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이슈] 13억 중국인, 1인자 노리는 시진핑의 야망

입력 2016.10.29 (21:42) 수정 2016.10.29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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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중국 시진핑 지도부의 집권 1기 정책을 총결산하고 내년도에 들어설 차기 지도부의 구성방안 등을 논의하는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가 베이징에서 열렸습니다.

13억 중국인들의 삶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회의 가운데 하나인데요,

어떤 이야기들이 오갔을까요?

이번 주 핫이슈 보도본부 국제부 연결합니다, 최성원 기자?

<리포트>

네, 이번주 핫이슈는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를 보면서 시작하겠습니다.

인민일보는 24일 1면에 이 같은 평론을 실었습니다.

"새로운 상황에서 당내 정치 생활 준칙을 제정하려 한다" "더욱 강력한 핵심 지도력을 만들고, 중국을 새로운 시작점에서 다시 출발하게 하기 위함이다"

의미를 해석해보면 '새 준칙'을 제정하고 '더욱 강력한 핵심지도력을 만들고 중국을 다시 출발하게 하겠다는 매우 의미심장한 이야기입니다.

인민일보가 간행하는 <인민논단> 최신호는 한 걸음 더 나아갔습니다.

시진핑계가 정말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담고 있습니다.

볼까요 "13억이 넘는 중국에서 최고 지도자인 '영수(領袖)’가 없다는 것은 상상할 수 조차 없다”

'시 주석'을 마오쩌둥 전 주석을 지칭하는 전용 단어로 사용돼 온 '영수'로 찬양하며 사실상 마오와 같은 반열에 올려놓은 것입니다.

관영 CCTV도 시 주석 띄우기에 나섰습니다.

지난 17일부터 황금 시간대인 저녁 8시에 8부작으로 '반부패 특집 다큐멘터리'를 방송하고 있습니다.

1편에서는 대표적인 고위비리 공직자로 꼽히는 저우융캉 전 상무위원 등이 법정에서 죄를 시인하는 장면을 방송했는데, 시진핑이 내세우고 있는 '종엄치당' 엄격한 당관리를 통한 부패 척결의 정당성을 집중 선전하고 있습니다.

<녹취> 저우융캉(전 중앙정법위원회 서기) : "저의 범죄 행위가 당에 끼친 손실에 대해 알고 있습니다. 죄를 인정하고 뉘우칩니다"

시진핑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사실상 패를 다 내보인 것인데요, 역설적으로 이런 의문이 남습니다.

시진핑이 집권 4년 차인데 아직도 확고한 1인자 자리에 오르지 못한 것인가? 입니다.

의문을 풀기 위해서는 마오쩌둥 시대 같은 독재와 전횡을 막기 위해 장쩌민 시대에 공식화한 중국의 집단 정치체제를 살펴봐야 합니다.

지난 24일부터 나흘 동안 베이징에서는 중국 공산당 18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 회의가 열렸습니다.

'18기 6중 전회'로 불리는 회의인데요, 회의 제목만큼이나 무슨 회의인지 우리에겐 익숙하지 않습니다.

중국이 외형적으로는 시장경제체제를 도입했지만 실제는 과거 공산국가의 시스템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공산당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약 8,800만 명에 달하는 공산당원들이 2천2백 70명의 전국대표를 뽑고, 전국 대표들은 5년에 한 번씩 우리나라 정당의 전당대회에 해당하는 전국대표대회를 개최하는데 중앙위원 200여 명과 후보위원 170여 명을 선출하고, 다시 중앙정치국 위원 스물다섯 명을, 그리고 최종적으로 총서기와 총리 등 상무위원 7명을 뽑는 구조입니다.

이렇게 뽑힌 중앙위원은 1년마다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중요 안건을 처리합니다.

이번에 열린 회의가 바로 6번째 열리는 중앙위원회 전체 회의, '6중 전회'입니다.

이번 6중 전회에서는 시진핑 주석의 호칭에 과거 덩샤오핑과 장쩌민 시절 사용하던 '핵심'이라는 수식어를 사용했습니다.

1인 체제를 공식 선언한 것입니다.

<녹취> 중국 관영 CCTV방송(10월 27일) :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이 솔선수범하여 전면적인 당의 관리개혁을 굳건히 추진한다."

시진핑이 집권 4년 만에 1인자에 올랐지만 기존의 집단지도체제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란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견제 장치를 둔 것입니다.

따라서 이제는 2인자인 리커창 총리와의 권력투쟁이 관전 포인트입니다.

시진핑은 집권과 동시에 자신을 밀어준 장쩌민과 후진타오를 상왕 정치에서 완전히 밀어냈습니다.

이후 시진핑은 강도 높은 부패 척결을 내세워 정치적 라이벌이던 신 4인방을 모두 제거했습니다.

