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비주류 전성시대’…왜?

입력 2016.05.10 (20:35) 수정 2016.05.10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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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필리핀 대통령 선거에서 사실상 당선이 확정된 로드리고 두테르테.

미 공화당 대선후보지명이 확실시 되는 도널드 트럼프.

이 두 사람이 최근 비교가 많이 되죠?

공통점 때문인데요.

첫번째는 쉴새없이 쏟아내는 '막말'이고요.

두번째는 두사람 모두 중앙 정치무대 경험이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비주류' 정치인인데, 최근 세계 곳곳에서 비주류 정치가 약진하고 있습니다.

국제부 조지현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
필리핀의 두테르테 당선자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어떻게 중앙 정치 경험이 없는 사람이 대통령에 당선된 건가요?

<답변>
필리핀에서는 유력 정치 가문이 대를 이어서 요직에 오르는 일이 아주 흔합니다.

현 대통령과 전 대통령 모두 부모에 이어서 대통령이 됐을 정도인데요.

BBC는 소수 가문이 권력과 부를 독점하고 있는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만이 두테르테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다고 분석했습니다.

현지 언론은 두테르테의 당선을 1946년 독립 이후 사상 최대 이변이라고까지 표현했는데요.

경력이라고는 필리핀에서도 낙후된 남부지역의 민다나오섬 다바오시에서 지방검사를 거쳐 시장을 지낸 것이 전부인 정치 조무래기가 이변을 만들어냈다는 겁니다.

막말이 더 눈길을 끌기는 하지만 두테르테가 내세운 핵심은 '범죄와 부패 척결'입니다.

필리핀은 현 정부의 지지부진한 개혁으로 6%대의 높은 성장률에도 국민의 4분의 1이 빈곤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다 살인이나 마약 등 각종 범죄가 날이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요.

이런 현실에서 두테르테가 보여주는 '강한 리더십'이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하는 겁니다.

<인터뷰> 놀란드 핀락(두테르테 지지자) : "아이들을 위해서 변화를 원한다면 두테르테입니다."

<인터뷰> 말론 아키노(두테르테 지지자) : "정부의 체제를 바꾸기 위해서 두테르테를 지지합니다."

거기다 실제 두테르테는 22년간 다바오시장으로 일하면서 다바오시를 필리핀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재판없이 범죄자를 처형하는 등 인권논란이 계속돼 온 만큼 앞으로의 국정운영은 지켜봐야겠죠.

<질문>
영국 런던에서는 무슬림이 처음으로 시장이 되기도 했잖아요?

<답변>
네, 그 주인공인 사디크 칸 런던시장인데요.

파키스탄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아버지는 버스기사, 어머니는 재봉사였던 전형적인 '흙수저' 출신입니다.

교통부장관도 지냈었고 주류정치계에 계속 몸담아왔다는 점에서 비주류 정치인은 아닌데요.

하지만 기독교 전통이 강한 서구 유럽의 대도시에서 처음으로 무슬림 출신 시장이 나왔다는 점에서 엄청난 이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런던과는 달리 유럽의 많은 나라에서는 '반이민'을 내세우는 지금까지는 아웃사이더였던 극우 정당들이 약진하고 있는데요.

대표적인 것이 난민에 가장 관용적이던 독일에서 부상하고 있는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입니다.

독일 연방 16개 주 가운데 8개 주의 주의회에 입성했고요.

최근 한 정당지지도 조사에서는 20% 지지를 얻은 집권 사민당에 단 5%포인트밖에 차이가 안나는 15% 지지를 얻기도 했습니다.

<질문>
다음달 치러지는 로마 시장 선거에서도 이변이 연출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죠?

<답변>
현재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비르지니아 래지 후보입니다.

변호사 출신의 여성인데요.

여성이라는 것보다 '5성운동'이라는 야당 출신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5성운동은 코미디언 출신의 베페 그릴로가 기성 정치 체계에 반기를 들고 창설한 정당인데요.

당 본부도 없고 후보 선정 등 모든 의사 소통을 온라인으로 합니다.

여전히 지역 정당 수준인 이 오성운동의 후보 거기다 정치 신인인 후보가 이탈리아 심장부인 로마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이 엄청난 이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겁니다.

최근 아이슬란드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해적당이나 스페인에서 집권에 성공한 포데모스도 이 오성운동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는데요.

기성정치에 대한 반감으로 만들어졌고 온라인을 통해 대중의 요구를 반영하는 것에 집중한다는 점입니다.

<질문>
정리를 해보자면 비주류의 약진은 기성정치에 대한 반감때문인 거 같아요?

<답변>
네, BBC는 최근 경기 침체로 분노한 젊은층이 투표에 나서서 기성정당을 심판하는 것이 전 세계적인 트렌트라고 표현하기도 했는데요.

물론 정치, 정치인에 대한 혐오는 아주 오래된 유머 소재이기도 하죠.

<녹취> "신약을 소개합니다.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뇌의 일부분을 파괴하는 약이죠."

하지만 이런 약으로 모두가 정치를 못하게 하는 걸로 해결할 수는 없겠죠.

