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초강력 금융제재 가동…국제 금융망서 북한 퇴출

입력 2016.06.04 (07:48) 수정 2016.06.04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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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조성원 입니다.

엄지인 입니다.

6월 4일 토요일 <남북의 창>입니다.

오늘 준비한 주요 소식부터 보시겠습니다.

남북 간 주요 이슈를 집중 분석하는 [이슈 앤 한반도]입니다.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중대 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미국이 북한을 사실상 국제 금융망에서 퇴출하는 초강력 금융제재안을 가동한 가운데, 북한과 중국은 관계 회복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정권 유지를 위한 통치자금에 직격탄을 맞게된 김정은의 다음 선택은 무엇일까요?

<이슈 앤 한반도>, 오늘은 미국이 꺼내든 초강수가 북한 김정은 정권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또 현재의 대북 제재 국면을 어떠한 국제 정세 속에서 바라봐야할지 심층 분석했습니다.

맹유나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검은색 승용차와 미니버스를 탄 일행이, 삼엄한 경계 속에 공항을 빠져나옵니다.

리수용 노동당 정무국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40여 명의 북한 대표단이 중국 베이징에 도착한 겁니다.

도착 다음 날 리수용 일행은 시진핑 국가 주석과 면담했습니다.

시진핑 주석이 북한 고위급 인사와 면담한 것은, 지난 2013년 5월, 김정은의 특사로 중국을 방문한 최룡해와 만난 이후, 3년 만입니다.

20분간의 짧은 만남, 하지만 그 의미는 컸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 "우리는 전략적 안목을 가지고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수호하면서 두 나라 인민의 공동의 재부인 조·중 친선을 변함없이 강화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리수용 부위원장에게 김정은의 구두 친서를 전달받은 시진핑 주석은, 관련 국가들이 냉정과 자제를 유지하고 지역 평화 안정을 수호하길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시 주석의 이 같은 입장은 북한에게 핵과 미사일 도발을 중단하라 촉구한 것으로 해석됐습니다.

<녹취> 화춘잉(중국 외교부 대변인/지난 1일) : "중국의 한반도 핵 문제에 대한 입장은 변함이 없습니다. 한반도 비핵화를 꾸준히 진행해야 합니다."

중국 매체들도 이번 회담을 비중 있게 보도하며 북·중 관계의 중요성을 부각하는 분위기입니다.

<녹취> 뤼닝스(국제문제 평론가) : "중국은 북·중관계의 영향력을 일부러 만들어냈습니다. 한반도 핵 문제에서 중국이 주요한 행위자임을 보여주기 위해서 입니다."

하지만 리수용 부위원장이 중국 측에 핵·경제 병진노선 의지를 거듭 전한 상황, 양국 간 관계 회복에는 뜻을 모아도 비핵화에 대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김정은의 방중을 포함한 향후 관계 개선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조윤영(중앙대학교 정치국제학과 교수) : "비핵화, 핵 포기 선상에서 북·중간에 있어서 어느 정도 약속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도 김정은의 방중을 허가하기는 상당히 어렵다고 볼 수 있는 것이고요. 김정은의 방중이 어느 정도 확실시 되는 상황은 북한의 핵에 대한 입장이 선명하게 표명이 돼야하는 상황..."

시진핑과 리수용의 면담이 있던 날, 공교롭게도 미국 재무부는 북한을, '주요 자금 세탁 우려 대상국'으로 공식 지정했습니다.

지난 2월 대북제재법이 발효된 뒤 백 여일 만에 나온 후속조치입니다.

이에 따라 특정 국가의 금융기관이 북한과 거래하는 것이 확인되면 미국은 해당 금융 기관과 거래를 중단하게 됩니다.

<녹취> 존 커비(미국 국무부 대변인) : "이번 자금 세탁 우려 대상국 지정은 국제 금융 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로 북한의 대량 살상 무기, 불법 무기 개발 자금을 차단하기 위한 것입니다."

