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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옥시, 시험서 조작·은폐 정황 드러나
입력 2016.04.27 (16:01) 수정 2016.04.27 (17:03) 사사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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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임산부와 영유아가 지난 2011년, 잇따라 숨지는 사건이 있었는데요.

'가습기 살균제 집단 사망'과 관련해 사망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한 제품을 만들었던 옥시 측이 시험서를 조작하거나 은폐한 정황 등이 KBS 취재를 통해 확인됐습니다.

취재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사회2부 박민철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질문>
박 기자, 먼저 옥시 측은 어떤 내용의 시험서를 연구 기관에 의뢰했던 건가요?

<답변>
네, 옥시 측은 가습기 살균제 제품의 유해성과 관련해 3곳의 연구 기관에 실험을 의뢰했습니다.

서울대와 호서대, 그리고 정부 인증 기관인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인데요.

서울대는 지난 2011년 11월, 동물 실험을 통해 나온 1차 실험 결과를 옥시 측에 제출했습니다.

실험 내용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임신한 쥐 15마리를 가습기 살균제에 노출시켰더니 이 가운데 13마리의 새끼들이 뱃 속에서 죽은 겁니다.

죽은 새끼 쥐의 피부에서는 기형 가능성을 보여주는 까만 점도 발견됐습니다.

서울대 보고서는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에 유해성이 존재한다며 추가 실험이 필요하다고 결론내립니다.

<질문>
그러니까 서울대 보고서에는 옥시 제품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한건데 이게 어떻게 은폐된거죠?

<답변>
네, 옥시는 지난 2014년 검찰에 의견서를 제출하면서 이 실험 결과를 뺐습니다.

또 임신하지 않은 쥐들을 상대로 실시한 서울대의 2차 실험 결과를 근거로 정부의 역학조사를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심지어 2차 보고서에서도 심장 등 다른 장기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서울대 연구팀의 경고가 있었지만 옥시는 폐와 무관하다며 일축했습니다.

검찰 조사에서 연구를 담당했던 서울대 교수는 명백한 독성이 입증됐는데도, 옥시 측이 유리한 결과만 제출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즉, 옥시가 불리한 1차 보고서는 빼고, 2차 보고서도 유리한 부분만 부각해 이용했다는 것입니다.

<질문>
옥시 측이 제품의 유해성을 은폐하기 위해 실험을 조작한 정황도 있다면서요?

<답변>
네, 호서대학교가 옥시 측에 제출한 가습기 살균제 노출평가 시험의 최종 보고서입니다.

지난 2012년 9월에 만들어진건데, 폐 손상 원인이 가습기 사용 때문에 늘어난 곰팡이 탓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폐질환의 진짜 원인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 즉 PHMG가 인체에 유해할 정도로 검출됐지만 무시됐습니다.

특히 1차 실험에서 검출됐던 고농도 PHMG는 2차 실험에서 전혀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호서대 연구팀은 가습기를 틀어 놓은 방을 계속 환기시킨 걸로 검찰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가습기를 틀어놓고 잠을 잔 상황이었던 정부 실험과는 다른 환경을 만든겁니다.

<인터뷰> 이종현(폐손상조사위원회 참여 연구원) : "습도가 낮아진다는 이야기는 환기가 됐다는 이야기에요. 환기가 되면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당연히 낮아지죠."

검찰 관계자는 호서대의 독성 노출 실험이 상당 부분 옥시 직원 집에서 진행됐다고 밝혔습니다.

<질문>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을 지적한 연구는 아예 중단시켰다는데 무슨 연구였나요?

<답변>
네, 앞서 말씀드린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에서 진행된 동물 실험 결과입니다.

연구원 측은 지난 2012년 5월, 옥시가 의뢰한 실험의 결론을 도출했는데요.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28일 동안 살균제 흡입 결과를 조사한 내용입니다.

선홍빛으로 건강했던 폐는 저농도로 살균제를 흡입하자 혈관이 터져 부어 올랐습니다.

중간 농도에서는 1.5배로 부풀었고, 고농도에서는 염증과 반점이 나타났습니다.

폐 뿐만 아니라 간에서도 비슷한 증상이 관찰됐습니다.

