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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소원] 슬픈데 폭소를 멈출 수 없다
입력 2016.04.26 (17:39) 수정 2016.04.28 (11:06) 무비부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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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데 폭소를 멈출 수 없다...'위대한 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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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화 아나운서: 여러분은 만약 내일 당장 삶을 마감해야 한다면 어떤 소원을 비시겠습니까? 저는 로또? 미녀? 잘 모르겠습니다(웃음). 오늘은 남대중 감독, 류덕환, 김동영, 안재홍 주연의 영화 <위대한 소원>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최광희 평론가: 네, 안녕하세요. 오늘 찢어진 청바지, 야하네요.

강승화: 야한가요, 이게? 어디가 야한 거죠?

최광희: 살짝

강승화: 제 다리가 좀 예쁩니다.

최광희: 오늘 소개해 드릴 영화하고 조금 상통하는~

강승화: 줄거리 소개해주시죠.

최광희: 세 명의 주인공이 나옵니다. 고교생이죠. 이름도 참 민망한 ‘고환’, ‘갑덕’, ‘남준’. 이 세 친구가 초등학교 때부터 계속 같은 학교에 다닌 아주 절친으로 나오죠. 그런데 이 가운데 ‘고환’이 루게릭병에 걸려서 학교에 다닐 수 없는 상황입니다. 정말 친한 친구기 때문에 둘이 '고환'의 소원을 들어주고 싶은데, ‘소원이 뭐냐?’ 그랬더니 '고환'이 사실 차마 제 입으로는 말씀드릴 수 없는 민망한 소원을 얘기하죠. 그것을 들어주기 위해서 두 친구가 고군분투하는 가운데 웃음을 뽑아내고 있는 코미디 영화입니다.

한국 코미디 영화의 공식을 벗어난 신선한 웃음

강승화: 10대들의 성적 호기심을 다룬 영화가 제 기억으로는 예전에 <몽정기>, 그 이후로 <위대한 소원>이 나온 거 같은데, <위대한 소원>이 한국 코미디 영화 구조를 탈피했다고 말씀하셨다고 들었는데 이게 어떤 설명이신지요?

최광희: 대부분의 코미디 영화는 공식이 있는데요. 코미디를 주로 앞부분에 배치해요. 그리고 뒤로 가면서 사실상 코미디는 작아지고 멜로적인 느낌을 준다고요. 그래서 한 번 눈물샘을 강하게 자극하는 그런 게 한국 코미디 영화의 공식이었다면, 이 영화는 그렇게 눈물샘을 강하게 자극하는 지점이 없습니다.
코미디에서 처음에 시작되어서 코미디가 점점 점층돼요. 뒤로 가면서 점점 더 웃겨가는 거죠. 이 부분에서 이 영화가 지금까지 한국 코미디 영화의 관성적인 부분에서 탈피한 것이 아니냐, 그렇게 봤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가 그걸 만들어 냈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남대중이라고 하는 신인 감독이 상당히 탄탄한 시나리오, 코미디 감각을 아주 십분 잘 발휘했다고 볼 수가 있을 거 같아요.

강승화: 방금 말씀하신 남대중 감독이 뭔가 좀 여러 작품을 만든 감독이 아니라

최광희: 이번이 데뷔작이에요.

강승화: 데뷔작이라고 했는데 어떠세요, 정말 코미디계의 혜성 같은 존재로 등장했다고 평가하는지?

최광희: 제가 보기에도 코미디를 잘 만드는 영화감독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지 않을까. 굉장히 반짝이는 원석을 찾아냈다, 이 원석이 앞으로 보석이 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겠죠. '고환'이 시한부잖아요. 루게릭병에 걸린 시한부란 설정은 상당히 비극적인 설정이에요. 관성적으로 봤을 때에는 관객들의 눈물을 뽑아낼 것으로 판단을 하겠죠. 하지만 거기에다 코미디를 얹어버리니까 이게 비극과 희극이 충돌하는 거예요. 충돌을 일으키는데 그것이 잘 맞물려 간다는 거죠. 그래서 그 비극성을 살짝 상쇄시켜가면서 코미디를 얹어가는 그 스토리텔링 전략이 굉장히 잘 짜여졌다, 여러가지 중간에 에피소드들도 상당히 재미있고요.

