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양산단층 아닌 새 활성단층 가능성”

입력 2016.10.03 (21:30) 수정 2016.10.04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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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진은 땅 속 지층이 쪼개지면서 발생합니다.

이렇게 지각이 찢어진 곳이 단층입니다.

최근에 움직임이 있었던 단층에선 언제든 다시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큰데 이를 활성 단층이라고 합니다.

이번 경주 지진으로 활성단층의 존재는 확인됐지만 원전 부지를 기준으로 삼으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원전 부지 기준으로는 과거 50만 년 동안 두 번 이상 움직인 단층을 활성단층으로 보는데 그렇게 볼 경우 경주 부근에 활성단층이 존재하는지는 논란입니다.

그래서 이번 경주 지진을 정확하게 분석하는게 중요한데요.

그런데 최근 학계에서는 경주 지진이 양산 단층이 아닌 숨겨진 새로운 단층에서 발생했을 거란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먼저 이정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새 활성단층’ 주목▼

<리포트>

경주 지진의 진앙은 양산 단층에서 불과 수 백 m 떨어져 있습니다.

전문가들이 이번 지진을 양산 단층에서 일어났다고 꼽은 이유입니다.

그런데 이와 상반된 주장이 학계에서 제기됐습니다.

연세대 홍태경 교수가 전진과 본진, 그리고 여진들의 진앙을 재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진앙이 북북동에서 남남서 방향으로 기운 직사각형 안에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남북 방향의 양산 단층과 방향이 다를 뿐 아니라, 양산 단층을 가로지르는 새로운 단층으로 분석됩니다.

단층면을 입체적으로 분석해보면, 오른쪽 아래로 70도 가량 기울었는데, 연장된 선이 양산 단층의 반대편을 향합니다.

이번 지진 이후 지각에 쌓인 힘, 즉 응력의 변화를 조사했더니 붉은 색으로 보이는 네 방향으로 응력이 증가했습니다.

특히 이 가운데 포항과 김해 방향은 단층의 방향과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인터뷰> 홍태경(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 "이번 단층의 연장선상 방향으로 많은 응력이 추가로 쌓였으므로 이 지역에서는 또 다른 큰 지진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대다수 지진 학자들은 현지 조사와 이에 대한 분석이 끝나야 정확한 지진 원인을 알 수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KBS 뉴스 이정훈입니다.

▼한반도 활성단층 ‘깜깜’▼

<리포트>

'성난 우렛 소리 같은 지진에 담장이 무너지고 성첩이 떨어졌다.'

1518년 조선왕조실록에 실린 지진 기록입니다.

규모 6.0 정도로 추정되는데 지진이 난 곳은 한양, 즉 지금의 서울입니다.

서울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지진에 안전한 지역으로 꼽혔습니다.

관측 이후 지진 기록만 보면 수도권과 강원도는 다른 지역에 비해 지진이 확연히 적죠.

그러나 경주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일어나면서 역사 지진 기록의 신빙성이 높아지자 수도권도 안심할 수 없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은 북한 원산에서 충남 지역까지 이어지는 추가령 단층 위에 놓여 있습니다.

지표로 드러나 잘 알려진 단층이지만 역사에 남겨진 큰 지진들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고 있습니다.

경주 지진과 마찬가지로 지하 깊은 곳에 근원 단층이 숨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윱니다.

문제는 이런 활성 단층이 한반도에 얼마나 존재하는지 거의 파악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더군다나 동일본 대지진과 경주 지진을 계기로 한반도 지각이 변형돼 단층들에 영향을 줬을 거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일본은 활성 단층을 어떻게 파악하고 있을까요?

이 소식은 일본 현지에서 나신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日 단층 연구 활발▼

<리포트>

지난 4월 구마모토를 강타한 규모 7.3의 대지진은 일본의 지도마저 바꿔놨습니다.

능선 한쪽이 붕괴되면서 산자락이 잘려나갔고, 울창한 삼림 사이로 거대한 협곡이 형성됐습니다.

마을을 가로지르는 대균열, 숨어있던 활성단층의 위력을 보여줍니다.

30년내 강진확률이 0.9% 이내로 예상된 곳이었지만, 정부의 대응은 재빨랐습니다.

국토지리원은 축적한 단층 정보를 바탕으로 위험 지역 등의 상세정보를 즉시 공개했습니다.

특히 여진에 대비하는데 유용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시마무라(日무사시노 가쿠인 대학 교수) : "구마모토 지진은 아직 계속되고 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여진이 계속될지 말지는 지하의 단층이 얼마나 복잡한가에 따라 달라집니다."

일본에서 확인된 활성단층은 2천여 곳.

일본 정부는 1995년 한신대지진을 계기로 10년 동안 조사 연구를 거쳐, 지진 위험이 높은 110여 곳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2005년, 수십년 내 대지진 가능성을 확률로 나타낸 '지진예측지도'를 발표했습니다.

전례없는 대규모 지진까지 염두에 두고, 2014년에 이어 올해에도 개정판을 냈습니다.