당장 해외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북한 근로자들의 대북 송금이 막힐 가능성이 큽니다.

한 해 2억 달러가 넘는 큰 돈 입니다.

<녹취> 외화벌이 책임자 출신 탈북자(음성변조) : "노동자들이 버는 돈의 80%는 아마 거의 국가가 가진다고 생각하면 돼요. 정말 앉아서 버는 거죠. 앉아서."

북한이 이 같은 해외 인력 송출과 광물 수출로 벌어들이는 돈은, 한 해 27억 달러가 넘습니다.

이번 미국의 조치로 이런 거액 송금이 봉쇄될 상황에 처한 겁니다.

북한이 “피가 마르는 고통”을 호소한 지난 2005년 방코델타아시아 사태.

당시 미국은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한 곳만 겨냥해 북한 돈을 묶었지만, 이번엔 북한과 거래하는 모든 금융기관이 표적입니다.

김정은의 통치자금 금고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김광진(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 "북한의 금융 시스템, 그리고 통치자금 운용, 핵·미사일에 들어가는 자금원천, 그 다음에 특수 기관들, 엘리트 계층으로 흘러들어가는 그런 사치품이나 통치자금, 이런 것들, 외화 자금 원천이 많이 고갈되거나 제약받지 않을까 보여집니다."

우리 정부는 미국의 이번 조치가 대북제재 효과를 높일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인터뷰>조준혁(외교부 대변인) : "북한의 비핵화 및 실질적인 변화를 위해 강력한 독자적 대북제재를 계속 부과해 나가겠다는 미국의 단호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써 정부는 이를 높이 평가한다."

이번 미국의 조치는 한마디로 김정은의 돈줄을 철저히 봉쇄하겠다는 겁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비록 임기가 7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았지만, 끝까지 모든 수단을 동원해 북한을 압박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입니다.

특히 이번 조치는 북한은 물론 중국을 동시에 겨냥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중국이 리수용 방중을 계기로 북·중 관계 개선에 나서면서 대북 제재를 완화할 가능성이 제기되던 상황.

미국이 이에 대해 사전경고를 던진 셈이 됐습니다.

당장 북한과 거래해온 중국 금융기관들은 압박감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김광진(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 "만약 달러나 미국 금융기관하고 거래를 하지 못한다면 바로 망하는 길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파산하는 거죠. 그래서 아마 자발적으로 모든 은행이나 금융기관들이 북한하고의 거래를 정리하거나 차단하는 조치를 취할 겁니다."

이에 대해 중국은 특정국가의 독자적 제재에 반대한다며 미국의 조치에 부정적 반응을 내놨습니다.

향후 미·중간 협력 여부가 대북 제재 성패의 주요 변수가 되는 분위기입니다.

최근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일본을 방문해 미일동맹을 재확인하고, 남중국해 영유권을 두고갈등을 빚고 있는 베트남도 방문해 미국산 무기 수출을 결정했습니다.

<녹취> 버락 오바마(미국 대통령/지난달 24일) : "이번 조치를 통해 베트남은 자국 안보를 위해 필요한 무기를 구입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를 자국에 대한 견제로 받아들인 중국이, 리수용 방중이라는 북한 카드와 미국의 금융 제재안에 대한 반대로 영향력을 과시하는 양상입니다.

<인터뷰> 조윤영(중앙대학교 정치국제학과 교수) : "사실 중국이 어느 정도 포위되었다는 측면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포위된 중국의 상황 속에서 북한을 끌어들여서 이러한 상황을 어느 정도 타개해보려는 중국의 외교전술로도 볼 수 있겠습니다."

이 때문에 다음 주 베이징에서 열리는 미·중 전략 경제 대화에서 양국이 어떤 태도를 보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혁명의 최전성기를 펼쳐주시여” : "주체 조선의 핵 공격 능력을 비상히 강화해주신 경애하는 원수님."

