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소 크레인 해체…한국판 ‘말뫼의 눈물’
입력 2016.12.21 (06:43)
수정 2016.12.21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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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2002년 경쟁력을 잃은 스웨덴 말뫼의 한 조선소가 높이 128미터의 골리앗 크레인을 단돈 1달러에 현대중공업에 팔았습니다.
14년이 지난 현재 극심한 침체에 빠진 우리 조선업체도 크레인을 해체하고 있습니다.
조미령기자가 쇠락하고 있는 조선소 주변 풍경을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남 창원의 한 조선소.
총 중량 3,200t, 높이 105m의 골리앗 크레인이 해체됩니다.
이 크레인이 팔려갈 곳은 루마니아 조선소.
계약금도 못 받았지만 눈물을 머금고 해체하고 있습니다.
<녹취> 크레인 해체업체 직원 : "(왜 마산의 말뫼의 눈물이에요?) 이거 없어짐으로해서 2천 명이 갈 데 없잖아요. 고정수입이 없어지고. 골리앗 크레인이 조선의 상징인데 철거돼서 없어진다는 건 피눈물 나는 일이죠."
한때 8천 명 넘는 직원이 일했던 한 조선소의 사원 아파트.
일거리가 없어 한 명 두 명 떠나다보니 빈 집만 늘고 있습니다.
125가구 가운데 남은 건 단 10가구!
<인터뷰> 이윤재(신아sb 관리팀 직원) : "다른 곳을 옮겨가면서 일을 해도 임금이 계속 체납이 되고 월세도 못 내시고, 다른 사채도 쓰신 것 같고."
조선소 근로자가 찾던 아파트 앞 상가 점포도 모두 문을 닫았습니다.
국밥집 1곳만 불이 켜졌지만 손님이 없어 하루 10그릇 팔기가 어렵습니다.
<인터뷰> 김정규(조선소 인근 식당 주인) : "조선소가 통영 시내를 다 (먹여)살렸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식당마다 사람이 바글바글했어요 (지금은 어때요) 지금은 없지 텅 비었어요."
중형 조선소 세 곳이 모여 불야성을 이뤘던 곳.
근로자 만 명이 일했던 동네지만 지금은 골목마다 사람 만나기가 어렵습니다.
<인터뷰> 고정자(조선소 옆 슈퍼마켓 주인) : "통영사람들 다 죽게 됐어요. 원룸에(입주민이) 한 두 집 그것밖에 없어요."
정규직 용접공으로 15년을 일했던 43살 옥남석 씨는 지난 3월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굴 채취장에 겨우 부업 자리를 얻었지만 비 오는 날은 이조차 쉴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옥남석(전 조선 근로자) : "내 직장이 없어지니까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입니다. 일용직으로 다니다 보니까 가정생활도 편안하지 않습니다."
거제와 통영, 고성지역 임금체불 근로자 수는 만 2천여 명.
통영과 거제지역의 실업자도 지난해보다 4만 천명이 늘었습니다.
조선 실직자들은 하루 벌이로 겨우 생계를 잇습니다.
<녹취> 통영 조선 근로자 : "(제일 힘든 건 뭔가요?) 일이 없으니까 먹고 사는 게 힘들지. 이건 열흘 하면 끝나는 일인데. (오늘 뭐 사셨어요?) 콩나물 천 원, 미나리 천 원."
한국 조선산업을 대표하던 상징물 크레인이 해체되듯 조선 산업의 위기는 지역 경제를 걷잡을 수 없이 쇠락시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미령입니다.
지난 2002년 경쟁력을 잃은 스웨덴 말뫼의 한 조선소가 높이 128미터의 골리앗 크레인을 단돈 1달러에 현대중공업에 팔았습니다.
14년이 지난 현재 극심한 침체에 빠진 우리 조선업체도 크레인을 해체하고 있습니다.
조미령기자가 쇠락하고 있는 조선소 주변 풍경을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남 창원의 한 조선소.
총 중량 3,200t, 높이 105m의 골리앗 크레인이 해체됩니다.
이 크레인이 팔려갈 곳은 루마니아 조선소.
계약금도 못 받았지만 눈물을 머금고 해체하고 있습니다.
<녹취> 크레인 해체업체 직원 : "(왜 마산의 말뫼의 눈물이에요?) 이거 없어짐으로해서 2천 명이 갈 데 없잖아요. 고정수입이 없어지고. 골리앗 크레인이 조선의 상징인데 철거돼서 없어진다는 건 피눈물 나는 일이죠."
한때 8천 명 넘는 직원이 일했던 한 조선소의 사원 아파트.
