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미래로] 청년 합창단, 베를린에서 통일을 노래하다

입력 2016.08.13 (08:21) 수정 2016.08.13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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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틀 뒤면 광복절인데요.

우리 민족은 광복의 기쁨과 함께 분단의 아픔을 동시에 겪었죠?

네, 그런 만큼 광복절이 되면 통일에 대한 염원이 더 커지곤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앞서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을 이룬 독일 베를린에서 최근 우리 청년들이 남북통일을 노래하는 감동적인 순간을 가졌다더군요?

네, 탈북청년들이 중심이 된 합창단이어서 더욱 의미가 컸는데요.

홍은지 리포터가 안내하겠습니다.

<리포트>

독일 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문.

동유럽 민주화 열기가 한창이던 1989년 11월, 수만 인파가 모여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것을 지켜봤던, 바로 그 역사의 현장입니다.

독일 통일의 상징이 된 이곳에 개량한복 차림의 젊은이들이 나타났습니다.

낯선 복장의 이방인들에게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

<녹취> 김영호 : "우리는 한국에서 온 하나통일합창단입니다."

이들은 탈북 청년 단체인 ‘위드 유’가 주축이 된 합창단인데요.

이곳을 찾은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다.

<녹취>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비록 노랫말을 알아듣지는 못하지만, 애잔한 멜로디와 진심을 담은 목소리에 사람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귀를 기울입니다.

<녹취> "우리는 탈북청년들입니다. 우리에게 통일은 귀향을 의미 합니다. 귀향해서 우리의 부모를 뵙고 형제, 자매를 만나는 것입니다."

<녹취> 김성렬(탈북민) : "한반도 통일을 위한 우리의 기도와 꿈이 이루어지도록 도와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고향 생각에 탈북 청년들의 눈이 촉촉이 젖어듭니다.

<인터뷰> 이설미 : "고향 향기가 있어요. 그래서 그 향기가 너무 그리워서 눈물이... 동생 생각도 많이 나고, 가서 또 보고 싶고 해서 어쩌다 보니까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네요."

만국 공통어인 음악의 힘일까요?

세계 유일의 분단국에서 온 청년들의 노래에 뜨거운 박수가 쏟아집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여들어 한반도 지도 위에 통일을 응원하는 글도 남겼는데요.

<인터뷰> 크리스티나(독일인) : "‘멋진 공연에 대해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통일과 법, 그리고 자유가 한국의 온누리에도 가득하길’ 이라는 뜻입니다."

공연을 마친 탈북 청년들, 기대 이상의 반응에 놀라며 새삼 보람도 느낍니다.

<인터뷰> 강원철 : "좀 의외였거든요. 끝까지 남으셔가지고 싸인 다 해주시고, 또 아까 되게 나이 드신 분이 이렇게 무릎 꿇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오기 참 잘했구나."

노래로 낯선 이들의 심금을 울렸던 남북한 젊은이들!

광복절을 며칠 앞두고 다시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특별한 또 한 번의 공연을 준비 중이라고 하는데 저와 함께 만나러 가보실까요?

이곳은 30여 명의 합창단원들이 지난 석 달 동안 틈틈이 모여 연습을 했던 곳인데요.

귀국 후 처음으로 만난 단원들, 아직까지 독일 공연의 진한 여운이 남아 있는 듯합니다.

<인터뷰> 이채연 : "기분은 지금 너무 아직도 거기 가있는 것 같아요.통일이 되면 우리도 언젠가 저렇게 되지 않을까. 우리도 그때 가서 또 노래 부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녹취> "조금만 스마일, 완전 스마일!"

무더운 여름, 이들이 다시 모인 건 광복절 기념 공연을 위해서입니다.

예정에 없던 공연이지만, 불평하는 이 하나 없이 모두가 더 열심입니다.

무엇보다 독일 공연이 마음가짐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데요.

<인터뷰> 이강민(지휘자) : "실제로 저희들이 독일에 가서 연주를 했을 때 그냥 막연하게 통일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이런 거였는데, 가서 사람들과 교감을 하면서 통일을 정말 빨리 이뤄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독일로 출발할 때만 해도 한국의 통일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생각했다는 탈북민 성미씨.

