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난에 매연…서울 도심 관광버스 ‘몸살’

입력 2016.06.15 (21:34) 수정 2016.06.15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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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서울 도심의 대형 면세점 부근과 관광지 주변은 길게 늘어선 관광버스들로 늘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불법 주정차로 교통 흐름이 엉망이 되는가하면 공회전하면서 내뿜는 매연도 심각한 상황입니다.

이현준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도심에 있는 한 면세점 앞.

관광버스들이 차선 4개를 가로막습니다.

1차선으로 가려는 버스에 막혀 다른 차량들은 움직이지 못합니다.

신호가 바뀌면서 뒤늦게 교차로를 건너던 차량들이 서로 뒤엉킵니다.

아슬아슬하게 비껴가는 차량.

<인터뷰> 최암석(택시 기사) : "잘못하면 부딪혀버리죠. 접촉사고 나요. 여기 자주 오는데 위험을 많이 느끼죠."

이 버스들이 가는 곳은 면세점 바로 옆 도로입니다.

이미 수십 대가 한 개 차선을 차지했습니다.

<녹취> 관광버스 기사(음성변조) : "주차장 확보도 안 하고 (면세점은) 물건 팔 생각만 하지. 앞으로 더 심각해질 수도 있어요."

다른 면세점에서도 매일 같은 상황이 펼쳐집니다.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면세점 주차장입니다. 한꺼번에 100여 대가 몰릴 때도 있는데, 이 주차장엔 겨우 14대만 주차할 수 있습니다.

관광버스 수십 대가 불법정차돼 있는 남산 산책로.

서너 시간씩 엔진을 켜놓은 채 대기하고 있습니다.

5분 이상 공회전 금지 규정은 지켜지지 않습니다.

공회전 중인 버스 옆에서 초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해봤습니다.

70㎍까지 치솟습니다.

외출을 자제해야 할 정도의 수준입니다.

<녹취> 김 신(서울 용산구) : "(불쾌한 느낌이) 확 오죠. (버스) 뒤로는 안 갈려고 그러죠. 연기가 많이 나와요. 까맣게 나와요."

하지만 단속은 쉽지 않습니다.

단속반과 실랑이를 벌이면서 버티거나 그냥 도망쳐버립니다.

<녹취> "선생님, 그냥 가시면 안 됩니다."

올해 공회전 경고를 받은 차량 8,200여 대 가운데 과태료 부과 차량은 20대에 불과합니다.

<인터뷰> 이해관(서울시 대기관리과) : "경찰을 불러야 되는데 그럴 시간이 없죠. 거부하면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됩니다."

버스 기사들은 한여름 무더위를 탓합니다.

<녹취> 관광버스 기사(음성변조) : "숨을 못 쉬어요, 에어컨 안 틀어놓으면. 그런데 공회전 못 한다고, 기사가 시동 안 걸고 땀 찔찔 흘리면서 있는다고 해봐요."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명분으로 특별 대접을 받아온 관광버스에 대한 강력한 단속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이현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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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통난에 매연…서울 도심 관광버스 ‘몸살’
    • 입력 2016-06-15 21:34:38
    • 수정2016-06-15 22:2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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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서울 도심의 대형 면세점 부근과 관광지 주변은 길게 늘어선 관광버스들로 늘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불법 주정차로 교통 흐름이 엉망이 되는가하면 공회전하면서 내뿜는 매연도 심각한 상황입니다.

이현준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도심에 있는 한 면세점 앞.

관광버스들이 차선 4개를 가로막습니다.

1차선으로 가려는 버스에 막혀 다른 차량들은 움직이지 못합니다.

신호가 바뀌면서 뒤늦게 교차로를 건너던 차량들이 서로 뒤엉킵니다.

아슬아슬하게 비껴가는 차량.

<인터뷰> 최암석(택시 기사) : "잘못하면 부딪혀버리죠. 접촉사고 나요. 여기 자주 오는데 위험을 많이 느끼죠."

이 버스들이 가는 곳은 면세점 바로 옆 도로입니다.

이미 수십 대가 한 개 차선을 차지했습니다.

<녹취> 관광버스 기사(음성변조) : "주차장 확보도 안 하고 (면세점은) 물건 팔 생각만 하지. 앞으로 더 심각해질 수도 있어요."

다른 면세점에서도 매일 같은 상황이 펼쳐집니다.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면세점 주차장입니다. 한꺼번에 100여 대가 몰릴 때도 있는데, 이 주차장엔 겨우 14대만 주차할 수 있습니다.

관광버스 수십 대가 불법정차돼 있는 남산 산책로.

서너 시간씩 엔진을 켜놓은 채 대기하고 있습니다.

5분 이상 공회전 금지 규정은 지켜지지 않습니다.

공회전 중인 버스 옆에서 초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해봤습니다.

70㎍까지 치솟습니다.

외출을 자제해야 할 정도의 수준입니다.

<녹취> 김 신(서울 용산구) : "(불쾌한 느낌이) 확 오죠. (버스) 뒤로는 안 갈려고 그러죠. 연기가 많이 나와요. 까맣게 나와요."

하지만 단속은 쉽지 않습니다.

단속반과 실랑이를 벌이면서 버티거나 그냥 도망쳐버립니다.

<녹취> "선생님, 그냥 가시면 안 됩니다."

올해 공회전 경고를 받은 차량 8,200여 대 가운데 과태료 부과 차량은 20대에 불과합니다.

<인터뷰> 이해관(서울시 대기관리과) : "경찰을 불러야 되는데 그럴 시간이 없죠. 거부하면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됩니다."

버스 기사들은 한여름 무더위를 탓합니다.

<녹취> 관광버스 기사(음성변조) : "숨을 못 쉬어요, 에어컨 안 틀어놓으면. 그런데 공회전 못 한다고, 기사가 시동 안 걸고 땀 찔찔 흘리면서 있는다고 해봐요."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명분으로 특별 대접을 받아온 관광버스에 대한 강력한 단속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이현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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