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옷 입으세요”…벌초·성묘 시 주의점은?

입력 2016.09.09 (08:17) 수정 2016.09.09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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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이번 주말 벌초 가시는 분들 많으시죠.

올해는 폭염으로 말벌이나 진드기 개체 수가 급증해, 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데요.

벌초나 성묘를 갈 때는 가급적 밝은색 계통의 옷을 입어야 말벌의 공격을 피할 수 있습니다.

왜 그런지, 변진석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마네킹을 세워놓고 벌집을 두드리자, 말벌 수십 마리가 순식간에 검은색 머리 쪽으로 몰려듭니다.

이번엔 모자를 씌우고 말벌의 공격성을 실험해봤습니다.

(아도)역시 검은 모자쪽에만 말벌이 달려들 뿐, 베이지색에는 말벌이 거의 없습니다.

짙은 색에 더 반응하는 공격 성향은 색상 실험에서 더 뚜렷해집니다.

8개 색상의 실타래를 걸어 놓고 말벌을 자극해봤더니, 검은색에만 말벌이 달라붙고 밝은색엔 얼씬도 하지 않습니다.

가급적 밝은색 옷을 입어야 말벌의 공격을 피할 수 있는 겁니다.

<인터뷰> 정종철(국립공원관리공단 팀장) : "말벌이 검은색 등 어두운색을 집중공격 하는 것은 곰, 오소리 등과 같은 천적으로 오해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말벌떼의 공격을 받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말벌을 쫒는다고 팔을 휘두르면 오히려 말벌이 더 모여듭니다.

자세를 낮추고 최대한 빨리 이곳을 벗어나야 합니다.

말벌의 속력이 시속 40~50㎞나 돼 웬만한 성인들도 따돌리기가 쉽지 않지만 그래도 머리를 감싼 채 빨리 도망치는 게 최선입니다.

<인터뷰> 김강민(서울 마포소방서) : "말벌은 떼를 지어 공격하는 습성이 있으므로 한 마리라도 발견 시 20m 이상 신속히 그 자리를 피해 이동을 해야 합니다."

최근엔 독성이 강한 외래종이 기승을 부리는 만큼 말벌에 쏘이면 냉찔짐을 하면서 즉각 응급실을 찾아야 합니다.

KBS 뉴스 변진석입니다.

<기자 멘트>

벌초, 성묘 길에 조심해야 할 불청객, 진드기도 있습니다.

살인 진드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얕봐선 안 됩니다.

진드기가 유발하는 질환 가운데 중증 열성 혈소판 감소 증후군이 있습니다.

작은소참진드기에 물리면 걸릴 수 있는데요.

환자 수는 많지 않은데, 괄호 안 사망자 수에서 볼 수 있듯이, 치사율이 높습니다.

또 하나 위험한 질환, 쯔쯔가무시병도 전체 환자의 90% 가량이 9월에서 11월 사이에 발생합니다.

예방법 알아볼까요?

풀 위에 눕거나 옷을 벗어두면 안 됩니다.

앉을 때는 돗자리를 펴서 않고, 사용한 돗자리는 잘 세척한 뒤 햇볕에 말려야 합니다.

등산로나 산책로처럼 지정된 경로 외에는 들어가지 않는 게 좋고요.

벌초나 성묘를 할 때는 긴 팔 옷을 입고, 바지는 양말 안으로 집어 넣어 입어야 합니다.

야외 활동을 한 뒤에는 옷을 털고 반드시 세탁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산에서 조심해야 할 것들 또 있습니다.

2011년부터 15년까지 5년 간 뱀에 물린 환자가 2만여 명이나 됩니다.

뱀에 물린 환자의 절반은 8월에서 10월 사이에 발생했으니까, 딱 이맘 때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두꺼운 신발을 신고, 풀이 우거진 곳은 먼저 긴 장대같은 걸로 풀을 헤쳐봐야 합니다.

뱀에 물리면 우선 환자를 편히 눕히고 지혈대를 맵니다.