장쩌민계의 대표주자였던 쉬차이허우가 수뢰죄로 기소됐다 사망했고, 저우융캉 전 정법위 서기는 당적까지 박탈당한 채 검찰에 넘겨져 재기 불능 상태가 됐습니다.

정치적 최대 라이벌이었던 보시라이라는 거물도 제거했고 후진타오 전 주석의 분신으로까지 불리던 정치적 라이벌 링지화까지 걸려들면서 시진핑 주석은 대항 세력들을 모두 무력화시켰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리커창 총리 시진핑계는 리커창 총리를 집중 견제하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최근 "시 주석과 리커창 총리가 경제 해법을 두고 충돌하면서 당이 균열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갈등의 핵심은 경제 분야를 둘러싼 주도권 다툼입니다.

시진핑이 장악하고 있는 인민일보는 지난 5월 노골적으로 리커창 총리의 경제정책을 강력하게 비난했습니다.

일부 낙관론자들은(리커창 총리계열) 현재 중국 경제 상황을 U자형 혹은 V자형(성장잠재력 크다)으로 보고 있지만, L자형(저성장) 단계에 들어섰다"고 반기를 든 것입니다.

외환시장에서도 리커창 총리의 발언은 먹히지 않고 있습니다.

<녹취> 리커창(중국 총리/지난 6일, 뉴욕경제포럼) : "이 한마디를 하고 싶습니다. 중국 위안화는 장기적인 평가절하의 요인이 없습니다."

이런 공언과는 달리 위안화 가치는 6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 중입니다.

시진핑은 이미 당과 행정부 그리고 군과 경찰, 사법부까지, 분산됐던 권력을 한 손에 쥐었습니다.

그렇다고 시진핑의 권력, 절대 권력은 아닙니다.

시진핑의 권력은 10년이라는 분명한 기한이 있는데 그것도 후계자가 5년 차인 내년에 지명됩니다.

이 때문에 시진핑이 '7상 8하', 67세는 유임, 68세는 은퇴라는 공산당 관례를 변경해 2020년에 69세가 되는 자신의 임기 연장을 시도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시진핑 뜻대로 일이 진행될지는 미지수입니다.

부패 척결 과정에서 불거진 공산당과 공무원 조직의 강력한 반발이 잠재돼 있고,

장쩌민, 후진타오 등 원로들의 불만도 폭발 직전이어서 시진핑의 야망대로 마오쩌둥에 버금가는 1인 권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뉴스브리핑룸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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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핫 이슈] 13억 중국인, 1인자 노리는 시진핑의 야망
    • 입력 2016-10-29 21:57:21
    • 수정2016-10-29 22: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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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중국 시진핑 지도부의 집권 1기 정책을 총결산하고 내년도에 들어설 차기 지도부의 구성방안 등을 논의하는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가 베이징에서 열렸습니다.

13억 중국인들의 삶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회의 가운데 하나인데요,

어떤 이야기들이 오갔을까요?

이번 주 핫이슈 보도본부 국제부 연결합니다, 최성원 기자?

<리포트>

네, 이번주 핫이슈는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를 보면서 시작하겠습니다.

인민일보는 24일 1면에 이 같은 평론을 실었습니다.

"새로운 상황에서 당내 정치 생활 준칙을 제정하려 한다" "더욱 강력한 핵심 지도력을 만들고, 중국을 새로운 시작점에서 다시 출발하게 하기 위함이다"

의미를 해석해보면 '새 준칙'을 제정하고 '더욱 강력한 핵심지도력을 만들고 중국을 다시 출발하게 하겠다는 매우 의미심장한 이야기입니다.

인민일보가 간행하는 <인민논단> 최신호는 한 걸음 더 나아갔습니다.

시진핑계가 정말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담고 있습니다.

볼까요 "13억이 넘는 중국에서 최고 지도자인 '영수(領袖)’가 없다는 것은 상상할 수 조차 없다”

'시 주석'을 마오쩌둥 전 주석을 지칭하는 전용 단어로 사용돼 온 '영수'로 찬양하며 사실상 마오와 같은 반열에 올려놓은 것입니다.

관영 CCTV도 시 주석 띄우기에 나섰습니다.

지난 17일부터 황금 시간대인 저녁 8시에 8부작으로 '반부패 특집 다큐멘터리'를 방송하고 있습니다.

1편에서는 대표적인 고위비리 공직자로 꼽히는 저우융캉 전 상무위원 등이 법정에서 죄를 시인하는 장면을 방송했는데, 시진핑이 내세우고 있는 '종엄치당' 엄격한 당관리를 통한 부패 척결의 정당성을 집중 선전하고 있습니다.

<녹취> 저우융캉(전 중앙정법위원회 서기) : "저의 범죄 행위가 당에 끼친 손실에 대해 알고 있습니다. 죄를 인정하고 뉘우칩니다"

시진핑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사실상 패를 다 내보인 것인데요, 역설적으로 이런 의문이 남습니다.

