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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흑해함대가 힘을 받는 이유
입력 2016.07.22 (09:30) 취재후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로 한창 시끄러울 무렵, 크림반도를 찾았다. 크림반도의 서쪽 끝에 위치한 부동항 세바스토폴은 흑해함대의 모항이다. 남중국해, 한반도 사드 문제로 미-중 간에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면, 유럽에서는 나토(NATO)와 러시아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마침, 7월 8일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러시아 해군은 흑해함대를 전격 외신기자에게 공개했다.


세바스토폴 항구에서 작은 함정을 타고 시원한 바닷길을 조금 달리니 정박해 있는 군함들이 보인다. 그중 가장 크고 최신형인 군함에 올라탔다. 지난 6월 9일 흑해함대에 배치된 최신예 호위함 '아드미랄 그리고로비치'이다.

최신예 호위함·잠수함으로 흑해함대 강화 중


'그리고로비치'함은 흑해함대 전력증강 사업으로 추진해 온 '11356 계획'에 따라 건조하기로 한 6척 가운데 첫 번째 호위함이다. 지난 3월 해군에 인도된 뒤 시험운항을 마치고 흑해함대에 배치됐다. 앞으로 5척이 더 흑해함대에 배치될 예정이다.

이 호위함은 길이 124.8m, 배수량 4,035톤, 항속거리 4,850 해상 마일(8,700km)에 7만 마력의 엔진으로 시간당 60km를 항해할 수 있다. 흑해함대 처음으로 원양작전 능력을 갖춘 수상함이라고 한다. 또 대함, 대잠, 대지, 대공 작전 능력을 갖춘 다목적 함정이다. 호위함의 무장 능력은 아래와 같다.


이 가운데 가장 위력적인 무기는, 'Club-N 함대지·함대함 순항 미사일'이 아닌가 싶다. Club-N 미사일은 시리아 내전에서 이름을 날린 'SS-N-30 A(칼리브르)' 장거리 순항미사일의 수출용 버전(Export variants)인 것으로 알려졌다.

'칼리브르 장거리 순항미사일'은 지난해 10월 러시아 해군이 카스피해에서 1,448km 정도 떨어진 시리아 내 IS 목표물을 타격하는 데 처음 사용하면서 관심을 끌었다. 호위함의 벨리치코 함장은 "무엇보다 Club-N은 주변 건물이나 민간인의 피해 없이 정교하게 목표물만 타격하는 정확도가 자랑이다."라고 설명했다.

개량형 디젤 잠수함 배치


흑해함대에는 최근 개량형 킬로급(636형) 디젤 잠수함 4척이 배치됐다. 이 잠수함은 수중 배수량이 4천 톤으로 최고 400m 해저에서 20노트(37km)의 속도로 45일 동안 작전할 수 있다. 스텔스 기능이 뛰어나 탐지가 어려워서 '대양의 블랙홀' 이란 별명이 붙었다. 6개의 어뢰발사관을 통해 초진공 어뢰인 'VA-111 쉬크발'이나 항모킬러인 'SS-N-27 시즐러' 대함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 흑해함대에는 같은 잠수함 2척이 더 배치될 예정이다.

602번 소형 미사일함602번 소형 미사일함

호위함 '그리고로비치' 주위로 군함 10여 척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데 그중에 눈에 띄는 함정이 '젤룐느이 돌'이다. 1,000t급 소형 미사일함으로 장거리 순항 미사일 '칼리브르'를 탑재한 함정이다. 이것과 같은 타입의 카스피해 전단 함정들이 지난해 10월 카스피해에서 시리아 내 IS 목표물을 향해 '칼리브르'를 발사했다.

“지중해에 러시아의 국익이 있다”

흑해함대는 제정 러시아의 예카테리나 여제 당시인 1783년 5월 창설됐다. 태평양 함대, 발트 함대, 북해 함대와 함께 러시아 해군의 4대 함대 중 하나다.

러시아 남부 국경선의 중요한 방어망이자, 러시아가 흑해와 지중해로 힘을 투사하는데 있어 없어서는 안 되는 전략적 요충지를 지키는 역할을 해왔다. 또 보스포루스 해협을 통해 외해로 나가는 러시아 유조선단의 기항지이자 러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가스공급로인 "사우스 스트림(South Stream)' 보호 임무도 수행하고 있다.