김동명, 충무로를 이끌어나갈 차세대 배우의 발견


강승화: 주연 배우들의 연기를 정말 저는 탁월하게 봤거든요, 어떻게 보셨나요?

최광희: 주연배우 중에 류덕환 씨는 이미 많이 알려졌고 검증된 배우죠. 이 영화를 빛나는 두 명의 주역은 바로 안재홍, 김동영이라는 두 배우예요. 저는 이 영화에서 김동영이라는 배우를 주목했어요. 정말 연기 잘하더라고요.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마라톤 장면이 있거든요. 마라톤을 출발하는 출발선에 보면 김동영이 이렇게 웃는 얼굴인데 약간 우는 표정이에요. 우는 표정으로 웃고 있어요. 그게 이제 이 영화의 메시지나 주제를 함축적으로 표정 하나로 보여주는 거예요. 어쨌든 이 김동영이라는 배우가 차세대 충무로를 이끌어나갈 선두주자가 될 것이 분명하다, 그렇게 봤습니다.

강승화: 마지막으로 엄지 평점과 한 줄 평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엄지 평점 주세요. 하나 둘 셋!

최광희: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웃프다’는 게 무슨 뜻인지를 절감했어요. 그 말을 인용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웃픈 청춘의 캐리커처(caricature)’.

강승화: 지금까지 <위대한 소원>이었습니다.

까칠한 시선까칠한 시선
수입영화, 한국판 포스터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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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희 영화평론가

여러분이 영화를 고르실 때 가장 먼저 접하는 것, 뭘까요. 바로 그 영화의 포스터죠. 포스터는 영화에 대한 첫인상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강렬한 포스터 한 장이 그 영화를 보고 싶게끔 만드는 경우도 있고요. 거꾸로 영화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그런 포스터들도 있습니다. 자, 오늘 까칠한 시선에서 영화 포스터에서 딴죽을 걸어보겠습니다.

지난주에 개봉한 영화 <브루클린(Brooklyn)>입니다. 영화 속에서 여주인공 에일리스(Eilis)는 뉴욕 생활 와중에 심한 외로움을 겪게 됩니다. 이런 와중에 이탈리아 출신의 한 남자를 만나게 되고요. 사랑에 빠집니다. 그런데 갑작스러운 일로 다시 아일랜드에 잠시 다녀올 수밖에 없게 되면서부터 그녀의 고민이 시작됩니다. 그래도 고향 사람들이 자신을 반겨주는 아일랜드에 남을 것이냐 아니면 사랑하는 남자가 기다리고 있는 뉴욕으로 갈 것이냐 이런 딜레마죠. 그러니까 영화는 에일리스라는 한 여성의 삶의 갈림길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자, 그럼 이 영화의 원래 포스터를 보기로 할까요. 뉴욕의 브루클린 다리를 배경으로 여주인공이 담벼락에 기대 서 있습니다. 여행 가방을 옆에 든 여주인공의 모습이 영화의 스토리라인과 주제를 함축적이면서도 정갈하게 묘사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이번에는 우리나라 개봉 당시 포스터를 볼까요? 여주인공과 그녀가 사랑하는 남자가 이마를 맞대고 있는 사진으로 둔갑했습니다. 여주인공의 실존적 선택이라는 주제 의식은 증발되어버리고 평범한 로맨스나 멜로 영화라는 인상을 안겨주죠. 게다가 참 글들이 많습니다. 한마디로 좋은 영화라는 얘기인 건 알겠는데, 원래 포스터와 비교해보면 조잡해 보이는 건 어쩔 수가 없습니다. 이 영화의 수입사는 왜 원래 세련된 포스터를 버리고 이렇게 조잡한 포스터를 만든 걸까요. 결국, 그래야 관객들이 영화에 호감을 품을 수 있다고 판단한 거겠죠.



