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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학교가 생활기록부 조작”…분노한 학생들
입력 2016.12.28 (08:33) 수정 2016.12.28 (08:52) 아침뉴스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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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지난 월요일 광주의 한 사립학교에 한 학생이 쓴 걸로 보이는 글이 여러 장 뿌려졌습니다.

학교는 사회의 축소판이다.

다수의 선생님은 최순실 게이트에 분노할 자격이 없다며 강한 비판으로 시작하는데요.

해당 학교는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이른바 명문대에 진학하도록 생활기록부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었던 곳입니다.

익명의 학생이 붙인 글에는 3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됐지만 지금껏 학교 측은 사과 한마디 없다며, 오히려 특정 학생에 대한 특혜성 지원은 여전하다고 적혀있습니다.

법과 정의, 또 도덕과 윤리를 가르치는 교육 현장에서 벌어진 믿기 힘든 부정행위 사건을 한 번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학교 안에서 글이 발견된 건 바로 그제 아침이었습니다.

<녹취> 해당 학교 재학생 A (음성변조) : “1층에 하나 붙이고 3학년 각 반에 뿌려졌는데, 아침에 뿌려진 거라서 선생님이 먼저 들어가신 반은 아예 못 받았어요. 학생들이 먼저 도착한 반은 받았고.”

학교 측은 면학 분위기를 이유로 글을 곧바로 떼어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SNS를 통해 내용을 확인했다는데요.

<녹취> 해당 학교 재학생 B (음성변조) : “우리 대신해서 잘 써줬다고 원래 하고 싶은 말이라고…….”

<녹취> 해당 학교 재학생 C (음성변조) : “누군지 모르겠는데 저희는 그 애한테 고마워요. 정말 용기 있게 써 준 거잖아요.”

학교가 생활기록부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지만 학생들에게 사과 한번 없었고 오히려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에 대한 특혜가 여전하다는 내용이었는데요.

대체 이 학교에선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걸까?

그 시작은 지난 7월 해당 학교에서 생활기록부 조작이 이뤄지고 있다는 내용의 글이 인터넷 국민 신문고에 올라왔습니다.

<녹취> 해당 학교 재학생 B(음성변조) : “고2 때부터 (소문이) 있었어요. (어떤 학생이) 원래 이 성적이 아니었는데 좀 올랐다더라. 이런 (얘기가) 있었는데, 고3 때 돼서 확실히 터진 거였어요. 7월에.”

해당 교육청은 경찰에 수사 의뢰를 했고 이후 경찰 조사에서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한 수학 교사가 특정 학생의 영어 과목 평가를 좋게 만들려는 의도로 영어 과목의 특기 사항에 “수업 시간에 영어로 발표” 했다는 내용을 추가로 넣는 등 해당 학교 안에서 무려 220차례에 걸쳐 생활기록부를 조작했다는 겁니다.

<녹취> 장영인(전교조 광주지부 사립위원장) : “수시 전형으로 대학을 갈 경우는 교과목 성적 외에 그 과목의 세부적인 능력 평가가 (반영되거든요.) 그 부분이 어떻게 써지느냐에 따라서 그 학생의 잠재적 능력 같은 걸 평가하고 선발할 수 있기 때문에 해당 과목이 아닌 선생님이 고의로 수정했다는 건 대단히 큰 범죄가 되죠.”

대체 왜 굳이 수학 교사가 특정 학생의 영어 과목 평가를 손댈 걸까.

경찰 조사 결과 당시 일부 교사들이 학교장의 지시로 특정 학생들의 생활기록부를 조작했다는 겁니다.

주로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생활기록부 조작이 이뤄졌다는데요.

<녹취> 경찰관계자(음성변조/지난 9월 사건 당시) : “지방 고등학교에서는 서울대 진학이 지방학교의 순위가 되거든요. 명문대 진학을 많이 시키기 위해서 무리수를 둔 거죠.”

그런가하면 한 교사는 학생의 내신 등급을 조작하려다 다른 교사에게 발각되는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경찰은 또 해당 학교에서 기초 학습 능력이 낮은 학생들을 위해 나온 지원금을 원래 용도가 아닌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 위해 썼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지난 9월 사건 당시) : “교육력제고 사업이라고 (교육청에서 예산을) 내려줘요. 그 돈을 갖다가 공부 잘하는 학생들 특별반 운영을 해버렸어요.”