흑해함대에는 미사일 순양함, 미사일 구축함, 호위함, 대형 상륙함, 유도탄함, 잠수함 등 50여 척 이상의 함정들이 배치돼 있다. 대부분 함정의 선령이 30년가량 됐는데 최근 들어 최신예 함정들로 교체되고 있다. 2020년까지 전력증강 사업에 따라 15척 이상의 최신 함정들이 흑해함대에 배속될 것으로 알려졌다.


역사상 끊임없이 부동항을 찾아 나선 러시아로서는 흑해에서 지중해를 거쳐 대양으로 진출하는데 사활적 이익이 걸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4년 우크라이나 사태 와중에 크림반도가 러시아로 귀속된 이후에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에 영유권 다툼을 벌이는 것도 흑해함대가 위치한 크림반도의 지정학적 중요성 때문일 것이다.

러시아는 2013년 5월부터 "지중해에 러시아의 국익이 있다”는 기치 아래 '지중해 상주 기동전대'를 운용하고 있다. 이는 지중해 상에 항상 러시아 함정이 떠 있으면서 러시아의 국익을 보호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발생하고 시리아 내전이 격화되면서 이 작전개념은 미래를 너무나 잘 꿰뚫어 본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북해, 발틱, 블라디보스토크 함대에서 차출된 함정들이 7~8척 지중해에 돌아가며 상주하고 있는데, 앞으로 상주 기동전단을 20척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러시아 해군은 가장 가까운 흑해함대에 최신 함정·잠수함을 우선 배치하려는 계획을 잡고 있다.


주변국 움직임도 주목된다. 크림반도를 병합한 러시아에 대항해 흑해에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 분함대를 구축하려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나토판 흑해 함대' 창설 구상은 지난 1월 흑해 연안 국가인 루마니아가 제안했다.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후에 위협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이 구상에 터키도 지지하는 입장을 밝혔다. 나토의 흑해 분함대에는 이들 국가 외에 미국, 독일, 이탈리아 등이 참여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7월 9일 폐막한 나토 정상회의에서는, 발틱 3국(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과 폴란드에 각각 1개 대대씩 4천 명의 나토 병력을 증파하기로 했다. 당연히 러시아는 반발하고 있다. 흑해에서부터 발트해까지, 유럽 곳곳에서 나토와 러시아 간 군사적 긴장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연관 기사] ☞ 흑해함대를 가다…최신예 함정 첫 공개 (2016.07.18.)
  • [취재후] 흑해함대가 힘을 받는 이유
    • 입력 2016-07-22 09:30:56
    취재후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로 한창 시끄러울 무렵, 크림반도를 찾았다. 크림반도의 서쪽 끝에 위치한 부동항 세바스토폴은 흑해함대의 모항이다. 남중국해, 한반도 사드 문제로 미-중 간에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면, 유럽에서는 나토(NATO)와 러시아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마침, 7월 8일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러시아 해군은 흑해함대를 전격 외신기자에게 공개했다.


세바스토폴 항구에서 작은 함정을 타고 시원한 바닷길을 조금 달리니 정박해 있는 군함들이 보인다. 그중 가장 크고 최신형인 군함에 올라탔다. 지난 6월 9일 흑해함대에 배치된 최신예 호위함 '아드미랄 그리고로비치'이다.

최신예 호위함·잠수함으로 흑해함대 강화 중


'그리고로비치'함은 흑해함대 전력증강 사업으로 추진해 온 '11356 계획'에 따라 건조하기로 한 6척 가운데 첫 번째 호위함이다. 지난 3월 해군에 인도된 뒤 시험운항을 마치고 흑해함대에 배치됐다. 앞으로 5척이 더 흑해함대에 배치될 예정이다.

이 호위함은 길이 124.8m, 배수량 4,035톤, 항속거리 4,850 해상 마일(8,700km)에 7만 마력의 엔진으로 시간당 60km를 항해할 수 있다. 흑해함대 처음으로 원양작전 능력을 갖춘 수상함이라고 한다. 또 대함, 대잠, 대지, 대공 작전 능력을 갖춘 다목적 함정이다. 호위함의 무장 능력은 아래와 같다.


이 가운데 가장 위력적인 무기는, 'Club-N 함대지·함대함 순항 미사일'이 아닌가 싶다. Club-N 미사일은 시리아 내전에서 이름을 날린 'SS-N-30 A(칼리브르)' 장거리 순항미사일의 수출용 버전(Export variants)인 것으로 알려졌다.

