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아파트서 벌어진 ‘흉기 난동’…피해자 숨져

입력 2016.06.28 (08:32) 수정 2016.06.28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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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지난 25일 살인 사건이 발생한 현장입니다.

사건은 서울에 있는 한 아파트 단지 주차장에서 벌어졌습니다.

사건이 일어난 시간은 밤 10시.

그리 늦은 시간이 아니라 주변에 오가는 사람들도 있던 상황에서 50대 남성이 흉기를 휘둘렀습니다.

결국, 한 명이 숨지고 한 명이 크게 다쳤습니다.

이 남성과 피해자들 모두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이웃 주민들이었습니다.

흉기를 휘두른 남성은 사건 발생 직후 도망치기는커녕 마트에 들어가 자신이 사람을 찔렀으니 경찰에 신고하라고 말했는데요.

아파트 단지에서 벌어진 이 끔찍한 흉기 난동의 이유는 대체 무엇이었을까요.

뉴스따라잡기에서 따라가 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25일 밤 10시쯤.

상의를 벗은 남성이 엘리베이터에 올라탑니다.

1층에 내려온 남성은 맨발로 황급히 아파트 밖으로 나갑니다.

그가 향한 곳은 아파트 단지 내 있는 장애인 단체 사무실.

사무실 앞에 있던 사람들은 남성의 모습에 흠칫 놀랐다는데요.

이유는 그의 행색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녹취> 김 모 씨(피해자/음성변조) : “칼을 갖고 왔나 봐요. 그게 일반 칼이 아니라 회칼이에요. 회 뜨는 칼이에요.”

<녹취> 최 모 씨(목격자/음성변조) : “형 빨리 도망가 칼이야, 칼. 112에 신고해. 그리고 도망가라고 그러더라고요.”

그의 손에 흉기가 들려있었던 겁니다.

남성은 이웃주민인 김 모 씨의 얼굴을 향해 칼을 휘둘렀습니다.

<녹취> 김 모 씨(피해자/음성변조) : “달려오면서 막 죽여버리겠다고 하면서 달려온 거예요. (흉기에) 맞아서 얼굴이 다 찢어진 상태에서 그 사람을 밀었어요. 도망 나오면서 보니깐 택시기사 아저씨들이 열 몇 명이 있더라고요. 112에 신고 좀 해달라고...”

남성은 도망치는 김 씨를 쫓아가 재차 흉기를 휘둘렀습니다.

얼굴을 크게 다친 김 씨는 곧장 응급실로 옮겨졌습니다.

무려 150바늘을 꿰매야 했을 정도로 부상이 심했던 김 씨.

그런 그에게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녹취> 김 모 씨(피해자/음성변조) : “응급실에서 치료받고 있는 상황에서 또 누가 칼에 찔렸다는 얘기가 나온 거예요. 칼에 찔려서 사망을 했다고...”

남성이 휘두른 칼에 목숨을 잃은 사람이 있다는 겁니다.

살해된 사람은 인근 아파트 단지에 사는 30대 노 모 씨.

노 씨는 김 씨가 칼에 찔려 다쳤다는 얘기를 듣고 나오다 남성과 마주쳤고, 칼에 찔려 살해됐습니다.

<녹취> 이웃주민(음성변조) : “장애인들 어디 가게 되면 휠체어 꺼내주고 들어주고, 너무 안타까웠다니까 이제 38살인데요. 어떡하느냐고요 앞길이 창창한데….”

남성은 노 씨까지 찌른 뒤 마트에 들어가 자신이 사람을 찔렀으니 신고를 하라고 말했습니다.

하루아침에 아들을 잃어버린 노 씨의 부모는 아들의 부재를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녹취> 피해자 유족(음성변조) : “장애인들이 무거운 거 못 들고 냉장고 옮기지 못하고 그러면 도움을 주고, 장애인한테 그런 거 도와주고 그렇게 착하게 살고 (했는데)...”

