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골프 메달 색깔?…“바람에게 물어봐”

입력 2016.08.17 (11:11) 수정 2016.08.17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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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변수는 골프장에 부는 바람이에요"

리우 올림픽 남자 골프 대표팀 최경주 감독이 골프 코스를 돌아보며 한 말이다. 최 감독은 "바람이 부는데 그 방향이 일정치 않다. 내가 쳤어도 그 바람에 혼쭐이 났을 것"이라며 웃어 보였다.

세계 랭킹 1위이자 가장 강력한 금메달 후보인 리디아 고(뉴질랜드)도 "이번 대회는 바람이 변수가 될 것"같다며 최 감독과 같은 얘기를 했다.

한국 여자 골프 대표팀 양희영(오른쪽부터), 박인비, 김세영 선수가 13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올림픽 골프 코스를 돌아보고 있다.한국 여자 골프 대표팀 양희영(오른쪽부터), 박인비, 김세영 선수가 13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올림픽 골프 코스를 돌아보고 있다.

17일(이하 한국시간)부터 시작되는 여자골프에서는 바람이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인비와 김세영,전인지,양희영 등 한국 여자 대표팀 모두 가장 큰 변수로 바람을 꼽았다. 여자 선수들이 한데 모여 연습 라운드를 한 16일 올림픽 골프 코스의 변덕스러운 바람은 절정에 달했다.

오후 3시쯤 하늘 색이 변하더니 거의 태풍 수준의 바람이 불었다. 깃발은 날아갈 듯 펄럭였고, 코스 주변의 임시 담장도 넘어졌다.

투어 경험이 많은 여자 대표 선수들도 리우의 바람 앞에선 선뜻 결과를 장담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사상 처음으로 남미에서 열린 이번 2016 리우 올림픽에 출전한 실외종목 선수들 사이에선 바람이란 변수를 극복하는 것이 최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16일 리우의 마리아 렝크 수영 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다이빙 3m 스프링보드 예선에 출전한 우하람도 강풍 탓에 실력을 100% 발휘하지 못했다.

우하람은 2차 시기를 앞두고 심하게 바람이 불자 심판에게 타임을 요청한 뒤 다시 물로 뛰어들었다. 그는 "경기를 못 할 정도로 바람이 셌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한국에 야외 다이빙장이 없어서 적응할 장소도 마땅히 없었던 우하람은 바람이라는 변수를 극복하지 못하고 예선 탈락하고 말았다.

다이빙 강국인 중국의 허차오도 강풍을 극복하지 못했다. 그는 4차 시기에서 91.00을 받았지만 앞선 3차 시기에서 27.75점을 받고 결국 21위로 예선 탈락했다.

허차오는 경기 후 "4년을 준비했는데 결과에 매우 실망스럽다"며 "바람이 경기에 영향을 줬다. 우리는 이런 상황에서 훈련하지 않았다"고 말해 뜻밖의 성적에 받은 충격을 토로했다.

바람이 필수 요소인 요트 종목에서는 너무 심한 바람 탓에 선수들이 경기 진행에 애를 먹었다.

16일 요트 경기장인 마리나 다 글로리아에 갑자기 불어닥친 바람의 풍속은 25노트(시속 46.3km)에 달했다.

요트들은 강풍 탓에 정박지에서 출발하지 못하고 대기해야 했다. 바람이 불기 전에 바다로 나간 요트 몇몇은 바람을 이겨내지 못하고 뒤집히기도 했다.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결국 일부 경기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이 전 종목을 석권한 양궁에서도 바람 영향은 대단했다.

양궁 경기가 열린 삼보드로무는 삼바축제 때 퍼레이드가 열렸던 장소를 개조한 곳으로 관중석 양쪽 측면이 높아 바람이 특히 세게 부는 것으로 유명하다.

실제로 여자 개인전에선 6m/s가 넘는 바람이 불기도 했고, 계기판의 풍향이 한 바퀴를 돌 정도로 종잡을 수 없어 이변이 속출했다.

2016 리우 올림픽 양궁 경기장 삼보드로무 전광판에 바람의 세기와 방향이 표시되고 있다.2016 리우 올림픽 양궁 경기장 삼보드로무 전광판에 바람의 세기와 방향이 표시되고 있다.

'도깨비 바람'을 이기지 못한 세계랭킹 1위 최미선은 결국 알레한드라 발렌시아(멕시코)와의 8강 전에서 0-6으로 완패했다. 기보배도 4강전에서 바람 탓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탈락하기도 했다.

리우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이 16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파크에서 공중에 매달려 있다가 케이블과 함께 바닥으로 떨어진 중계 카메라 현장에서 조치를 취하고 있다.리우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이 16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파크에서 공중에 매달려 있다가 케이블과 함께 바닥으로 떨어진 중계 카메라 현장에서 조치를 취하고 있다.