추가 분석을 위해 손상된 폐를 씻으려 했지만 세척액이 주입되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인터뷰> 백도명(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 "염증이 너무 많이 진행하게 되면 기관지가 막히거나 조직이 망가지기 때문에 세척액을 집어넣고 빼내는 게 불가능해집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옥시는 실험 조건이 정확하게 유지되지 않았다면서 용역 계약을 중단하고 보고서도 작성하지 말라고 요구합니다.

대신 다른 연구팀의 보고서를 편집해서 살균제와 폐는 상관없다는 의견서를 내놓은 것입니다.

<질문>
그렇다면 검찰 수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답변>
네, 검찰은 어제 신현우 전 옥시 대표이사를 가습기 살균제 집단 사망 사건 이후 5년 만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습니다.

신 전 대표는 17시간 동안 검찰 조사를 받고 오늘 새벽 귀가했는데요.

앞서 신 전 대표는 제품이 유해한 것을 알았냐는 질문에 몰랐다고 답했습니다.

<녹취> 신현우(옥시 前 대표이사) : "(인체에 유해할 수도 있다는 사실 아셨나요?) 몰랐습니다. 피해자와 유가족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가습기 살균제가 출시된 2001년 당시, 제품 개발을 주도한 옥시 연구소의 김 모 전 소장과 전 선임연구원 최 모 씨도 함께 조사를 받았습니다.

검찰은 신 전 대표 등을 상대로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경위 등을 집중 조사했습니다.

또, 영국 본사가 제품 출시 과정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추궁했습니다.

검찰은 가습기 살균제 출시 전인 2000년경 옥시가 독일 전문가로부터 가습기 세정제 성분의 독성을 경고하는 이메일을 받고 묵살한 단서도 확보해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검찰은 안전성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은 과실이 확인되면 신 전 대표 등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등을 적용하고, 구속영장 청구도 검토할 계획입니다.

<질문>
앞으로의 수사 방향은 어떻게 진행될지 짚어주시죠.

<답변>
네, 검찰은 오늘도 현 옥시 연구소장 등 연구원 2명과 옥시에 원료물질을 공급한 업체 대표 등을 소환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이 조사가 끝나면 옥시의 경영진이 잇따라 소환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더불어 가습기 살균제 판매에 관여한 다른 제조, 유통 업체로도 수사가 계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 [집중분석] 옥시, 시험서 조작·은폐 정황 드러나
    • 입력 2016-04-27 16:04:55
    • 수정2016-04-27 17:03:53
    사사건건
<앵커 멘트>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임산부와 영유아가 지난 2011년, 잇따라 숨지는 사건이 있었는데요.

'가습기 살균제 집단 사망'과 관련해 사망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한 제품을 만들었던 옥시 측이 시험서를 조작하거나 은폐한 정황 등이 KBS 취재를 통해 확인됐습니다.

취재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사회2부 박민철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질문>
박 기자, 먼저 옥시 측은 어떤 내용의 시험서를 연구 기관에 의뢰했던 건가요?

<답변>
네, 옥시 측은 가습기 살균제 제품의 유해성과 관련해 3곳의 연구 기관에 실험을 의뢰했습니다.

서울대와 호서대, 그리고 정부 인증 기관인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인데요.

서울대는 지난 2011년 11월, 동물 실험을 통해 나온 1차 실험 결과를 옥시 측에 제출했습니다.

실험 내용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임신한 쥐 15마리를 가습기 살균제에 노출시켰더니 이 가운데 13마리의 새끼들이 뱃 속에서 죽은 겁니다.

죽은 새끼 쥐의 피부에서는 기형 가능성을 보여주는 까만 점도 발견됐습니다.

서울대 보고서는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에 유해성이 존재한다며 추가 실험이 필요하다고 결론내립니다.

<질문>
그러니까 서울대 보고서에는 옥시 제품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한건데 이게 어떻게 은폐된거죠?

<답변>
네, 옥시는 지난 2014년 검찰에 의견서를 제출하면서 이 실험 결과를 뺐습니다.

또 임신하지 않은 쥐들을 상대로 실시한 서울대의 2차 실험 결과를 근거로 정부의 역학조사를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심지어 2차 보고서에서도 심장 등 다른 장기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서울대 연구팀의 경고가 있었지만 옥시는 폐와 무관하다며 일축했습니다.

검찰 조사에서 연구를 담당했던 서울대 교수는 명백한 독성이 입증됐는데도, 옥시 측이 유리한 결과만 제출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즉, 옥시가 불리한 1차 보고서는 빼고, 2차 보고서도 유리한 부분만 부각해 이용했다는 것입니다.

