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못 끄는’ 스프링클러, 눈속임 불법시공 만연

입력 2016.09.26 (21:28) 수정 2016.09.27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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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노인 요양원 같은 시설은 불이 났을 때 피해가 커질 수 있어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화돼 있습니다.

그런데 수압이 기준치에 미달하는 엉터리 스프링클러가 설치된 곳이 많아 대형 사고 우려가 크다고 합니다.

신지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6년 전, 10명이 숨진 포항 요양원 화재를 계기로 정부는 노인요양원에도 간이 스프링클러를 의무화했습니다.

이 사업에 2012년부터 세금 400억 원이 투입됐습니다.

서울 한 요양원의 간이 스프링클러를 점검해 봤습니다.

수압을 검사하려고 배관을 열어보니 플라스틱 조각이 박혀있습니다.

이걸 빼고 틀어보니, 압력이 떨어집니다.

물이 나오는 입구를 억지로 좁혀 검사 때 수압이 실제보다 높게 측정되도록 조작한 겁니다.

이렇게 살수 압력이 0에 가깝다는 건 스프링클러가 화재시 불을 제대로 끌 수 없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입니다.

정상적인 스프링클러는 물이 넓게 퍼져 불이 번지는 걸 막을 수 있지만, 수압이 낮는 스프링클러는 불의 확산을 막기 어렵습니다.

다른 요양원에서도 불법 장치가 발견됐습니다.

역시 장치를 빼니 수압이 절반으로 떨어집니다.

시공업자들은 이런 식의 불법 시공이 관행처럼 이뤄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녹취> 시공업자(음성변조) : "어떻게 해서든지 수압을 맞춰놔야 할 것 아니에요. 다시 해 주려면 아무래도 인건비도 비싸고 하니까... 관행적으로 그렇게..."

수압에 문제가 있지만, 검사 결과는 매번 '적합'으로 소방서에 보고됐습니다.

<인터뷰> 요양원 관계자(음성변조) : "문제가 없다고 하면, 저희는 안심을 하고 문제가 없다고 아는 거잖아요."

<녹취> 이명수(의원/국회 안전행정위원회) : "전수 조사를 실시하고, 공상의 문제를 철저히 감독하는 시스템을 보강해야 합니다."

이런 간이 스프링클러를 의무 설치해야 하는 시설은 전국에 5만 곳이 넘습니다.

KBS 뉴스 신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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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 못 끄는’ 스프링클러, 눈속임 불법시공 만연
    • 입력 2016-09-26 21:31:16
    • 수정2016-09-27 10: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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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노인 요양원 같은 시설은 불이 났을 때 피해가 커질 수 있어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화돼 있습니다. 그런데 수압이 기준치에 미달하는 엉터리 스프링클러가 설치된 곳이 많아 대형 사고 우려가 크다고 합니다. 신지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6년 전, 10명이 숨진 포항 요양원 화재를 계기로 정부는 노인요양원에도 간이 스프링클러를 의무화했습니다. 이 사업에 2012년부터 세금 400억 원이 투입됐습니다. 서울 한 요양원의 간이 스프링클러를 점검해 봤습니다. 수압을 검사하려고 배관을 열어보니 플라스틱 조각이 박혀있습니다. 이걸 빼고 틀어보니, 압력이 떨어집니다. 물이 나오는 입구를 억지로 좁혀 검사 때 수압이 실제보다 높게 측정되도록 조작한 겁니다. 이렇게 살수 압력이 0에 가깝다는 건 스프링클러가 화재시 불을 제대로 끌 수 없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입니다. 정상적인 스프링클러는 물이 넓게 퍼져 불이 번지는 걸 막을 수 있지만, 수압이 낮는 스프링클러는 불의 확산을 막기 어렵습니다. 다른 요양원에서도 불법 장치가 발견됐습니다. 역시 장치를 빼니 수압이 절반으로 떨어집니다. 시공업자들은 이런 식의 불법 시공이 관행처럼 이뤄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녹취> 시공업자(음성변조) : "어떻게 해서든지 수압을 맞춰놔야 할 것 아니에요. 다시 해 주려면 아무래도 인건비도 비싸고 하니까... 관행적으로 그렇게..." 수압에 문제가 있지만, 검사 결과는 매번 '적합'으로 소방서에 보고됐습니다. <인터뷰> 요양원 관계자(음성변조) : "문제가 없다고 하면, 저희는 안심을 하고 문제가 없다고 아는 거잖아요." <녹취> 이명수(의원/국회 안전행정위원회) : "전수 조사를 실시하고, 공상의 문제를 철저히 감독하는 시스템을 보강해야 합니다." 이런 간이 스프링클러를 의무 설치해야 하는 시설은 전국에 5만 곳이 넘습니다. KBS 뉴스 신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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