'칼리브르 장거리 순항미사일'은 지난해 10월 러시아 해군이 카스피해에서 1,448km 정도 떨어진 시리아 내 IS 목표물을 타격하는 데 처음 사용하면서 관심을 끌었다. 호위함의 벨리치코 함장은 "무엇보다 Club-N은 주변 건물이나 민간인의 피해 없이 정교하게 목표물만 타격하는 정확도가 자랑이다."라고 설명했다.

개량형 디젤 잠수함 배치


흑해함대에는 최근 개량형 킬로급(636형) 디젤 잠수함 4척이 배치됐다. 이 잠수함은 수중 배수량이 4천 톤으로 최고 400m 해저에서 20노트(37km)의 속도로 45일 동안 작전할 수 있다. 스텔스 기능이 뛰어나 탐지가 어려워서 '대양의 블랙홀' 이란 별명이 붙었다. 6개의 어뢰발사관을 통해 초진공 어뢰인 'VA-111 쉬크발'이나 항모킬러인 'SS-N-27 시즐러' 대함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 흑해함대에는 같은 잠수함 2척이 더 배치될 예정이다.

602번 소형 미사일함602번 소형 미사일함

호위함 '그리고로비치' 주위로 군함 10여 척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데 그중에 눈에 띄는 함정이 '젤룐느이 돌'이다. 1,000t급 소형 미사일함으로 장거리 순항 미사일 '칼리브르'를 탑재한 함정이다. 이것과 같은 타입의 카스피해 전단 함정들이 지난해 10월 카스피해에서 시리아 내 IS 목표물을 향해 '칼리브르'를 발사했다.

“지중해에 러시아의 국익이 있다”

흑해함대는 제정 러시아의 예카테리나 여제 당시인 1783년 5월 창설됐다. 태평양 함대, 발트 함대, 북해 함대와 함께 러시아 해군의 4대 함대 중 하나다.

러시아 남부 국경선의 중요한 방어망이자, 러시아가 흑해와 지중해로 힘을 투사하는데 있어 없어서는 안 되는 전략적 요충지를 지키는 역할을 해왔다. 또 보스포루스 해협을 통해 외해로 나가는 러시아 유조선단의 기항지이자 러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가스공급로인 "사우스 스트림(South Stream)' 보호 임무도 수행하고 있다.

흑해함대에는 미사일 순양함, 미사일 구축함, 호위함, 대형 상륙함, 유도탄함, 잠수함 등 50여 척 이상의 함정들이 배치돼 있다. 대부분 함정의 선령이 30년가량 됐는데 최근 들어 최신예 함정들로 교체되고 있다. 2020년까지 전력증강 사업에 따라 15척 이상의 최신 함정들이 흑해함대에 배속될 것으로 알려졌다.


역사상 끊임없이 부동항을 찾아 나선 러시아로서는 흑해에서 지중해를 거쳐 대양으로 진출하는데 사활적 이익이 걸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4년 우크라이나 사태 와중에 크림반도가 러시아로 귀속된 이후에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에 영유권 다툼을 벌이는 것도 흑해함대가 위치한 크림반도의 지정학적 중요성 때문일 것이다.

러시아는 2013년 5월부터 "지중해에 러시아의 국익이 있다”는 기치 아래 '지중해 상주 기동전대'를 운용하고 있다. 이는 지중해 상에 항상 러시아 함정이 떠 있으면서 러시아의 국익을 보호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발생하고 시리아 내전이 격화되면서 이 작전개념은 미래를 너무나 잘 꿰뚫어 본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북해, 발틱, 블라디보스토크 함대에서 차출된 함정들이 7~8척 지중해에 돌아가며 상주하고 있는데, 앞으로 상주 기동전단을 20척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러시아 해군은 가장 가까운 흑해함대에 최신 함정·잠수함을 우선 배치하려는 계획을 잡고 있다.


주변국 움직임도 주목된다. 크림반도를 병합한 러시아에 대항해 흑해에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 분함대를 구축하려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나토판 흑해 함대' 창설 구상은 지난 1월 흑해 연안 국가인 루마니아가 제안했다.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후에 위협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이 구상에 터키도 지지하는 입장을 밝혔다. 나토의 흑해 분함대에는 이들 국가 외에 미국, 독일, 이탈리아 등이 참여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7월 9일 폐막한 나토 정상회의에서는, 발틱 3국(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과 폴란드에 각각 1개 대대씩 4천 명의 나토 병력을 증파하기로 했다. 당연히 러시아는 반발하고 있다. 흑해에서부터 발트해까지, 유럽 곳곳에서 나토와 러시아 간 군사적 긴장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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