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지침과는 다르지만 문제없어”

입력 2016.10.04 (08:13) 수정 2016.10.04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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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뒤 317일 투병 끝에 사망한 고 백남기 씨의 사망진단서 논란 며칠 전 전해드렸는데요.

파문이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선배님들께 의사의 길을 묻습니다."

서울대 의과대 학생 102명이 올린 글입니다.

고 백남기 씨의 사망 원인은 물대포라는 명백한 '외인사'라며, 서울대병원이 작성한 '병사' 결론을 비판했습니다.

그러자, 서울대학교 의과대 동문 365명이 '후배들의 부름에 응답했습니다.'

사인은 병사가 아닌 외인사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어제, 이번엔 전국 15개 의대생 809명이 '같이, 우리의 길을 묻는다'며 성명을 냈습니다.

이들 역시, 서울대병원의 사인이 잘못됐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의료인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커지자, 서울대병원과 서울대 의과대가 합동 특별조사위원회를 꾸려 사망진단서 내용을 자체 조사했습니다.

병사라는 기록에 대해, 지침과는 다르게 작성됐지만 문제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양예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합동 특별조사위원회는 고 백남기 씨 사망진단서 내용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논란이 된 '병사' 역시 지침과 다르게 작성했을 뿐 제대로 기재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윤성(서울대병원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 : "지침과 다르게 작성된 것은 분명하나, 담당교수가 주치의로서 특수한 상황에 대해 진정성을 갖고 사망 진단서를 작성하였음을 (확인했습니다)."

의료진의 외압설도 부인했습니다.

서울대병원과 의과대 측이 조사위원회를 꾸린 뒤 사흘 동안 조사한 결론입니다.

백 씨의 주치의는 병사로 표기한 이유를 밝혔습니다.

<인터뷰> 백선하(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故 백남기 씨 주치의) : "가족 분들이 적극적인 치료를 원하지 않아 체외 투석 등의 치료를 시행하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사망의 종류를 병사로 표기했습니다."

유가족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병원에 왔을 당시부터 수술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한 상태라고 진단했던 백 교수가 이제 와서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백도라지(故 백남기 씨 딸) : "(예상했던 증상) 이런 게 다 왔는데, 이래놓고 병사다 이렇게 얘기하시면 저희 가족들은 정말 받아들일 수가 없고요."

백 씨 유가족에게 부검영장 협의 요청 공문을 보냈던 검찰과 경찰은 오늘까지는 답변을 기다릴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양예빈입니다.

<기자 멘트>

특별조사위원회 결과를 설명하는 기자회견 모습입니다.

위원장인 이윤성 서울대 의대 법의학교실 교수,

고 백남기 씨 주치의를 맡았던 백선하 서울대병원 교수입니다.

같은 자리에 앉은 두 사람이지만, 고 백남기 씨 사망원인을 놓고는 정반대 의견을 밝혔습니다.

이윤성 교수는 "나보고 쓰라고 했다면 외인사로 작성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원 사인이 급성경막하출혈, 그러니까 외상성 뇌출혈이라면, 어떻게 죽었든 외인사로 표현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주치의인 백선하 교수는 '병사'라는 자신의 결론을 고수했습니다.

백남기 씨는 사망 직전 급성신부전이 왔는데, 이에 대해 최선의 치료를 받지 못 하고 사망했기 때문에 병사라는 겁니다.

'최선의 치료' 뭘 의미하는 걸까요?

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연명 의료에는, 인공호흡기, 심폐소생술, 혈액 투석, 항암제 투여가 있습니다.

주치의는 이 중 하나인 "체외 투석을 통한 적극적 치료를 했다면 사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유족들은 지난 7월 심폐소생술, 투석을 하지 않겠다는 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했는데요.

평소 고 백남기 씨가 무의미한 생명 연장을 하고 싶지 않다고 했던 고인의 뜻에 따른 것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투쟁본부 측 의사는 투석을 했더라도 장기 부상이 회복되는 게 아니어서 결과적으로 사망할 수밖에 없다고도 했습니다.

