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사는 ‘뒷돈 거래’, 학생들은 ‘저질 급식’

입력 2016.08.17 (21:35) 수정 2016.08.17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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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학생들에겐 저질 식재료로 만든 식사를 제공하고, 비싼 재료를 쓴 것 처럼 꾸며 수억원 대 부당 이득을 챙긴 학교 급식 납품업자가 적발됐습니다.

학교 영양사들은 잘못된 일인 줄 알면서도, 뒷돈을 받고 눈감아 줬습니다.

엄진아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멀건 된장국에 반찬은 순대볶음과 깍두기.

설렁탕엔 건더기가 거의 없습니다.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 급식입니다.

<인터뷰> 00고등학교 학생(음성변조) : "국에 고기 나온 적 거의 없어요. 학부모님들이 오는 날만 맛있는 거 나오고."

<인터뷰> 00고등학교 학부모(음성변조) : "늦게 가면 (급식이) 떨어져서 못 먹거나, (아이를) 굶길 수는 없으니까 엄마들이 도시락을 싸 주기도 하고."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학교 급식에 식재료를 납품하는 업자가 고급 식재료를 제공한 것처럼 단가를 최대 10배까지 부풀려 받고, 실제론 질 낮은 싼 재료를 공급한 겁니다.

지난 3년동안 경기도 용인의 고등학교와 초등학교 4곳에서 이런 수법으로 2억3천여 만 원을 챙겼습니다.

학교 영양사와 영양교사 3명은 이 사실을 알았지만 눈감아 줬습니다.

그 대가로 현금 수천 만 원과 화장품, 옷, 피부관리 회원권 등 1억 1천만 원 어치를 받았습니다.

일부 영양사들은 노골적으로 돈과 선물을 먼저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정덕길(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6팀장) : "(영양사가) 가방을 산다, 의류를 산다고 얘기를 하면 그것을 업자가 직접 구매해서 택배로 부쳐주거나, 이로 인해 학생들은 부실한, 맛없는 급식을 (먹었습니다.)"

경찰은 이들을'사기'와 '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이 업자가 지난 3년동안 수도권 17개 학교에 급식 재료를 대 온 만큼 추가 범죄가 더 있는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엄진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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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양사는 ‘뒷돈 거래’, 학생들은 ‘저질 급식’
    • 입력 2016-08-17 21:41:22
    • 수정2016-08-17 21:55:14
    뉴스9(경인)
<앵커 멘트>

학생들에겐 저질 식재료로 만든 식사를 제공하고, 비싼 재료를 쓴 것 처럼 꾸며 수억원 대 부당 이득을 챙긴 학교 급식 납품업자가 적발됐습니다.

학교 영양사들은 잘못된 일인 줄 알면서도, 뒷돈을 받고 눈감아 줬습니다.

엄진아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멀건 된장국에 반찬은 순대볶음과 깍두기.

설렁탕엔 건더기가 거의 없습니다.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 급식입니다.

<인터뷰> 00고등학교 학생(음성변조) : "국에 고기 나온 적 거의 없어요. 학부모님들이 오는 날만 맛있는 거 나오고."

<인터뷰> 00고등학교 학부모(음성변조) : "늦게 가면 (급식이) 떨어져서 못 먹거나, (아이를) 굶길 수는 없으니까 엄마들이 도시락을 싸 주기도 하고."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학교 급식에 식재료를 납품하는 업자가 고급 식재료를 제공한 것처럼 단가를 최대 10배까지 부풀려 받고, 실제론 질 낮은 싼 재료를 공급한 겁니다.

지난 3년동안 경기도 용인의 고등학교와 초등학교 4곳에서 이런 수법으로 2억3천여 만 원을 챙겼습니다.

학교 영양사와 영양교사 3명은 이 사실을 알았지만 눈감아 줬습니다.

그 대가로 현금 수천 만 원과 화장품, 옷, 피부관리 회원권 등 1억 1천만 원 어치를 받았습니다.

일부 영양사들은 노골적으로 돈과 선물을 먼저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정덕길(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6팀장) : "(영양사가) 가방을 산다, 의류를 산다고 얘기를 하면 그것을 업자가 직접 구매해서 택배로 부쳐주거나, 이로 인해 학생들은 부실한, 맛없는 급식을 (먹었습니다.)"

경찰은 이들을'사기'와 '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이 업자가 지난 3년동안 수도권 17개 학교에 급식 재료를 대 온 만큼 추가 범죄가 더 있는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엄진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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