<질문>
옥시 측이 제품의 유해성을 은폐하기 위해 실험을 조작한 정황도 있다면서요?

<답변>
네, 호서대학교가 옥시 측에 제출한 가습기 살균제 노출평가 시험의 최종 보고서입니다.

지난 2012년 9월에 만들어진건데, 폐 손상 원인이 가습기 사용 때문에 늘어난 곰팡이 탓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폐질환의 진짜 원인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 즉 PHMG가 인체에 유해할 정도로 검출됐지만 무시됐습니다.

특히 1차 실험에서 검출됐던 고농도 PHMG는 2차 실험에서 전혀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호서대 연구팀은 가습기를 틀어 놓은 방을 계속 환기시킨 걸로 검찰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가습기를 틀어놓고 잠을 잔 상황이었던 정부 실험과는 다른 환경을 만든겁니다.

<인터뷰> 이종현(폐손상조사위원회 참여 연구원) : "습도가 낮아진다는 이야기는 환기가 됐다는 이야기에요. 환기가 되면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당연히 낮아지죠."

검찰 관계자는 호서대의 독성 노출 실험이 상당 부분 옥시 직원 집에서 진행됐다고 밝혔습니다.

<질문>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을 지적한 연구는 아예 중단시켰다는데 무슨 연구였나요?

<답변>
네, 앞서 말씀드린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에서 진행된 동물 실험 결과입니다.

연구원 측은 지난 2012년 5월, 옥시가 의뢰한 실험의 결론을 도출했는데요.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28일 동안 살균제 흡입 결과를 조사한 내용입니다.

선홍빛으로 건강했던 폐는 저농도로 살균제를 흡입하자 혈관이 터져 부어 올랐습니다.

중간 농도에서는 1.5배로 부풀었고, 고농도에서는 염증과 반점이 나타났습니다.

폐 뿐만 아니라 간에서도 비슷한 증상이 관찰됐습니다.

추가 분석을 위해 손상된 폐를 씻으려 했지만 세척액이 주입되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인터뷰> 백도명(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 "염증이 너무 많이 진행하게 되면 기관지가 막히거나 조직이 망가지기 때문에 세척액을 집어넣고 빼내는 게 불가능해집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옥시는 실험 조건이 정확하게 유지되지 않았다면서 용역 계약을 중단하고 보고서도 작성하지 말라고 요구합니다.

대신 다른 연구팀의 보고서를 편집해서 살균제와 폐는 상관없다는 의견서를 내놓은 것입니다.

<질문>
그렇다면 검찰 수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답변>
네, 검찰은 어제 신현우 전 옥시 대표이사를 가습기 살균제 집단 사망 사건 이후 5년 만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습니다.

신 전 대표는 17시간 동안 검찰 조사를 받고 오늘 새벽 귀가했는데요.

앞서 신 전 대표는 제품이 유해한 것을 알았냐는 질문에 몰랐다고 답했습니다.

<녹취> 신현우(옥시 前 대표이사) : "(인체에 유해할 수도 있다는 사실 아셨나요?) 몰랐습니다. 피해자와 유가족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가습기 살균제가 출시된 2001년 당시, 제품 개발을 주도한 옥시 연구소의 김 모 전 소장과 전 선임연구원 최 모 씨도 함께 조사를 받았습니다.

검찰은 신 전 대표 등을 상대로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경위 등을 집중 조사했습니다.

또, 영국 본사가 제품 출시 과정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추궁했습니다.

검찰은 가습기 살균제 출시 전인 2000년경 옥시가 독일 전문가로부터 가습기 세정제 성분의 독성을 경고하는 이메일을 받고 묵살한 단서도 확보해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검찰은 안전성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은 과실이 확인되면 신 전 대표 등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등을 적용하고, 구속영장 청구도 검토할 계획입니다.

<질문>
앞으로의 수사 방향은 어떻게 진행될지 짚어주시죠.

<답변>
네, 검찰은 오늘도 현 옥시 연구소장 등 연구원 2명과 옥시에 원료물질을 공급한 업체 대표 등을 소환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이 조사가 끝나면 옥시의 경영진이 잇따라 소환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더불어 가습기 살균제 판매에 관여한 다른 제조, 유통 업체로도 수사가 계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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