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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엘’의 험난했던 미국행과 숨은 공로자들
입력 2016.09.06 (09:30) 수정 2016.09.06 (11:09) 취재K
"혹시라도 사무엘이 얼어 죽을까봐 입고 있던 패딩점퍼로 감싸 안고 수족관까지 갔어요"

미국의 유명 방송인 코난 오브라이언의 애완낙지 사무엘을 관리했던 김원재(25·대학생)씨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지난 2월 한국을 방문했던 코난은 예정됐던 방문지인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갑작스럽게 산낙지 한 마리를 구입했고 '사무엘(Samuel)'이란 이름을 붙였다. 코난의 코디네이터로 동행했던 김 씨는 사무엘이 죽지 않도록 잘 관리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고민했다고 한다.



초등학교 2학년 때 미국으로 건너 가 7년을 살다 돌아온 김 씨는 코난의 오랜 팬이다. 김 씨는 코난이 '한국 에피소드' 촬영을 위해 온다는 사실을 듣고 그에게 이메일을 보내 코디네이터가 됐다. 그는 코난이 한국 PC방편을 촬영할 때 함께 출연해 유명세를 탔다.



사무엘과의 만남은 김 씨에게 예정에 없던 숙제를 안겨줬다. 김 씨에겐 어항조차 없었다. 사무엘은 비닐봉지 안에 갇힌 채로 버스 뒷좌석에서 8시간 가량을 버텼다. 2월 서울의 한파는 위협적이었다.

"백화점 수산물 코너에 부탁할까 생각했다가 숙소 근처에 있던 코엑스 아쿠아리움에 도움을 요청했어요. 다행히 아쿠아리움 측에서 흔쾌히 허락해주셨죠."

코엑스 아쿠아리움은 사무엘에게 최적의 서식처를 제공했다. 섭씨 12도가 유지되는 수조에 다른 생물들이 접근할 수 없도록 개별 공간을 만들어줬다. 뻘과 유사한 환경이 되도록 모래도 넣어줬다. 새우와 같은 먹이도 매일 제공됐다.

'사무엘'이라는 남자 이름을 갖고 있었지만 사실은 암컷 낙지였다는 것도 코엑스 아쿠아리움에서 알게됐다. 당시 아쿠아리움의 사육사들은 머리 크기로 미뤄 사무엘이 생후 2~3개월 정도라고 추정했다. 낙지의 수명은 1년 남짓으로 지금 사무엘은 사람 나이로 이미 환갑에 가깝다.



코엑스아쿠아리움 제공코엑스아쿠아리움 제공

팬미팅 행사에 참가했던 한 차례 외출을 빼고 사무엘은 코난의 방한기간 내내 코엑스 아쿠아리움에 머물렀다. 코난은 미국으로 사무엘을 데리고 가려했지만 통관과 검역 문제로 코엑스아쿠아리움에 기증했다. 사무엘은 이곳에서 약 6개월을 지냈다.

사무엘이 다시 방송에 등장한 건 지난달 31일이다. 사무엘은 미국 TBS의 코난 오브라이언쇼 스튜디오에 깜짝 출연해 코난과 재회했다. 코난을 만나기 전엔 LA 시티투어 버스를 타고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서 핸드프린트 대신 '다리 프린트'를 찍었다. 방송장면은 미국은 물론 국내에서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급속히 퍼져나갔다.

[연관기사] ‘사무엘’ 할리우드서 발도장 찍고 코난과 재회

사무엘은 할리우드 거리에 자신의 촉수로 발도장을 찍은 후 유니버셜 스튜디오까지 구경을 마치고 오브라이언과 재회했다.사무엘은 할리우드 거리에 자신의 촉수로 발도장을 찍은 후 유니버셜 스튜디오까지 구경을 마치고 오브라이언과 재회했다.

현재 사무엘은 미국 LA에 위치한 아쿠아리움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아쿠아리움에서 약 1만 2천 달러(한화 1,340만 원)짜리 수조와 1,500달러(한화 167만 원)나 되는 수온 조절계 등과 함께 호화로운 삶을 살아갈 예정이다. 역사상 가장 성공한 낙지가 된 것이다.

사무엘의 미국행을 주선한 곳은 한국관광공사다. 코난과 사무엘의 만남이 미국을 포함해 전세계에 방영되면 시청자들이 다시 한 번 한국을 떠올릴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관광공사는 코난과 사무엘의 만남을 동영상으로 제작해 이달 말 공개하고 한국관광 캠페인 를 전개할 계획이다.

하지만 생물인 낙지를 미국으로 반입하는 일은 만만치 않았다. 한국관광공사는 24시간 가까이 최적 해수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특수 수조를 제작했다. 또 노량진에서 다른 낙지를 구입해 수차례 시뮬레이션을 거쳤다.

통관 문제도 쉽게 해결되지 않았다. 식용이 아닌 애완낙지를 비행기를 통해 미국에 보낸 것은 유래가 없던 일이었다. 코엑스 아쿠아리움 입장에서도 생물을 주로 들여오기만 했을뿐 국외로 내보내는 일은 처음이었다. 국내와 미국 현지의 통관 업체도 처음엔 난색을 표했다는 후문이다.

