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 기자 꿀! 하우스] “작지만 다 있어요”…내가 만든 나의 집

입력 2016.06.17 (08:41) 수정 2016.06.17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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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오도이촌이란 말이 있다고 합니다.

일주일 중 닷새는 도시, 이틀은 촌에서 산다는 말이라는데요.

그러고 싶어 여행을 떠나지만 매번 숙소 잡기 만만치 않죠.

그래서 아예 촌에 작은 집 하나를 더 짓는 사람들이 생겨났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위한 건축학교도 문을 열었고요.

작습니다. 그리고 투박합니다.

하지만 갖출 건 다 갖췄습니다.

무엇보다 무한애정이 담긴 집입니다.

내손닿지 않은 곳이 없는 그집~ 오늘 소개하는 꿀하우습니다.

함께 보시죠~

<리포트>

충북 제천의 한 건축 학교입니다.

이른 오전부터 학생들이 속속 도착하는데요.

<녹취> “집 지으러 왔어요.”

<녹취> “집 짓는 것을 배우러 왔습니다.”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녹취> “안녕하세요.”

문건호, 손정현 건축가입니다.

집짓기 수업은 어떻게 이뤄질까요.

<인터뷰> 문건호(건축가) : “바닥, 벽, 지붕 등 집을 짓는 전체 공정을 경험할 수 있는 과정을 교육하고 있습니다.”

건축 학교는 지난해 6월 문을 열었습니다.

벌써 6기 교육생들의 수업이 진행 중인데요.

교육 기간은 총 8일, 한 달간 매주 주말마다 이곳 제천에 모여 집을 지었습니다.

직업도 나이도 제각각인 교육생들, 집을 짓는 이유도 달랐는데요.

<인터뷰> 성동제(경남 김해시) : “다른 사람에게 집 짓는 걸 의뢰하더라도 좋은 건축주가 될 수 있는 기회인 것 같아서 배우러 왔어요.”

<인터뷰> 서형주(인천시 남구) : “저희 집이나 펜션을 지을 때 제가 직접 지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서 오게 됐어요.”

오늘이 바로 8일 차, 마지막 수업 날입니다.

지난 3주간 11제곱미터, 약 3.4평의 작은 집은 어떻게 지어졌을까요.

첫 주엔 도면에 나온 치수대로 나무를 잘라 집의 뼈대인 바닥, 벽, 지붕을 제작했고요.

둘째 주엔 주거에 꼭 필요한 전기 배선과 수도 배관 작업을 마쳤습니다.

그리고 지난주엔 단열을 위해 방수지와 석고보드까지 꼼꼼히 붙였습니다.

오늘은 집을 완성하는 날이라 마음이 급한데요.

공사 전 꼭 하는 게 있습니다.

<녹취> “체조부터 하고 시작하죠.”

교육생들은 모두 초보자인 데다 혹시 모를 안전사고에 대비하는 겁니다.

가벼운 체조로 근육을 풀어준 후 본격적인 수업을 시작합니다.

<녹취> “오늘은 가구 칠하고 세면대, 변기 부착하는 걸로 마무리하겠습니다.”

<녹취> “파이팅~”

학생들의 강한 의지가 느껴지는데요.

첫 작업은 세면대와 변기를 부착해 화장실을 완성하는 겁니다.

제일 먼저 양변기를 조립할 건데요.

물을 내릴 때 새지 않도록 변기와 물탱크를 잘 연결해 줍니다.

공구로 나사를 조이는 것조차 생각처럼 쉽지 않은데요.

이제 하수구 구멍에 맞춰 변기를 설치하면 됩니다.

이때도 방수가 중요한데요.

변기 테두리에 실리콘을 고르게 발라 변기를 붙입니다.

세면대는 수평을 맞춘 후 고정하는데요.

테스트를 해봐야겠죠.

콸콸 물이 시원하게 나오고, 또 내려갑니다.

<녹취> “다 성공입니다.”

서툴지만, 천천히 또 꼼꼼히 내가 만든 욕실입니다.

다음은 주방 벽에 타일을 붙일 건데요.

학생들이 직접 타일을 조합해 패턴을 구상합니다.

그 모습이 사뭇 진지해 보이는데요.

<녹취> “이런 패턴으로 2~3줄 붙이고 배경을 흰색 타일로 하면 신혼 느낌이 날 것 같아요.”

주방 벽은 흰색에 검은색 타일을 섞어 포인트를 주기로 했습니다.

