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격태격] “정치 행위 안돼”…어디까지 허용되나?

입력 2016.09.02 (21:52) 수정 2016.09.02 (22:0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리우 올림픽 마라톤 경기에서 한 에티오피아 선수가 X자를 그리며 반정부 세리머니를 표현해 논란이 일었는데요.

이 행위가 정치적 의도를 담고 있어 IOC의 징계 대상이라고 합니다.

여러분은 동의하시나요.

김기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리우 올림픽 남자 마라톤 릴레사의 이른바 X자 세리머니입니다.

에티오피아 독재 정권을 반대하는 뜻을 담았는데, 지난 주말 캐나다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IOC 규정에 따르면 릴레사의 행위는 정치적 의사를 표현했기 때문에 징계 대상입니다.

IOC가 이 규정을 도입한 이유는 스포츠가 정치에 이용되는 걸 막기 위해섭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7년 창춘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백두산은 우리 땅이라고 주장한 문구를 들고 나온 데 이어, 4년 전 런던 올림픽에서는 박종우가 독도 세리머니를 해서 국제적인 이슈가 됐습니다.

<인터뷰> 최종준(런던올림픽 당시 체육회 사무총장) : "모든 스포츠 세리머니와 이벤트에 정치가 개입해서 극과 극의 분쟁이 생기면 결국 국가 간 외교전으로 비화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반론도 적지 않습니다.

인류 보편의 가치 표현도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역기능이 적지 않아섭니다.

지난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 당시,시상대에 선 흑인 선수들은 인종 차별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현했습니다.

메달 박탈의 중징계를 당했지만, 수십년이 지난 지금은 인권 운동의 상징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정용철(서강대 스포츠심리학 교수) : "스포츠를 통한 저항의 메시지나 약자의 목소리를 보편적인 가치 안에서 담아낼 수 있는 올림픽 정신으로 승화되어야 합니다."

IOC는 여전히 강경하지만, 선수들의 가치 표현의 자유를 전적으로 징계의 대상으로만 삼아야 할 지 인류의 스포츠제전이 고민해야 할 새로운 과제입니다.

KBS 뉴스 김기범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티격태격] “정치 행위 안돼”…어디까지 허용되나?
    • 입력 2016-09-02 21:54:09
    • 수정2016-09-02 22:05:43
    뉴스 9
<앵커 멘트>

리우 올림픽 마라톤 경기에서 한 에티오피아 선수가 X자를 그리며 반정부 세리머니를 표현해 논란이 일었는데요.

이 행위가 정치적 의도를 담고 있어 IOC의 징계 대상이라고 합니다.

여러분은 동의하시나요.

김기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리우 올림픽 남자 마라톤 릴레사의 이른바 X자 세리머니입니다.

에티오피아 독재 정권을 반대하는 뜻을 담았는데, 지난 주말 캐나다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IOC 규정에 따르면 릴레사의 행위는 정치적 의사를 표현했기 때문에 징계 대상입니다.

IOC가 이 규정을 도입한 이유는 스포츠가 정치에 이용되는 걸 막기 위해섭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7년 창춘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백두산은 우리 땅이라고 주장한 문구를 들고 나온 데 이어, 4년 전 런던 올림픽에서는 박종우가 독도 세리머니를 해서 국제적인 이슈가 됐습니다.

<인터뷰> 최종준(런던올림픽 당시 체육회 사무총장) : "모든 스포츠 세리머니와 이벤트에 정치가 개입해서 극과 극의 분쟁이 생기면 결국 국가 간 외교전으로 비화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반론도 적지 않습니다.

인류 보편의 가치 표현도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역기능이 적지 않아섭니다.

지난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 당시,시상대에 선 흑인 선수들은 인종 차별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현했습니다.

메달 박탈의 중징계를 당했지만, 수십년이 지난 지금은 인권 운동의 상징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정용철(서강대 스포츠심리학 교수) : "스포츠를 통한 저항의 메시지나 약자의 목소리를 보편적인 가치 안에서 담아낼 수 있는 올림픽 정신으로 승화되어야 합니다."

IOC는 여전히 강경하지만, 선수들의 가치 표현의 자유를 전적으로 징계의 대상으로만 삼아야 할 지 인류의 스포츠제전이 고민해야 할 새로운 과제입니다.

KBS 뉴스 김기범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