특별조사위원회의 결론마저 논란을 잠재우지 못 한 상황에서, 고 백남기 씨의 부검을 놓고 유족 측과 검경 간 대립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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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병원 “지침과는 다르지만 문제없어”
    • 입력 2016-10-04 08:15:49
    • 수정2016-10-04 09: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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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뒤 317일 투병 끝에 사망한 고 백남기 씨의 사망진단서 논란 며칠 전 전해드렸는데요.

파문이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선배님들께 의사의 길을 묻습니다."

서울대 의과대 학생 102명이 올린 글입니다.

고 백남기 씨의 사망 원인은 물대포라는 명백한 '외인사'라며, 서울대병원이 작성한 '병사' 결론을 비판했습니다.

그러자, 서울대학교 의과대 동문 365명이 '후배들의 부름에 응답했습니다.'

사인은 병사가 아닌 외인사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어제, 이번엔 전국 15개 의대생 809명이 '같이, 우리의 길을 묻는다'며 성명을 냈습니다.

이들 역시, 서울대병원의 사인이 잘못됐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의료인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커지자, 서울대병원과 서울대 의과대가 합동 특별조사위원회를 꾸려 사망진단서 내용을 자체 조사했습니다.

병사라는 기록에 대해, 지침과는 다르게 작성됐지만 문제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양예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합동 특별조사위원회는 고 백남기 씨 사망진단서 내용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논란이 된 '병사' 역시 지침과 다르게 작성했을 뿐 제대로 기재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윤성(서울대병원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 : "지침과 다르게 작성된 것은 분명하나, 담당교수가 주치의로서 특수한 상황에 대해 진정성을 갖고 사망 진단서를 작성하였음을 (확인했습니다)."

의료진의 외압설도 부인했습니다.

서울대병원과 의과대 측이 조사위원회를 꾸린 뒤 사흘 동안 조사한 결론입니다.

백 씨의 주치의는 병사로 표기한 이유를 밝혔습니다.

<인터뷰> 백선하(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故 백남기 씨 주치의) : "가족 분들이 적극적인 치료를 원하지 않아 체외 투석 등의 치료를 시행하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사망의 종류를 병사로 표기했습니다."

유가족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병원에 왔을 당시부터 수술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한 상태라고 진단했던 백 교수가 이제 와서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백도라지(故 백남기 씨 딸) : "(예상했던 증상) 이런 게 다 왔는데, 이래놓고 병사다 이렇게 얘기하시면 저희 가족들은 정말 받아들일 수가 없고요."

백 씨 유가족에게 부검영장 협의 요청 공문을 보냈던 검찰과 경찰은 오늘까지는 답변을 기다릴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양예빈입니다.

<기자 멘트>

특별조사위원회 결과를 설명하는 기자회견 모습입니다.

위원장인 이윤성 서울대 의대 법의학교실 교수,

고 백남기 씨 주치의를 맡았던 백선하 서울대병원 교수입니다.

같은 자리에 앉은 두 사람이지만, 고 백남기 씨 사망원인을 놓고는 정반대 의견을 밝혔습니다.

이윤성 교수는 "나보고 쓰라고 했다면 외인사로 작성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원 사인이 급성경막하출혈, 그러니까 외상성 뇌출혈이라면, 어떻게 죽었든 외인사로 표현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주치의인 백선하 교수는 '병사'라는 자신의 결론을 고수했습니다.

백남기 씨는 사망 직전 급성신부전이 왔는데, 이에 대해 최선의 치료를 받지 못 하고 사망했기 때문에 병사라는 겁니다.

'최선의 치료' 뭘 의미하는 걸까요?

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연명 의료에는, 인공호흡기, 심폐소생술, 혈액 투석, 항암제 투여가 있습니다.

주치의는 이 중 하나인 "체외 투석을 통한 적극적 치료를 했다면 사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유족들은 지난 7월 심폐소생술, 투석을 하지 않겠다는 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했는데요.

평소 고 백남기 씨가 무의미한 생명 연장을 하고 싶지 않다고 했던 고인의 뜻에 따른 것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투쟁본부 측 의사는 투석을 했더라도 장기 부상이 회복되는 게 아니어서 결과적으로 사망할 수밖에 없다고도 했습니다.

특별조사위원회의 결론마저 논란을 잠재우지 못 한 상황에서, 고 백남기 씨의 부검을 놓고 유족 측과 검경 간 대립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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