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이번 주가 고비…한진해운은?

입력 2016.05.16 (08:10) 수정 2016.05.16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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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현대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이 큰 어려움을 맞으면서 최근 자율협약에 들어가 있는 상태죠.

지난해 말 기준으로 현대상선의 부채는 5조 5천 원에, 부채비율은 천5백%가 넘습니다.

1년 만에 부채비율이 6백60%포인트나 높아진 건데요.

해운업 전반에 불어닥친 불황 때문이라지만, 1년에 1조 원에 육박하는 용선료, 일종의 선박 임대료를 내야하는 것이 결정타가 됐습니다.

그래서 용선료를 낮추기 위해 해외 주요 선주들과 협상을 하고 있고, 채권단까지 나서서 측면지원하고 있는데요.

기사회생이냐, 법정관리냐 이번주가 중요한 고비가 될 텐데요.

이런 상황에서 다른 현대그룹 계열사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인척이 사주로 있는 회사에 이른바 일감 몰아주기를 하다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습니다.

이 소식은 변기성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현대증권의 PC와 모니터 등을 유지.보수 해주는 회사입니다.

현대증권은 제록스에서 복사기 한 대를 한달 16만 8천원에 빌려 쓰다가 2012년부터는 이 회사를 통해 복사기를 빌려 썼습니다.

빌려쓰는 비용은 10%가 더 늘었는데 복사기 수리는 여전히 제록스에서 해줍니다.

그러니까 이 회사는 별로 하는 일 없이 계약에 끼어들어 돈을 벌고 있는 겁니다.

현대그룹의 계열사인 현대로지스틱스는 운송장을 공급하던 기존업체와의 계약을 중도해지하고 직원 2명에 불과하던 쓰리비라는 회사와 수의계약을 맺었습니다.

이 2개 업체의 소유주는 모두 현정은 회장의 여동생 현지선 씨의 남편인 변찬중 씨입니다.

현대그룹 계열사들이 현정은 회장의 친족 회사에 일감을 몰아준 겁니다.

챙겨준 돈은 각각 4억 6천만원과 56억원에 이릅니다.

총수일가의 회사에 부당지원을 금지한 공정거래법이 발효된 뒤 처음으로 적발된 사례입니다.

<인터뷰> 정재규(한국기업지배구조원 선임연구위원) : "일감 몰아주기의 주체가 된 회사의 기업 자원의 낭비, 그 다음에 외부 주주를 포함한 소수 주주의 가치 훼손, 이런 측면이 있고요."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들 4개 업체에 총 12억 여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시정명령을 내렸습니다.

KBS 뉴스 변기성입니다.

<기자 멘트>

이런 상황에서 현대상선으로선 큰 악재가 터졌습니다.

글로벌 선사들의 연합인 해운동맹에 일단 제외된 건데요.

해운동맹에 참여하면 동시에 620척의 배를 운항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는데, 이 동맹에 끼지 못하면 글로벌 영업 자체가 어렵습니다.

현대상선 컨테이너 선박은 모두 57척인데, 이 중 35척은 빌려 쓰고 있습니다.

하루 용선료만 20억 원대. 1년이면 1조 원에 육박합니다.

현대상선이 살아남으려면, 용선료를 30%는 깎아야 한다는 게 채권단 판단입니다.

선주들과 사활을 건 용선료 협상이 막바지인데, 해운동맹 탈락이라는 악재가 터진 겁니다.

일단 채권단인 산업은행은 해운동맹에서 제외된 것과 관계없이 현대상선의 구조조정 방안을 기존 일정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는데, 용선료만 인하되면 현대상선이 다시 재기할 수 있다는 걸, 선주들에게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자 일단 현대상선에게 발등의 불이 선주들을 설득해 용선료, 그러니까 선박 임대료를 줄이는 협상을 마무리하는 건데, 설득해야할 선주들이 22곳에 이릅니다.

현대상선은 이번주에 해외 주요 선사들을 서울로 초청해서 용선료 협상 최종 타결에 나섭니다.

그동안은 현대상선 협상팀이 해외 선사들과 개별적으로 접촉하며 협상을 진행해 왔지만, 이번엔 용선료 인하에 미온적인 선사들을 한 자리에 모아 우리 당국과 채권단까지 합세해 최종 협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주 이뤄질 협상 결과가 사실상 현대상선의 운명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 하나의 해운사, 한진해운에 대해서도 알아보겠습니다.

한진해운은 일단 지난 13일 결성된 제3의 해운동맹인 디 얼라이언스 합류에 성공하면서 자율협약의 3가지 조건 가운데 하나는 일단 해결했습니다.

하지만, 용선료 인하와 채무재조정 2개의 관문이 남았습니다.

당장 넘어야할 산은 오는 19일에 예정된 사채권자 집회입니다.

한진해운은 지난 2013년에 3천억 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해 이 중 대부분을 상환했지만, 3백58억원이 남았습니다.

오는 23일 조기상환일입니다.

한진해운은 현재 상태에선 사채상환이 불가능해 사채권자 집회에서 회사채 만기를 넉 달 연장하거나 만기 연장에 동의하지 않는 투자자들에게는 한진해운 자기주식으로 상환하는 방안을 제시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원리금을 받을 수 있을지 불안해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쉽지 않은 길이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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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상선, 이번 주가 고비…한진해운은?
    • 입력 2016-05-16 08:13:21
    • 수정2016-05-16 11: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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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이 큰 어려움을 맞으면서 최근 자율협약에 들어가 있는 상태죠.