반드시 병원에 가야 하는데, 뱀이 도망가기 전에 사진을 찍어 두면 해독제 제조에 도움이 됩니다.

멧돼지는 월동 준비를 위해 가을철에 도심 인근 야산이나 논밭에 자주 출몰합니다.

멧돼지를 맞닥뜨리면 소리 지르거나 등을 보이면 안 되고요,

나무나 바위 뒤로 몸을 숨기는 게 좋습니다.

산소에 술을 뿌리거나 가져간 음식을 남기면 후각이 발달한 멧돼지가 묘지를 파헤칠 수 있어서 주의해야 합니다.

또, 산에서 야생버섯을 보고 함부로 먹으면 안 되는데요.

스마트폰에서 인터넷 검색으로 독버섯을 구분하는 것도 위험합니다.

식용버섯과 독버섯은 전문가가 아니면 구별하기 어렵습니다.

야생버섯을 먹고 구토나 설사, 오한, 호흡곤란 같은 증세가 나타나면 바로 토하게 하고, 남은 버섯을 병원에 함께 가져가야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가능합니다.

벌초할 때 쓰는 예초기도 이맘 때 피해가 집중됩니다.

사용 전에는 볼트, 너트, 칼날이 잘 부착됐는지 점검하고, 설명서의 안전 수칙을 다시 한 번 확인합니다.

칼날 보호 덮개를 사용하는 게 좋고요,

안면보호구나 보호안경을 쓰고, 작업 반경 15m 정도 이내로는 다른 사람이 접근하지 못 하게 해야 합니다.

눈에 파편이 들어가면 절대 비벼선 안 되고요, 눈을 깜빡여서 눈물로 이물질이 나오게 하고 바로 의사를 찾아 검진을 받아야 합니다.

칼날에 부상을 입었을 땐 흐르는 물에 상처를 씻고 깨끗한 천으로 상처부위를 감싼 뒤 병원에 가는 게 좋습니다.

안전수칙 잘 지켜서, 즐거운 명절 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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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밝은 옷 입으세요”…벌초·성묘 시 주의점은?
    • 입력 2016-09-09 08:19:19
    • 수정2016-09-09 09:2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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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를 앞두고 이번 주말 벌초 가시는 분들 많으시죠.

올해는 폭염으로 말벌이나 진드기 개체 수가 급증해, 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데요.

벌초나 성묘를 갈 때는 가급적 밝은색 계통의 옷을 입어야 말벌의 공격을 피할 수 있습니다.

왜 그런지, 변진석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마네킹을 세워놓고 벌집을 두드리자, 말벌 수십 마리가 순식간에 검은색 머리 쪽으로 몰려듭니다.

이번엔 모자를 씌우고 말벌의 공격성을 실험해봤습니다.

(아도)역시 검은 모자쪽에만 말벌이 달려들 뿐, 베이지색에는 말벌이 거의 없습니다.

짙은 색에 더 반응하는 공격 성향은 색상 실험에서 더 뚜렷해집니다.

8개 색상의 실타래를 걸어 놓고 말벌을 자극해봤더니, 검은색에만 말벌이 달라붙고 밝은색엔 얼씬도 하지 않습니다.

가급적 밝은색 옷을 입어야 말벌의 공격을 피할 수 있는 겁니다.

<인터뷰> 정종철(국립공원관리공단 팀장) : "말벌이 검은색 등 어두운색을 집중공격 하는 것은 곰, 오소리 등과 같은 천적으로 오해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말벌떼의 공격을 받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말벌을 쫒는다고 팔을 휘두르면 오히려 말벌이 더 모여듭니다.

자세를 낮추고 최대한 빨리 이곳을 벗어나야 합니다.

말벌의 속력이 시속 40~50㎞나 돼 웬만한 성인들도 따돌리기가 쉽지 않지만 그래도 머리를 감싼 채 빨리 도망치는 게 최선입니다.

<인터뷰> 김강민(서울 마포소방서) : "말벌은 떼를 지어 공격하는 습성이 있으므로 한 마리라도 발견 시 20m 이상 신속히 그 자리를 피해 이동을 해야 합니다."

