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선임병 폭언 이병 자살…“적절 조치 없었다”

입력 2017.01.26 (06:38) 수정 2017.01.26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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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육군 이병이 선임병들로부터 지속적인 폭언에 시달리다 입대 석 달도 안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숨진 병사가 군 간부와의 면담에서 자살 가능성까지 언급했지만, 부대에선 규정대로 조치하지 않았습니다.

김성수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11월 20살 노 모 이병이 강원도 홍천군의 한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건강했던 청년이 입대한 지 석 달도 되지 않아 훈련지의 철조망을 넘어 탈영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겁니다.

노 이병은 평소 선임병들로부터 욕설이 섞인 인격 모독적 폭언을 지속적으로 들었고, 동료들에게 자살을 암시하는 말도 자주 한 것으로 군 당국의 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숨지기 열흘 전부터는 전투화 끈을 모두 풀어놓는 등 이상 행동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노 이병은 부대 간부와의 면담에서도 '죽고 싶다' '자살해야 겠다'는 말을 하며,어려움을 토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부대에선 동료 병사 2명에게 노 이병을 지켜보도록 했을 뿐 규정에 따른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았습니다.

육군 병사 관리 지침은 병사의 자살 징후가 포착되면 즉시 전문 상담관과 군의관 순으로 심리 상담을 주선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노도래(노 이병 아버지) : "즉각적인 조치를 하고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든가 해야 하는데, 3주 동안 텐트에 그냥 방치해 놨다는 게 이해를 못 하겠고…."

군 당국은 해당 부대가 훈련 기간 중이어서 즉각적인 전문 상담 조치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군은 상습적으로 폭언을 퍼부은 선임병 3명에 대해 영창 수감 등의 징계를 내리고, 중대장과 대대장도 징계위원회에 회부했습니다.

KBS 뉴스 김성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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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선임병 폭언 이병 자살…“적절 조치 없었다”
    • 입력 2017-01-26 06:42:58
    • 수정2017-01-26 08: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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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육군 이병이 선임병들로부터 지속적인 폭언에 시달리다 입대 석 달도 안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숨진 병사가 군 간부와의 면담에서 자살 가능성까지 언급했지만, 부대에선 규정대로 조치하지 않았습니다.

김성수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11월 20살 노 모 이병이 강원도 홍천군의 한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건강했던 청년이 입대한 지 석 달도 되지 않아 훈련지의 철조망을 넘어 탈영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겁니다.

노 이병은 평소 선임병들로부터 욕설이 섞인 인격 모독적 폭언을 지속적으로 들었고, 동료들에게 자살을 암시하는 말도 자주 한 것으로 군 당국의 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숨지기 열흘 전부터는 전투화 끈을 모두 풀어놓는 등 이상 행동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노 이병은 부대 간부와의 면담에서도 '죽고 싶다' '자살해야 겠다'는 말을 하며,어려움을 토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부대에선 동료 병사 2명에게 노 이병을 지켜보도록 했을 뿐 규정에 따른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았습니다.

육군 병사 관리 지침은 병사의 자살 징후가 포착되면 즉시 전문 상담관과 군의관 순으로 심리 상담을 주선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노도래(노 이병 아버지) : "즉각적인 조치를 하고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든가 해야 하는데, 3주 동안 텐트에 그냥 방치해 놨다는 게 이해를 못 하겠고…."

군 당국은 해당 부대가 훈련 기간 중이어서 즉각적인 전문 상담 조치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군은 상습적으로 폭언을 퍼부은 선임병 3명에 대해 영창 수감 등의 징계를 내리고, 중대장과 대대장도 징계위원회에 회부했습니다.

KBS 뉴스 김성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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