일본의 활성단층 연구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지진 예측지도 역시 최신 연구성과를 담아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나신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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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양산단층 아닌 새 활성단층 가능성”
    • 입력 2016-10-03 21:35:21
    • 수정2016-10-04 09:5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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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진은 땅 속 지층이 쪼개지면서 발생합니다. 이렇게 지각이 찢어진 곳이 단층입니다. 최근에 움직임이 있었던 단층에선 언제든 다시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큰데 이를 활성 단층이라고 합니다. 이번 경주 지진으로 활성단층의 존재는 확인됐지만 원전 부지를 기준으로 삼으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원전 부지 기준으로는 과거 50만 년 동안 두 번 이상 움직인 단층을 활성단층으로 보는데 그렇게 볼 경우 경주 부근에 활성단층이 존재하는지는 논란입니다. 그래서 이번 경주 지진을 정확하게 분석하는게 중요한데요. 그런데 최근 학계에서는 경주 지진이 양산 단층이 아닌 숨겨진 새로운 단층에서 발생했을 거란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먼저 이정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새 활성단층’ 주목▼ <리포트> 경주 지진의 진앙은 양산 단층에서 불과 수 백 m 떨어져 있습니다. 전문가들이 이번 지진을 양산 단층에서 일어났다고 꼽은 이유입니다. 그런데 이와 상반된 주장이 학계에서 제기됐습니다. 연세대 홍태경 교수가 전진과 본진, 그리고 여진들의 진앙을 재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진앙이 북북동에서 남남서 방향으로 기운 직사각형 안에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남북 방향의 양산 단층과 방향이 다를 뿐 아니라, 양산 단층을 가로지르는 새로운 단층으로 분석됩니다. 단층면을 입체적으로 분석해보면, 오른쪽 아래로 70도 가량 기울었는데, 연장된 선이 양산 단층의 반대편을 향합니다. 이번 지진 이후 지각에 쌓인 힘, 즉 응력의 변화를 조사했더니 붉은 색으로 보이는 네 방향으로 응력이 증가했습니다. 특히 이 가운데 포항과 김해 방향은 단층의 방향과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인터뷰> 홍태경(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 "이번 단층의 연장선상 방향으로 많은 응력이 추가로 쌓였으므로 이 지역에서는 또 다른 큰 지진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대다수 지진 학자들은 현지 조사와 이에 대한 분석이 끝나야 정확한 지진 원인을 알 수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KBS 뉴스 이정훈입니다. ▼한반도 활성단층 ‘깜깜’▼ <리포트> '성난 우렛 소리 같은 지진에 담장이 무너지고 성첩이 떨어졌다.' 1518년 조선왕조실록에 실린 지진 기록입니다. 규모 6.0 정도로 추정되는데 지진이 난 곳은 한양, 즉 지금의 서울입니다. 서울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지진에 안전한 지역으로 꼽혔습니다. 관측 이후 지진 기록만 보면 수도권과 강원도는 다른 지역에 비해 지진이 확연히 적죠. 그러나 경주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일어나면서 역사 지진 기록의 신빙성이 높아지자 수도권도 안심할 수 없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은 북한 원산에서 충남 지역까지 이어지는 추가령 단층 위에 놓여 있습니다. 지표로 드러나 잘 알려진 단층이지만 역사에 남겨진 큰 지진들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고 있습니다. 경주 지진과 마찬가지로 지하 깊은 곳에 근원 단층이 숨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윱니다. 문제는 이런 활성 단층이 한반도에 얼마나 존재하는지 거의 파악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더군다나 동일본 대지진과 경주 지진을 계기로 한반도 지각이 변형돼 단층들에 영향을 줬을 거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일본은 활성 단층을 어떻게 파악하고 있을까요? 이 소식은 일본 현지에서 나신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日 단층 연구 활발▼ <리포트> 지난 4월 구마모토를 강타한 규모 7.3의 대지진은 일본의 지도마저 바꿔놨습니다. 능선 한쪽이 붕괴되면서 산자락이 잘려나갔고, 울창한 삼림 사이로 거대한 협곡이 형성됐습니다. 마을을 가로지르는 대균열, 숨어있던 활성단층의 위력을 보여줍니다. 30년내 강진확률이 0.9% 이내로 예상된 곳이었지만, 정부의 대응은 재빨랐습니다. 국토지리원은 축적한 단층 정보를 바탕으로 위험 지역 등의 상세정보를 즉시 공개했습니다. 특히 여진에 대비하는데 유용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시마무라(日무사시노 가쿠인 대학 교수) : "구마모토 지진은 아직 계속되고 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여진이 계속될지 말지는 지하의 단층이 얼마나 복잡한가에 따라 달라집니다." 일본에서 확인된 활성단층은 2천여 곳. 일본 정부는 1995년 한신대지진을 계기로 10년 동안 조사 연구를 거쳐, 지진 위험이 높은 110여 곳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2005년, 수십년 내 대지진 가능성을 확률로 나타낸 '지진예측지도'를 발표했습니다. 전례없는 대규모 지진까지 염두에 두고, 2014년에 이어 올해에도 개정판을 냈습니다. 일본의 활성단층 연구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지진 예측지도 역시 최신 연구성과를 담아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나신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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