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담배 샀는데 ‘섬뜩’…새 금연 정책 반응은?

입력 2016.12.26 (08:33) 수정 2016.12.26 (08:5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기자 멘트>

새해가 이제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딱 이번 주까지만 피고 새해엔 금연해야지 이렇게 결심하시는 분들 많을 겁니다.

때맞춰 새로운 금연 정책도 시작됐는데요.

지난 23일부터 생산되는 모든 담뱃갑에는 이렇게 경고그림이 부착됩니다.

폐암과 후두암, 뇌졸중 같은 흡연으로 인한 대표적인 폐해 10가지를 직접 그림으로 보여줘 흡연 의지를 꺾겠다는 건데요.

이와 함께 흡연 피해자가 직접 나와 흡연의 위험성을 알리는 증언형 금연 광고도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정책이 새해 금연 열풍을 이끌 수 있을지에 대해선 아직 기대와 회의가 엇갈립니다.

뉴스 따라잡기에서 그 현장을 직접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지난 22일 저녁부터 방영되고 있는 금연 광고입니다.

<녹취>임현용 (흡연 피해 실제 사례자):“혀의 삼 분의 일을 잃었습니다. 32년의 흡연으로 구강암에 걸렸어요.”

정부가 14년 만에 도입한 증언형 금연광고의 주인공은 55살 임헌용씨입니다.

흡연으로 인한 피해자가 직접 광고에 출연하는 증언형 금연광고는 고 이주일 씨 이후 14년 만인데요.

임씨가 처음 담배를 피운 건, 18살 때였다고 하는데요.

임 씨를 직접 취재진이 만나 봤습니다.

<인터뷰>임현용 (흡연 피해 실제 사례자): “20살 전에 아버지 담배를 하나 슬쩍 훔쳐서 핀 게 계기가 돼서 하루에 거의 한 갑 반씩 32년간 흡연했습니다.”

주위에서 유명한 골초였던 임 씨가 몸에 이상을 느낀 건 약 5년 전.

갑자기 귀에 어지럼증 같은 이상 증상이 나타났고 결국 금연을 하기로 큰 결심을 내렸는데요.

하지만 담배를 끊은 후에도 몸에 이상 증세는 계속됐습니다.

결국, 병원을 찾은 임 씨는 지난 6월, 청천벽력같은 진단을 받게 됩니다.

<인터뷰>임현용 (흡연 피해 실제 사례자): “음식을 삼키면 목이 아파 목소리가 두 배로 갈라져서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이비인후과에서 큰 병원을 가보라고 소견서를 써주셔서 대학병원에 가서 암 진단 2기에서 3기로 넘어가는 증상으로 진단받았습니다.”

임 씨는 결국 구강암 진단을 받아 혀의 3분의 1을 절제하고 허벅지살을 이식받았습니다.

어눌해진 발음도 문제였지만 무엇보다 암으로 인한 통증이 상상을 초월했다고 합니다.

<인터뷰>임현용 (흡연 피해 실제 사례자): “방사선 치료와 항암 치료를 할 때 입에 구내염이 생겨서 음식 먹는데 힘들고 혀가 안 움직이니까 눈물 흘리며 눈물 쏟아진 밥을 먹어가며 견딘 게 가장 힘들었습니다.”

<녹취>임현용 (흡연 피해 실제 사례자): “담배가 생각날 땐 기억하세요.”

그는 자신처럼 뒤늦은 후회를 하는 사람이 없길 바라는 마음에 광고 출연을 자청했습니다.

<인터뷰>임현용 (흡연 피해 실제 사례자):“저는 20대로 돌아간다면 담배는 죽어도 안 필 거고 인근에 누가 담배 피운다면 못 피우게 말릴 거 같습니다. 담배는 악마와도 같은 존재거든요.”

증언형 금연 광고와 함께 지난 23일부턴 흡연 경고 그림이 부착된 담배가 시범판매를 시작했습니다.

시범 판매 중인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의 한 편의점.

담배 진열장 안에 유난히 눈에 띄는 담뱃갑들이 보입니다.

후두암, 구강암 신장 질환 등의 질병 부위 사진과 간접흡연, 임산부 흡연등의 흡연의 폐해를 담은 10종의 사진들 직접 본 시민들의 반응은 어떨까?

<녹취> 편의점 고객A: “혐오스럽죠. 사람들 보니까 다 그렇게 하던데요. 케이스 사서 넣고….”

<녹취> 편의점 고객B(음성변조):“그림 만들어놓은 건 괜찮은 거 같은데 담배를 끊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어요.”

<녹취> 편의점 고객C(음성변조):“저는 더 심하게 했으면 하는 게 바람이에요. 왜냐하면 외국에서 봤는데 더 심하게 했더라고요. 그건 정말 혐오스럽게 해놨는데 이건 너무 작지 않나 싶어요.”

정작 편의점 측은 시범 판매 이후에도 평소와 다른 반응은 없었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임○○ (편의점 아르바이트생):“그렇게 반응이 막 놀라거나 그러지 않으시고 평상시에 사가는 거처럼 사가세요.”