<녹취> 피해자 유족(음성변조) : “(사정을) 아무것도 모르니까 장례를 치를 (정신이) 없고, 아무것도 몰라요.”

대체 이날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칼을 휘두른 남성은 아파트 주민 58살 차 모 씨로 사건 발생 약 한 시간 전 다른 이웃과 말다툼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때 근처를 지나가던 장애인 단체 회장 천 모 씨는 차 씨에게 좀 조용히 하라며 타일렀다고 합니다.

그러자 차 씨가 천 씨를 향해 시비를 걸어왔다는 겁니다.

<녹취> 천 모 씨(장애인 단체 회장) : “(장애인 단체) 회장이면 다냐? 이런 식으로 뭐라 하고... 미용실에서 일하는 아줌마가 강제로 막 끌어냈어요.”

상황이 험악해지자 다리가 불편한 천 씨가 평소 장애인 단체의 일을 도와주는 지인들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사망한 노 씨와 김 씨가 현장에 왔습니다.

화가 난 차 씨는 천 씨가 있는 미용실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고, 이를 말리는 과정에서 김 씨와 실랑이가 벌어졌다고 합니다.

<녹취> 김 모 씨(피해자/음성변조) : “제가 미용실 못 들어가게 막았었거든요. (그랬더니) 장애인이 무슨 조직폭력배냐고 사람들이 뭐 이렇게 오냐고 그러면서 안 좋게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러자 술에 취해 있었다는 차 씨는 아예 바닥에 주저앉아버렸고, 사망한 노 씨가 차 씨를 일으켜 세우는 과정에서 차 씨의 옷이 뜯어졌다고 말합니다.

<녹취> 김 모 씨(피해자/음성변조) : “옷이 좀 찢어졌어요. 그러더니 자기가 다 벗었어요. 그 상황에서 계속 옷도 안 입고 그런 거예요. (노씨가) 옷값을 물어주겠다. 그러면서 이름이 노00이니깐 장애인 협회 사무실로 오라고 옷값 물어줄 테니깐 (했는데) 그때부터 감정 상했나 봐요.”

실랑이가 계속되자 일행은 차 씨를 내버려둔 채 돌아가기로 했고 상황은 그렇게 끝나는 듯싶었습니다.

그런데 30분 뒤 차 씨가 장애인 단체 사무실에 찾아와 일행에게 흉기를 휘두른 겁니다.

<녹취> 김 모 씨(피해자/음성변조) : “경찰에서 듣기로는 그 자리에서 일단은 거의 심장이 멎은 상태, 그 상태였다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차 씨와 장애인 단체 사이에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녹취> 천 모 씨(장애인 단체 회장) : “행사 때마다 와서 행패 부리고 그래요. 작년에도 그랬어요. 마이크 다 찢어버리고 집어 던지고.”

피의자 차 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애초 이번 사건이 지난 해 있었던 다툼 때문이라고 진술했습니다.

<녹취> 경찰관계자(음성변조) : “작년에 자기들끼리 싸우면서 옷이 찢어졌는데 어저께 우연히 만나게 되니깐, 그때 옷을 왜 변상 안 해주냐 하면서 장애인 단체 회장하고 시비가 붙었는데...”

지난 해 장애인 단체 회장인 천 씨와 다투다 차 씨의 옷이 찢어지는 사건이 이전에 또 있었다는 겁니다.

게다가 장애인 단체 회원들이 평소 자신을 무시해 갑자기 화가 났다고도 했습니다.

천 씨를 비롯해 일행은 그런 일이 없었다며 부인하고 상황.

<녹취> 염건령(한국범죄학연구소 선임연구위원) : “제가 볼 때는 피해 입으신 분들이 원인제공 했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고요. 다만 가해자 측에서 본인을 무시한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일종의 피해망상적 증상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요. 피해망상이 누적되는 과정에서 해소할 방법은 이 사람이 분노의 폭발밖에 없었을 것 같아요.

이웃 주민 간의 다툼으로 결국, 애꿎은 한 가정의 아들이 숨졌습니다.

