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기가스가 미세먼지로’…2차 생성도 문제

입력 2016.05.31 (08:18) 수정 2016.05.31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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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친절한 뉴스 이어서 미세먼지 소식입니다.

요즘 미세먼지 때문에 맘놓고 바깥 활동하기 참 꺼려지시죠.

'침묵의 살인자'라 불리는 미세먼지가 인체에 치명적인 건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기 때문입니다.

사람 머리카락 굵기가 70 마이크로미터 정도되는데 미세먼지는 7분의 1 크기입니다.

중국 황사에 섞여오는 미세먼지 외에도 국내에서 만들어지는 미세먼지는 주로 화석 연료를 이용하는 공장같은 사업장과 화력발전소,

그리고 자동차 그 중에서도 경유 차가 내뿜는 매연에서 1차적으로 생겨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죠.

그런데 자동차나 공장 등은 미세먼지 뿐아니라 미세먼지로 바뀔 수 있는 유해가스도 많이 배출하는데요.

이게 대기중에서 자외선 등과 반응해 2차적으로 입자가 훨씬 더 작은 초미세먼지를 만들어냅니다.

입자가 더 작으니 미세먼지보다 인체에 더 치명적이겠죠.

이렇게 유해가스가 마세먼지로 바뀌는 2차 생성 과정을 KBS 취재진이 실험해 봤습니다.

이정훈 기자의 보도로 확인해 보시죠.

<리포트>

지난 27일, KBS 헬기가 촬영한 경기도 상공입니다.

선명한 경계선 아래로 먼지층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1.5km 상공 경계선에 공기를 가두는 역전층이 형성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바로 이 역전층에 갇혀 국내 오염 물질이 켜켜이 쌓인 겁니다.

<녹취> 김용표(이화여대 환경공학전공 교수) : "고기압이어서 정체돼 있었고요. 유기 화합물이나 질소 산화물 배출은 많았을 테니까 국내에서 생긴 2차 생성물이 상당히 많을 겁니다."

미세먼지가 2차 생성되는 과정을 실험을 통해 확인해봤습니다.

경유차에서 많이 나오는 질소산화물과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휘발성 유기 화합물을 주입한 뒤 자외선에 노출시켰습니다.

1시간 뒤, 초미세먼지 농도가 주의보 수준까지 높아지고, 2시간 뒤엔 경보 기준의 2배까지 치솟았습니다.

미세먼지가 전혀 없던 실험실이 한 두 시간 만에 먼지 입자로 가득 찬 겁니다.

생성된 입자를 전자 현미경으로 분석해보니 직경이 0.5마이크로미터로 머리카락 굵기의 150분의 1 정도에 불과합니다.

<녹취> 김화진(한국과학기술연구원 박사) : "(배기 가스가) 대기 중에 존재하는 여러가지 산화제들과 반응하게 됩니다. 그러면 점점 무거워지면서 입자화 되고요. 이것들이 조금씩 자라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초미세먼지의 일부가 됩니다."

2차 생성된 미세먼지는 직접 배출된 먼지보다 입자가 작아 몸 속 더 깊숙이 침투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이정훈입니다.

<앵커 멘트>

코와 입으로 들이마시는 미세먼지는 주로 기관지나 폐같은 호흡기에 각종 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입자가 워낙작아 혈관 속으로도 침투하다보니 고혈압 발병도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미세먼지가 혈액을 타고 돌다가 염증을 일으키면, 혈관이 수축되고, 이 때문에 혈압이 올라가는겁니다.

서울대 연구팀이 70만 명의 3년치 건강 정보를 분석해봤더니, 미세먼지 농도가 세제곱미터당 10마이크로그램씩 올라갈때 마다 고혈압 발생률이 4.4% 높아졌습니다.

특히 초미세먼지를 만드는 이산화질소의 경우 10ppb 높아지면 고혈압은 8%나 올랐습니다.

고혈압은 동맥 경화나 뇌졸중 심장병을 일으킬 수 있지만 별 증상이 없기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정부도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데요.

부처간 입장 차가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미세먼지 배출의 주범인 경유차와 화석 연료를 쓰는 산업 시설 제재를 두고 환경 개선을 고려해야하는 환경부와 산업 위축과 증세 논란을 우려하는 기재부와 산업부간 입장이 다른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미세먼지 저감'이란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부처별 입장차를 조율해 가는 게 급선무란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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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기가스가 미세먼지로’…2차 생성도 문제
    • 입력 2016-05-31 08:21:04
    • 수정2016-05-31 09: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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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친절한 뉴스 이어서 미세먼지 소식입니다.