한국관광 명예 홍보대사 위촉패를 전달받고 있는 코난 오프라이언(왼쪽)과 한국관광공사 LA지사 김태식 지사장(오른쪽)한국관광 명예 홍보대사 위촉패를 전달받고 있는 코난 오프라이언(왼쪽)과 한국관광공사 LA지사 김태식 지사장(오른쪽)

방송 녹화가 끝난 뒤 코난은 한국관광 명예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코난은 사무엘을 다시 만나게 해 준 한국에 감사를 전하며 "앞으로도 한국을 전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 ‘사무엘’의 험난했던 미국행과 숨은 공로자들
    • 입력 2016-09-06 09:30:07
    • 수정2016-09-06 11:09:21
    취재K
"혹시라도 사무엘이 얼어 죽을까봐 입고 있던 패딩점퍼로 감싸 안고 수족관까지 갔어요"

미국의 유명 방송인 코난 오브라이언의 애완낙지 사무엘을 관리했던 김원재(25·대학생)씨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지난 2월 한국을 방문했던 코난은 예정됐던 방문지인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갑작스럽게 산낙지 한 마리를 구입했고 '사무엘(Samuel)'이란 이름을 붙였다. 코난의 코디네이터로 동행했던 김 씨는 사무엘이 죽지 않도록 잘 관리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고민했다고 한다.



초등학교 2학년 때 미국으로 건너 가 7년을 살다 돌아온 김 씨는 코난의 오랜 팬이다. 김 씨는 코난이 '한국 에피소드' 촬영을 위해 온다는 사실을 듣고 그에게 이메일을 보내 코디네이터가 됐다. 그는 코난이 한국 PC방편을 촬영할 때 함께 출연해 유명세를 탔다.



사무엘과의 만남은 김 씨에게 예정에 없던 숙제를 안겨줬다. 김 씨에겐 어항조차 없었다. 사무엘은 비닐봉지 안에 갇힌 채로 버스 뒷좌석에서 8시간 가량을 버텼다. 2월 서울의 한파는 위협적이었다.

"백화점 수산물 코너에 부탁할까 생각했다가 숙소 근처에 있던 코엑스 아쿠아리움에 도움을 요청했어요. 다행히 아쿠아리움 측에서 흔쾌히 허락해주셨죠."

코엑스 아쿠아리움은 사무엘에게 최적의 서식처를 제공했다. 섭씨 12도가 유지되는 수조에 다른 생물들이 접근할 수 없도록 개별 공간을 만들어줬다. 뻘과 유사한 환경이 되도록 모래도 넣어줬다. 새우와 같은 먹이도 매일 제공됐다.

'사무엘'이라는 남자 이름을 갖고 있었지만 사실은 암컷 낙지였다는 것도 코엑스 아쿠아리움에서 알게됐다. 당시 아쿠아리움의 사육사들은 머리 크기로 미뤄 사무엘이 생후 2~3개월 정도라고 추정했다. 낙지의 수명은 1년 남짓으로 지금 사무엘은 사람 나이로 이미 환갑에 가깝다.



코엑스아쿠아리움 제공코엑스아쿠아리움 제공

팬미팅 행사에 참가했던 한 차례 외출을 빼고 사무엘은 코난의 방한기간 내내 코엑스 아쿠아리움에 머물렀다. 코난은 미국으로 사무엘을 데리고 가려했지만 통관과 검역 문제로 코엑스아쿠아리움에 기증했다. 사무엘은 이곳에서 약 6개월을 지냈다.

사무엘이 다시 방송에 등장한 건 지난달 31일이다. 사무엘은 미국 TBS의 코난 오브라이언쇼 스튜디오에 깜짝 출연해 코난과 재회했다. 코난을 만나기 전엔 LA 시티투어 버스를 타고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서 핸드프린트 대신 '다리 프린트'를 찍었다. 방송장면은 미국은 물론 국내에서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급속히 퍼져나갔다.

[연관기사] ‘사무엘’ 할리우드서 발도장 찍고 코난과 재회

사무엘은 할리우드 거리에 자신의 촉수로 발도장을 찍은 후 유니버셜 스튜디오까지 구경을 마치고 오브라이언과 재회했다.사무엘은 할리우드 거리에 자신의 촉수로 발도장을 찍은 후 유니버셜 스튜디오까지 구경을 마치고 오브라이언과 재회했다.

현재 사무엘은 미국 LA에 위치한 아쿠아리움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아쿠아리움에서 약 1만 2천 달러(한화 1,340만 원)짜리 수조와 1,500달러(한화 167만 원)나 되는 수온 조절계 등과 함께 호화로운 삶을 살아갈 예정이다. 역사상 가장 성공한 낙지가 된 것이다.

사무엘의 미국행을 주선한 곳은 한국관광공사다. 코난과 사무엘의 만남이 미국을 포함해 전세계에 방영되면 시청자들이 다시 한 번 한국을 떠올릴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관광공사는 코난과 사무엘의 만남을 동영상으로 제작해 이달 말 공개하고 한국관광 캠페인 를 전개할 계획이다.

하지만 생물인 낙지를 미국으로 반입하는 일은 만만치 않았다. 한국관광공사는 24시간 가까이 최적 해수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특수 수조를 제작했다. 또 노량진에서 다른 낙지를 구입해 수차례 시뮬레이션을 거쳤다.

통관 문제도 쉽게 해결되지 않았다. 식용이 아닌 애완낙지를 비행기를 통해 미국에 보낸 것은 유래가 없던 일이었다. 코엑스 아쿠아리움 입장에서도 생물을 주로 들여오기만 했을뿐 국외로 내보내는 일은 처음이었다. 국내와 미국 현지의 통관 업체도 처음엔 난색을 표했다는 후문이다.

한국관광 명예 홍보대사 위촉패를 전달받고 있는 코난 오프라이언(왼쪽)과 한국관광공사 LA지사 김태식 지사장(오른쪽)한국관광 명예 홍보대사 위촉패를 전달받고 있는 코난 오프라이언(왼쪽)과 한국관광공사 LA지사 김태식 지사장(오른쪽)

방송 녹화가 끝난 뒤 코난은 한국관광 명예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코난은 사무엘을 다시 만나게 해 준 한국에 감사를 전하며 "앞으로도 한국을 전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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