기성정치에 반감을 갖게된 원인은 다양하겠습니다만 소수 엘리트를 위한 정치에 반감이 크다는 것이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비주류' 정치가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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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이슈] ‘비주류 전성시대’…왜?
    • 입력 2016-05-10 20:37:39
    • 수정2016-05-10 21:22:05
    글로벌24
<앵커 멘트>

필리핀 대통령 선거에서 사실상 당선이 확정된 로드리고 두테르테.

미 공화당 대선후보지명이 확실시 되는 도널드 트럼프.

이 두 사람이 최근 비교가 많이 되죠?

공통점 때문인데요.

첫번째는 쉴새없이 쏟아내는 '막말'이고요.

두번째는 두사람 모두 중앙 정치무대 경험이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비주류' 정치인인데, 최근 세계 곳곳에서 비주류 정치가 약진하고 있습니다.

국제부 조지현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
필리핀의 두테르테 당선자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어떻게 중앙 정치 경험이 없는 사람이 대통령에 당선된 건가요?

<답변>
필리핀에서는 유력 정치 가문이 대를 이어서 요직에 오르는 일이 아주 흔합니다.

현 대통령과 전 대통령 모두 부모에 이어서 대통령이 됐을 정도인데요.

BBC는 소수 가문이 권력과 부를 독점하고 있는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만이 두테르테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다고 분석했습니다.

현지 언론은 두테르테의 당선을 1946년 독립 이후 사상 최대 이변이라고까지 표현했는데요.

경력이라고는 필리핀에서도 낙후된 남부지역의 민다나오섬 다바오시에서 지방검사를 거쳐 시장을 지낸 것이 전부인 정치 조무래기가 이변을 만들어냈다는 겁니다.

막말이 더 눈길을 끌기는 하지만 두테르테가 내세운 핵심은 '범죄와 부패 척결'입니다.

필리핀은 현 정부의 지지부진한 개혁으로 6%대의 높은 성장률에도 국민의 4분의 1이 빈곤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다 살인이나 마약 등 각종 범죄가 날이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요.

이런 현실에서 두테르테가 보여주는 '강한 리더십'이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하는 겁니다.

<인터뷰> 놀란드 핀락(두테르테 지지자) : "아이들을 위해서 변화를 원한다면 두테르테입니다."

<인터뷰> 말론 아키노(두테르테 지지자) : "정부의 체제를 바꾸기 위해서 두테르테를 지지합니다."

거기다 실제 두테르테는 22년간 다바오시장으로 일하면서 다바오시를 필리핀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재판없이 범죄자를 처형하는 등 인권논란이 계속돼 온 만큼 앞으로의 국정운영은 지켜봐야겠죠.

<질문>
영국 런던에서는 무슬림이 처음으로 시장이 되기도 했잖아요?

<답변>
네, 그 주인공인 사디크 칸 런던시장인데요.

파키스탄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아버지는 버스기사, 어머니는 재봉사였던 전형적인 '흙수저' 출신입니다.

교통부장관도 지냈었고 주류정치계에 계속 몸담아왔다는 점에서 비주류 정치인은 아닌데요.

하지만 기독교 전통이 강한 서구 유럽의 대도시에서 처음으로 무슬림 출신 시장이 나왔다는 점에서 엄청난 이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런던과는 달리 유럽의 많은 나라에서는 '반이민'을 내세우는 지금까지는 아웃사이더였던 극우 정당들이 약진하고 있는데요.

대표적인 것이 난민에 가장 관용적이던 독일에서 부상하고 있는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입니다.

독일 연방 16개 주 가운데 8개 주의 주의회에 입성했고요.

최근 한 정당지지도 조사에서는 20% 지지를 얻은 집권 사민당에 단 5%포인트밖에 차이가 안나는 15% 지지를 얻기도 했습니다.

<질문>
다음달 치러지는 로마 시장 선거에서도 이변이 연출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죠?

<답변>
현재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비르지니아 래지 후보입니다.

변호사 출신의 여성인데요.

여성이라는 것보다 '5성운동'이라는 야당 출신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5성운동은 코미디언 출신의 베페 그릴로가 기성 정치 체계에 반기를 들고 창설한 정당인데요.

당 본부도 없고 후보 선정 등 모든 의사 소통을 온라인으로 합니다.

여전히 지역 정당 수준인 이 오성운동의 후보 거기다 정치 신인인 후보가 이탈리아 심장부인 로마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이 엄청난 이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겁니다.

최근 아이슬란드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해적당이나 스페인에서 집권에 성공한 포데모스도 이 오성운동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는데요.

기성정치에 대한 반감으로 만들어졌고 온라인을 통해 대중의 요구를 반영하는 것에 집중한다는 점입니다.

<질문>
정리를 해보자면 비주류의 약진은 기성정치에 대한 반감때문인 거 같아요?

<답변>
네, BBC는 최근 경기 침체로 분노한 젊은층이 투표에 나서서 기성정당을 심판하는 것이 전 세계적인 트렌트라고 표현하기도 했는데요.

물론 정치, 정치인에 대한 혐오는 아주 오래된 유머 소재이기도 하죠.

<녹취> "신약을 소개합니다.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뇌의 일부분을 파괴하는 약이죠."

하지만 이런 약으로 모두가 정치를 못하게 하는 걸로 해결할 수는 없겠죠.

기성정치에 반감을 갖게된 원인은 다양하겠습니다만 소수 엘리트를 위한 정치에 반감이 크다는 것이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비주류' 정치가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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