<인터뷰> 김성미 :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아도, 우리들의 절절한 염원이 이 사람들한테 가닿는구나 이 사람들도 진짜 뭔가 우리를 응원하고 우리가 통일되길 바라는 표정이었어요."

한목소리로 통일을 노래하는남북한 출신 젊은이들, 밤이 깊어가는 줄도 모릅니다.

드디어 광복절을 앞둔 기념 공연 날.

무대에 오르기 전 단원들이 다함께 각오를 다집니다.

<인터뷰> 이설미 : "오신 분들이 통일이 멀지 않다는 걸 한 번 쯤 더 느끼고 한 번 더 되새기는 그런 자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녹취>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

첫 소절이 울려 퍼지자 장내가 숙연해 집니다.

곧이어 객석으로 천천히 내려오는 단원들, 공연의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합니다.

<녹취> "이 정성 다해서 통일~~ 통일을 이루자~~♪"

한 목소리로 통일을 노래하는 젊은이들의 간절함이 관객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습니다.

<인터뷰> 이선주(서울시 성북구) : "저렇게 열심히 통일을 위해 애쓰는 분들이 있다는 게 참 감동 깊고 조금 더 주변을 살펴야겠다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광복절을 앞두고 통일의 염원이 담긴 노래를 들으면서 모두의 가슴이 뭉클해 졌습니다.

물론 6.25전쟁을 비롯해 수많은 비극을 겪으면서 휴전선은 베를린 장벽보다 더 높고 단단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분단의 벽을 무너뜨릴 희망의 노래는 계속될 예정입니다.

<인터뷰> 김영호 : "앞으로 3탄 4탄 통일될 때까지 계속 통일에 대한 이런 목소리를 낼 거고요. 앞으로는 평양에 통일이 됐을 때는 평양에서 저희 합창을 하는 게 저희 꿈이고."

통일을 염원하는 우리 젊은이들의 목소리, 그리고 그에 대한 우리 국민과 세계인의 응원이 있는한 우리는 매일 한걸음씩 통일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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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로 미래로] 청년 합창단, 베를린에서 통일을 노래하다
    • 입력 2016-08-13 08:22:01
    • 수정2016-08-13 08:44:57
    남북의 창
<앵커 멘트>

이틀 뒤면 광복절인데요.

우리 민족은 광복의 기쁨과 함께 분단의 아픔을 동시에 겪었죠?

네, 그런 만큼 광복절이 되면 통일에 대한 염원이 더 커지곤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앞서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을 이룬 독일 베를린에서 최근 우리 청년들이 남북통일을 노래하는 감동적인 순간을 가졌다더군요?

네, 탈북청년들이 중심이 된 합창단이어서 더욱 의미가 컸는데요.

홍은지 리포터가 안내하겠습니다.

<리포트>

독일 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문.

동유럽 민주화 열기가 한창이던 1989년 11월, 수만 인파가 모여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것을 지켜봤던, 바로 그 역사의 현장입니다.

독일 통일의 상징이 된 이곳에 개량한복 차림의 젊은이들이 나타났습니다.

낯선 복장의 이방인들에게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

<녹취> 김영호 : "우리는 한국에서 온 하나통일합창단입니다."

이들은 탈북 청년 단체인 ‘위드 유’가 주축이 된 합창단인데요.

이곳을 찾은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다.

<녹취>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비록 노랫말을 알아듣지는 못하지만, 애잔한 멜로디와 진심을 담은 목소리에 사람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귀를 기울입니다.

<녹취> "우리는 탈북청년들입니다. 우리에게 통일은 귀향을 의미 합니다. 귀향해서 우리의 부모를 뵙고 형제, 자매를 만나는 것입니다."

<녹취> 김성렬(탈북민) : "한반도 통일을 위한 우리의 기도와 꿈이 이루어지도록 도와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고향 생각에 탈북 청년들의 눈이 촉촉이 젖어듭니다.

<인터뷰> 이설미 : "고향 향기가 있어요. 그래서 그 향기가 너무 그리워서 눈물이... 동생 생각도 많이 나고, 가서 또 보고 싶고 해서 어쩌다 보니까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네요."