생활기록부 조작 혐의 등으로 검찰에 송치된 사람은 전임 교장을 비롯해 교원 13명 학생들은 학교에 해명을 요구했는데요.

<녹취> 해당 학교 재학생 A(음성변조) : “계속 기승 전 모른다, 였어요. 우리가 경찰도 아니고 검찰도 아닌데 어떻게 그걸 다 알아서 너희한테 얘기해 주느냐 이런 식으로 그냥 흐지부지하고 끝났어요.”

누군가 조작으로 특혜를 봤다면 당연히 피해를 본 학생도 있기 마련, 하지만 학교 측의 해명이 없자 학생들 사이에 갈등만 커져갔다는 겁니다.

<녹취> 해당 학교 재학생 D(음성변조) : “학생끼리 분열이 있었던 게 그 친구가 성적조작을 했다고 저희끼리 서로 의심하고 오해하고 그래서 그 친구가 마음고생 하고 그랬어요.”

<녹취> 해당 학교 재학생 E(음성변조) : “서로 오해하고 막 불신하고 의심하고 그러니까 공부 잘하는 애들이 사과하고…….”

대학 수시 입학과 수능 시험을 코앞에 둔 시점에 벌어진 일.

한 교실에서 함께 입시를 준비해온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꼈지만 누구하나 제대로 어루만져 주는 이는 없었고, 사건에 대한 경찰 조사가 진행 되는 동안 수업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는데요.

<녹취> 해당 학교 재학생 D (음성변조) : “(선생님이) 수업 중에 갑자기 전화 받고 나가시고, 아예 수업을 안 들어오시는데 저희는 (사정을) 모르니까 선생님을 찾았는데 선생님은 안 계시니까 그냥 계속 그대로 방치돼 있고…….”

학생들은 입시 면접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차별이 있었다고 주장합니다.

학교에선 학생들에게 모의 면접을 해주겠다고 말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이 받지 못했고, 명문대 진학을 준비하던 ‘한 학생’만 면접 지도를 받았다는 겁니다.

<녹취> 해당 학교 재학생 F (음성변조) : “특정 한 친구만 먼저 (모의) 면접을 하고, 그거를 저희가 목격해서 반에서 (그런) 목소리가 나왔어요.”

하지만 학교 측은 단순한 오해라고 말합니다.

<녹취> 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원하는 친구들 다 혜택을 주려고 (모의 면접) 희망자를 받았어요. 근데 이제 학생들이 이런 일로 (학교에) 불신이 있어서 혼자 하겠다고 한 친구도 있었어요. 저희는 잘하려고 했으나 (학생들이 보기에) 조금 섭섭한 점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생활기록부 수정 사건이 알려지면서 대학 면접 현장에서 불이익을 보았다는 학생도 있습니다.

<녹취> 해당학교 재학생 A(음성변조) : “(면접관이) ‘학생은 조작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런 식으로 물어보고 (해서) 되게 곤란했다고…….”

해당 학교 출신이란 것 때문에 불이익을 받진 않을까 학생들은 노심초삽니다.

애타는 심정으로 자녀의 입시과정을 지켜봐 온 학부모들은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고 말합니다.

<녹취> 해당 학교 학부모(음성변조) : “학생들이 볼모인 게 뭐냐면 추천서를 받아야 돼요. 생활기록부 마지막 최종으로 선생님들이 써주는 게 있어요. 내가 너무 나서고 싶었지만, 그것 때문에 못 나섰던 거예요. 이제까지.”

법과 정의, 또 도덕과 윤리를 가르치는 교육 현장에서 벌어진 믿기 힘든 부정행위 학생들은 믿었던 선생님들에 대한 실망과 배신감을 아직 떨쳐내지 못한 모습입니다.

<녹취> 해당 학교 재학생 E(음성변조) : “선생님들한테 약간 실망감. 그게 제일 큰 것 같아요.”

