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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은택을 숨기기 위한 문체부의 그 모든 ‘거짓말들’
입력 2016.11.02 (17:42) 문화
문화체육관광부의 단골 해명 문구는 "특정 비선실세와는 관계가 없고, 상의한 적 없고, 예전부터 추진해오던 독자적인 사업이다"는 겁니다. 지난 2014년 대통령 앞에서 시연한 뒤 논란이 됐던 '늘품 체조'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1년 동안 준비해오던 '코리아 체조'를 왜 갑자기 폐기했는지, 또 '늘품체조'는 누가 기획했는지와 어떤 경로로 만들어졌는지에 대해 제대로 밝힌 적이 없습니다. 지금껏 관련 해명은 "다 차은택과는 관계 없고 최순실과도 관계 없다는 것". 돌아보건데 거짓말이었을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사안이 비교적 정리가 된 이 늘품체조 논란을 보면 '문화체육관광부'라는 조직의 난맥상이 어디에서 출발하는 지 알 수 있습니다.

2015년 4월 10일 교문위 당시 질의 응답2015년 4월 10일 교문위 당시 질의 응답

그 수상쩍은 행보의 맨 앞에는 김종덕 전 장관이 있었습니다. 2015년 4월 10일, 국회 교문위 기록에 그 거짓말이 분명히 기록돼 있습니다. 장관은 "문체부가 먼저 제안한 것이 아니고 헬스 트레이너 정아름씨가 먼저 컨택해 제안했다"고 발언했습니다.

당시 배재정 의원의 질의에 대한 답이었습니다. 배의원은 "일개 헬스 트레이너가 먼저 문체부 담당과에 전화를 해서 체조를 개발하겠다고 말하는 게 상식적이냐"라고 물었죠. 김 전 장관의 당시 발언이 위증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건 최근 인터넷 블로그를 통해 심경을 밝힌 정아름씨 발언에서 드러납니다.

정아름 "최초 제안자는 차은택...문체부는 거짓말을 지시"



[바로가기] ☞ 정아름 블로그

정아름씨는 블로그를 통해 우선 최초의 제안자가 ‘차은택’ 씨라고 털어놨습니다. "나라에서 체조를 만든다고 했는데 그 체조가 무겁지 않고 트렌디하고 쉽고 따라하기에 즐거운 대중적인 느낌이었으면 한다"면서 섭외를 해왔다는 것이죠. 정씨는 차 씨와 개인적 친분이 없고, 늘품체조를 제외하고는 어떤 일도 함께 하거나 작업하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지난해 논란이 되었을 때는 달랐습니다. 당시 KBS 역시 늘품체조를 취재했었고, 정아름 씨는 중요 취재 대상이었습니다. 정 씨는 처음엔 "자신이 먼저 문체부 담당과장에 제안했다"는 문체부 해명에 따릅니다. 문체부 강00 과장 역시 KBS와의 통화에서 "정아름 씨가 먼저 알고 전화를 해왔다, 과장 전화번호는 홈페이지에도 나와 있고 알 수 있다, 자세히는 말할 수 없다"며 말을 맞춥니다.

그러다 중간에 정아름 씨가 말을 바꿉니다. "사실 제가 찾아가 먼저 제안을 했다는 건 누가 봐도 말이 안된다. 그래서 문체부에 제대로 해명을 해도 되냐고 했더니 하라 그러더라. 사실은 문체부 강00 과장이 자료를 찾다가 나를 발견하고 연락이 왔었다"라고 말이죠.

하지만 이 말도 이상합니다. 문체부 소관 부서의 과장이 먼저 헬스 트레이너를 찾아와 "체조를 만들어달라"고 제안한단 것은 아무래도 이상합니다. 이 말을 그대로 뉴스로 내보낼 수 없었던 이유입니다. 돌아보니 이 역시 사실과는 달랐습니다.

[뉴스7] ☞ [단독] 국민체조 ‘오락가락’…늘품체조가 뭐길래?

차은택 씨의 역할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게 말합니다. 정 씨는 당시 "안무팀이 필요해서 차감독에게 소개를 부탁드렸더니 유명 걸그룹 안무 단장을 소개해줬다, 그래서 작업하게 됐다"고 말합니다. 차 씨의 비중을 단순한 소개 역할로 의도적으로 꾸며 말한 겁니다. 이 말은 누가 시켰을까요.