일거리가 없어 한 명 두 명 떠나다보니 빈 집만 늘고 있습니다.
125가구 가운데 남은 건 단 10가구!
<인터뷰> 이윤재(신아sb 관리팀 직원) : "다른 곳을 옮겨가면서 일을 해도 임금이 계속 체납이 되고 월세도 못 내시고, 다른 사채도 쓰신 것 같고."
조선소 근로자가 찾던 아파트 앞 상가 점포도 모두 문을 닫았습니다.
국밥집 1곳만 불이 켜졌지만 손님이 없어 하루 10그릇 팔기가 어렵습니다.
<인터뷰> 김정규(조선소 인근 식당 주인) : "조선소가 통영 시내를 다 (먹여)살렸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식당마다 사람이 바글바글했어요 (지금은 어때요) 지금은 없지 텅 비었어요."
중형 조선소 세 곳이 모여 불야성을 이뤘던 곳.
근로자 만 명이 일했던 동네지만 지금은 골목마다 사람 만나기가 어렵습니다.
<인터뷰> 고정자(조선소 옆 슈퍼마켓 주인) : "통영사람들 다 죽게 됐어요. 원룸에(입주민이) 한 두 집 그것밖에 없어요."
정규직 용접공으로 15년을 일했던 43살 옥남석 씨는 지난 3월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굴 채취장에 겨우 부업 자리를 얻었지만 비 오는 날은 이조차 쉴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옥남석(전 조선 근로자) : "내 직장이 없어지니까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입니다. 일용직으로 다니다 보니까 가정생활도 편안하지 않습니다."
거제와 통영, 고성지역 임금체불 근로자 수는 만 2천여 명.
통영과 거제지역의 실업자도 지난해보다 4만 천명이 늘었습니다.
조선 실직자들은 하루 벌이로 겨우 생계를 잇습니다.
<녹취> 통영 조선 근로자 : "(제일 힘든 건 뭔가요?) 일이 없으니까 먹고 사는 게 힘들지. 이건 열흘 하면 끝나는 일인데. (오늘 뭐 사셨어요?) 콩나물 천 원, 미나리 천 원."
한국 조선산업을 대표하던 상징물 크레인이 해체되듯 조선 산업의 위기는 지역 경제를 걷잡을 수 없이 쇠락시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미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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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6-12-21 06:46:48
- 수정2016-12-21 07: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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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2년 경쟁력을 잃은 스웨덴 말뫼의 한 조선소가 높이 128미터의 골리앗 크레인을 단돈 1달러에 현대중공업에 팔았습니다.
14년이 지난 현재 극심한 침체에 빠진 우리 조선업체도 크레인을 해체하고 있습니다.
조미령기자가 쇠락하고 있는 조선소 주변 풍경을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남 창원의 한 조선소.
총 중량 3,200t, 높이 105m의 골리앗 크레인이 해체됩니다.
이 크레인이 팔려갈 곳은 루마니아 조선소.
계약금도 못 받았지만 눈물을 머금고 해체하고 있습니다.
<녹취> 크레인 해체업체 직원 : "(왜 마산의 말뫼의 눈물이에요?) 이거 없어짐으로해서 2천 명이 갈 데 없잖아요. 고정수입이 없어지고. 골리앗 크레인이 조선의 상징인데 철거돼서 없어진다는 건 피눈물 나는 일이죠."
한때 8천 명 넘는 직원이 일했던 한 조선소의 사원 아파트.
일거리가 없어 한 명 두 명 떠나다보니 빈 집만 늘고 있습니다.
125가구 가운데 남은 건 단 10가구!
<인터뷰> 이윤재(신아sb 관리팀 직원) : "다른 곳을 옮겨가면서 일을 해도 임금이 계속 체납이 되고 월세도 못 내시고, 다른 사채도 쓰신 것 같고."
조선소 근로자가 찾던 아파트 앞 상가 점포도 모두 문을 닫았습니다.
국밥집 1곳만 불이 켜졌지만 손님이 없어 하루 10그릇 팔기가 어렵습니다.
<인터뷰> 김정규(조선소 인근 식당 주인) : "조선소가 통영 시내를 다 (먹여)살렸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식당마다 사람이 바글바글했어요 (지금은 어때요) 지금은 없지 텅 비었어요."
중형 조선소 세 곳이 모여 불야성을 이뤘던 곳.
근로자 만 명이 일했던 동네지만 지금은 골목마다 사람 만나기가 어렵습니다.