얼마 전에 개봉한 <조이(Joy)>라는 영화도 그렇습니다. 원래 포스터는 여주인공을 맡은 제니퍼 로렌스(Jennifer Lawrence)가 얼굴을 치켜들어 내리는 눈을 맞고 있습니다. 눈이란 여주인공이 맞게 되는 고난이자, 마침내 찾아온 보상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갖죠. 그걸 얼굴로 맞고 있는 모습은 영화 속의 여주인공 삶의 태도를 닮았죠. 그런데 우리나라 포스터는 어떤가요, 역시 눈은 맞고 있는데 어딘가를 응시하면서 선글라스를 살짝 벗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원래 포스터에는 나오지 않은 영화 속 남자배우들이 포스터 아래쪽에 등장합니다.



영화의 포스터가 영화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킨 사례도 있습니다. 지난 2006년에 개봉한 <판의 미로 -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El Laberinto Del Fauno, Pan's Labyrinth)>라는 작품인데요. 이 작품은 대단히 기괴하고도 음산한 톤의 영화입니다. 영화의 오리지널 포스터를 보실까요. 영화의 분위기 그대로 소녀가 압도적으로 공포스러우면서도 위험한 상황에 처한 느낌을 주죠. 국내 개봉 당시의 포스터는 소녀의 앞모습으로 바뀌었습니다. 어떻습니까. 느낌이 굉장히 다르죠. 기괴함이라는 분위기보다는 뭔가 판타지 모험극 같은 느낌을 안겨줍니다. 이 포스터만을 본 관객들은 뭔가 아기자기하고도 동화스러운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을 겁니다. 과연 그렇게 생각하고 영화를 관람한 많은 관객이 영화에 저주를 퍼부었죠. 사실 그건 영화의 잘못이 아니라 포스터가 관객들로 하여금 오해하게끔 만든 것이죠.

앞서 말씀드린 대로 포스터는 영화에 대한 첫인상을 만들어내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우리 관객들의 정서에 맞춰야한다’ 또는 더 ‘많은 관심과 호기심을 가로채야한다’ 이런 강박감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그 영화를 모욕하는 이들은 저 같은 비평가나 관객들이 아니라 그 영화를 직접 사고파는 이들일 때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까칠한 시선이었습니다.

강승화의 다락 영화방강승화의 다락 영화방
어른들을 위한 감성 동화...'달 사람'
다시 보기다시 보기


다락 영화방 강승화입니다. 어릴 적에는 달에 토끼가 산다고 믿었던 기억도 나는데요.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 동요 반달의 가사처럼 토끼가 살고 있다고 믿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제는 동요를 잘 부르지 않는 어른이 됐지만, 가끔 순수했던 어린 시절이 그립기도 한데요. 오늘은 잊고 있었던 동심을 찾아줄 애니메이션, <달 사람(Moon Man)>을 소개해 드립니다.

달 사람은 지구를 내려다보며 혼자 달에 살고 있습니다. 매일 혼자 놀다 보니 외로워진 달 사람, 혜성의 꼬리를 잡고 지구로 날아오는데요. 달 사람은 지구의 자연을 온몸으로 느끼고 사람들과 춤을 추면서 지구 여행을 만끽합니다. 달 정복을 꿈꾸는 지구의 대통령은 혜성이 떨어지자 외계인이 지구를 침략했다고 생각하는데요. 달 사람을 찾아내기 위해 대통령은 지구를 샅샅이 뒤지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달 사람은 우연히 천재 발명가 분센(Bunsen) 박사를 만나게 됩니다. 박사는 어릴 적 밤하늘에서 봤던 달 사람을 기억해냅니다.

