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 진단] ①도둑 때려 사망…대법 “정당방위 아니다”

<앵커 멘트>

재작년, 자신의 집에 들어온 도둑을 때려 숨지게 한 사건이 있었죠?

집주인의 행위를 정당방위로 봐야 하는지 1·2심을 거치면서 논란이 됐었는데요.

대법원은, 저항하지 않는 도둑을 오랫동안 폭행한 행위는 정당방위가 아니라고 최종 판단했습니다.

최준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2014년 새벽 3시 쯤 22살 최 모 씨는 자신의 집에 몰래 들어온 50대 절도범 김 모 씨를 발견했습니다.

최 씨는 빨레 건조대 등으로 김 씨의 머리 등을 여러 차례 때렸고 뇌사 상태에 빠진 김 씨는 9개월 만에 숨졌습니다.

재판에 넘겨진 최 씨는 정당 방위를 주장했지만 1심 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녹취> 최00(지난 1월/피고인/음성변조) : "돌아가신 피해자 분께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요."

이 판결이 알려지면서 국회에서까지 논란이 됐습니다.

<녹취> 박민식(국회 법사위원/2014년 당시) : "정당방위가 인정되려면 먼저 물어봐야 돼요. 도둑님, 흉기 들고 오셨습니까?"

올해 초 2심 법원도 정당방위를 인정하지 않고 상해치사 유죄를 선고했고 오늘(12일) 대법원도 1·2심과 같은 최종 판단을 내렸습니다.

대법원은 최 씨의 행위를 정당 방위나 과잉 방위로 인정할 수 없다며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습니다.

처음 폭력을 휘두르고 잠시 뒤 도망가려는 절도범을 다시 폭행한 건 정당 방위가 아니라고 본 겁니다.

또 주변에서 말릴 때까지 계속 폭행을 한 점도 지적했습니다.

<인터뷰> 조병구(대법원 공보관) : "정도가 너무 지나쳐 정당방위로 보기는 어렵다고 한 원심을 수긍한 판결입니다."

법원은 다만, 사건의 발단을 제공한 것이 절도범 김 씨라는 점을 감안해 집행 유예를 확정한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최준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