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왜 아프리카에 투자하나? 케냐 첫 TICAD 회의

입력 2016.08.27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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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7일부터 2일 간 케냐 나이로비에서는 '아프리카개발회의(TICAD, Tokyo International Conference on African Development)'가 열린다. 일본과 아프리카 국가 50여 곳의 정상과 외교 수장들이 참석한다. 1993년 도쿄에서 첫 회담을 개최한 이래 6번째 회의다.

이번 6차 회의는 TICAD 역사상 처음으로 아프리카 대륙에서 개최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TICAD 참석을 위해 지난 25일 밤 케냐에 도착했다. 4천 명의 일본 대표단과 기업 100여 곳이 아베 총리와 동행했다. 국제연합(UN), 세계은행(World Bank) 등 국제기구 역시 주최측 자격으로 이 회의에 참석한다.

향후 3년 동안 아프리카 개발을 위한 일본의 원조 규모와 내용이 이 회의에서 정해진다. 아프리카 모든 국가의 관심이 TICAD에 쏠려 있다.

아프리카 투자 전략의 '첨병', TICAD

제5차 아프리카개발회의(TICAD)는 지난 2013년 일본 요코하마에서 개최됐다. 아프리카 39개 국가의 정상이 참석했다.제5차 아프리카개발회의(TICAD)는 지난 2013년 일본 요코하마에서 개최됐다. 아프리카 39개 국가의 정상이 참석했다.

2013년 요코하마에서 열린 제5차 TICAD에서 일본은 향후 5년 간 아프리카에 320억 달러(35조 7천억 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140억 달러(15조 6천억 원)는 무상원조(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였다. 외교부 산하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아프리카 무상원조 규모는 지난 3년 간 3,300억 원 정도다.

국가기반산업·자원개발·보건·교육 등 전 분야에 걸쳐 투자가 이뤄진다. 케냐 정부는 모이 국제공항(Moi International Airport)과 냐리 대교(Nyali bridge)를 건설·보수하는 등 인프라에 주로 원조 자금을 투입했다. 또, 조모 케냐타 공과 대학(Jomo Kenyatta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정비에도 돈이 사용됐다.

유·무상 원조자금 가운데 20억 달러(2조 2,300억 원)는 일본 에너지·건설 공기업이 투자했다. 특히 아프리카 내 수력발전소 건립, 금 등 지하자원 개발에 주로 자금이 쓰였다. 장기간의 현지 조사와 의사 결정 과정을 거쳐 체계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 에너지 공기업의 부실을 초래한 이명박 정권의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 등 '대한민국식 자원외교'와는 다음과 같은 점들에서 차이를 보인다.

일본은 왜 아프리카에 투자할까?

스와힐리어로 국가명이 표기된 아프리카 지도스와힐리어로 국가명이 표기된 아프리카 지도

일본의 경제산업대신 정무관을 지냈던 이소자키 요시히코는 "왜 아프리카에 투자하느냐?"는 국제 사회의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했다.

"일본은 자원이 부족한 나라입니다. 만약 아프리카에서 들여오는 천연자원 공급이 끊긴다면 일본의 주력 산업인 자동차 생산이 멈추는 것은 물론이고, 가전 제품도 지금처럼 만들어 낼 수가 없습니다."

'자원안보' 차원의 접근이다. 아프리카로부터 저렴하게 공급받는 자원이 일본의 경제적 번영을 뒷받침하므로, 15조 원이 넘는 무상원조는 물론, 회수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은 유상원조 20조 원도 투자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TICAD가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발전을 거듭해 온 이유다.

일본의 투자는 민간 영역에서의 성과로도 드러난다. 일본 기업인 도요타 통상과 도시바(이들 일본 기업과 컨소시움을 맺은 현대 엔지니어링은 설계·시공을 담당했다)는 2012년 케냐 올카리아 지열발전소 4호기를 수주했다. 올해 공개 입찰에 나온 지열발전기 5호기에도 수주 가능성이 높은 후보 가운데 하나다.

2000년 대 중반부터 아프리카 투자의 큰 손으로 떠오른 중국 역시 국가 주도의 자본을 이용해 아프리카 전역에 철도·도로 등 기반시설을 설치하고, 각종 천연자원 광산을 개발하고 있다.

[연관기사] ☞ 한-케냐 정상회담…5천억 원 케냐 지열발전소 수주 추진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5월 말 에티오피아·우간다·케냐 동아프리카 3개국을 각각 방문해 정상회담을 했다. 이 때 언론을 장식했던 주요 화두는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양해각서(MOU) 체결이었다.