브라질 강풍은 20미터 높이에 매달린 카메라도 떨어뜨렸다. 16일 리우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아레나2 인근에 설치돼 있던 방송 중계 카메라가 떨어져 여성 2명과 아이 2명을 포함해 모두 7명이 다쳤다. 방송 중계 카메라를 관리하고 있는 올림픽 방송 서비스(OBS)는 강한 바람 때문에 카메라가 떨어진 것으로 보고 진상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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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8-17 11:11:19
    • 수정2016-08-17 11: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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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변수는 골프장에 부는 바람이에요" 리우 올림픽 남자 골프 대표팀 최경주 감독이 골프 코스를 돌아보며 한 말이다. 최 감독은 "바람이 부는데 그 방향이 일정치 않다. 내가 쳤어도 그 바람에 혼쭐이 났을 것"이라며 웃어 보였다. 세계 랭킹 1위이자 가장 강력한 금메달 후보인 리디아 고(뉴질랜드)도 "이번 대회는 바람이 변수가 될 것"같다며 최 감독과 같은 얘기를 했다. 한국 여자 골프 대표팀 양희영(오른쪽부터), 박인비, 김세영 선수가 13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올림픽 골프 코스를 돌아보고 있다. 17일(이하 한국시간)부터 시작되는 여자골프에서는 바람이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인비와 김세영,전인지,양희영 등 한국 여자 대표팀 모두 가장 큰 변수로 바람을 꼽았다. 여자 선수들이 한데 모여 연습 라운드를 한 16일 올림픽 골프 코스의 변덕스러운 바람은 절정에 달했다. 오후 3시쯤 하늘 색이 변하더니 거의 태풍 수준의 바람이 불었다. 깃발은 날아갈 듯 펄럭였고, 코스 주변의 임시 담장도 넘어졌다. 투어 경험이 많은 여자 대표 선수들도 리우의 바람 앞에선 선뜻 결과를 장담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사상 처음으로 남미에서 열린 이번 2016 리우 올림픽에 출전한 실외종목 선수들 사이에선 바람이란 변수를 극복하는 것이 최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16일 리우의 마리아 렝크 수영 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다이빙 3m 스프링보드 예선에 출전한 우하람도 강풍 탓에 실력을 100% 발휘하지 못했다. 우하람은 2차 시기를 앞두고 심하게 바람이 불자 심판에게 타임을 요청한 뒤 다시 물로 뛰어들었다. 그는 "경기를 못 할 정도로 바람이 셌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한국에 야외 다이빙장이 없어서 적응할 장소도 마땅히 없었던 우하람은 바람이라는 변수를 극복하지 못하고 예선 탈락하고 말았다. 다이빙 강국인 중국의 허차오도 강풍을 극복하지 못했다. 그는 4차 시기에서 91.00을 받았지만 앞선 3차 시기에서 27.75점을 받고 결국 21위로 예선 탈락했다. 허차오는 경기 후 "4년을 준비했는데 결과에 매우 실망스럽다"며 "바람이 경기에 영향을 줬다. 우리는 이런 상황에서 훈련하지 않았다"고 말해 뜻밖의 성적에 받은 충격을 토로했다. 바람이 필수 요소인 요트 종목에서는 너무 심한 바람 탓에 선수들이 경기 진행에 애를 먹었다. 16일 요트 경기장인 마리나 다 글로리아에 갑자기 불어닥친 바람의 풍속은 25노트(시속 46.3km)에 달했다. 요트들은 강풍 탓에 정박지에서 출발하지 못하고 대기해야 했다. 바람이 불기 전에 바다로 나간 요트 몇몇은 바람을 이겨내지 못하고 뒤집히기도 했다.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결국 일부 경기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이 전 종목을 석권한 양궁에서도 바람 영향은 대단했다. 양궁 경기가 열린 삼보드로무는 삼바축제 때 퍼레이드가 열렸던 장소를 개조한 곳으로 관중석 양쪽 측면이 높아 바람이 특히 세게 부는 것으로 유명하다. 실제로 여자 개인전에선 6m/s가 넘는 바람이 불기도 했고, 계기판의 풍향이 한 바퀴를 돌 정도로 종잡을 수 없어 이변이 속출했다. 2016 리우 올림픽 양궁 경기장 삼보드로무 전광판에 바람의 세기와 방향이 표시되고 있다. '도깨비 바람'을 이기지 못한 세계랭킹 1위 최미선은 결국 알레한드라 발렌시아(멕시코)와의 8강 전에서 0-6으로 완패했다. 기보배도 4강전에서 바람 탓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탈락하기도 했다. 리우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이 16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파크에서 공중에 매달려 있다가 케이블과 함께 바닥으로 떨어진 중계 카메라 현장에서 조치를 취하고 있다. 브라질 강풍은 20미터 높이에 매달린 카메라도 떨어뜨렸다. 16일 리우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아레나2 인근에 설치돼 있던 방송 중계 카메라가 떨어져 여성 2명과 아이 2명을 포함해 모두 7명이 다쳤다. 방송 중계 카메라를 관리하고 있는 올림픽 방송 서비스(OBS)는 강한 바람 때문에 카메라가 떨어진 것으로 보고 진상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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