담뱃갑에 부착된 흡연 경고 그림은 2001년 캐나다에서 최초로 도입돼, 현재는 101개 국가에서 실행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2년부터 논의가 진행되다 올해 6월 도입이 확정되고 지난 23일부터 시행됐는데요.

<인터뷰>이성규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부연구위원):“지금 현재 많은 국가의 정책들이 담배와 관련된 정책들이 담배를 규제하는 정책으로 가고 있거든요. 사회적 분위기가 그렇게 됐다는 거죠."

담뱃값엔 손대지 않고 금연을 유도하는 흡연 경고 그림과 증언형 금연광고.

정부는 해당 제도가 실행되고 있는 국가에선 이미 효과가 입증됐다고 말합니다.

무엇보다 이번 광고도입으로 현재 39%인 남성 흡연율이 낮아질 거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이성규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부연구위원):“지금 100개국 수준의 국가들이 경고 그림을 하고 있고 평균적으로 4% 정도 흡연율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얘기를 합니다. 뭔가 흉측한 그림이 있다는 거 자체가 호기심을 떨어트리니까 사실은 흡연을 시작하는 걸 막는 것도 굉장히 큰 효과가 있죠."

<녹취>김현일 (서울시 노원구):“저는 흡연을 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그런 정책에는 찬성하는 입장입니다. 흡연하시는 분들 중에도 금연 생각하시는 분들 많이 있고 그런 사람들한테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그 효과를 두고 한편에선 기대 섞인 전망도 있지만 금연 정책에 있어 획기적인 분기점이 되진 못할 거란 의견도 나옵니다.

<녹취>정지운 (충남 천안시):“흡연자들이 직접 겪지 않는 이상은 큰 실효를 거두기 힘들 거 같아요. 자기 일이 아니라고 생각할 거 같아요.”

흡연자들은 혐오 그림을 가리기 위해 담배 케이스를 살 거라고 말하기도 하는데요.

<인터뷰>신민형 (담배소비자협회장):“ 담뱃세 인상처럼 금연효과는 크지 않을 거고 그리고 케이스까지 사요. 결국 담뱃세 인상에다가 케이스 사는 이중부담이 되는 거죠.”

흡연 경고 그림이 부착된 새 담배는 광고가 부착되지 않은 담배 재고가 소진되는 1월 중순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시중에 유통됩니다.

정부의 비가격 금연정책이 새해 금연 열풍을 이끌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 따라잡기] 담배 샀는데 ‘섬뜩’…새 금연 정책 반응은?
    • 입력 2016-12-26 08:35:36
    • 수정2016-12-26 08:53:29
    아침뉴스타임
<기자 멘트>

새해가 이제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딱 이번 주까지만 피고 새해엔 금연해야지 이렇게 결심하시는 분들 많을 겁니다.

때맞춰 새로운 금연 정책도 시작됐는데요.

지난 23일부터 생산되는 모든 담뱃갑에는 이렇게 경고그림이 부착됩니다.

폐암과 후두암, 뇌졸중 같은 흡연으로 인한 대표적인 폐해 10가지를 직접 그림으로 보여줘 흡연 의지를 꺾겠다는 건데요.

이와 함께 흡연 피해자가 직접 나와 흡연의 위험성을 알리는 증언형 금연 광고도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정책이 새해 금연 열풍을 이끌 수 있을지에 대해선 아직 기대와 회의가 엇갈립니다.

뉴스 따라잡기에서 그 현장을 직접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지난 22일 저녁부터 방영되고 있는 금연 광고입니다.

<녹취>임현용 (흡연 피해 실제 사례자):“혀의 삼 분의 일을 잃었습니다. 32년의 흡연으로 구강암에 걸렸어요.”

정부가 14년 만에 도입한 증언형 금연광고의 주인공은 55살 임헌용씨입니다.

흡연으로 인한 피해자가 직접 광고에 출연하는 증언형 금연광고는 고 이주일 씨 이후 14년 만인데요.

임씨가 처음 담배를 피운 건, 18살 때였다고 하는데요.

임 씨를 직접 취재진이 만나 봤습니다.

<인터뷰>임현용 (흡연 피해 실제 사례자): “20살 전에 아버지 담배를 하나 슬쩍 훔쳐서 핀 게 계기가 돼서 하루에 거의 한 갑 반씩 32년간 흡연했습니다.”

주위에서 유명한 골초였던 임 씨가 몸에 이상을 느낀 건 약 5년 전.

갑자기 귀에 어지럼증 같은 이상 증상이 나타났고 결국 금연을 하기로 큰 결심을 내렸는데요.

하지만 담배를 끊은 후에도 몸에 이상 증세는 계속됐습니다.

결국, 병원을 찾은 임 씨는 지난 6월, 청천벽력같은 진단을 받게 됩니다.

<인터뷰>임현용 (흡연 피해 실제 사례자): “음식을 삼키면 목이 아파 목소리가 두 배로 갈라져서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이비인후과에서 큰 병원을 가보라고 소견서를 써주셔서 대학병원에 가서 암 진단 2기에서 3기로 넘어가는 증상으로 진단받았습니다.”

