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떼’·‘대형 갈치’ 지진 전조?…‘가스괴담’ 확산

입력 2016.07.25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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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 전 부산을 한바탕 휩쓴 가스 냄새의 원인이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울산에서도 잇따라 가스 냄새 의심 상황이 발생해 시민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연관 기사] ☞ 부산·울산 잇단 악취 원인 ‘오리무중’…정밀조사 착수

이런 상황에서 인터넷에서는 '광안리 개미떼', '대형 갈치' 등 희귀한 사진이 올라오면서 지진의 전조가 아니냐는 괴담까지 번지고 있다.

가스 냄새가 ‘지진 괴담’으로…원인 규명 서둘러야

울산의 악취 소동은 경로로 미뤄 부산지역과 연계성이 없어 보이지만 괴담 확산을 막고 시민들의 불안을 해소시키기 위한 당국의 정확한 원인규명이 시급해졌다.


주말이던 지난 23일 오후 2시 22분부터 1시간 가량 울산소방본부 등에 가스 냄새 신고가 40건 이상 접수됐다.

신고지역은 석유화학공단과 멀지 않은 신정동, 달동, 야음동, 선암동 등 남구 지역에 집중됐다.

주민들은 "시내 하천변을 중심으로 달걀 썩는 냄새와 비슷한 악취가 난다"며 민원을 제기했다.

이보다 앞서 부산지역의 경우 지난 21일 오후 5시 30분쯤 부산 해운대구 중동과 남구 대연동, 사하구 괴정동, 동구 초량동 일대에서 가스 냄새가 난다는 주민신고가 잇따라 접수된데 이어 이날 오후 6시 50분쯤에는 강서지역에서도 신고됐다.

[연관 기사] ☞ 부산 도심 덮친 ‘가스 냄새’…원인 오리무중


가스 냄새 의심신고는 모두 2백여건에 이르며, 경로를 보면 동부산에서 처음 시작돼 서부산으로 가스냄새가 옮겨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부산·울산 가스 냄새 원인 ‘오리무중’

부산과 울산에 원인을 알 수 없는 가스 냄새가 발생했지만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주민들은 불안하다.

가스 냄새의 원인이 쉽게 밝혀질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부산은 나흘째, 울산은 이틀째 오리무중이기 때문이다.

22일 부산시 소방공무원들이 도심 상가의 가스배관의 누출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22일 부산시 소방공무원들이 도심 상가의 가스배관의 누출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부산시는 공무원을 동원해 현장 조사를 벌이고 관계 당국과 4차례나 대책회의를 했지만, 원인을 밝히지 못했다.

부산시는 첫 신고 시간대에 광안대교를 통과한 탱크로리 차량 4대를 어렵게 추적해 24일 이들 차량에서 채취한 시료를 부산시보건환경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했지만 악취를 일으키는 부취제(附臭劑)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다.

24일 부산 남구에 있는 한 화물차 주차장에서 부산시보건환경연구원 직원이 탱크로리 차량에서 시료를 채취하고 있다. 이 탱크로리는 해안을 따라 가스 냄새가 퍼진 지난 21일 오후 5시 30분을 전후로 광안대교를 통과한 차량이다.24일 부산 남구에 있는 한 화물차 주차장에서 부산시보건환경연구원 직원이 탱크로리 차량에서 시료를 채취하고 있다. 이 탱크로리는 해안을 따라 가스 냄새가 퍼진 지난 21일 오후 5시 30분을 전후로 광안대교를 통과한 차량이다.

1대는 선박 엔진오일, 나머지 3대는 휘발유를 운반했고 각각 휘발성 유기화합물 성분만 검출됐다.

부산시는 해안에서 이동한 대형 선박도 염두에 뒀지만 부산해양경비안전서 조사결과 특이사항은 없었다고 통보받았다.

울산시도 비슷한 상황이다. 울산소방본부가 신고 접수 이후 석유화학공단에서 가스 누출 여부를 확인하고 신고지역에서 가스 농도 등을 측정했으나 별다른 이상을 찾지 못했다.

부산과 울산에서 발생한 가스 냄새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25일 부산도시가스가 차량을 이용해 도로를 달리며 가스누출 검사를 하고 있다(상). 부산도시가스직원이 한 건물의 구내식당에 설치된 가스배관을 상대로 누출 검사를 하고 있다(하).부산과 울산에서 발생한 가스 냄새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25일 부산도시가스가 차량을 이용해 도로를 달리며 가스누출 검사를 하고 있다(상). 부산도시가스직원이 한 건물의 구내식당에 설치된 가스배관을 상대로 누출 검사를 하고 있다(하).