척척 붙이면 될 줄 알았는데 간격을 맞추려니 손이 많이 가는데요.

어렵게 타일 작업도 마무리됐습니다.

이제 가구 페인트칠만 남았는데요.

우선 페인트가 예쁘게 칠해질 수 있게 준비 작업을 해야 합니다.

나무 가루를 반죽해 만든 일명 메꿈이로 원목에 상처가 난 부분을 메우는 건데요.

메꿈이를 손가락 끝에 묻힌 후 흠이 생긴 곳을 꼼꼼히 채워줍니다.

다 메우고 나면 한 시간 정도 말려야 하고요. 나뭇결대로 사포질해 표면을 고르게 다듬고 나면, 페인트를 칠할 수 있게 됩니다.

원목으로 만든 가구이기 때문에 나무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는 게 핵심인데요.

페인트에 물을 섞어 아주 묽게 만들어 줍니다.

페인트가 엷게 칠해지죠.

<인터뷰> 손정현(건축가) : “워싱 페인트라고 하는데 수성 페인트에 물을 섞어서 칠하는 겁니다. 원목 가구의 결도 살리고 색도 우아하고 예쁘게 나옵니다.”

매끈하게 페인트칠을 해보는데요.

바르는 모습이 전문가 못지않습니다.

<인터뷰> 류하윤(서울시 노원구) : “색을 칠하는 게 가구를 꾸미는 작업이라 재밌어요.”

이제 마감재를 발라주는데요.

광택을 내주는 건 물론이고 습기도 막아줘서 원목 상태를 잘 유지해줍니다.

이제 30분 정도 말리면 되는데요.

드디어 완성된 옷장을 집안에 들여놓습니다.

여기 옷장은 역할이 하나 더 있는데요.

하나씩 쌓아 올리면 2층으로 가는 계단이 됩니다.

한 달간의 집짓기 대장정이 마무리되는 순간.

내 손으로 작은집이 만들어졌다는 기쁨에 모두 환호합니다.

이렇게 작은집을 만드는 데 800만 원 정도가 드는데요.

건축물이기 때문에 인허가 절차가 꼭 필요합니다.

<인터뷰> 문건호(건축가) : “수도, 가스, 전기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해당 관청에 문의하고 건축사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좋습니다.”

매주 주말마다 집을 짓기에 매달렸던 사람들.

어느덧 한 달이 흘러 집이 완성되고 조촐한 수료식도 하게 됐습니다.

교육생들의 뿌듯함, 이루 말할 수 없겠죠.

<인터뷰> 서형주(인천시 남구) : “이 집을 내가 지었다고 생각하니까 감회가 새롭네요.”

<녹취> “아름다운 작은 집!”

작은 집을 혼자 힘으로 지으려면 얼마나 걸릴까요.

일주일에 3~4일씩 두 달에 걸쳐 집을 만든 강철환 씨를 만났습니다.

혼자 집짓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요.

<인터뷰> 강철환(서울시 구로구) : “가족이 살게 될 집을 제 손으로 직접 짓고 싶어서 건축 학교에서 체계적으로 배운 다음에 작은 집을 제일 먼저 짓게 됐습니다.”

강철환 씨 가족은 다음 달에 제천으로 이사를 올 예정인데요.

이 작은 집은 초등학교 4학년인 딸을 위해 맞춤으로 제작됐습니다.

그래서 싱크대 자리에 책상을 짜 넣었는데요.

2층 침실은 딸 아란이가 제일 좋아하는 공간입니다.

아직 정리는 덜 됐지만, 새소리도 나고, 지붕 아래 작은 창으로 보이는 산은 더 매력적이죠.

<인터뷰>강아란(서울시 구로구) : "창문 밖으로 아파트 대신 풀을 볼 수 있어서 좋아요."

현관문을 열면 마주 보이는 또 다른 집.

바로 가족이 함께 살 집입니다. 이 사이에 다리를 만들어 집을 연결할 건데요.

옆에 있는 이 집 역시 직접 짓고 있습니다.

20평 정도 돼서 지을 땐 훨씬 힘들었지만 그만큼 보람도 더 크다는데요.

<인터뷰> 강철환(서울시 구로구) : “내가 만들었다는 자부심과 내 생각대로 공간이 구현됐다는 즐거움이 제일 큰 것 같습니다.”