이와 관련한 당시 차은택 씨의 발언에 그 단서가 있습니다. 차 씨 역시 정아름 씨와 같은 말을 합니다. "정 씨가 시연회를 할 때 '뒤에서 춤추는 사람이 필요하다. 젊고 건강하고 그런 걸 금방 학습할 수 있는 사람 소개해달라'고 했다. 그래서 안무팀 소개해준 적이 있는데...개발에 참여한 적은 없다. 나는 영상을 찍는 사람이다. 안무가가 따로 있고 연관지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관련자에 거짓 진술 강요하는 문체부... 공무원이 조직적으로 개입

사실과 다른 진술을 두 사람이 동시에 하고 있다면 말을 맞춘 것이겠지요. 그 말 맞춤을 조율하는 과정에 문체부가 개입되었다는 것은 어쩌면 지극히 당연하게 추론이 됩니다. 문체부가 나서서 추진한 사업이고, 문체부가 결정했고 발표했으며, 평가까지 한 사업이니까요.

결국 '늘품체조'가 급조된 과정에 대해 문제가 불거지자 장관이 국회에서 위증을 하고, 담당자들은 정아름 씨에게 입단속을 강요하고, 차씨와 입을 맞추면서 조직적으로 나섰다는 게 논리적 귀결입니다.

차은택씨 개입 자체는 분명한 사실... 하지만 해명 않는 문체부

이제 늘품체조에 차은택 씨가 적극 개입했다는 사실은 비교적 분명해졌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문체부의 해명에서 차은택 씨가 등장한 적은 없습니다. 지금도 명쾌한 해명은 없습니다. 조윤선 장관이 지난달 28일 국회 예결위에서 차 감독에 대해 "문체부의 담당 업무가 관여된 부분들이 상당수 있다"는 포괄적 발언을 한 것이 다입니다.

논란이 불거진 다른 사업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미르'와 '케이스포츠' 재단 설립과정 논란의 중심에 섰을 때부터, 나아가 문체부 핵심사업인 '문화융성 프로젝트'를 차은택-최순실 씨가 기획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까지 문체부는 "관련이 없다"는 해명을 하기에만 급급해왔습니다. 해명을 요청하면 공식 입장은 없고 담당 부서에선 답을 회피합니다. 이게 지난 몇 달간 의혹에 대해 문체부가 대응해 온 방식입니다.

공무원은 흔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모든 업무는 문서로 남고 문서는 기록됩니다. 보고서 한 장 마음대로 파기할 수 없습니다. 문체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도 '차은택' 이름 석자를 숨기고, 관여 정도를 숨기기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였습니다. 장관이 맨 앞에 서서 위증을 했을 가능성도 매우 높아졌습니다.

'차은택을 숨기기 위한 그 모든 거짓말들'


결국 문체부 난맥상의 출발은 이렇게 '차은택 씨'의 관여를 숨기려 한 데 있습니다. 그리고 차은택 이름 뒤에 있는 또다른 실체 역시 그래 왔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최순실'로 알려지고 있지요.

지금 문체부 공무원들은 참담해 합니다. "부끄럽다, 믿어지지 않는다, 할 말이 없다." 기자와 통화하며 사실상 울먹이는 공무원이 한둘이 아닙니다. 하지만 여전히 구체적 대책이 없습니다.

며칠 전 타 언론사가 '늘품체조'를 제안한 것으로 꾸며진 정아름 씨의 블로그 글을 보도했습니다. 정상적인 공무원 조직이라면 해당 부서가 빠르게 사실 관계를 파악해 해명해야 합니다. 하지만 총체적 난국에 빠진 문체부는 답이 없습니다. 여전히 구체적 사안에 대한 조사는 시작되지 않고 있습니다.