울산시와 남구 공무원들은 24일부터 순찰반을 구성해 전날 악취 신고가 들어온 야음동, 선암동 일대를 돌아다니고 있지만, 성과는 없는 상태다.

‘지진 전조현상’, ‘원전 이상 징후’ 소문 무성

냄새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으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는 각종 괴담이 확산되고 있다.

더우기 지난 5일 '울산 지진'을 겪은 시민들의 충격과 겹치면서 인터넷과 SNS에는 그 원인을 두고 '지진 전조 현상'이니 '고리원전의 이상징후' 등의 추측성 소문이 무성하다.

괴담은 꼬리를 이어 23일에는 해변가에 출몰한 수십만 마리의 개미떼로 SNS 상에서 한바탕 소동이 빚어졌다.

지난 23일 한 네티즌이 부산 광안리 백사장에서 줄지어 이동하는 수십만 마리의 개미떼를 촬영해 SNS에 올렸다.지난 23일 한 네티즌이 부산 광안리 백사장에서 줄지어 이동하는 수십만 마리의 개미떼를 촬영해 SNS에 올렸다.

한 네티즌이 광안리 백사장에서 줄지어 이동하는 수십만 마리의 개미떼를 촬영해 인터넷에 올린 것을 보고 “대형 지진이 곧 들이닥치는 것 아니냐”는 네티즌들의 우려가 증폭된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장마 직후 개미 번식기를 맞아 개미들이 먹이를 찾아 떼지어 이동하는 모습으로 매년 장마 후 백사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지난 23일 구조라해수욕장에서 잡힌 대형갈치. (사진출처:새거제신문)지난 23일 구조라해수욕장에서 잡힌 대형갈치. (사진출처:새거제신문)

또, 이날 경남 구조라해수욕장에서 1.7m 길이의 기괴하게 생긴 갈치가 힘없이 떠다니다가 시민에 포획됐다.

수심 50~300m에서 사는 것으로 알려진 갈치가 해수욕장에서 잡힌 것은 이례적이어서 "지진 전에 심해어가 출몰한다더니 무섭다"는 소문도 나왔다.

부산과 울산은 지역적으로 인접해 있고, 가스 냄새 신고도 시기적으로 비슷하게 겹친다. 뭔가 대형 재해의 전조인 것 같아 불안감을 감출 수 없다는 것이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응이다.

“괴소문은 과학적 근거 없어”

이번 사태와 관련해 부산시와 울산시 등은 '지진 전조설' 등 인터넷에 나도는 각종 추측은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기상청의 한 관계자도 "지진 전에 동식물에 이상 현상이 보인다는 '전조 현상'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설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원인 규명이 어렵다며 이번 사태를 일회성 소동으로 흐지부지 넘어갈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시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떠도는 괴담이 확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발 빠른 원인 규명이 유일한 해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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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미떼’·‘대형 갈치’ 지진 전조?…‘가스괴담’ 확산
    • 입력 2016-07-25 16:46:20
    취재K
나흘 전 부산을 한바탕 휩쓴 가스 냄새의 원인이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울산에서도 잇따라 가스 냄새 의심 상황이 발생해 시민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연관 기사] ☞ 부산·울산 잇단 악취 원인 ‘오리무중’…정밀조사 착수

이런 상황에서 인터넷에서는 '광안리 개미떼', '대형 갈치' 등 희귀한 사진이 올라오면서 지진의 전조가 아니냐는 괴담까지 번지고 있다.

가스 냄새가 ‘지진 괴담’으로…원인 규명 서둘러야

울산의 악취 소동은 경로로 미뤄 부산지역과 연계성이 없어 보이지만 괴담 확산을 막고 시민들의 불안을 해소시키기 위한 당국의 정확한 원인규명이 시급해졌다.


주말이던 지난 23일 오후 2시 22분부터 1시간 가량 울산소방본부 등에 가스 냄새 신고가 40건 이상 접수됐다.

신고지역은 석유화학공단과 멀지 않은 신정동, 달동, 야음동, 선암동 등 남구 지역에 집중됐다.

주민들은 "시내 하천변을 중심으로 달걀 썩는 냄새와 비슷한 악취가 난다"며 민원을 제기했다.

이보다 앞서 부산지역의 경우 지난 21일 오후 5시 30분쯤 부산 해운대구 중동과 남구 대연동, 사하구 괴정동, 동구 초량동 일대에서 가스 냄새가 난다는 주민신고가 잇따라 접수된데 이어 이날 오후 6시 50분쯤에는 강서지역에서도 신고됐다.

