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도 진위 못 밝힌 고려금속 활자 추정 ‘증도가자’

입력 2016.12.3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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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 진위 논란이 이어져 온 '증도가자(證道歌字)' 추정 고려금속활자에 대해 결국 문화재청도 손을 들었다.

진짜 고려시대 금속활자인지를 놓고 국과수 조사까지 받은 '증도가자'에 대해 문화재청이 분석을 마쳤지만 이번에도 진위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해를 넘기게 된것이다.

'증도가자' 6년 미스터리 또 해넘긴다

문화재청은 다만 이 분석결과를 오늘(30일), 문화재청 홈페이지를 통해 일반에 공개하고 국민들로부터 의견을 받아 공개 검증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목판인쇄물인 직지심체요절(이하 직지)보다 최소 138년 이상 앞서는 최고(最古) 금속활자로 추정되는 활자 실물. 학계에서는 편의상 이를 ‘증도가자(證道歌字)’로 이름 붙였다.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목판인쇄물인 직지심체요절(이하 직지)보다 최소 138년 이상 앞서는 최고(最古) 금속활자로 추정되는 활자 실물. 학계에서는 편의상 이를 ‘증도가자(證道歌字)’로 이름 붙였다.

진짜라면 '직지'보다 138년 앞서 제작된 금속활자

'증도가자'란 고려 고종때(서기 1239년) 만들어진 '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라는 불교서적을 찍는 데 사용됐다는 주장이 제기된 금속활자를 말한다.

'남명천화상송증도가'는 현재 금속활자본은 전해지지 않지만 1239년에 이를 목판에 새겨서 찍어낸 복각본(목판에 다시 새겨서 찍어낸 책)이 남아 있고 이 목판본은 1984년 5월 30일 보물 제758호로 지정됐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증도가자'는 1377년 간행된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인 '직지'보다 최소 138년은 앞서는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가 된다.

[연관기사] ☞ [뉴스9] “직지보다 앞선 세계 최고 금속활자 발견”

'증도가자'는 2010년에 남권희 경북대학교 교수가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김종춘 다보성고미술 대표가 소장하고 있는 금속활자였다.

2011년 다보성고미술은 소장중인 '증도가자'에 대해 국가지정문화재 지정 신청을 했다.

지난 2010년 9월, 첫 공개 당시 서울 종로구 인사동 고미술 컬렉션인 다보성고미술에서 금속활자 실물과 고려 고종 26년(1239) 목판본으로 복각(카피)한 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 보물 758호)를 행사 관계자들이 보고 있다.지난 2010년 9월, 첫 공개 당시 서울 종로구 인사동 고미술 컬렉션인 다보성고미술에서 금속활자 실물과 고려 고종 26년(1239) 목판본으로 복각(카피)한 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 보물 758호)를 행사 관계자들이 보고 있다.

국립문화재연구소 연구용역팀은 '진짜' 결론

이후 문화재청 산하의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연구 용역을 통해 '증도가자'와 함께 고려의 유물로 추정해왔던 금속활자 109점(청주 고인쇄박물관 7점, 다보성고미술 101점, 국립중앙박물관 1점)에 대한 검증을 시작했다.

용역 연구팀은 109점의 활자들이 모두 고려 활자일 가능성이 높고, 그 중에서 62점이 직지심체요절보다 138년 이상 앞선 '증도가자'로 볼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직지심체요절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으로, 1377년에 제작되었다.

그러나 연구 용역팀인 경북대 산학협력단의 팀장이 남권희 교수였다는 점과 '증도가자'의 출처와 유통경위를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진위 논란이 이어져왔다.

서지학자인 경북대 남권희 교수는 ‘증도가자’ 100여 점을 분석한 결과 이 중 일부는 1377년 활자본으로 간행된 직지보다 훨씬 앞선 13세기 초의 금속활자라고 주장한다.서지학자인 경북대 남권희 교수는 ‘증도가자’ 100여 점을 분석한 결과 이 중 일부는 1377년 활자본으로 간행된 직지보다 훨씬 앞선 13세기 초의 금속활자라고 주장한다.

[연관기사] ☞ [앵커&리포트] 국과수 “청주 증도가자 위조품”…진위 논란 가열

학계에서는 "출처·유통경위 의심"

결국 지난해 6월 문화재청이 직접 '고려금속활자 지정조사단'을 구성하고 지금까지 조사가 이뤄져 왔다.

문화재청이 30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증도가자'는 이미 보물로 지정된 불교서적 '증도가'와는 서체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연관기사] ☞ [뉴스12] 문화재청 “증도가자, 증도가와 서체 다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증도가자'와 '증도가'의 서체를 비교 검증했지만 유사도가 낮다는 결과를 받아들인 것이다.

"금속활자 맞지만 서체는 달라"…내달까지 공개검증키로

또, '증도가자'를 3가지 유형으로 나눠 조판 작업을 해 본 결과 '증도가자'의 활자 크기가 '증도가'를 찍어내는 데 사용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증도가자'의 재질이 청동 재질의 오래된 금속활자인 것이 맞고, 우리나라에서 제작된 고활자 유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청은 이에따라 내년 1월 13일까지 각계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문화재 지정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국민들에게 유물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투명하고 객관적인 의견개진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길 기대하며, 그 동안 분석된 증도가자 관련 모든 자료를 공개하기로 결정하였다"고 밝혔다.

