 한국과 전쟁해도 무개입”…한미상호방위조약 무효 발언
"미국도 살기 어려운만큼 한국 문제는 자기들이 핵을 만들어서 막든말든 알아서 하도록 내버려두자"는 말까지
유력한 대선주자의 입에서 나온 것이다. 미국이 하루 아침에 한미동맹을 해체하자며 막가는 식으로 나오지는 않겠지만 미국이 예전처럼 자기 돈 들여가며 희생정신을 맘껏 발휘할 형편이 안되는 것도 분명하다.
미국의 불안한 리더십을 보면서 자주국방과 외교의 중요성을 새삼 되새기게 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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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덕 기자 kdl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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