<인터뷰> 고정자(조선소 옆 슈퍼마켓 주인) : "통영사람들 다 죽게 됐어요. 원룸에(입주민이) 한 두 집 그것밖에 없어요."
정규직 용접공으로 15년을 일했던 43살 옥남석 씨는 지난 3월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굴 채취장에 겨우 부업 자리를 얻었지만 비 오는 날은 이조차 쉴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옥남석(전 조선 근로자) : "내 직장이 없어지니까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입니다. 일용직으로 다니다 보니까 가정생활도 편안하지 않습니다."
거제와 통영, 고성지역 임금체불 근로자 수는 만 2천여 명.
통영과 거제지역의 실업자도 지난해보다 4만 천명이 늘었습니다.
조선 실직자들은 하루 벌이로 겨우 생계를 잇습니다.
<녹취> 통영 조선 근로자 : "(제일 힘든 건 뭔가요?) 일이 없으니까 먹고 사는 게 힘들지. 이건 열흘 하면 끝나는 일인데. (오늘 뭐 사셨어요?) 콩나물 천 원, 미나리 천 원."
한국 조선산업을 대표하던 상징물 크레인이 해체되듯 조선 산업의 위기는 지역 경제를 걷잡을 수 없이 쇠락시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미령입니다.
지난 2002년 경쟁력을 잃은 스웨덴 말뫼의 한 조선소가 높이 128미터의 골리앗 크레인을 단돈 1달러에 현대중공업에 팔았습니다.
14년이 지난 현재 극심한 침체에 빠진 우리 조선업체도 크레인을 해체하고 있습니다.
조미령기자가 쇠락하고 있는 조선소 주변 풍경을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남 창원의 한 조선소.
총 중량 3,200t, 높이 105m의 골리앗 크레인이 해체됩니다.
이 크레인이 팔려갈 곳은 루마니아 조선소.
계약금도 못 받았지만 눈물을 머금고 해체하고 있습니다.
<녹취> 크레인 해체업체 직원 : "(왜 마산의 말뫼의 눈물이에요?) 이거 없어짐으로해서 2천 명이 갈 데 없잖아요. 고정수입이 없어지고. 골리앗 크레인이 조선의 상징인데 철거돼서 없어진다는 건 피눈물 나는 일이죠."
한때 8천 명 넘는 직원이 일했던 한 조선소의 사원 아파트.
일거리가 없어 한 명 두 명 떠나다보니 빈 집만 늘고 있습니다.
125가구 가운데 남은 건 단 10가구!
<인터뷰> 이윤재(신아sb 관리팀 직원) : "다른 곳을 옮겨가면서 일을 해도 임금이 계속 체납이 되고 월세도 못 내시고, 다른 사채도 쓰신 것 같고."
조선소 근로자가 찾던 아파트 앞 상가 점포도 모두 문을 닫았습니다.
국밥집 1곳만 불이 켜졌지만 손님이 없어 하루 10그릇 팔기가 어렵습니다.
<인터뷰> 김정규(조선소 인근 식당 주인) : "조선소가 통영 시내를 다 (먹여)살렸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식당마다 사람이 바글바글했어요 (지금은 어때요) 지금은 없지 텅 비었어요."
중형 조선소 세 곳이 모여 불야성을 이뤘던 곳.
근로자 만 명이 일했던 동네지만 지금은 골목마다 사람 만나기가 어렵습니다.
<인터뷰> 고정자(조선소 옆 슈퍼마켓 주인) : "통영사람들 다 죽게 됐어요. 원룸에(입주민이) 한 두 집 그것밖에 없어요."
정규직 용접공으로 15년을 일했던 43살 옥남석 씨는 지난 3월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굴 채취장에 겨우 부업 자리를 얻었지만 비 오는 날은 이조차 쉴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옥남석(전 조선 근로자) : "내 직장이 없어지니까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입니다. 일용직으로 다니다 보니까 가정생활도 편안하지 않습니다."
거제와 통영, 고성지역 임금체불 근로자 수는 만 2천여 명.
통영과 거제지역의 실업자도 지난해보다 4만 천명이 늘었습니다.
조선 실직자들은 하루 벌이로 겨우 생계를 잇습니다.
<녹취> 통영 조선 근로자 : "(제일 힘든 건 뭔가요?) 일이 없으니까 먹고 사는 게 힘들지. 이건 열흘 하면 끝나는 일인데. (오늘 뭐 사셨어요?) 콩나물 천 원, 미나리 천 원."
한국 조선산업을 대표하던 상징물 크레인이 해체되듯 조선 산업의 위기는 지역 경제를 걷잡을 수 없이 쇠락시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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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령 기자 pear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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