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살인적 가뭄…“130만 명 기아”

입력 2016.10.31 (12:33) 수정 2016.10.31 (13:1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케냐 북부 지방을 중심으로 살인적인 가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기아에 허덕이는 주민 수가 130만 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재앙 수준의 가뭄이 덮친 케냐 삼부루를 김덕훈 특파원이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370km 떨어진 삼부루 지방,

3주 넘게 가뭄 경보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물이 없다보니 농사를 짓지 못해 정부로부터 매달 5kg씩 배급 받은 콩으로 연명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씻지 못해 아이들 얼굴도 꾀죄죄합니다.

물은 10km를 걸어야 겨우 구할 수 있습니다.

<녹취> 랑가 말라당게(은테페스 주민) : "구호 물품이 너무 부족합니다. 식량도, 물도, 약품까지 다요. 사는 게 힘들어요."

최근 1년 간 비 내린 날이 열흘이 채 안 돼 풀도 거의 말라버렸습니다.

가축들은 목초지를 찾아 100km를 이동해야 합니다.

걸을 힘이 없는 어린 동물은 굶어죽기 일쑤입니다.

<녹취> 제시아 난다구아(은테페스 주민) : "(새끼 염소는 굶어죽은 건가요?) 풀이 없으니까요. (왜 그렇죠?) 신께서 비를 내려주지 않으니까요."

수원지 주변 마을 사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지하수를 파다 실패한 흔적이 곳곳에 보입니다.

제가 지금 서 있는 이곳은 원래 강 바닥이었습니다.

최대 3m 높이까지 흐르던 강이 불과 몇 달 사이 바싹 말라버린 겁니다.

더러운 물조차 귀해 인간과 가축이 함께 쓸 정도입니다.

설사 등 질병에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기아에 허덕이고 있는 케냐 주민만 130만 명.

정부는 470억 원을 투입해 가뭄을 해결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구호에 그치고 있습니다.

<인터뷰> 어니스트 레레에테(가뭄 담당 공무원) : "정부는 이 곳을 완전히 잊은 것 같습니다. 도움이 절실한데도요. 한 달에 두 번씩은 구호 물품을 제공해야 합니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케냐 북부 지방의 연평균 강수량은 50년 전의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삼부루에서 KBS 뉴스 김덕훈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케냐 살인적 가뭄…“130만 명 기아”
    • 입력 2016-10-31 12:34:37
    • 수정2016-10-31 13:14:59
    뉴스 12
<앵커 멘트>

케냐 북부 지방을 중심으로 살인적인 가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기아에 허덕이는 주민 수가 130만 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재앙 수준의 가뭄이 덮친 케냐 삼부루를 김덕훈 특파원이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370km 떨어진 삼부루 지방,

3주 넘게 가뭄 경보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물이 없다보니 농사를 짓지 못해 정부로부터 매달 5kg씩 배급 받은 콩으로 연명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씻지 못해 아이들 얼굴도 꾀죄죄합니다.

물은 10km를 걸어야 겨우 구할 수 있습니다.

<녹취> 랑가 말라당게(은테페스 주민) : "구호 물품이 너무 부족합니다. 식량도, 물도, 약품까지 다요. 사는 게 힘들어요."

최근 1년 간 비 내린 날이 열흘이 채 안 돼 풀도 거의 말라버렸습니다.

가축들은 목초지를 찾아 100km를 이동해야 합니다.

걸을 힘이 없는 어린 동물은 굶어죽기 일쑤입니다.

<녹취> 제시아 난다구아(은테페스 주민) : "(새끼 염소는 굶어죽은 건가요?) 풀이 없으니까요. (왜 그렇죠?) 신께서 비를 내려주지 않으니까요."

수원지 주변 마을 사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지하수를 파다 실패한 흔적이 곳곳에 보입니다.

제가 지금 서 있는 이곳은 원래 강 바닥이었습니다.

최대 3m 높이까지 흐르던 강이 불과 몇 달 사이 바싹 말라버린 겁니다.

더러운 물조차 귀해 인간과 가축이 함께 쓸 정도입니다.

설사 등 질병에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기아에 허덕이고 있는 케냐 주민만 130만 명.

정부는 470억 원을 투입해 가뭄을 해결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구호에 그치고 있습니다.

<인터뷰> 어니스트 레레에테(가뭄 담당 공무원) : "정부는 이 곳을 완전히 잊은 것 같습니다. 도움이 절실한데도요. 한 달에 두 번씩은 구호 물품을 제공해야 합니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케냐 북부 지방의 연평균 강수량은 50년 전의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삼부루에서 KBS 뉴스 김덕훈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