최근엔 독성이 강한 외래종이 기승을 부리는 만큼 말벌에 쏘이면 냉찔짐을 하면서 즉각 응급실을 찾아야 합니다.

KBS 뉴스 변진석입니다.

<기자 멘트>

벌초, 성묘 길에 조심해야 할 불청객, 진드기도 있습니다.

살인 진드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얕봐선 안 됩니다.

진드기가 유발하는 질환 가운데 중증 열성 혈소판 감소 증후군이 있습니다.

작은소참진드기에 물리면 걸릴 수 있는데요.

환자 수는 많지 않은데, 괄호 안 사망자 수에서 볼 수 있듯이, 치사율이 높습니다.

또 하나 위험한 질환, 쯔쯔가무시병도 전체 환자의 90% 가량이 9월에서 11월 사이에 발생합니다.

예방법 알아볼까요?

풀 위에 눕거나 옷을 벗어두면 안 됩니다.

앉을 때는 돗자리를 펴서 않고, 사용한 돗자리는 잘 세척한 뒤 햇볕에 말려야 합니다.

등산로나 산책로처럼 지정된 경로 외에는 들어가지 않는 게 좋고요.

벌초나 성묘를 할 때는 긴 팔 옷을 입고, 바지는 양말 안으로 집어 넣어 입어야 합니다.

야외 활동을 한 뒤에는 옷을 털고 반드시 세탁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산에서 조심해야 할 것들 또 있습니다.

2011년부터 15년까지 5년 간 뱀에 물린 환자가 2만여 명이나 됩니다.

뱀에 물린 환자의 절반은 8월에서 10월 사이에 발생했으니까, 딱 이맘 때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두꺼운 신발을 신고, 풀이 우거진 곳은 먼저 긴 장대같은 걸로 풀을 헤쳐봐야 합니다.

뱀에 물리면 우선 환자를 편히 눕히고 지혈대를 맵니다.

반드시 병원에 가야 하는데, 뱀이 도망가기 전에 사진을 찍어 두면 해독제 제조에 도움이 됩니다.

멧돼지는 월동 준비를 위해 가을철에 도심 인근 야산이나 논밭에 자주 출몰합니다.

멧돼지를 맞닥뜨리면 소리 지르거나 등을 보이면 안 되고요,

나무나 바위 뒤로 몸을 숨기는 게 좋습니다.

산소에 술을 뿌리거나 가져간 음식을 남기면 후각이 발달한 멧돼지가 묘지를 파헤칠 수 있어서 주의해야 합니다.

또, 산에서 야생버섯을 보고 함부로 먹으면 안 되는데요.

스마트폰에서 인터넷 검색으로 독버섯을 구분하는 것도 위험합니다.

식용버섯과 독버섯은 전문가가 아니면 구별하기 어렵습니다.

야생버섯을 먹고 구토나 설사, 오한, 호흡곤란 같은 증세가 나타나면 바로 토하게 하고, 남은 버섯을 병원에 함께 가져가야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가능합니다.

벌초할 때 쓰는 예초기도 이맘 때 피해가 집중됩니다.

사용 전에는 볼트, 너트, 칼날이 잘 부착됐는지 점검하고, 설명서의 안전 수칙을 다시 한 번 확인합니다.

칼날 보호 덮개를 사용하는 게 좋고요,

안면보호구나 보호안경을 쓰고, 작업 반경 15m 정도 이내로는 다른 사람이 접근하지 못 하게 해야 합니다.

눈에 파편이 들어가면 절대 비벼선 안 되고요, 눈을 깜빡여서 눈물로 이물질이 나오게 하고 바로 의사를 찾아 검진을 받아야 합니다.

칼날에 부상을 입었을 땐 흐르는 물에 상처를 씻고 깨끗한 천으로 상처부위를 감싼 뒤 병원에 가는 게 좋습니다.

안전수칙 잘 지켜서, 즐거운 명절 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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