문체부는 최순실 씨가 검찰에 출석한 어제 "의혹을 다 털고 투명한 문체부로 거듭나겠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해명 없이, 이런 '수사'만 앞세운다면 의혹을 다 털기는 어렵지 않을까요?
  • 차은택을 숨기기 위한 문체부의 그 모든 ‘거짓말들’
    • 입력 2016-11-02 17:42:39
    문화
문화체육관광부의 단골 해명 문구는 "특정 비선실세와는 관계가 없고, 상의한 적 없고, 예전부터 추진해오던 독자적인 사업이다"는 겁니다. 지난 2014년 대통령 앞에서 시연한 뒤 논란이 됐던 '늘품 체조'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1년 동안 준비해오던 '코리아 체조'를 왜 갑자기 폐기했는지, 또 '늘품체조'는 누가 기획했는지와 어떤 경로로 만들어졌는지에 대해 제대로 밝힌 적이 없습니다. 지금껏 관련 해명은 "다 차은택과는 관계 없고 최순실과도 관계 없다는 것". 돌아보건데 거짓말이었을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사안이 비교적 정리가 된 이 늘품체조 논란을 보면 '문화체육관광부'라는 조직의 난맥상이 어디에서 출발하는 지 알 수 있습니다.

2015년 4월 10일 교문위 당시 질의 응답2015년 4월 10일 교문위 당시 질의 응답

그 수상쩍은 행보의 맨 앞에는 김종덕 전 장관이 있었습니다. 2015년 4월 10일, 국회 교문위 기록에 그 거짓말이 분명히 기록돼 있습니다. 장관은 "문체부가 먼저 제안한 것이 아니고 헬스 트레이너 정아름씨가 먼저 컨택해 제안했다"고 발언했습니다.

당시 배재정 의원의 질의에 대한 답이었습니다. 배의원은 "일개 헬스 트레이너가 먼저 문체부 담당과에 전화를 해서 체조를 개발하겠다고 말하는 게 상식적이냐"라고 물었죠. 김 전 장관의 당시 발언이 위증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건 최근 인터넷 블로그를 통해 심경을 밝힌 정아름씨 발언에서 드러납니다.

정아름 "최초 제안자는 차은택...문체부는 거짓말을 지시"



[바로가기] ☞ 정아름 블로그

정아름씨는 블로그를 통해 우선 최초의 제안자가 ‘차은택’ 씨라고 털어놨습니다. "나라에서 체조를 만든다고 했는데 그 체조가 무겁지 않고 트렌디하고 쉽고 따라하기에 즐거운 대중적인 느낌이었으면 한다"면서 섭외를 해왔다는 것이죠. 정씨는 차 씨와 개인적 친분이 없고, 늘품체조를 제외하고는 어떤 일도 함께 하거나 작업하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지난해 논란이 되었을 때는 달랐습니다. 당시 KBS 역시 늘품체조를 취재했었고, 정아름 씨는 중요 취재 대상이었습니다. 정 씨는 처음엔 "자신이 먼저 문체부 담당과장에 제안했다"는 문체부 해명에 따릅니다. 문체부 강00 과장 역시 KBS와의 통화에서 "정아름 씨가 먼저 알고 전화를 해왔다, 과장 전화번호는 홈페이지에도 나와 있고 알 수 있다, 자세히는 말할 수 없다"며 말을 맞춥니다.

그러다 중간에 정아름 씨가 말을 바꿉니다. "사실 제가 찾아가 먼저 제안을 했다는 건 누가 봐도 말이 안된다. 그래서 문체부에 제대로 해명을 해도 되냐고 했더니 하라 그러더라. 사실은 문체부 강00 과장이 자료를 찾다가 나를 발견하고 연락이 왔었다"라고 말이죠.

하지만 이 말도 이상합니다. 문체부 소관 부서의 과장이 먼저 헬스 트레이너를 찾아와 "체조를 만들어달라"고 제안한단 것은 아무래도 이상합니다. 이 말을 그대로 뉴스로 내보낼 수 없었던 이유입니다. 돌아보니 이 역시 사실과는 달랐습니다.

[뉴스7] ☞ [단독] 국민체조 ‘오락가락’…늘품체조가 뭐길래?