딱 필요한 공간만큼만, 내가 원하는 구조로 내가 만드는 작은집, 멋스럽지도, 세련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무한애정으로 만든 집~ 그래서 나에게 가장 소중한 꿀하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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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똑! 기자 꿀! 하우스] “작지만 다 있어요”…내가 만든 나의 집
    • 입력 2016-06-17 08:43:33
    • 수정2016-06-17 09: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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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오도이촌이란 말이 있다고 합니다.

일주일 중 닷새는 도시, 이틀은 촌에서 산다는 말이라는데요.

그러고 싶어 여행을 떠나지만 매번 숙소 잡기 만만치 않죠.

그래서 아예 촌에 작은 집 하나를 더 짓는 사람들이 생겨났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위한 건축학교도 문을 열었고요.

작습니다. 그리고 투박합니다.

하지만 갖출 건 다 갖췄습니다.

무엇보다 무한애정이 담긴 집입니다.

내손닿지 않은 곳이 없는 그집~ 오늘 소개하는 꿀하우습니다.

함께 보시죠~

<리포트>

충북 제천의 한 건축 학교입니다.

이른 오전부터 학생들이 속속 도착하는데요.

<녹취> “집 지으러 왔어요.”

<녹취> “집 짓는 것을 배우러 왔습니다.”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녹취> “안녕하세요.”

문건호, 손정현 건축가입니다.

집짓기 수업은 어떻게 이뤄질까요.

<인터뷰> 문건호(건축가) : “바닥, 벽, 지붕 등 집을 짓는 전체 공정을 경험할 수 있는 과정을 교육하고 있습니다.”

건축 학교는 지난해 6월 문을 열었습니다.

벌써 6기 교육생들의 수업이 진행 중인데요.

교육 기간은 총 8일, 한 달간 매주 주말마다 이곳 제천에 모여 집을 지었습니다.

직업도 나이도 제각각인 교육생들, 집을 짓는 이유도 달랐는데요.

<인터뷰> 성동제(경남 김해시) : “다른 사람에게 집 짓는 걸 의뢰하더라도 좋은 건축주가 될 수 있는 기회인 것 같아서 배우러 왔어요.”

<인터뷰> 서형주(인천시 남구) : “저희 집이나 펜션을 지을 때 제가 직접 지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서 오게 됐어요.”

오늘이 바로 8일 차, 마지막 수업 날입니다.

지난 3주간 11제곱미터, 약 3.4평의 작은 집은 어떻게 지어졌을까요.

첫 주엔 도면에 나온 치수대로 나무를 잘라 집의 뼈대인 바닥, 벽, 지붕을 제작했고요.

둘째 주엔 주거에 꼭 필요한 전기 배선과 수도 배관 작업을 마쳤습니다.

그리고 지난주엔 단열을 위해 방수지와 석고보드까지 꼼꼼히 붙였습니다.

오늘은 집을 완성하는 날이라 마음이 급한데요.

공사 전 꼭 하는 게 있습니다.

<녹취> “체조부터 하고 시작하죠.”

교육생들은 모두 초보자인 데다 혹시 모를 안전사고에 대비하는 겁니다.

가벼운 체조로 근육을 풀어준 후 본격적인 수업을 시작합니다.

<녹취> “오늘은 가구 칠하고 세면대, 변기 부착하는 걸로 마무리하겠습니다.”

<녹취> “파이팅~”

학생들의 강한 의지가 느껴지는데요.

첫 작업은 세면대와 변기를 부착해 화장실을 완성하는 겁니다.

제일 먼저 양변기를 조립할 건데요.

물을 내릴 때 새지 않도록 변기와 물탱크를 잘 연결해 줍니다.

공구로 나사를 조이는 것조차 생각처럼 쉽지 않은데요.

이제 하수구 구멍에 맞춰 변기를 설치하면 됩니다.

이때도 방수가 중요한데요.

변기 테두리에 실리콘을 고르게 발라 변기를 붙입니다.

세면대는 수평을 맞춘 후 고정하는데요.

테스트를 해봐야겠죠.

콸콸 물이 시원하게 나오고, 또 내려갑니다.

<녹취> “다 성공입니다.”

서툴지만, 천천히 또 꼼꼼히 내가 만든 욕실입니다.

다음은 주방 벽에 타일을 붙일 건데요.

학생들이 직접 타일을 조합해 패턴을 구상합니다.

그 모습이 사뭇 진지해 보이는데요.

<녹취> “이런 패턴으로 2~3줄 붙이고 배경을 흰색 타일로 하면 신혼 느낌이 날 것 같아요.”

주방 벽은 흰색에 검은색 타일을 섞어 포인트를 주기로 했습니다.