시진핑이 집권 4년 차인데 아직도 확고한 1인자 자리에 오르지 못한 것인가? 입니다.

의문을 풀기 위해서는 마오쩌둥 시대 같은 독재와 전횡을 막기 위해 장쩌민 시대에 공식화한 중국의 집단 정치체제를 살펴봐야 합니다.

지난 24일부터 나흘 동안 베이징에서는 중국 공산당 18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 회의가 열렸습니다.

'18기 6중 전회'로 불리는 회의인데요, 회의 제목만큼이나 무슨 회의인지 우리에겐 익숙하지 않습니다.

중국이 외형적으로는 시장경제체제를 도입했지만 실제는 과거 공산국가의 시스템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공산당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약 8,800만 명에 달하는 공산당원들이 2천2백 70명의 전국대표를 뽑고, 전국 대표들은 5년에 한 번씩 우리나라 정당의 전당대회에 해당하는 전국대표대회를 개최하는데 중앙위원 200여 명과 후보위원 170여 명을 선출하고, 다시 중앙정치국 위원 스물다섯 명을, 그리고 최종적으로 총서기와 총리 등 상무위원 7명을 뽑는 구조입니다.

이렇게 뽑힌 중앙위원은 1년마다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중요 안건을 처리합니다.

이번에 열린 회의가 바로 6번째 열리는 중앙위원회 전체 회의, '6중 전회'입니다.

이번 6중 전회에서는 시진핑 주석의 호칭에 과거 덩샤오핑과 장쩌민 시절 사용하던 '핵심'이라는 수식어를 사용했습니다.

1인 체제를 공식 선언한 것입니다.

<녹취> 중국 관영 CCTV방송(10월 27일) :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이 솔선수범하여 전면적인 당의 관리개혁을 굳건히 추진한다."

시진핑이 집권 4년 만에 1인자에 올랐지만 기존의 집단지도체제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란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견제 장치를 둔 것입니다.

따라서 이제는 2인자인 리커창 총리와의 권력투쟁이 관전 포인트입니다.

시진핑은 집권과 동시에 자신을 밀어준 장쩌민과 후진타오를 상왕 정치에서 완전히 밀어냈습니다.

이후 시진핑은 강도 높은 부패 척결을 내세워 정치적 라이벌이던 신 4인방을 모두 제거했습니다.

장쩌민계의 대표주자였던 쉬차이허우가 수뢰죄로 기소됐다 사망했고, 저우융캉 전 정법위 서기는 당적까지 박탈당한 채 검찰에 넘겨져 재기 불능 상태가 됐습니다.

정치적 최대 라이벌이었던 보시라이라는 거물도 제거했고 후진타오 전 주석의 분신으로까지 불리던 정치적 라이벌 링지화까지 걸려들면서 시진핑 주석은 대항 세력들을 모두 무력화시켰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리커창 총리 시진핑계는 리커창 총리를 집중 견제하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최근 "시 주석과 리커창 총리가 경제 해법을 두고 충돌하면서 당이 균열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갈등의 핵심은 경제 분야를 둘러싼 주도권 다툼입니다.

시진핑이 장악하고 있는 인민일보는 지난 5월 노골적으로 리커창 총리의 경제정책을 강력하게 비난했습니다.

일부 낙관론자들은(리커창 총리계열) 현재 중국 경제 상황을 U자형 혹은 V자형(성장잠재력 크다)으로 보고 있지만, L자형(저성장) 단계에 들어섰다"고 반기를 든 것입니다.

외환시장에서도 리커창 총리의 발언은 먹히지 않고 있습니다.

<녹취> 리커창(중국 총리/지난 6일, 뉴욕경제포럼) : "이 한마디를 하고 싶습니다. 중국 위안화는 장기적인 평가절하의 요인이 없습니다."

이런 공언과는 달리 위안화 가치는 6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 중입니다.

시진핑은 이미 당과 행정부 그리고 군과 경찰, 사법부까지, 분산됐던 권력을 한 손에 쥐었습니다.

그렇다고 시진핑의 권력, 절대 권력은 아닙니다.

시진핑의 권력은 10년이라는 분명한 기한이 있는데 그것도 후계자가 5년 차인 내년에 지명됩니다.

이 때문에 시진핑이 '7상 8하', 67세는 유임, 68세는 은퇴라는 공산당 관례를 변경해 2020년에 69세가 되는 자신의 임기 연장을 시도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시진핑 뜻대로 일이 진행될지는 미지수입니다.

부패 척결 과정에서 불거진 공산당과 공무원 조직의 강력한 반발이 잠재돼 있고,

장쩌민, 후진타오 등 원로들의 불만도 폭발 직전이어서 시진핑의 야망대로 마오쩌둥에 버금가는 1인 권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뉴스브리핑룸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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