북·중간 고위급 인사가 만나던 그 날, 북한 TV는 새로운 기록영화 한 편을 공개했습니다.

무엇보다 눈길을 사로잡은 장면은 김정은이 지켜보는 가운데 수면 위로 솟구치는 잠수함 탄도 미사일, SLBM의 발사 장면입니다.

북한이 지난 4월, 사진으로만 공개했던 SLBM 발사 장면을, 한 달 여 만에 영상으로 공개한 겁니다.

김정은이 잠수함 함교에 올라 지휘하는 영상도 함께 방송됐습니다.

이 같은 SLBM 발사 장면 공개를 더욱 주목하게 된 이유는 바로 하루 전, 북한이 시험 발사한 무수단 미사일이 또 공중 폭발했기 때문입니다.

올 들어 네 번째,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또 다시 실패로 끝난 겁니다.

무수단처럼, 수직 발사해야하는 중장거리 미사일은 엔진의 추진력이 균일해야 하고 방향을 조정하는 보조엔진도 균형을 잘 잡아줘야 합니다.

무엇보다 액체연료가 타는 과정의 안전성을 확보 하는 게 관건인데요.

미사일에 실린 액체연료나 이 액체연료를 점화시키는 산화제가 엔진 밖으로 새나가면 폭발하게 되는 겁니다.

이른바, KN-07 (케이엔오세븐) 중거리 탄도 미사일, 무수단은 우선 이동식이라는 장점이 뚜렷하고 사거리가, 한반도와 일본은 물론, 미군기지가 있는 괌 까지 타격할 수 있는 북한의 중요한 전략 무기입니다.

<인터뷰> 문성묵(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 "북한의 입장에서는 적어도 일본을 포함해서 괌에 있는 미군 기지를 타격하는 거예요. 일단은 괌을 차단하기 위한 위력, 그 다음에 이게 돼야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는 그런 억제력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차원에서 무수단에 집착을 하고 있는 것이고 어떤 형태로든 성공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재발사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이례적인 SLBM의 발사 장면 공개를 이 같은 무수단 발사 실패와 연계해 해석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인터뷰> 문성묵(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 "북한 내부에서는 여러 차례 실패를 함으로써 우리 대한민국과 국제 사회에서 ‘북한의 미사일 역량이 이거 밖에 안돼?’라고 하는 그런 의구심을 표명할 때, ‘아니야, 우리 SLBM을 이렇게 성공적으로 수중 시험했고 이제는 비행단계에도 이르게 된 거야’ 이걸 보여줌으로써 김정은의 체면을 좀 세워주고 미사일 발사 실패, 무수단의 발사 실패를 뭔가 커버하고자 하는 만회하고자 하는 그런 속내도 있지 않을까."

7차 당대회를 통해, 핵·경제병진노선을 천명한 김정은 향후 대미 협상카드를 마련하기 위한 무력 과시에 조바심을 내면서 내부적으로는 잇단 미사일 발사 실패가, 대외적으로는 우방국 방문 외교와 대남 대화 공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문성묵(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 "북한으로서는 어떻게든 지금 가장 큰 과제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의 압력을 약화시키고 그 압력 과정에서 자기들이 어떻게 생존해 나갈 것인가 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 중 하나예요. 또 그런 과정에서도 대내적으로 주민들이 흔들리지 않고 김정은 중심으로 똘똘 뭉쳐서 어려움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 이런 것들이 같이 극복을 해야 되니까 이런 제스처, 저런 제스처를 같이 취하는 것으로 보고 앞으로도 그런 행태는 반복될 가능성 있어요."

대북제재가 중대 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미국이 강력한 대북 금융제재안을 발동한 가운데, 중국은 북한과의 관계 복원을 모색하면서도 대북제재에 동참하는 양상입니다.