바로 어제 학교장은 공개 사과를 했고 입시 지도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여론에 떠밀려서야 공개사과에 나선 어른의 모습에 이를 지켜보는 학생들이 시선은 서늘하기만 합니다.
  • [뉴스 따라잡기] “학교가 생활기록부 조작”…분노한 학생들
    • 입력 2016-12-28 08:40:13
    • 수정2016-12-28 08:52:49
    아침뉴스타임
<기자 멘트>

지난 월요일 광주의 한 사립학교에 한 학생이 쓴 걸로 보이는 글이 여러 장 뿌려졌습니다.

학교는 사회의 축소판이다.

다수의 선생님은 최순실 게이트에 분노할 자격이 없다며 강한 비판으로 시작하는데요.

해당 학교는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이른바 명문대에 진학하도록 생활기록부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었던 곳입니다.

익명의 학생이 붙인 글에는 3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됐지만 지금껏 학교 측은 사과 한마디 없다며, 오히려 특정 학생에 대한 특혜성 지원은 여전하다고 적혀있습니다.

법과 정의, 또 도덕과 윤리를 가르치는 교육 현장에서 벌어진 믿기 힘든 부정행위 사건을 한 번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학교 안에서 글이 발견된 건 바로 그제 아침이었습니다.

<녹취> 해당 학교 재학생 A (음성변조) : “1층에 하나 붙이고 3학년 각 반에 뿌려졌는데, 아침에 뿌려진 거라서 선생님이 먼저 들어가신 반은 아예 못 받았어요. 학생들이 먼저 도착한 반은 받았고.”

학교 측은 면학 분위기를 이유로 글을 곧바로 떼어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SNS를 통해 내용을 확인했다는데요.

<녹취> 해당 학교 재학생 B (음성변조) : “우리 대신해서 잘 써줬다고 원래 하고 싶은 말이라고…….”

<녹취> 해당 학교 재학생 C (음성변조) : “누군지 모르겠는데 저희는 그 애한테 고마워요. 정말 용기 있게 써 준 거잖아요.”

학교가 생활기록부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지만 학생들에게 사과 한번 없었고 오히려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에 대한 특혜가 여전하다는 내용이었는데요.

대체 이 학교에선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걸까?

그 시작은 지난 7월 해당 학교에서 생활기록부 조작이 이뤄지고 있다는 내용의 글이 인터넷 국민 신문고에 올라왔습니다.

<녹취> 해당 학교 재학생 B(음성변조) : “고2 때부터 (소문이) 있었어요. (어떤 학생이) 원래 이 성적이 아니었는데 좀 올랐다더라. 이런 (얘기가) 있었는데, 고3 때 돼서 확실히 터진 거였어요. 7월에.”

해당 교육청은 경찰에 수사 의뢰를 했고 이후 경찰 조사에서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한 수학 교사가 특정 학생의 영어 과목 평가를 좋게 만들려는 의도로 영어 과목의 특기 사항에 “수업 시간에 영어로 발표” 했다는 내용을 추가로 넣는 등 해당 학교 안에서 무려 220차례에 걸쳐 생활기록부를 조작했다는 겁니다.

<녹취> 장영인(전교조 광주지부 사립위원장) : “수시 전형으로 대학을 갈 경우는 교과목 성적 외에 그 과목의 세부적인 능력 평가가 (반영되거든요.) 그 부분이 어떻게 써지느냐에 따라서 그 학생의 잠재적 능력 같은 걸 평가하고 선발할 수 있기 때문에 해당 과목이 아닌 선생님이 고의로 수정했다는 건 대단히 큰 범죄가 되죠.”

대체 왜 굳이 수학 교사가 특정 학생의 영어 과목 평가를 손댈 걸까.

경찰 조사 결과 당시 일부 교사들이 학교장의 지시로 특정 학생들의 생활기록부를 조작했다는 겁니다.

주로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생활기록부 조작이 이뤄졌다는데요.

<녹취> 경찰관계자(음성변조/지난 9월 사건 당시) : “지방 고등학교에서는 서울대 진학이 지방학교의 순위가 되거든요. 명문대 진학을 많이 시키기 위해서 무리수를 둔 거죠.”

그런가하면 한 교사는 학생의 내신 등급을 조작하려다 다른 교사에게 발각되는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경찰은 또 해당 학교에서 기초 학습 능력이 낮은 학생들을 위해 나온 지원금을 원래 용도가 아닌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 위해 썼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지난 9월 사건 당시) : “교육력제고 사업이라고 (교육청에서 예산을) 내려줘요. 그 돈을 갖다가 공부 잘하는 학생들 특별반 운영을 해버렸어요.”