그런데 지구에 큰 문제가 생겼습니다. 밤에 아이들을 지켜주던 달 사람이 사라지자, 아이들은 매일 밤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달 사람>은 어른을 위한 이야기라고도 평가를 받습니다. 지구를 넘어서 달까지 정복하려는 대통령과 달 사람이 사라진 후 잠을 이루지 못하는 아이들, 여기서 우리는 탐욕스러운 어른과 순수한 아이의 극명한 대비를 느낄 수 있습니다. 달 사람은 이익을 위한 욕심, 계산적인 생각에 익숙한 어른들이 지금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달 정복에 필요한 로켓을 확인하기 위해서 분센 박사의 작업실을 찾아온 대통령, 그토록 찾아 헤맨 달 사람을 발견하자 바로 체포해서 감옥에 가둬버리고 마는데요. 달 사람은 달빛이 사라지는 월식을 이용해서 감옥을 빠져나옵니다. 우연히 길에서 만난 아이와 아이의 아빠는 달 사람을 박사의 작업실까지 데려다 주는데요.

분센 박사는 달 사람을 태운 로켓을 달로 보낼 준비를 합니다. 탐욕에 가득 찬 대통령은 로켓에 매달려 달로 가다가 우주에 버려집니다. 달 사람이 다시 달로 돌아가자 지구의 아이들은 다시 행복한 밤을 되찾습니다. 그것은 어른들도 마찬가지인데요. 달 사람은 이제 예전처럼 외롭다고 느끼지 않습니다. 달을 올려다보는 지구의 모든 사람과 이제는 친구가 됐으니까요.

달 사람의 원작은 ‘안데르센 상을 받기도 했던 동화작가 토미 웅거러(Tomi Ungerer)가 쓴 동명의 작품이기도 한데요. 달 사람이 어른의 도움으로 달로 돌아간다는 결말, 어쩌면 어른들에게는 마음 속 순수함이 아직은 사라지지 않았다는 상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의 달 사람 보시면서 이 세상의 때에 가려진 동심과 추억을 다시 한 번 떠올려 보시면 어떨까요. 다락 영화방 강승화였습니다.
  • [위대한 소원] 슬픈데 폭소를 멈출 수 없다
    • 입력 2016-04-26 17:39:22
    • 수정2016-04-28 11: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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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데 폭소를 멈출 수 없다...'위대한 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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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화 아나운서: 여러분은 만약 내일 당장 삶을 마감해야 한다면 어떤 소원을 비시겠습니까? 저는 로또? 미녀? 잘 모르겠습니다(웃음). 오늘은 남대중 감독, 류덕환, 김동영, 안재홍 주연의 영화 <위대한 소원>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최광희 평론가: 네, 안녕하세요. 오늘 찢어진 청바지, 야하네요.

강승화: 야한가요, 이게? 어디가 야한 거죠?

최광희: 살짝

강승화: 제 다리가 좀 예쁩니다.

최광희: 오늘 소개해 드릴 영화하고 조금 상통하는~

강승화: 줄거리 소개해주시죠.

최광희: 세 명의 주인공이 나옵니다. 고교생이죠. 이름도 참 민망한 ‘고환’, ‘갑덕’, ‘남준’. 이 세 친구가 초등학교 때부터 계속 같은 학교에 다닌 아주 절친으로 나오죠. 그런데 이 가운데 ‘고환’이 루게릭병에 걸려서 학교에 다닐 수 없는 상황입니다. 정말 친한 친구기 때문에 둘이 '고환'의 소원을 들어주고 싶은데, ‘소원이 뭐냐?’ 그랬더니 '고환'이 사실 차마 제 입으로는 말씀드릴 수 없는 민망한 소원을 얘기하죠. 그것을 들어주기 위해서 두 친구가 고군분투하는 가운데 웃음을 뽑아내고 있는 코미디 영화입니다.