경찰은 보다.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차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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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6-28 08:37:26
    • 수정2016-06-28 09: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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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살인 사건이 발생한 현장입니다.

사건은 서울에 있는 한 아파트 단지 주차장에서 벌어졌습니다.

사건이 일어난 시간은 밤 10시.

그리 늦은 시간이 아니라 주변에 오가는 사람들도 있던 상황에서 50대 남성이 흉기를 휘둘렀습니다.

결국, 한 명이 숨지고 한 명이 크게 다쳤습니다.

이 남성과 피해자들 모두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이웃 주민들이었습니다.

흉기를 휘두른 남성은 사건 발생 직후 도망치기는커녕 마트에 들어가 자신이 사람을 찔렀으니 경찰에 신고하라고 말했는데요.

아파트 단지에서 벌어진 이 끔찍한 흉기 난동의 이유는 대체 무엇이었을까요.

뉴스따라잡기에서 따라가 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25일 밤 10시쯤.

상의를 벗은 남성이 엘리베이터에 올라탑니다.

1층에 내려온 남성은 맨발로 황급히 아파트 밖으로 나갑니다.

그가 향한 곳은 아파트 단지 내 있는 장애인 단체 사무실.

사무실 앞에 있던 사람들은 남성의 모습에 흠칫 놀랐다는데요.

이유는 그의 행색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녹취> 김 모 씨(피해자/음성변조) : “칼을 갖고 왔나 봐요. 그게 일반 칼이 아니라 회칼이에요. 회 뜨는 칼이에요.”

<녹취> 최 모 씨(목격자/음성변조) : “형 빨리 도망가 칼이야, 칼. 112에 신고해. 그리고 도망가라고 그러더라고요.”

그의 손에 흉기가 들려있었던 겁니다.

남성은 이웃주민인 김 모 씨의 얼굴을 향해 칼을 휘둘렀습니다.

<녹취> 김 모 씨(피해자/음성변조) : “달려오면서 막 죽여버리겠다고 하면서 달려온 거예요. (흉기에) 맞아서 얼굴이 다 찢어진 상태에서 그 사람을 밀었어요. 도망 나오면서 보니깐 택시기사 아저씨들이 열 몇 명이 있더라고요. 112에 신고 좀 해달라고...”

남성은 도망치는 김 씨를 쫓아가 재차 흉기를 휘둘렀습니다.

얼굴을 크게 다친 김 씨는 곧장 응급실로 옮겨졌습니다.

무려 150바늘을 꿰매야 했을 정도로 부상이 심했던 김 씨.

그런 그에게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녹취> 김 모 씨(피해자/음성변조) : “응급실에서 치료받고 있는 상황에서 또 누가 칼에 찔렸다는 얘기가 나온 거예요. 칼에 찔려서 사망을 했다고...”

남성이 휘두른 칼에 목숨을 잃은 사람이 있다는 겁니다.

살해된 사람은 인근 아파트 단지에 사는 30대 노 모 씨.

노 씨는 김 씨가 칼에 찔려 다쳤다는 얘기를 듣고 나오다 남성과 마주쳤고, 칼에 찔려 살해됐습니다.

<녹취> 이웃주민(음성변조) : “장애인들 어디 가게 되면 휠체어 꺼내주고 들어주고, 너무 안타까웠다니까 이제 38살인데요. 어떡하느냐고요 앞길이 창창한데….”

남성은 노 씨까지 찌른 뒤 마트에 들어가 자신이 사람을 찔렀으니 신고를 하라고 말했습니다.

하루아침에 아들을 잃어버린 노 씨의 부모는 아들의 부재를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녹취> 피해자 유족(음성변조) : “장애인들이 무거운 거 못 들고 냉장고 옮기지 못하고 그러면 도움을 주고, 장애인한테 그런 거 도와주고 그렇게 착하게 살고 (했는데)...”

<녹취> 피해자 유족(음성변조) : “(사정을) 아무것도 모르니까 장례를 치를 (정신이) 없고, 아무것도 몰라요.”