국제 사회의 경고가 더 이상 말이 아닌 행동으로 북한을 옥죄어가면서 김정은의 다음 선택에 다시 한 번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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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한반도] 초강력 금융제재 가동…국제 금융망서 북한 퇴출
    • 입력 2016-06-04 08:29:56
    • 수정2016-06-04 23:02:30
    남북의 창
<앵커 멘트>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조성원 입니다.

엄지인 입니다.

6월 4일 토요일 <남북의 창>입니다.

오늘 준비한 주요 소식부터 보시겠습니다.

남북 간 주요 이슈를 집중 분석하는 [이슈 앤 한반도]입니다.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중대 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미국이 북한을 사실상 국제 금융망에서 퇴출하는 초강력 금융제재안을 가동한 가운데, 북한과 중국은 관계 회복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정권 유지를 위한 통치자금에 직격탄을 맞게된 김정은의 다음 선택은 무엇일까요?

<이슈 앤 한반도>, 오늘은 미국이 꺼내든 초강수가 북한 김정은 정권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또 현재의 대북 제재 국면을 어떠한 국제 정세 속에서 바라봐야할지 심층 분석했습니다.

맹유나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검은색 승용차와 미니버스를 탄 일행이, 삼엄한 경계 속에 공항을 빠져나옵니다.

리수용 노동당 정무국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40여 명의 북한 대표단이 중국 베이징에 도착한 겁니다.

도착 다음 날 리수용 일행은 시진핑 국가 주석과 면담했습니다.

시진핑 주석이 북한 고위급 인사와 면담한 것은, 지난 2013년 5월, 김정은의 특사로 중국을 방문한 최룡해와 만난 이후, 3년 만입니다.

20분간의 짧은 만남, 하지만 그 의미는 컸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 "우리는 전략적 안목을 가지고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수호하면서 두 나라 인민의 공동의 재부인 조·중 친선을 변함없이 강화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리수용 부위원장에게 김정은의 구두 친서를 전달받은 시진핑 주석은, 관련 국가들이 냉정과 자제를 유지하고 지역 평화 안정을 수호하길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시 주석의 이 같은 입장은 북한에게 핵과 미사일 도발을 중단하라 촉구한 것으로 해석됐습니다.

<녹취> 화춘잉(중국 외교부 대변인/지난 1일) : "중국의 한반도 핵 문제에 대한 입장은 변함이 없습니다. 한반도 비핵화를 꾸준히 진행해야 합니다."

중국 매체들도 이번 회담을 비중 있게 보도하며 북·중 관계의 중요성을 부각하는 분위기입니다.

<녹취> 뤼닝스(국제문제 평론가) : "중국은 북·중관계의 영향력을 일부러 만들어냈습니다. 한반도 핵 문제에서 중국이 주요한 행위자임을 보여주기 위해서 입니다."

하지만 리수용 부위원장이 중국 측에 핵·경제 병진노선 의지를 거듭 전한 상황, 양국 간 관계 회복에는 뜻을 모아도 비핵화에 대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김정은의 방중을 포함한 향후 관계 개선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조윤영(중앙대학교 정치국제학과 교수) : "비핵화, 핵 포기 선상에서 북·중간에 있어서 어느 정도 약속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도 김정은의 방중을 허가하기는 상당히 어렵다고 볼 수 있는 것이고요. 김정은의 방중이 어느 정도 확실시 되는 상황은 북한의 핵에 대한 입장이 선명하게 표명이 돼야하는 상황..."

시진핑과 리수용의 면담이 있던 날, 공교롭게도 미국 재무부는 북한을, '주요 자금 세탁 우려 대상국'으로 공식 지정했습니다.

지난 2월 대북제재법이 발효된 뒤 백 여일 만에 나온 후속조치입니다.

이에 따라 특정 국가의 금융기관이 북한과 거래하는 것이 확인되면 미국은 해당 금융 기관과 거래를 중단하게 됩니다.