한국 코미디 영화의 공식을 벗어난 신선한 웃음

강승화: 10대들의 성적 호기심을 다룬 영화가 제 기억으로는 예전에 <몽정기>, 그 이후로 <위대한 소원>이 나온 거 같은데, <위대한 소원>이 한국 코미디 영화 구조를 탈피했다고 말씀하셨다고 들었는데 이게 어떤 설명이신지요?

최광희: 대부분의 코미디 영화는 공식이 있는데요. 코미디를 주로 앞부분에 배치해요. 그리고 뒤로 가면서 사실상 코미디는 작아지고 멜로적인 느낌을 준다고요. 그래서 한 번 눈물샘을 강하게 자극하는 그런 게 한국 코미디 영화의 공식이었다면, 이 영화는 그렇게 눈물샘을 강하게 자극하는 지점이 없습니다.
코미디에서 처음에 시작되어서 코미디가 점점 점층돼요. 뒤로 가면서 점점 더 웃겨가는 거죠. 이 부분에서 이 영화가 지금까지 한국 코미디 영화의 관성적인 부분에서 탈피한 것이 아니냐, 그렇게 봤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가 그걸 만들어 냈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남대중이라고 하는 신인 감독이 상당히 탄탄한 시나리오, 코미디 감각을 아주 십분 잘 발휘했다고 볼 수가 있을 거 같아요.

강승화: 방금 말씀하신 남대중 감독이 뭔가 좀 여러 작품을 만든 감독이 아니라

최광희: 이번이 데뷔작이에요.

강승화: 데뷔작이라고 했는데 어떠세요, 정말 코미디계의 혜성 같은 존재로 등장했다고 평가하는지?

최광희: 제가 보기에도 코미디를 잘 만드는 영화감독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지 않을까. 굉장히 반짝이는 원석을 찾아냈다, 이 원석이 앞으로 보석이 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겠죠. '고환'이 시한부잖아요. 루게릭병에 걸린 시한부란 설정은 상당히 비극적인 설정이에요. 관성적으로 봤을 때에는 관객들의 눈물을 뽑아낼 것으로 판단을 하겠죠. 하지만 거기에다 코미디를 얹어버리니까 이게 비극과 희극이 충돌하는 거예요. 충돌을 일으키는데 그것이 잘 맞물려 간다는 거죠. 그래서 그 비극성을 살짝 상쇄시켜가면서 코미디를 얹어가는 그 스토리텔링 전략이 굉장히 잘 짜여졌다, 여러가지 중간에 에피소드들도 상당히 재미있고요.

김동명, 충무로를 이끌어나갈 차세대 배우의 발견


강승화: 주연 배우들의 연기를 정말 저는 탁월하게 봤거든요, 어떻게 보셨나요?

최광희: 주연배우 중에 류덕환 씨는 이미 많이 알려졌고 검증된 배우죠. 이 영화를 빛나는 두 명의 주역은 바로 안재홍, 김동영이라는 두 배우예요. 저는 이 영화에서 김동영이라는 배우를 주목했어요. 정말 연기 잘하더라고요.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마라톤 장면이 있거든요. 마라톤을 출발하는 출발선에 보면 김동영이 이렇게 웃는 얼굴인데 약간 우는 표정이에요. 우는 표정으로 웃고 있어요. 그게 이제 이 영화의 메시지나 주제를 함축적으로 표정 하나로 보여주는 거예요. 어쨌든 이 김동영이라는 배우가 차세대 충무로를 이끌어나갈 선두주자가 될 것이 분명하다, 그렇게 봤습니다.

강승화: 마지막으로 엄지 평점과 한 줄 평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엄지 평점 주세요. 하나 둘 셋!

최광희: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웃프다’는 게 무슨 뜻인지를 절감했어요. 그 말을 인용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웃픈 청춘의 캐리커처(caricature)’.

강승화: 지금까지 <위대한 소원>이었습니다.