지난해 말 기준으로 현대상선의 부채는 5조 5천 원에, 부채비율은 천5백%가 넘습니다.

1년 만에 부채비율이 6백60%포인트나 높아진 건데요.

해운업 전반에 불어닥친 불황 때문이라지만, 1년에 1조 원에 육박하는 용선료, 일종의 선박 임대료를 내야하는 것이 결정타가 됐습니다.

그래서 용선료를 낮추기 위해 해외 주요 선주들과 협상을 하고 있고, 채권단까지 나서서 측면지원하고 있는데요.

기사회생이냐, 법정관리냐 이번주가 중요한 고비가 될 텐데요.

이런 상황에서 다른 현대그룹 계열사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인척이 사주로 있는 회사에 이른바 일감 몰아주기를 하다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습니다.

이 소식은 변기성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현대증권의 PC와 모니터 등을 유지.보수 해주는 회사입니다.

현대증권은 제록스에서 복사기 한 대를 한달 16만 8천원에 빌려 쓰다가 2012년부터는 이 회사를 통해 복사기를 빌려 썼습니다.

빌려쓰는 비용은 10%가 더 늘었는데 복사기 수리는 여전히 제록스에서 해줍니다.

그러니까 이 회사는 별로 하는 일 없이 계약에 끼어들어 돈을 벌고 있는 겁니다.

현대그룹의 계열사인 현대로지스틱스는 운송장을 공급하던 기존업체와의 계약을 중도해지하고 직원 2명에 불과하던 쓰리비라는 회사와 수의계약을 맺었습니다.

이 2개 업체의 소유주는 모두 현정은 회장의 여동생 현지선 씨의 남편인 변찬중 씨입니다.

현대그룹 계열사들이 현정은 회장의 친족 회사에 일감을 몰아준 겁니다.

챙겨준 돈은 각각 4억 6천만원과 56억원에 이릅니다.

총수일가의 회사에 부당지원을 금지한 공정거래법이 발효된 뒤 처음으로 적발된 사례입니다.

<인터뷰> 정재규(한국기업지배구조원 선임연구위원) : "일감 몰아주기의 주체가 된 회사의 기업 자원의 낭비, 그 다음에 외부 주주를 포함한 소수 주주의 가치 훼손, 이런 측면이 있고요."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들 4개 업체에 총 12억 여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시정명령을 내렸습니다.

KBS 뉴스 변기성입니다.

<기자 멘트>

이런 상황에서 현대상선으로선 큰 악재가 터졌습니다.

글로벌 선사들의 연합인 해운동맹에 일단 제외된 건데요.

해운동맹에 참여하면 동시에 620척의 배를 운항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는데, 이 동맹에 끼지 못하면 글로벌 영업 자체가 어렵습니다.

현대상선 컨테이너 선박은 모두 57척인데, 이 중 35척은 빌려 쓰고 있습니다.

하루 용선료만 20억 원대. 1년이면 1조 원에 육박합니다.

현대상선이 살아남으려면, 용선료를 30%는 깎아야 한다는 게 채권단 판단입니다.

선주들과 사활을 건 용선료 협상이 막바지인데, 해운동맹 탈락이라는 악재가 터진 겁니다.

일단 채권단인 산업은행은 해운동맹에서 제외된 것과 관계없이 현대상선의 구조조정 방안을 기존 일정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는데, 용선료만 인하되면 현대상선이 다시 재기할 수 있다는 걸, 선주들에게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자 일단 현대상선에게 발등의 불이 선주들을 설득해 용선료, 그러니까 선박 임대료를 줄이는 협상을 마무리하는 건데, 설득해야할 선주들이 22곳에 이릅니다.

현대상선은 이번주에 해외 주요 선사들을 서울로 초청해서 용선료 협상 최종 타결에 나섭니다.

그동안은 현대상선 협상팀이 해외 선사들과 개별적으로 접촉하며 협상을 진행해 왔지만, 이번엔 용선료 인하에 미온적인 선사들을 한 자리에 모아 우리 당국과 채권단까지 합세해 최종 협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주 이뤄질 협상 결과가 사실상 현대상선의 운명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 하나의 해운사, 한진해운에 대해서도 알아보겠습니다.

한진해운은 일단 지난 13일 결성된 제3의 해운동맹인 디 얼라이언스 합류에 성공하면서 자율협약의 3가지 조건 가운데 하나는 일단 해결했습니다.

하지만, 용선료 인하와 채무재조정 2개의 관문이 남았습니다.

당장 넘어야할 산은 오는 19일에 예정된 사채권자 집회입니다.

한진해운은 지난 2013년에 3천억 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해 이 중 대부분을 상환했지만, 3백58억원이 남았습니다.

오는 23일 조기상환일입니다.

한진해운은 현재 상태에선 사채상환이 불가능해 사채권자 집회에서 회사채 만기를 넉 달 연장하거나 만기 연장에 동의하지 않는 투자자들에게는 한진해운 자기주식으로 상환하는 방안을 제시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원리금을 받을 수 있을지 불안해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쉽지 않은 길이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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