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여유자금 역대 최저…집 사느라 ‘허덕’

입력 2016.12.28 (21:20) 수정 2016.12.28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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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리 가계의 여윳돈이 급감하면서 올 3분기에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집 사는 데 돈을 많이 써서 그렇다는데요,

당장 쓸 수 있는 현금이 줄어 그만큼 가계 소비 여력은 더 줄어들게 됐습니다.

김지선 기자입니다.

<리포트>

우리 경제의 3대 축, 가계, 기업, 정부 입니다.

이 세 축이 이렇게 잘 맞물려 돌아가야 우리 경제도 별 탈 없이, 굴러갈 수 있습니다.

세 경제 주체간에 돈도 잘 흘러야 하는데요.

지난 3분기 자금 사정을 들여다봤더니, 정부는 세수가 늘어서 여윳돈이 크게 늘었군요.

기업도 지난 2분기엔 금고가 텅 비어 있었는데, 석 달 동안 여유 자금이 4조 5천억 원이나 쌓였습니다.

그런데, 소비 주체인 가계가 문제입니다.

여유 자금이 2분기보다 12조 원 넘게 줄어서 1조 9천억 원 밖에 되질 않습니다.

금고가 거의 바닥을 보이고 있다는 건데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적습니다.

정부와 기업은 형편이 괜찮은데 정작 소비를 해야할 가계는 돈을 쓰고 싶어도 쓸 돈이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한국은행은 집을 사는데 돈을 많이 썼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저금리 기조가 어어지면서 올해 부동산 경기는 과열 양상을 보였고, 지난 3분기 전국의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은 7만7천여 가구나 됐습니다.

집을 사기 위해 돈을 빌리다보니 가계가 지고 있는 금융부채는 석달새 38조 원 가까이 늘어나 천 5백 조원을 넘어섰습니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서, 국내 시중 은행의 금리도 들썩여 가계는 대출금 갚기가 더 힘든 상황으로 몰리고 있는데요.

김경진 기자가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0년 차 맞벌이 직장인의 월급 명세서를 들여다봤습니다.

부부가 함께 벌어들이는 한 달 수입은 평균 800만 원 정도.

여기서 매달 250만 원은 만져보지도 못하고 은행으로 빠져나갑니다.

집을 사느라 대출 받은 돈의 원금과 이자입니다.

맞벌이를 하다보니 육아비용과 교통비도 만만치가 않습니다.

자연히 여가생활에 쓸 돈과 외식비를 줄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송철기(10년 차 직장인) : "아이들과 함께 놀 수 있는 복리비 같은 경우에는 개인적으로는 좀 많이 축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실제 우리나라 가계는 평균 100만 원을 벌면, 26만 6천 원은 빚을 갚는데 쓰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역대 최대 비중입니다.

빚을 내 집을 산 사람들은 앞으로가 더 걱정입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넉 달 연속 오름세를 나타내며 연 3%대에 진입했습니다.

변동금리로 돈을 빌려 집을 산 사람들은 앞으로 이자 부담이 커질 것이란 걱정에 우선 지갑부터 닫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상현(12년 차 직장인) : "현재 수준에서 모든 생활이 맞춰져 있었는데 앞으로 오를 거라 생각하면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을 것 같고."

전체 가계부채는 천3백조 원, 대출 금리가 1% 포인트 오를 경우 추가로 부담해야 할 이자만 연간 9조 원에 달합니다.

KBS 뉴스 김경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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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계 여유자금 역대 최저…집 사느라 ‘허덕’
    • 입력 2016-12-28 21:24:24
    • 수정2016-12-28 22: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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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리 가계의 여윳돈이 급감하면서 올 3분기에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집 사는 데 돈을 많이 써서 그렇다는데요,

당장 쓸 수 있는 현금이 줄어 그만큼 가계 소비 여력은 더 줄어들게 됐습니다.

김지선 기자입니다.

<리포트>

우리 경제의 3대 축, 가계, 기업, 정부 입니다.

이 세 축이 이렇게 잘 맞물려 돌아가야 우리 경제도 별 탈 없이, 굴러갈 수 있습니다.

세 경제 주체간에 돈도 잘 흘러야 하는데요.

지난 3분기 자금 사정을 들여다봤더니, 정부는 세수가 늘어서 여윳돈이 크게 늘었군요.

기업도 지난 2분기엔 금고가 텅 비어 있었는데, 석 달 동안 여유 자금이 4조 5천억 원이나 쌓였습니다.

그런데, 소비 주체인 가계가 문제입니다.

여유 자금이 2분기보다 12조 원 넘게 줄어서 1조 9천억 원 밖에 되질 않습니다.

금고가 거의 바닥을 보이고 있다는 건데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적습니다.

정부와 기업은 형편이 괜찮은데 정작 소비를 해야할 가계는 돈을 쓰고 싶어도 쓸 돈이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한국은행은 집을 사는데 돈을 많이 썼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저금리 기조가 어어지면서 올해 부동산 경기는 과열 양상을 보였고, 지난 3분기 전국의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은 7만7천여 가구나 됐습니다.

집을 사기 위해 돈을 빌리다보니 가계가 지고 있는 금융부채는 석달새 38조 원 가까이 늘어나 천 5백 조원을 넘어섰습니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서, 국내 시중 은행의 금리도 들썩여 가계는 대출금 갚기가 더 힘든 상황으로 몰리고 있는데요.

김경진 기자가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0년 차 맞벌이 직장인의 월급 명세서를 들여다봤습니다.

부부가 함께 벌어들이는 한 달 수입은 평균 800만 원 정도.

여기서 매달 250만 원은 만져보지도 못하고 은행으로 빠져나갑니다.

집을 사느라 대출 받은 돈의 원금과 이자입니다.

맞벌이를 하다보니 육아비용과 교통비도 만만치가 않습니다.

자연히 여가생활에 쓸 돈과 외식비를 줄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송철기(10년 차 직장인) : "아이들과 함께 놀 수 있는 복리비 같은 경우에는 개인적으로는 좀 많이 축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실제 우리나라 가계는 평균 100만 원을 벌면, 26만 6천 원은 빚을 갚는데 쓰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역대 최대 비중입니다.

빚을 내 집을 산 사람들은 앞으로가 더 걱정입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넉 달 연속 오름세를 나타내며 연 3%대에 진입했습니다.

변동금리로 돈을 빌려 집을 산 사람들은 앞으로 이자 부담이 커질 것이란 걱정에 우선 지갑부터 닫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상현(12년 차 직장인) : "현재 수준에서 모든 생활이 맞춰져 있었는데 앞으로 오를 거라 생각하면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을 것 같고."

전체 가계부채는 천3백조 원, 대출 금리가 1% 포인트 오를 경우 추가로 부담해야 할 이자만 연간 9조 원에 달합니다.

KBS 뉴스 김경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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