까칠한 시선까칠한 시선
수입영화, 한국판 포스터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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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희 영화평론가

여러분이 영화를 고르실 때 가장 먼저 접하는 것, 뭘까요. 바로 그 영화의 포스터죠. 포스터는 영화에 대한 첫인상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강렬한 포스터 한 장이 그 영화를 보고 싶게끔 만드는 경우도 있고요. 거꾸로 영화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그런 포스터들도 있습니다. 자, 오늘 까칠한 시선에서 영화 포스터에서 딴죽을 걸어보겠습니다.

지난주에 개봉한 영화 <브루클린(Brooklyn)>입니다. 영화 속에서 여주인공 에일리스(Eilis)는 뉴욕 생활 와중에 심한 외로움을 겪게 됩니다. 이런 와중에 이탈리아 출신의 한 남자를 만나게 되고요. 사랑에 빠집니다. 그런데 갑작스러운 일로 다시 아일랜드에 잠시 다녀올 수밖에 없게 되면서부터 그녀의 고민이 시작됩니다. 그래도 고향 사람들이 자신을 반겨주는 아일랜드에 남을 것이냐 아니면 사랑하는 남자가 기다리고 있는 뉴욕으로 갈 것이냐 이런 딜레마죠. 그러니까 영화는 에일리스라는 한 여성의 삶의 갈림길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자, 그럼 이 영화의 원래 포스터를 보기로 할까요. 뉴욕의 브루클린 다리를 배경으로 여주인공이 담벼락에 기대 서 있습니다. 여행 가방을 옆에 든 여주인공의 모습이 영화의 스토리라인과 주제를 함축적이면서도 정갈하게 묘사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이번에는 우리나라 개봉 당시 포스터를 볼까요? 여주인공과 그녀가 사랑하는 남자가 이마를 맞대고 있는 사진으로 둔갑했습니다. 여주인공의 실존적 선택이라는 주제 의식은 증발되어버리고 평범한 로맨스나 멜로 영화라는 인상을 안겨주죠. 게다가 참 글들이 많습니다. 한마디로 좋은 영화라는 얘기인 건 알겠는데, 원래 포스터와 비교해보면 조잡해 보이는 건 어쩔 수가 없습니다. 이 영화의 수입사는 왜 원래 세련된 포스터를 버리고 이렇게 조잡한 포스터를 만든 걸까요. 결국, 그래야 관객들이 영화에 호감을 품을 수 있다고 판단한 거겠죠.



얼마 전에 개봉한 <조이(Joy)>라는 영화도 그렇습니다. 원래 포스터는 여주인공을 맡은 제니퍼 로렌스(Jennifer Lawrence)가 얼굴을 치켜들어 내리는 눈을 맞고 있습니다. 눈이란 여주인공이 맞게 되는 고난이자, 마침내 찾아온 보상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갖죠. 그걸 얼굴로 맞고 있는 모습은 영화 속의 여주인공 삶의 태도를 닮았죠. 그런데 우리나라 포스터는 어떤가요, 역시 눈은 맞고 있는데 어딘가를 응시하면서 선글라스를 살짝 벗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원래 포스터에는 나오지 않은 영화 속 남자배우들이 포스터 아래쪽에 등장합니다.



영화의 포스터가 영화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킨 사례도 있습니다. 지난 2006년에 개봉한 <판의 미로 -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El Laberinto Del Fauno, Pan's Labyrinth)>라는 작품인데요. 이 작품은 대단히 기괴하고도 음산한 톤의 영화입니다. 영화의 오리지널 포스터를 보실까요. 영화의 분위기 그대로 소녀가 압도적으로 공포스러우면서도 위험한 상황에 처한 느낌을 주죠. 국내 개봉 당시의 포스터는 소녀의 앞모습으로 바뀌었습니다. 어떻습니까. 느낌이 굉장히 다르죠. 기괴함이라는 분위기보다는 뭔가 판타지 모험극 같은 느낌을 안겨줍니다. 이 포스터만을 본 관객들은 뭔가 아기자기하고도 동화스러운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을 겁니다. 과연 그렇게 생각하고 영화를 관람한 많은 관객이 영화에 저주를 퍼부었죠. 사실 그건 영화의 잘못이 아니라 포스터가 관객들로 하여금 오해하게끔 만든 것이죠.

