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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일본을 떠나라!”…그 우익은 어려보였다
입력 2016.08.15 (08:07) 취재후
그 청년, 아니 소년일까? 욱일승천기를 들고 평화시위대를 따라다니며 큰소리로 고함을 지르는 그 우익의 얼굴은 10대로 보일 만큼 앳돼 보였다.

평화적인 시위대에 한 여성이 돌진해왔다. 초록색 제복을 입고, 괴성을 지르며 기회만 있으면 경찰의 분리선을 뚫고 시위대에 해를 가하려 했다. 나이? 화장은 짙어 보였지만, 그래도 20대 중반을 넘지 않아 보였다.

13일 저녁, 일본의 평화 운동 시민단체와 한국의 시민단체는 공동으로 평화의 촛불 행진을 벌였다. 제목은 '야스쿠니의 어둠에 평화의 등불을'. 군국주의의 상징인 야스쿠니에 반대하고 정치인들의 참배 문제, 야스쿠니에의 한국인 강제 합사 등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였다.



오후 1시 반부터 세미나가 시작된 도쿄 한국 YMCA 부근은 이미 극우 단체 차량에서 쏟아내는 욕설로 가득 차 있었다. 촬영을 위해 다가서니 욕설이 쏟아졌다. 일본 경찰이 분리대를 치고는 있었지만, 위험하니 일단 물러나 달라고 요청할 정도로 우익들은 기세등등했다.

그리고 저녁 7시부터 시작된 촛불 행진. 한일 양국 시민 약 2백여 명은 질서정연하게 "야스쿠니 반대! 전쟁 반대!"를 외치며 행진을 시작했다. 야스쿠니로 향하는 큰길에 접어들자마자 맞닥뜨린 것은 시커멓게 차량 전체를 칠하고 시위대로 차를 몰아대며 위협하는 극우 세력들이었다.

"일본을 떠나라","조센진","너희가 없으면 일본이 더 좋은 나라"가 된다며 확성기로 소리를 질러댔다. 그리고 경찰이 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곳곳에서 저지선을 향해 몸을 날려댔다. 각기 다른 극우단체들에서 몰려든 것으로 보이는 차량만 20대 가까이 됐고, 극우 시위대의 숫자도 상당해 보였다. 행진이 끝날 때까지 거리는 오히려 극우세력에 점령된 것 같았다.

[연관 기사]☞ 차로 돌진해 오는 극우세력

사실 일본 평화세력의 주축은 전쟁의 참상을 직접 겪은 이른바 '전쟁 세대' 이다. 전쟁의 참상을 너무나 잘 알고 있고, 정치적으로 일본이 전쟁하는 나라로 가려 하는 것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있기에 적극적으로 평화헌법의 수호자를 자처하며 나서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평화 촛불 행진에 나선 시위대의 대부분도 60대를 넘어선 어르신들이 주축을 이뤘다. 그에 반해 극우 세력들은 30~40대, 그리고 그보다 더 어린 20대까지 눈에 띄었다.

평화세력의 고민은 여기서 시작된다. 전후 70년, 평화세력이 점점 세월의 흔적을 안아가는 사이, 일본 사회는 조금씩 우측으로 나아갔다. 지난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은 10대 투표층 득표율에서 야당에 앞서며 젊은 층은 야당 지지가 많다는 일반론이 깨졌었다. 커가는 세대의 우경화. 일본에서도 극우 세력은 인정받지 못하고 일부 '이상한(?)' 사람들로 비치는 게 사실이지만, 그 구성원들은 확실히 젊다.

정치권의 우경화와 함께 교과서 등에 점점 과거사를 부정하는 내용이 실리고, 일본의 과거를 제대로 교육하지 않으면서 단지 강한 일본, 군국주의 일본에 대한 향수도 커지고 있다. 그리고 이는 젊은 세대에게도 영향을 끼친다.