<녹취> 존 커비(미국 국무부 대변인) : "이번 자금 세탁 우려 대상국 지정은 국제 금융 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로 북한의 대량 살상 무기, 불법 무기 개발 자금을 차단하기 위한 것입니다."

당장 해외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북한 근로자들의 대북 송금이 막힐 가능성이 큽니다.

한 해 2억 달러가 넘는 큰 돈 입니다.

<녹취> 외화벌이 책임자 출신 탈북자(음성변조) : "노동자들이 버는 돈의 80%는 아마 거의 국가가 가진다고 생각하면 돼요. 정말 앉아서 버는 거죠. 앉아서."

북한이 이 같은 해외 인력 송출과 광물 수출로 벌어들이는 돈은, 한 해 27억 달러가 넘습니다.

이번 미국의 조치로 이런 거액 송금이 봉쇄될 상황에 처한 겁니다.

북한이 “피가 마르는 고통”을 호소한 지난 2005년 방코델타아시아 사태.

당시 미국은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한 곳만 겨냥해 북한 돈을 묶었지만, 이번엔 북한과 거래하는 모든 금융기관이 표적입니다.

김정은의 통치자금 금고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김광진(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 "북한의 금융 시스템, 그리고 통치자금 운용, 핵·미사일에 들어가는 자금원천, 그 다음에 특수 기관들, 엘리트 계층으로 흘러들어가는 그런 사치품이나 통치자금, 이런 것들, 외화 자금 원천이 많이 고갈되거나 제약받지 않을까 보여집니다."

우리 정부는 미국의 이번 조치가 대북제재 효과를 높일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인터뷰>조준혁(외교부 대변인) : "북한의 비핵화 및 실질적인 변화를 위해 강력한 독자적 대북제재를 계속 부과해 나가겠다는 미국의 단호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써 정부는 이를 높이 평가한다."

이번 미국의 조치는 한마디로 김정은의 돈줄을 철저히 봉쇄하겠다는 겁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비록 임기가 7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았지만, 끝까지 모든 수단을 동원해 북한을 압박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입니다.

특히 이번 조치는 북한은 물론 중국을 동시에 겨냥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중국이 리수용 방중을 계기로 북·중 관계 개선에 나서면서 대북 제재를 완화할 가능성이 제기되던 상황.

미국이 이에 대해 사전경고를 던진 셈이 됐습니다.

당장 북한과 거래해온 중국 금융기관들은 압박감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김광진(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 "만약 달러나 미국 금융기관하고 거래를 하지 못한다면 바로 망하는 길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파산하는 거죠. 그래서 아마 자발적으로 모든 은행이나 금융기관들이 북한하고의 거래를 정리하거나 차단하는 조치를 취할 겁니다."

이에 대해 중국은 특정국가의 독자적 제재에 반대한다며 미국의 조치에 부정적 반응을 내놨습니다.

향후 미·중간 협력 여부가 대북 제재 성패의 주요 변수가 되는 분위기입니다.

최근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일본을 방문해 미일동맹을 재확인하고, 남중국해 영유권을 두고갈등을 빚고 있는 베트남도 방문해 미국산 무기 수출을 결정했습니다.

<녹취> 버락 오바마(미국 대통령/지난달 24일) : "이번 조치를 통해 베트남은 자국 안보를 위해 필요한 무기를 구입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를 자국에 대한 견제로 받아들인 중국이, 리수용 방중이라는 북한 카드와 미국의 금융 제재안에 대한 반대로 영향력을 과시하는 양상입니다.

<인터뷰> 조윤영(중앙대학교 정치국제학과 교수) : "사실 중국이 어느 정도 포위되었다는 측면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포위된 중국의 상황 속에서 북한을 끌어들여서 이러한 상황을 어느 정도 타개해보려는 중국의 외교전술로도 볼 수 있겠습니다."

이 때문에 다음 주 베이징에서 열리는 미·중 전략 경제 대화에서 양국이 어떤 태도를 보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혁명의 최전성기를 펼쳐주시여” : "주체 조선의 핵 공격 능력을 비상히 강화해주신 경애하는 원수님."