차은택 씨의 역할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게 말합니다. 정 씨는 당시 "안무팀이 필요해서 차감독에게 소개를 부탁드렸더니 유명 걸그룹 안무 단장을 소개해줬다, 그래서 작업하게 됐다"고 말합니다. 차 씨의 비중을 단순한 소개 역할로 의도적으로 꾸며 말한 겁니다. 이 말은 누가 시켰을까요.

이와 관련한 당시 차은택 씨의 발언에 그 단서가 있습니다. 차 씨 역시 정아름 씨와 같은 말을 합니다. "정 씨가 시연회를 할 때 '뒤에서 춤추는 사람이 필요하다. 젊고 건강하고 그런 걸 금방 학습할 수 있는 사람 소개해달라'고 했다. 그래서 안무팀 소개해준 적이 있는데...개발에 참여한 적은 없다. 나는 영상을 찍는 사람이다. 안무가가 따로 있고 연관지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관련자에 거짓 진술 강요하는 문체부... 공무원이 조직적으로 개입

사실과 다른 진술을 두 사람이 동시에 하고 있다면 말을 맞춘 것이겠지요. 그 말 맞춤을 조율하는 과정에 문체부가 개입되었다는 것은 어쩌면 지극히 당연하게 추론이 됩니다. 문체부가 나서서 추진한 사업이고, 문체부가 결정했고 발표했으며, 평가까지 한 사업이니까요.

결국 '늘품체조'가 급조된 과정에 대해 문제가 불거지자 장관이 국회에서 위증을 하고, 담당자들은 정아름 씨에게 입단속을 강요하고, 차씨와 입을 맞추면서 조직적으로 나섰다는 게 논리적 귀결입니다.

차은택씨 개입 자체는 분명한 사실... 하지만 해명 않는 문체부

이제 늘품체조에 차은택 씨가 적극 개입했다는 사실은 비교적 분명해졌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문체부의 해명에서 차은택 씨가 등장한 적은 없습니다. 지금도 명쾌한 해명은 없습니다. 조윤선 장관이 지난달 28일 국회 예결위에서 차 감독에 대해 "문체부의 담당 업무가 관여된 부분들이 상당수 있다"는 포괄적 발언을 한 것이 다입니다.

논란이 불거진 다른 사업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미르'와 '케이스포츠' 재단 설립과정 논란의 중심에 섰을 때부터, 나아가 문체부 핵심사업인 '문화융성 프로젝트'를 차은택-최순실 씨가 기획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까지 문체부는 "관련이 없다"는 해명을 하기에만 급급해왔습니다. 해명을 요청하면 공식 입장은 없고 담당 부서에선 답을 회피합니다. 이게 지난 몇 달간 의혹에 대해 문체부가 대응해 온 방식입니다.

공무원은 흔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모든 업무는 문서로 남고 문서는 기록됩니다. 보고서 한 장 마음대로 파기할 수 없습니다. 문체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도 '차은택' 이름 석자를 숨기고, 관여 정도를 숨기기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였습니다. 장관이 맨 앞에 서서 위증을 했을 가능성도 매우 높아졌습니다.

'차은택을 숨기기 위한 그 모든 거짓말들'


결국 문체부 난맥상의 출발은 이렇게 '차은택 씨'의 관여를 숨기려 한 데 있습니다. 그리고 차은택 이름 뒤에 있는 또다른 실체 역시 그래 왔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최순실'로 알려지고 있지요.

지금 문체부 공무원들은 참담해 합니다. "부끄럽다, 믿어지지 않는다, 할 말이 없다." 기자와 통화하며 사실상 울먹이는 공무원이 한둘이 아닙니다. 하지만 여전히 구체적 대책이 없습니다.

며칠 전 타 언론사가 '늘품체조'를 제안한 것으로 꾸며진 정아름 씨의 블로그 글을 보도했습니다. 정상적인 공무원 조직이라면 해당 부서가 빠르게 사실 관계를 파악해 해명해야 합니다. 하지만 총체적 난국에 빠진 문체부는 답이 없습니다. 여전히 구체적 사안에 대한 조사는 시작되지 않고 있습니다.

문체부는 최순실 씨가 검찰에 출석한 어제 "의혹을 다 털고 투명한 문체부로 거듭나겠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해명 없이, 이런 '수사'만 앞세운다면 의혹을 다 털기는 어렵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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