한일 관계의 미래는 양국의 평화세력이 얼마나 성장해 미래에의 공동 번영을 추구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래서일까? 욱일승천기를 흔들던 그 앳된 청년의 모습은 한참의 시간이 흘렀지만, 머릿속에 어두운 그림자로 남아 있다.
  • [취재후] “일본을 떠나라!”…그 우익은 어려보였다
    • 입력 2016-08-15 08:07:04
    취재후
그 청년, 아니 소년일까? 욱일승천기를 들고 평화시위대를 따라다니며 큰소리로 고함을 지르는 그 우익의 얼굴은 10대로 보일 만큼 앳돼 보였다.

평화적인 시위대에 한 여성이 돌진해왔다. 초록색 제복을 입고, 괴성을 지르며 기회만 있으면 경찰의 분리선을 뚫고 시위대에 해를 가하려 했다. 나이? 화장은 짙어 보였지만, 그래도 20대 중반을 넘지 않아 보였다.

13일 저녁, 일본의 평화 운동 시민단체와 한국의 시민단체는 공동으로 평화의 촛불 행진을 벌였다. 제목은 '야스쿠니의 어둠에 평화의 등불을'. 군국주의의 상징인 야스쿠니에 반대하고 정치인들의 참배 문제, 야스쿠니에의 한국인 강제 합사 등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였다.



오후 1시 반부터 세미나가 시작된 도쿄 한국 YMCA 부근은 이미 극우 단체 차량에서 쏟아내는 욕설로 가득 차 있었다. 촬영을 위해 다가서니 욕설이 쏟아졌다. 일본 경찰이 분리대를 치고는 있었지만, 위험하니 일단 물러나 달라고 요청할 정도로 우익들은 기세등등했다.

그리고 저녁 7시부터 시작된 촛불 행진. 한일 양국 시민 약 2백여 명은 질서정연하게 "야스쿠니 반대! 전쟁 반대!"를 외치며 행진을 시작했다. 야스쿠니로 향하는 큰길에 접어들자마자 맞닥뜨린 것은 시커멓게 차량 전체를 칠하고 시위대로 차를 몰아대며 위협하는 극우 세력들이었다.

"일본을 떠나라","조센진","너희가 없으면 일본이 더 좋은 나라"가 된다며 확성기로 소리를 질러댔다. 그리고 경찰이 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곳곳에서 저지선을 향해 몸을 날려댔다. 각기 다른 극우단체들에서 몰려든 것으로 보이는 차량만 20대 가까이 됐고, 극우 시위대의 숫자도 상당해 보였다. 행진이 끝날 때까지 거리는 오히려 극우세력에 점령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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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일본 평화세력의 주축은 전쟁의 참상을 직접 겪은 이른바 '전쟁 세대' 이다. 전쟁의 참상을 너무나 잘 알고 있고, 정치적으로 일본이 전쟁하는 나라로 가려 하는 것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있기에 적극적으로 평화헌법의 수호자를 자처하며 나서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평화 촛불 행진에 나선 시위대의 대부분도 60대를 넘어선 어르신들이 주축을 이뤘다. 그에 반해 극우 세력들은 30~40대, 그리고 그보다 더 어린 20대까지 눈에 띄었다.

평화세력의 고민은 여기서 시작된다. 전후 70년, 평화세력이 점점 세월의 흔적을 안아가는 사이, 일본 사회는 조금씩 우측으로 나아갔다. 지난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은 10대 투표층 득표율에서 야당에 앞서며 젊은 층은 야당 지지가 많다는 일반론이 깨졌었다. 커가는 세대의 우경화. 일본에서도 극우 세력은 인정받지 못하고 일부 '이상한(?)' 사람들로 비치는 게 사실이지만, 그 구성원들은 확실히 젊다.

정치권의 우경화와 함께 교과서 등에 점점 과거사를 부정하는 내용이 실리고, 일본의 과거를 제대로 교육하지 않으면서 단지 강한 일본, 군국주의 일본에 대한 향수도 커지고 있다. 그리고 이는 젊은 세대에게도 영향을 끼친다.

한일 관계의 미래는 양국의 평화세력이 얼마나 성장해 미래에의 공동 번영을 추구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래서일까? 욱일승천기를 흔들던 그 앳된 청년의 모습은 한참의 시간이 흘렀지만, 머릿속에 어두운 그림자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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