대체 이날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칼을 휘두른 남성은 아파트 주민 58살 차 모 씨로 사건 발생 약 한 시간 전 다른 이웃과 말다툼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때 근처를 지나가던 장애인 단체 회장 천 모 씨는 차 씨에게 좀 조용히 하라며 타일렀다고 합니다.

그러자 차 씨가 천 씨를 향해 시비를 걸어왔다는 겁니다.

<녹취> 천 모 씨(장애인 단체 회장) : “(장애인 단체) 회장이면 다냐? 이런 식으로 뭐라 하고... 미용실에서 일하는 아줌마가 강제로 막 끌어냈어요.”

상황이 험악해지자 다리가 불편한 천 씨가 평소 장애인 단체의 일을 도와주는 지인들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사망한 노 씨와 김 씨가 현장에 왔습니다.

화가 난 차 씨는 천 씨가 있는 미용실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고, 이를 말리는 과정에서 김 씨와 실랑이가 벌어졌다고 합니다.

<녹취> 김 모 씨(피해자/음성변조) : “제가 미용실 못 들어가게 막았었거든요. (그랬더니) 장애인이 무슨 조직폭력배냐고 사람들이 뭐 이렇게 오냐고 그러면서 안 좋게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러자 술에 취해 있었다는 차 씨는 아예 바닥에 주저앉아버렸고, 사망한 노 씨가 차 씨를 일으켜 세우는 과정에서 차 씨의 옷이 뜯어졌다고 말합니다.

<녹취> 김 모 씨(피해자/음성변조) : “옷이 좀 찢어졌어요. 그러더니 자기가 다 벗었어요. 그 상황에서 계속 옷도 안 입고 그런 거예요. (노씨가) 옷값을 물어주겠다. 그러면서 이름이 노00이니깐 장애인 협회 사무실로 오라고 옷값 물어줄 테니깐 (했는데) 그때부터 감정 상했나 봐요.”

실랑이가 계속되자 일행은 차 씨를 내버려둔 채 돌아가기로 했고 상황은 그렇게 끝나는 듯싶었습니다.

그런데 30분 뒤 차 씨가 장애인 단체 사무실에 찾아와 일행에게 흉기를 휘두른 겁니다.

<녹취> 김 모 씨(피해자/음성변조) : “경찰에서 듣기로는 그 자리에서 일단은 거의 심장이 멎은 상태, 그 상태였다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차 씨와 장애인 단체 사이에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녹취> 천 모 씨(장애인 단체 회장) : “행사 때마다 와서 행패 부리고 그래요. 작년에도 그랬어요. 마이크 다 찢어버리고 집어 던지고.”

피의자 차 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애초 이번 사건이 지난 해 있었던 다툼 때문이라고 진술했습니다.

<녹취> 경찰관계자(음성변조) : “작년에 자기들끼리 싸우면서 옷이 찢어졌는데 어저께 우연히 만나게 되니깐, 그때 옷을 왜 변상 안 해주냐 하면서 장애인 단체 회장하고 시비가 붙었는데...”

지난 해 장애인 단체 회장인 천 씨와 다투다 차 씨의 옷이 찢어지는 사건이 이전에 또 있었다는 겁니다.

게다가 장애인 단체 회원들이 평소 자신을 무시해 갑자기 화가 났다고도 했습니다.

천 씨를 비롯해 일행은 그런 일이 없었다며 부인하고 상황.

<녹취> 염건령(한국범죄학연구소 선임연구위원) : “제가 볼 때는 피해 입으신 분들이 원인제공 했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고요. 다만 가해자 측에서 본인을 무시한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일종의 피해망상적 증상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요. 피해망상이 누적되는 과정에서 해소할 방법은 이 사람이 분노의 폭발밖에 없었을 것 같아요.

이웃 주민 간의 다툼으로 결국, 애꿎은 한 가정의 아들이 숨졌습니다.

경찰은 보다.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차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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