요즘 미세먼지 때문에 맘놓고 바깥 활동하기 참 꺼려지시죠.

'침묵의 살인자'라 불리는 미세먼지가 인체에 치명적인 건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기 때문입니다.

사람 머리카락 굵기가 70 마이크로미터 정도되는데 미세먼지는 7분의 1 크기입니다.

중국 황사에 섞여오는 미세먼지 외에도 국내에서 만들어지는 미세먼지는 주로 화석 연료를 이용하는 공장같은 사업장과 화력발전소,

그리고 자동차 그 중에서도 경유 차가 내뿜는 매연에서 1차적으로 생겨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죠.

그런데 자동차나 공장 등은 미세먼지 뿐아니라 미세먼지로 바뀔 수 있는 유해가스도 많이 배출하는데요.

이게 대기중에서 자외선 등과 반응해 2차적으로 입자가 훨씬 더 작은 초미세먼지를 만들어냅니다.

입자가 더 작으니 미세먼지보다 인체에 더 치명적이겠죠.

이렇게 유해가스가 마세먼지로 바뀌는 2차 생성 과정을 KBS 취재진이 실험해 봤습니다.

이정훈 기자의 보도로 확인해 보시죠.

<리포트>

지난 27일, KBS 헬기가 촬영한 경기도 상공입니다.

선명한 경계선 아래로 먼지층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1.5km 상공 경계선에 공기를 가두는 역전층이 형성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바로 이 역전층에 갇혀 국내 오염 물질이 켜켜이 쌓인 겁니다.

<녹취> 김용표(이화여대 환경공학전공 교수) : "고기압이어서 정체돼 있었고요. 유기 화합물이나 질소 산화물 배출은 많았을 테니까 국내에서 생긴 2차 생성물이 상당히 많을 겁니다."

미세먼지가 2차 생성되는 과정을 실험을 통해 확인해봤습니다.

경유차에서 많이 나오는 질소산화물과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휘발성 유기 화합물을 주입한 뒤 자외선에 노출시켰습니다.

1시간 뒤, 초미세먼지 농도가 주의보 수준까지 높아지고, 2시간 뒤엔 경보 기준의 2배까지 치솟았습니다.

미세먼지가 전혀 없던 실험실이 한 두 시간 만에 먼지 입자로 가득 찬 겁니다.

생성된 입자를 전자 현미경으로 분석해보니 직경이 0.5마이크로미터로 머리카락 굵기의 150분의 1 정도에 불과합니다.

<녹취> 김화진(한국과학기술연구원 박사) : "(배기 가스가) 대기 중에 존재하는 여러가지 산화제들과 반응하게 됩니다. 그러면 점점 무거워지면서 입자화 되고요. 이것들이 조금씩 자라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초미세먼지의 일부가 됩니다."

2차 생성된 미세먼지는 직접 배출된 먼지보다 입자가 작아 몸 속 더 깊숙이 침투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이정훈입니다.

<앵커 멘트>

코와 입으로 들이마시는 미세먼지는 주로 기관지나 폐같은 호흡기에 각종 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입자가 워낙작아 혈관 속으로도 침투하다보니 고혈압 발병도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미세먼지가 혈액을 타고 돌다가 염증을 일으키면, 혈관이 수축되고, 이 때문에 혈압이 올라가는겁니다.

서울대 연구팀이 70만 명의 3년치 건강 정보를 분석해봤더니, 미세먼지 농도가 세제곱미터당 10마이크로그램씩 올라갈때 마다 고혈압 발생률이 4.4% 높아졌습니다.

특히 초미세먼지를 만드는 이산화질소의 경우 10ppb 높아지면 고혈압은 8%나 올랐습니다.

고혈압은 동맥 경화나 뇌졸중 심장병을 일으킬 수 있지만 별 증상이 없기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정부도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데요.

부처간 입장 차가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미세먼지 배출의 주범인 경유차와 화석 연료를 쓰는 산업 시설 제재를 두고 환경 개선을 고려해야하는 환경부와 산업 위축과 증세 논란을 우려하는 기재부와 산업부간 입장이 다른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미세먼지 저감'이란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부처별 입장차를 조율해 가는 게 급선무란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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