투자협력촉진 MOU·보건의료협력 MOU·농촌개발금융협력 MOU 등 양해각서 체결만 수십 건이 이뤄졌다. 하지만 원조에 기대 사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특성상 외교적으로 '주고 받는(Give and Take)' 방식으로만 접근해서는 큰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미국·중국·일본의 꾸준한 투자와 연구처럼 대한민국 정부도 내실 있는 투자를 해야 아프리카는 우리에게 기회의 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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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은 왜 아프리카에 투자하나? 케냐 첫 TICAD 회의
    • 입력 2016-08-27 09:04:15
    취재K
8월 27일부터 2일 간 케냐 나이로비에서는 '아프리카개발회의(TICAD, Tokyo International Conference on African Development)'가 열린다. 일본과 아프리카 국가 50여 곳의 정상과 외교 수장들이 참석한다. 1993년 도쿄에서 첫 회담을 개최한 이래 6번째 회의다.

이번 6차 회의는 TICAD 역사상 처음으로 아프리카 대륙에서 개최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TICAD 참석을 위해 지난 25일 밤 케냐에 도착했다. 4천 명의 일본 대표단과 기업 100여 곳이 아베 총리와 동행했다. 국제연합(UN), 세계은행(World Bank) 등 국제기구 역시 주최측 자격으로 이 회의에 참석한다.

향후 3년 동안 아프리카 개발을 위한 일본의 원조 규모와 내용이 이 회의에서 정해진다. 아프리카 모든 국가의 관심이 TICAD에 쏠려 있다.

아프리카 투자 전략의 '첨병', TICAD

제5차 아프리카개발회의(TICAD)는 지난 2013년 일본 요코하마에서 개최됐다. 아프리카 39개 국가의 정상이 참석했다.
2013년 요코하마에서 열린 제5차 TICAD에서 일본은 향후 5년 간 아프리카에 320억 달러(35조 7천억 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140억 달러(15조 6천억 원)는 무상원조(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였다. 외교부 산하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아프리카 무상원조 규모는 지난 3년 간 3,300억 원 정도다.

국가기반산업·자원개발·보건·교육 등 전 분야에 걸쳐 투자가 이뤄진다. 케냐 정부는 모이 국제공항(Moi International Airport)과 냐리 대교(Nyali bridge)를 건설·보수하는 등 인프라에 주로 원조 자금을 투입했다. 또, 조모 케냐타 공과 대학(Jomo Kenyatta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정비에도 돈이 사용됐다.

유·무상 원조자금 가운데 20억 달러(2조 2,300억 원)는 일본 에너지·건설 공기업이 투자했다. 특히 아프리카 내 수력발전소 건립, 금 등 지하자원 개발에 주로 자금이 쓰였다. 장기간의 현지 조사와 의사 결정 과정을 거쳐 체계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 에너지 공기업의 부실을 초래한 이명박 정권의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 등 '대한민국식 자원외교'와는 다음과 같은 점들에서 차이를 보인다.

일본은 왜 아프리카에 투자할까?

스와힐리어로 국가명이 표기된 아프리카 지도
일본의 경제산업대신 정무관을 지냈던 이소자키 요시히코는 "왜 아프리카에 투자하느냐?"는 국제 사회의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했다.

"일본은 자원이 부족한 나라입니다. 만약 아프리카에서 들여오는 천연자원 공급이 끊긴다면 일본의 주력 산업인 자동차 생산이 멈추는 것은 물론이고, 가전 제품도 지금처럼 만들어 낼 수가 없습니다."

'자원안보' 차원의 접근이다. 아프리카로부터 저렴하게 공급받는 자원이 일본의 경제적 번영을 뒷받침하므로, 15조 원이 넘는 무상원조는 물론, 회수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은 유상원조 20조 원도 투자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TICAD가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발전을 거듭해 온 이유다.

일본의 투자는 민간 영역에서의 성과로도 드러난다. 일본 기업인 도요타 통상과 도시바(이들 일본 기업과 컨소시움을 맺은 현대 엔지니어링은 설계·시공을 담당했다)는 2012년 케냐 올카리아 지열발전소 4호기를 수주했다. 올해 공개 입찰에 나온 지열발전기 5호기에도 수주 가능성이 높은 후보 가운데 하나다.

2000년 대 중반부터 아프리카 투자의 큰 손으로 떠오른 중국 역시 국가 주도의 자본을 이용해 아프리카 전역에 철도·도로 등 기반시설을 설치하고, 각종 천연자원 광산을 개발하고 있다.

[연관기사] ☞ 한-케냐 정상회담…5천억 원 케냐 지열발전소 수주 추진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5월 말 에티오피아·우간다·케냐 동아프리카 3개국을 각각 방문해 정상회담을 했다. 이 때 언론을 장식했던 주요 화두는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양해각서(MOU) 체결이었다.

투자협력촉진 MOU·보건의료협력 MOU·농촌개발금융협력 MOU 등 양해각서 체결만 수십 건이 이뤄졌다. 하지만 원조에 기대 사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특성상 외교적으로 '주고 받는(Give and Take)' 방식으로만 접근해서는 큰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미국·중국·일본의 꾸준한 투자와 연구처럼 대한민국 정부도 내실 있는 투자를 해야 아프리카는 우리에게 기회의 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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