만국 공통어인 음악의 힘일까요?

세계 유일의 분단국에서 온 청년들의 노래에 뜨거운 박수가 쏟아집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여들어 한반도 지도 위에 통일을 응원하는 글도 남겼는데요.

<인터뷰> 크리스티나(독일인) : "‘멋진 공연에 대해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통일과 법, 그리고 자유가 한국의 온누리에도 가득하길’ 이라는 뜻입니다."

공연을 마친 탈북 청년들, 기대 이상의 반응에 놀라며 새삼 보람도 느낍니다.

<인터뷰> 강원철 : "좀 의외였거든요. 끝까지 남으셔가지고 싸인 다 해주시고, 또 아까 되게 나이 드신 분이 이렇게 무릎 꿇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오기 참 잘했구나."

노래로 낯선 이들의 심금을 울렸던 남북한 젊은이들!

광복절을 며칠 앞두고 다시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특별한 또 한 번의 공연을 준비 중이라고 하는데 저와 함께 만나러 가보실까요?

이곳은 30여 명의 합창단원들이 지난 석 달 동안 틈틈이 모여 연습을 했던 곳인데요.

귀국 후 처음으로 만난 단원들, 아직까지 독일 공연의 진한 여운이 남아 있는 듯합니다.

<인터뷰> 이채연 : "기분은 지금 너무 아직도 거기 가있는 것 같아요.통일이 되면 우리도 언젠가 저렇게 되지 않을까. 우리도 그때 가서 또 노래 부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녹취> "조금만 스마일, 완전 스마일!"

무더운 여름, 이들이 다시 모인 건 광복절 기념 공연을 위해서입니다.

예정에 없던 공연이지만, 불평하는 이 하나 없이 모두가 더 열심입니다.

무엇보다 독일 공연이 마음가짐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데요.

<인터뷰> 이강민(지휘자) : "실제로 저희들이 독일에 가서 연주를 했을 때 그냥 막연하게 통일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이런 거였는데, 가서 사람들과 교감을 하면서 통일을 정말 빨리 이뤄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독일로 출발할 때만 해도 한국의 통일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생각했다는 탈북민 성미씨.

<인터뷰> 김성미 :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아도, 우리들의 절절한 염원이 이 사람들한테 가닿는구나 이 사람들도 진짜 뭔가 우리를 응원하고 우리가 통일되길 바라는 표정이었어요."

한목소리로 통일을 노래하는남북한 출신 젊은이들, 밤이 깊어가는 줄도 모릅니다.

드디어 광복절을 앞둔 기념 공연 날.

무대에 오르기 전 단원들이 다함께 각오를 다집니다.

<인터뷰> 이설미 : "오신 분들이 통일이 멀지 않다는 걸 한 번 쯤 더 느끼고 한 번 더 되새기는 그런 자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녹취>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

첫 소절이 울려 퍼지자 장내가 숙연해 집니다.

곧이어 객석으로 천천히 내려오는 단원들, 공연의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합니다.

<녹취> "이 정성 다해서 통일~~ 통일을 이루자~~♪"

한 목소리로 통일을 노래하는 젊은이들의 간절함이 관객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습니다.

<인터뷰> 이선주(서울시 성북구) : "저렇게 열심히 통일을 위해 애쓰는 분들이 있다는 게 참 감동 깊고 조금 더 주변을 살펴야겠다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광복절을 앞두고 통일의 염원이 담긴 노래를 들으면서 모두의 가슴이 뭉클해 졌습니다.

물론 6.25전쟁을 비롯해 수많은 비극을 겪으면서 휴전선은 베를린 장벽보다 더 높고 단단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분단의 벽을 무너뜨릴 희망의 노래는 계속될 예정입니다.

<인터뷰> 김영호 : "앞으로 3탄 4탄 통일될 때까지 계속 통일에 대한 이런 목소리를 낼 거고요. 앞으로는 평양에 통일이 됐을 때는 평양에서 저희 합창을 하는 게 저희 꿈이고."

통일을 염원하는 우리 젊은이들의 목소리, 그리고 그에 대한 우리 국민과 세계인의 응원이 있는한 우리는 매일 한걸음씩 통일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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