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화재 ‘이불 구조’ 참여 女미군 미국서 사망

입력 2016.07.01 (14:20) 수정 2016.07.01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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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4월 경기도 평택시 한 건물 화재 현장에서 외국인 가족의 탈출을 도운 주한 미군 20대 여성 병사가 귀국 뒤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미 7공군사령부는 지난달 24일 오산 미공군기지에서 故 시에라 로저스(Cierra Rogers·26·여) 병장에 대한 추모식이 열렸다고 1일 밝혔다.

한국에서 근무하던 로저스 병장은 플로리다주 모 부대로 복귀한 뒤 지난 5월 20일 숨졌다. 숨진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그녀는 오산 공군기지 제731항공수송대대에서 파견 근무를 했다. 4월 29일 평택의 4층짜리 주상복합 건물에서 화재가 났을 때는 해당 건물 4층에서 나이지리아 국적 A(31·여)씨와 A씨의 자녀 3명 등 4명과 함께 있었다.

오후 6시 30분쯤 갑자기 아래쪽에서 불길이 치솟자 로저스 병장은 발로 창문 유리를 깬 뒤 건물 외벽 가스 배관을 타고 2층까지 내려왔다가 아래로 떨어져 다리를 다쳤다.

탈출한 로저스 병장은 곧바로 주변에 도움을 청했고, 평택시민 6명과 미군 15명 등이 근처 이불가게에서 이불을 전달받아 바닥에 깔거나 펴 들고 A씨 가족에게 뛰어내리라고 손짓했다.

그녀가 신속하게 유리창을 깨 탈출로를 확보하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한 덕분에 A씨와 아이들은 이불 위로 뛰어내려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로저스 병장은 다친 다리를 치료받은 뒤 파견 기간이 만료돼 플로리다주 소재 부대로 복귀했다.

하지만 지난달 20일 잠을 자다가 숨진 채 발견돼 현재 미군이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7공군사령부 관계자는 "로저스 병장이 탈출 경로를 마련하고 주변에 도움을 청한 덕분에 A씨 가족들도 무사히 탈출할 수 있었다"며 "사망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아 군 측에서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와 평택시는 로저스 병장을 포함, 미군 16명과 평택시민 6명 등 22명에 대해 감사의 뜻을 담아 유공 표창을 전달했지만, 결국 로저스 병장은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로저스 병장의 안타까운 사연은 최근 'stars and stripes, military.com' 등 각종 미군 관련 언론에 실리면서 알려지게 됐다.

[연관 기사] ☞ [뉴스광장] 건물 화재…4층서 떨어진 아이 이불로 받아 구조 (2016.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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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택 화재 ‘이불 구조’ 참여 女미군 미국서 사망
    • 입력 2016-07-01 14:20:52
    • 수정2016-07-01 14:23:07
    사회
올 4월 경기도 평택시 한 건물 화재 현장에서 외국인 가족의 탈출을 도운 주한 미군 20대 여성 병사가 귀국 뒤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미 7공군사령부는 지난달 24일 오산 미공군기지에서 故 시에라 로저스(Cierra Rogers·26·여) 병장에 대한 추모식이 열렸다고 1일 밝혔다.

한국에서 근무하던 로저스 병장은 플로리다주 모 부대로 복귀한 뒤 지난 5월 20일 숨졌다. 숨진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그녀는 오산 공군기지 제731항공수송대대에서 파견 근무를 했다. 4월 29일 평택의 4층짜리 주상복합 건물에서 화재가 났을 때는 해당 건물 4층에서 나이지리아 국적 A(31·여)씨와 A씨의 자녀 3명 등 4명과 함께 있었다.

오후 6시 30분쯤 갑자기 아래쪽에서 불길이 치솟자 로저스 병장은 발로 창문 유리를 깬 뒤 건물 외벽 가스 배관을 타고 2층까지 내려왔다가 아래로 떨어져 다리를 다쳤다.

탈출한 로저스 병장은 곧바로 주변에 도움을 청했고, 평택시민 6명과 미군 15명 등이 근처 이불가게에서 이불을 전달받아 바닥에 깔거나 펴 들고 A씨 가족에게 뛰어내리라고 손짓했다.

그녀가 신속하게 유리창을 깨 탈출로를 확보하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한 덕분에 A씨와 아이들은 이불 위로 뛰어내려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로저스 병장은 다친 다리를 치료받은 뒤 파견 기간이 만료돼 플로리다주 소재 부대로 복귀했다.

하지만 지난달 20일 잠을 자다가 숨진 채 발견돼 현재 미군이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7공군사령부 관계자는 "로저스 병장이 탈출 경로를 마련하고 주변에 도움을 청한 덕분에 A씨 가족들도 무사히 탈출할 수 있었다"며 "사망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아 군 측에서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와 평택시는 로저스 병장을 포함, 미군 16명과 평택시민 6명 등 22명에 대해 감사의 뜻을 담아 유공 표창을 전달했지만, 결국 로저스 병장은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로저스 병장의 안타까운 사연은 최근 'stars and stripes, military.com' 등 각종 미군 관련 언론에 실리면서 알려지게 됐다.

[연관 기사] ☞ [뉴스광장] 건물 화재…4층서 떨어진 아이 이불로 받아 구조 (2016.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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