임 씨는 결국 구강암 진단을 받아 혀의 3분의 1을 절제하고 허벅지살을 이식받았습니다.

어눌해진 발음도 문제였지만 무엇보다 암으로 인한 통증이 상상을 초월했다고 합니다.

<인터뷰>임현용 (흡연 피해 실제 사례자): “방사선 치료와 항암 치료를 할 때 입에 구내염이 생겨서 음식 먹는데 힘들고 혀가 안 움직이니까 눈물 흘리며 눈물 쏟아진 밥을 먹어가며 견딘 게 가장 힘들었습니다.”

<녹취>임현용 (흡연 피해 실제 사례자): “담배가 생각날 땐 기억하세요.”

그는 자신처럼 뒤늦은 후회를 하는 사람이 없길 바라는 마음에 광고 출연을 자청했습니다.

<인터뷰>임현용 (흡연 피해 실제 사례자):“저는 20대로 돌아간다면 담배는 죽어도 안 필 거고 인근에 누가 담배 피운다면 못 피우게 말릴 거 같습니다. 담배는 악마와도 같은 존재거든요.”

증언형 금연 광고와 함께 지난 23일부턴 흡연 경고 그림이 부착된 담배가 시범판매를 시작했습니다.

시범 판매 중인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의 한 편의점.

담배 진열장 안에 유난히 눈에 띄는 담뱃갑들이 보입니다.

후두암, 구강암 신장 질환 등의 질병 부위 사진과 간접흡연, 임산부 흡연등의 흡연의 폐해를 담은 10종의 사진들 직접 본 시민들의 반응은 어떨까?

<녹취> 편의점 고객A: “혐오스럽죠. 사람들 보니까 다 그렇게 하던데요. 케이스 사서 넣고….”

<녹취> 편의점 고객B(음성변조):“그림 만들어놓은 건 괜찮은 거 같은데 담배를 끊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어요.”

<녹취> 편의점 고객C(음성변조):“저는 더 심하게 했으면 하는 게 바람이에요. 왜냐하면 외국에서 봤는데 더 심하게 했더라고요. 그건 정말 혐오스럽게 해놨는데 이건 너무 작지 않나 싶어요.”

정작 편의점 측은 시범 판매 이후에도 평소와 다른 반응은 없었다고 하는데요.

<인터뷰> 임○○ (편의점 아르바이트생):“그렇게 반응이 막 놀라거나 그러지 않으시고 평상시에 사가는 거처럼 사가세요.”

담뱃갑에 부착된 흡연 경고 그림은 2001년 캐나다에서 최초로 도입돼, 현재는 101개 국가에서 실행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2년부터 논의가 진행되다 올해 6월 도입이 확정되고 지난 23일부터 시행됐는데요.

<인터뷰>이성규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부연구위원):“지금 현재 많은 국가의 정책들이 담배와 관련된 정책들이 담배를 규제하는 정책으로 가고 있거든요. 사회적 분위기가 그렇게 됐다는 거죠."

담뱃값엔 손대지 않고 금연을 유도하는 흡연 경고 그림과 증언형 금연광고.

정부는 해당 제도가 실행되고 있는 국가에선 이미 효과가 입증됐다고 말합니다.

무엇보다 이번 광고도입으로 현재 39%인 남성 흡연율이 낮아질 거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이성규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부연구위원):“지금 100개국 수준의 국가들이 경고 그림을 하고 있고 평균적으로 4% 정도 흡연율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얘기를 합니다. 뭔가 흉측한 그림이 있다는 거 자체가 호기심을 떨어트리니까 사실은 흡연을 시작하는 걸 막는 것도 굉장히 큰 효과가 있죠."

<녹취>김현일 (서울시 노원구):“저는 흡연을 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그런 정책에는 찬성하는 입장입니다. 흡연하시는 분들 중에도 금연 생각하시는 분들 많이 있고 그런 사람들한테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그 효과를 두고 한편에선 기대 섞인 전망도 있지만 금연 정책에 있어 획기적인 분기점이 되진 못할 거란 의견도 나옵니다.

<녹취>정지운 (충남 천안시):“흡연자들이 직접 겪지 않는 이상은 큰 실효를 거두기 힘들 거 같아요. 자기 일이 아니라고 생각할 거 같아요.”

흡연자들은 혐오 그림을 가리기 위해 담배 케이스를 살 거라고 말하기도 하는데요.

<인터뷰>신민형 (담배소비자협회장):“ 담뱃세 인상처럼 금연효과는 크지 않을 거고 그리고 케이스까지 사요. 결국 담뱃세 인상에다가 케이스 사는 이중부담이 되는 거죠.”

흡연 경고 그림이 부착된 새 담배는 광고가 부착되지 않은 담배 재고가 소진되는 1월 중순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시중에 유통됩니다.

정부의 비가격 금연정책이 새해 금연 열풍을 이끌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