[연관 기사] ☞ 부산 도심 덮친 ‘가스 냄새’…원인 오리무중


가스 냄새 의심신고는 모두 2백여건에 이르며, 경로를 보면 동부산에서 처음 시작돼 서부산으로 가스냄새가 옮겨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부산·울산 가스 냄새 원인 ‘오리무중’

부산과 울산에 원인을 알 수 없는 가스 냄새가 발생했지만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주민들은 불안하다.

가스 냄새의 원인이 쉽게 밝혀질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부산은 나흘째, 울산은 이틀째 오리무중이기 때문이다.

22일 부산시 소방공무원들이 도심 상가의 가스배관의 누출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부산시는 공무원을 동원해 현장 조사를 벌이고 관계 당국과 4차례나 대책회의를 했지만, 원인을 밝히지 못했다.

부산시는 첫 신고 시간대에 광안대교를 통과한 탱크로리 차량 4대를 어렵게 추적해 24일 이들 차량에서 채취한 시료를 부산시보건환경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했지만 악취를 일으키는 부취제(附臭劑)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다.

24일 부산 남구에 있는 한 화물차 주차장에서 부산시보건환경연구원 직원이 탱크로리 차량에서 시료를 채취하고 있다. 이 탱크로리는 해안을 따라 가스 냄새가 퍼진 지난 21일 오후 5시 30분을 전후로 광안대교를 통과한 차량이다.
1대는 선박 엔진오일, 나머지 3대는 휘발유를 운반했고 각각 휘발성 유기화합물 성분만 검출됐다.

부산시는 해안에서 이동한 대형 선박도 염두에 뒀지만 부산해양경비안전서 조사결과 특이사항은 없었다고 통보받았다.

울산시도 비슷한 상황이다. 울산소방본부가 신고 접수 이후 석유화학공단에서 가스 누출 여부를 확인하고 신고지역에서 가스 농도 등을 측정했으나 별다른 이상을 찾지 못했다.

부산과 울산에서 발생한 가스 냄새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25일 부산도시가스가 차량을 이용해 도로를 달리며 가스누출 검사를 하고 있다(상). 부산도시가스직원이 한 건물의 구내식당에 설치된 가스배관을 상대로 누출 검사를 하고 있다(하).
울산시와 남구 공무원들은 24일부터 순찰반을 구성해 전날 악취 신고가 들어온 야음동, 선암동 일대를 돌아다니고 있지만, 성과는 없는 상태다.

‘지진 전조현상’, ‘원전 이상 징후’ 소문 무성

냄새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으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는 각종 괴담이 확산되고 있다.

더우기 지난 5일 '울산 지진'을 겪은 시민들의 충격과 겹치면서 인터넷과 SNS에는 그 원인을 두고 '지진 전조 현상'이니 '고리원전의 이상징후' 등의 추측성 소문이 무성하다.

괴담은 꼬리를 이어 23일에는 해변가에 출몰한 수십만 마리의 개미떼로 SNS 상에서 한바탕 소동이 빚어졌다.

지난 23일 한 네티즌이 부산 광안리 백사장에서 줄지어 이동하는 수십만 마리의 개미떼를 촬영해 SNS에 올렸다.
한 네티즌이 광안리 백사장에서 줄지어 이동하는 수십만 마리의 개미떼를 촬영해 인터넷에 올린 것을 보고 “대형 지진이 곧 들이닥치는 것 아니냐”는 네티즌들의 우려가 증폭된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장마 직후 개미 번식기를 맞아 개미들이 먹이를 찾아 떼지어 이동하는 모습으로 매년 장마 후 백사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지난 23일 구조라해수욕장에서 잡힌 대형갈치. (사진출처:새거제신문)
또, 이날 경남 구조라해수욕장에서 1.7m 길이의 기괴하게 생긴 갈치가 힘없이 떠다니다가 시민에 포획됐다.

수심 50~300m에서 사는 것으로 알려진 갈치가 해수욕장에서 잡힌 것은 이례적이어서 "지진 전에 심해어가 출몰한다더니 무섭다"는 소문도 나왔다.

부산과 울산은 지역적으로 인접해 있고, 가스 냄새 신고도 시기적으로 비슷하게 겹친다. 뭔가 대형 재해의 전조인 것 같아 불안감을 감출 수 없다는 것이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응이다.

“괴소문은 과학적 근거 없어”

이번 사태와 관련해 부산시와 울산시 등은 '지진 전조설' 등 인터넷에 나도는 각종 추측은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기상청의 한 관계자도 "지진 전에 동식물에 이상 현상이 보인다는 '전조 현상'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설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원인 규명이 어렵다며 이번 사태를 일회성 소동으로 흐지부지 넘어갈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시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떠도는 괴담이 확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발 빠른 원인 규명이 유일한 해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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