북·중간 고위급 인사가 만나던 그 날, 북한 TV는 새로운 기록영화 한 편을 공개했습니다.

무엇보다 눈길을 사로잡은 장면은 김정은이 지켜보는 가운데 수면 위로 솟구치는 잠수함 탄도 미사일, SLBM의 발사 장면입니다.

북한이 지난 4월, 사진으로만 공개했던 SLBM 발사 장면을, 한 달 여 만에 영상으로 공개한 겁니다.

김정은이 잠수함 함교에 올라 지휘하는 영상도 함께 방송됐습니다.

이 같은 SLBM 발사 장면 공개를 더욱 주목하게 된 이유는 바로 하루 전, 북한이 시험 발사한 무수단 미사일이 또 공중 폭발했기 때문입니다.

올 들어 네 번째,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또 다시 실패로 끝난 겁니다.

무수단처럼, 수직 발사해야하는 중장거리 미사일은 엔진의 추진력이 균일해야 하고 방향을 조정하는 보조엔진도 균형을 잘 잡아줘야 합니다.

무엇보다 액체연료가 타는 과정의 안전성을 확보 하는 게 관건인데요.

미사일에 실린 액체연료나 이 액체연료를 점화시키는 산화제가 엔진 밖으로 새나가면 폭발하게 되는 겁니다.

이른바, KN-07 (케이엔오세븐) 중거리 탄도 미사일, 무수단은 우선 이동식이라는 장점이 뚜렷하고 사거리가, 한반도와 일본은 물론, 미군기지가 있는 괌 까지 타격할 수 있는 북한의 중요한 전략 무기입니다.

<인터뷰> 문성묵(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 "북한의 입장에서는 적어도 일본을 포함해서 괌에 있는 미군 기지를 타격하는 거예요. 일단은 괌을 차단하기 위한 위력, 그 다음에 이게 돼야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는 그런 억제력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차원에서 무수단에 집착을 하고 있는 것이고 어떤 형태로든 성공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재발사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이례적인 SLBM의 발사 장면 공개를 이 같은 무수단 발사 실패와 연계해 해석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인터뷰> 문성묵(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 "북한 내부에서는 여러 차례 실패를 함으로써 우리 대한민국과 국제 사회에서 ‘북한의 미사일 역량이 이거 밖에 안돼?’라고 하는 그런 의구심을 표명할 때, ‘아니야, 우리 SLBM을 이렇게 성공적으로 수중 시험했고 이제는 비행단계에도 이르게 된 거야’ 이걸 보여줌으로써 김정은의 체면을 좀 세워주고 미사일 발사 실패, 무수단의 발사 실패를 뭔가 커버하고자 하는 만회하고자 하는 그런 속내도 있지 않을까."

7차 당대회를 통해, 핵·경제병진노선을 천명한 김정은 향후 대미 협상카드를 마련하기 위한 무력 과시에 조바심을 내면서 내부적으로는 잇단 미사일 발사 실패가, 대외적으로는 우방국 방문 외교와 대남 대화 공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문성묵(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 "북한으로서는 어떻게든 지금 가장 큰 과제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의 압력을 약화시키고 그 압력 과정에서 자기들이 어떻게 생존해 나갈 것인가 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 중 하나예요. 또 그런 과정에서도 대내적으로 주민들이 흔들리지 않고 김정은 중심으로 똘똘 뭉쳐서 어려움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 이런 것들이 같이 극복을 해야 되니까 이런 제스처, 저런 제스처를 같이 취하는 것으로 보고 앞으로도 그런 행태는 반복될 가능성 있어요."

대북제재가 중대 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미국이 강력한 대북 금융제재안을 발동한 가운데, 중국은 북한과의 관계 복원을 모색하면서도 대북제재에 동참하는 양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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