척척 붙이면 될 줄 알았는데 간격을 맞추려니 손이 많이 가는데요.

어렵게 타일 작업도 마무리됐습니다.

이제 가구 페인트칠만 남았는데요.

우선 페인트가 예쁘게 칠해질 수 있게 준비 작업을 해야 합니다.

나무 가루를 반죽해 만든 일명 메꿈이로 원목에 상처가 난 부분을 메우는 건데요.

메꿈이를 손가락 끝에 묻힌 후 흠이 생긴 곳을 꼼꼼히 채워줍니다.

다 메우고 나면 한 시간 정도 말려야 하고요. 나뭇결대로 사포질해 표면을 고르게 다듬고 나면, 페인트를 칠할 수 있게 됩니다.

원목으로 만든 가구이기 때문에 나무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는 게 핵심인데요.

페인트에 물을 섞어 아주 묽게 만들어 줍니다.

페인트가 엷게 칠해지죠.

<인터뷰> 손정현(건축가) : “워싱 페인트라고 하는데 수성 페인트에 물을 섞어서 칠하는 겁니다. 원목 가구의 결도 살리고 색도 우아하고 예쁘게 나옵니다.”

매끈하게 페인트칠을 해보는데요.

바르는 모습이 전문가 못지않습니다.

<인터뷰> 류하윤(서울시 노원구) : “색을 칠하는 게 가구를 꾸미는 작업이라 재밌어요.”

이제 마감재를 발라주는데요.

광택을 내주는 건 물론이고 습기도 막아줘서 원목 상태를 잘 유지해줍니다.

이제 30분 정도 말리면 되는데요.

드디어 완성된 옷장을 집안에 들여놓습니다.

여기 옷장은 역할이 하나 더 있는데요.

하나씩 쌓아 올리면 2층으로 가는 계단이 됩니다.

한 달간의 집짓기 대장정이 마무리되는 순간.

내 손으로 작은집이 만들어졌다는 기쁨에 모두 환호합니다.

이렇게 작은집을 만드는 데 800만 원 정도가 드는데요.

건축물이기 때문에 인허가 절차가 꼭 필요합니다.

<인터뷰> 문건호(건축가) : “수도, 가스, 전기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해당 관청에 문의하고 건축사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좋습니다.”

매주 주말마다 집을 짓기에 매달렸던 사람들.

어느덧 한 달이 흘러 집이 완성되고 조촐한 수료식도 하게 됐습니다.

교육생들의 뿌듯함, 이루 말할 수 없겠죠.

<인터뷰> 서형주(인천시 남구) : “이 집을 내가 지었다고 생각하니까 감회가 새롭네요.”

<녹취> “아름다운 작은 집!”

작은 집을 혼자 힘으로 지으려면 얼마나 걸릴까요.

일주일에 3~4일씩 두 달에 걸쳐 집을 만든 강철환 씨를 만났습니다.

혼자 집짓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요.

<인터뷰> 강철환(서울시 구로구) : “가족이 살게 될 집을 제 손으로 직접 짓고 싶어서 건축 학교에서 체계적으로 배운 다음에 작은 집을 제일 먼저 짓게 됐습니다.”

강철환 씨 가족은 다음 달에 제천으로 이사를 올 예정인데요.

이 작은 집은 초등학교 4학년인 딸을 위해 맞춤으로 제작됐습니다.

그래서 싱크대 자리에 책상을 짜 넣었는데요.

2층 침실은 딸 아란이가 제일 좋아하는 공간입니다.

아직 정리는 덜 됐지만, 새소리도 나고, 지붕 아래 작은 창으로 보이는 산은 더 매력적이죠.

<인터뷰>강아란(서울시 구로구) : "창문 밖으로 아파트 대신 풀을 볼 수 있어서 좋아요."

현관문을 열면 마주 보이는 또 다른 집.

바로 가족이 함께 살 집입니다. 이 사이에 다리를 만들어 집을 연결할 건데요.

옆에 있는 이 집 역시 직접 짓고 있습니다.

20평 정도 돼서 지을 땐 훨씬 힘들었지만 그만큼 보람도 더 크다는데요.

<인터뷰> 강철환(서울시 구로구) : “내가 만들었다는 자부심과 내 생각대로 공간이 구현됐다는 즐거움이 제일 큰 것 같습니다.”

딱 필요한 공간만큼만, 내가 원하는 구조로 내가 만드는 작은집, 멋스럽지도, 세련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무한애정으로 만든 집~ 그래서 나에게 가장 소중한 꿀하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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