생활기록부 조작 혐의 등으로 검찰에 송치된 사람은 전임 교장을 비롯해 교원 13명 학생들은 학교에 해명을 요구했는데요.

<녹취> 해당 학교 재학생 A(음성변조) : “계속 기승 전 모른다, 였어요. 우리가 경찰도 아니고 검찰도 아닌데 어떻게 그걸 다 알아서 너희한테 얘기해 주느냐 이런 식으로 그냥 흐지부지하고 끝났어요.”

누군가 조작으로 특혜를 봤다면 당연히 피해를 본 학생도 있기 마련, 하지만 학교 측의 해명이 없자 학생들 사이에 갈등만 커져갔다는 겁니다.

<녹취> 해당 학교 재학생 D(음성변조) : “학생끼리 분열이 있었던 게 그 친구가 성적조작을 했다고 저희끼리 서로 의심하고 오해하고 그래서 그 친구가 마음고생 하고 그랬어요.”

<녹취> 해당 학교 재학생 E(음성변조) : “서로 오해하고 막 불신하고 의심하고 그러니까 공부 잘하는 애들이 사과하고…….”

대학 수시 입학과 수능 시험을 코앞에 둔 시점에 벌어진 일.

한 교실에서 함께 입시를 준비해온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꼈지만 누구하나 제대로 어루만져 주는 이는 없었고, 사건에 대한 경찰 조사가 진행 되는 동안 수업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는데요.

<녹취> 해당 학교 재학생 D (음성변조) : “(선생님이) 수업 중에 갑자기 전화 받고 나가시고, 아예 수업을 안 들어오시는데 저희는 (사정을) 모르니까 선생님을 찾았는데 선생님은 안 계시니까 그냥 계속 그대로 방치돼 있고…….”

학생들은 입시 면접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차별이 있었다고 주장합니다.

학교에선 학생들에게 모의 면접을 해주겠다고 말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이 받지 못했고, 명문대 진학을 준비하던 ‘한 학생’만 면접 지도를 받았다는 겁니다.

<녹취> 해당 학교 재학생 F (음성변조) : “특정 한 친구만 먼저 (모의) 면접을 하고, 그거를 저희가 목격해서 반에서 (그런) 목소리가 나왔어요.”

하지만 학교 측은 단순한 오해라고 말합니다.

<녹취> 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원하는 친구들 다 혜택을 주려고 (모의 면접) 희망자를 받았어요. 근데 이제 학생들이 이런 일로 (학교에) 불신이 있어서 혼자 하겠다고 한 친구도 있었어요. 저희는 잘하려고 했으나 (학생들이 보기에) 조금 섭섭한 점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생활기록부 수정 사건이 알려지면서 대학 면접 현장에서 불이익을 보았다는 학생도 있습니다.

<녹취> 해당학교 재학생 A(음성변조) : “(면접관이) ‘학생은 조작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런 식으로 물어보고 (해서) 되게 곤란했다고…….”

해당 학교 출신이란 것 때문에 불이익을 받진 않을까 학생들은 노심초삽니다.

애타는 심정으로 자녀의 입시과정을 지켜봐 온 학부모들은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고 말합니다.

<녹취> 해당 학교 학부모(음성변조) : “학생들이 볼모인 게 뭐냐면 추천서를 받아야 돼요. 생활기록부 마지막 최종으로 선생님들이 써주는 게 있어요. 내가 너무 나서고 싶었지만, 그것 때문에 못 나섰던 거예요. 이제까지.”

법과 정의, 또 도덕과 윤리를 가르치는 교육 현장에서 벌어진 믿기 힘든 부정행위 학생들은 믿었던 선생님들에 대한 실망과 배신감을 아직 떨쳐내지 못한 모습입니다.

<녹취> 해당 학교 재학생 E(음성변조) : “선생님들한테 약간 실망감. 그게 제일 큰 것 같아요.”

바로 어제 학교장은 공개 사과를 했고 입시 지도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여론에 떠밀려서야 공개사과에 나선 어른의 모습에 이를 지켜보는 학생들이 시선은 서늘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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