앞서 말씀드린 대로 포스터는 영화에 대한 첫인상을 만들어내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우리 관객들의 정서에 맞춰야한다’ 또는 더 ‘많은 관심과 호기심을 가로채야한다’ 이런 강박감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그 영화를 모욕하는 이들은 저 같은 비평가나 관객들이 아니라 그 영화를 직접 사고파는 이들일 때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까칠한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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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을 위한 감성 동화...'달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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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 영화방 강승화입니다. 어릴 적에는 달에 토끼가 산다고 믿었던 기억도 나는데요.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 동요 반달의 가사처럼 토끼가 살고 있다고 믿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제는 동요를 잘 부르지 않는 어른이 됐지만, 가끔 순수했던 어린 시절이 그립기도 한데요. 오늘은 잊고 있었던 동심을 찾아줄 애니메이션, <달 사람(Moon Man)>을 소개해 드립니다.

달 사람은 지구를 내려다보며 혼자 달에 살고 있습니다. 매일 혼자 놀다 보니 외로워진 달 사람, 혜성의 꼬리를 잡고 지구로 날아오는데요. 달 사람은 지구의 자연을 온몸으로 느끼고 사람들과 춤을 추면서 지구 여행을 만끽합니다. 달 정복을 꿈꾸는 지구의 대통령은 혜성이 떨어지자 외계인이 지구를 침략했다고 생각하는데요. 달 사람을 찾아내기 위해 대통령은 지구를 샅샅이 뒤지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달 사람은 우연히 천재 발명가 분센(Bunsen) 박사를 만나게 됩니다. 박사는 어릴 적 밤하늘에서 봤던 달 사람을 기억해냅니다.

그런데 지구에 큰 문제가 생겼습니다. 밤에 아이들을 지켜주던 달 사람이 사라지자, 아이들은 매일 밤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달 사람>은 어른을 위한 이야기라고도 평가를 받습니다. 지구를 넘어서 달까지 정복하려는 대통령과 달 사람이 사라진 후 잠을 이루지 못하는 아이들, 여기서 우리는 탐욕스러운 어른과 순수한 아이의 극명한 대비를 느낄 수 있습니다. 달 사람은 이익을 위한 욕심, 계산적인 생각에 익숙한 어른들이 지금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달 정복에 필요한 로켓을 확인하기 위해서 분센 박사의 작업실을 찾아온 대통령, 그토록 찾아 헤맨 달 사람을 발견하자 바로 체포해서 감옥에 가둬버리고 마는데요. 달 사람은 달빛이 사라지는 월식을 이용해서 감옥을 빠져나옵니다. 우연히 길에서 만난 아이와 아이의 아빠는 달 사람을 박사의 작업실까지 데려다 주는데요.

분센 박사는 달 사람을 태운 로켓을 달로 보낼 준비를 합니다. 탐욕에 가득 찬 대통령은 로켓에 매달려 달로 가다가 우주에 버려집니다. 달 사람이 다시 달로 돌아가자 지구의 아이들은 다시 행복한 밤을 되찾습니다. 그것은 어른들도 마찬가지인데요. 달 사람은 이제 예전처럼 외롭다고 느끼지 않습니다. 달을 올려다보는 지구의 모든 사람과 이제는 친구가 됐으니까요.

달 사람의 원작은 ‘안데르센 상을 받기도 했던 동화작가 토미 웅거러(Tomi Ungerer)가 쓴 동명의 작품이기도 한데요. 달 사람이 어른의 도움으로 달로 돌아간다는 결말, 어쩌면 어른들에게는 마음 속 순수함이 아직은 사라지지 않았다는 상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의 달 사람 보시면서 이 세상의 때에 가려진 동심과 추억을 다시 한 번 떠올려 보시면 어떨까요. 다락 영화방 강승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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