분석 결과는 문화재청 누리집(www.cha.go.kr) 내 '지정 신청 미술전적문화재 공개'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내년 1월 13일까지 국민 누구나 이번 증도가자 분석 결과에 대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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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재청도 진위 못 밝힌 고려금속 활자 추정 ‘증도가자’
    • 입력 2016-12-30 14:50:35
    취재K
수년간 진위 논란이 이어져 온 '증도가자(證道歌字)' 추정 고려금속활자에 대해 결국 문화재청도 손을 들었다.

진짜 고려시대 금속활자인지를 놓고 국과수 조사까지 받은 '증도가자'에 대해 문화재청이 분석을 마쳤지만 이번에도 진위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해를 넘기게 된것이다.

'증도가자' 6년 미스터리 또 해넘긴다

문화재청은 다만 이 분석결과를 오늘(30일), 문화재청 홈페이지를 통해 일반에 공개하고 국민들로부터 의견을 받아 공개 검증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목판인쇄물인 직지심체요절(이하 직지)보다 최소 138년 이상 앞서는 최고(最古) 금속활자로 추정되는 활자 실물. 학계에서는 편의상 이를 ‘증도가자(證道歌字)’로 이름 붙였다.
진짜라면 '직지'보다 138년 앞서 제작된 금속활자

'증도가자'란 고려 고종때(서기 1239년) 만들어진 '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라는 불교서적을 찍는 데 사용됐다는 주장이 제기된 금속활자를 말한다.

'남명천화상송증도가'는 현재 금속활자본은 전해지지 않지만 1239년에 이를 목판에 새겨서 찍어낸 복각본(목판에 다시 새겨서 찍어낸 책)이 남아 있고 이 목판본은 1984년 5월 30일 보물 제758호로 지정됐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증도가자'는 1377년 간행된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인 '직지'보다 최소 138년은 앞서는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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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도가자'는 2010년에 남권희 경북대학교 교수가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김종춘 다보성고미술 대표가 소장하고 있는 금속활자였다.

2011년 다보성고미술은 소장중인 '증도가자'에 대해 국가지정문화재 지정 신청을 했다.

지난 2010년 9월, 첫 공개 당시 서울 종로구 인사동 고미술 컬렉션인 다보성고미술에서 금속활자 실물과 고려 고종 26년(1239) 목판본으로 복각(카피)한 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 보물 758호)를 행사 관계자들이 보고 있다.
국립문화재연구소 연구용역팀은 '진짜' 결론

이후 문화재청 산하의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연구 용역을 통해 '증도가자'와 함께 고려의 유물로 추정해왔던 금속활자 109점(청주 고인쇄박물관 7점, 다보성고미술 101점, 국립중앙박물관 1점)에 대한 검증을 시작했다.

용역 연구팀은 109점의 활자들이 모두 고려 활자일 가능성이 높고, 그 중에서 62점이 직지심체요절보다 138년 이상 앞선 '증도가자'로 볼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직지심체요절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으로, 1377년에 제작되었다.

그러나 연구 용역팀인 경북대 산학협력단의 팀장이 남권희 교수였다는 점과 '증도가자'의 출처와 유통경위를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진위 논란이 이어져왔다.

서지학자인 경북대 남권희 교수는 ‘증도가자’ 100여 점을 분석한 결과 이 중 일부는 1377년 활자본으로 간행된 직지보다 훨씬 앞선 13세기 초의 금속활자라고 주장한다.
[연관기사] ☞ [앵커&리포트] 국과수 “청주 증도가자 위조품”…진위 논란 가열

학계에서는 "출처·유통경위 의심"

결국 지난해 6월 문화재청이 직접 '고려금속활자 지정조사단'을 구성하고 지금까지 조사가 이뤄져 왔다.

문화재청이 30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증도가자'는 이미 보물로 지정된 불교서적 '증도가'와는 서체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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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증도가자'와 '증도가'의 서체를 비교 검증했지만 유사도가 낮다는 결과를 받아들인 것이다.

"금속활자 맞지만 서체는 달라"…내달까지 공개검증키로

또, '증도가자'를 3가지 유형으로 나눠 조판 작업을 해 본 결과 '증도가자'의 활자 크기가 '증도가'를 찍어내는 데 사용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증도가자'의 재질이 청동 재질의 오래된 금속활자인 것이 맞고, 우리나라에서 제작된 고활자 유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청은 이에따라 내년 1월 13일까지 각계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문화재 지정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국민들에게 유물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투명하고 객관적인 의견개진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길 기대하며, 그 동안 분석된 증도가자 관련 모든 자료를 공개하기로 결정하였다"고 밝혔다.

분석 결과는 문화재청 누리집(www.cha.go.kr) 내 '지정 신청 미술전적문화재 공개'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내년 1월 13일까지 국민 누구나 이번 증도가자 분석 결과에 대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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