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체류자 산재 당할라 이중고

입력 2002.07.30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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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외국인 근로자 문제에 대해서 정부가 최근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현장에서는 아직도 달라진 게 별로 없습니다.
불의의 사고를 당해도 제대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고 그나마 불법체류자 신분 때문에 아예 신고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인권 사각지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 문제를 김현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외국인 근로자들이 일하던 섬유공장이 폭격을 맞은 듯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섬유원단을 염색하는 기계가 과열로 갑자기 폭발한 것입니다.
⊙마을 주민: 폭탄소리인 줄 알고 나가보니까 직원들이 막 뛰어가더라고요.
⊙기자: 이 사고로 우즈베키스탄인이 숨지고, 외국인 노동자 2명이 다쳤습니다.
문제는 불법체류자가 아니어도 이들이 받는 보상규모가 턱없이 적다는 데 있습니다.
한 달 7, 80만원밖에 되지 않는 임금을 기준으로 보상되기 때문입니다.
⊙기자: 하루 몇 시간이나 일하세요?
⊙외국인 근로자: 12시간.
⊙기자: 월급은 얼마나 받으세요?
⊙외국인 노동자: 100만원 안 돼요.
⊙기자: 그나마 불법체류 자진신고를 하지 않은 불법체류자 5만여 명의 사정은 더 나쁩니다.
불법체류 사실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사고가 나도 신고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근로자: (사고 나면) 돈 있는 사람 5만원, 없는 사람 1만원씩 거둬 병원 보내요.
⊙기자: 친구들끼리 자기돈 모아서 보내준다는 말이죠?
⊙외국인 근로자: 예.
⊙기자: 아파도 떳떳하게 치료받지 못하고 죽어서도 납골당에조차 가지 못하는 이 같은 현실은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김해성(외국인 노동자 대책협의회 대표): 민사배상의 경우에 있어서도 2년 동안의 한국 임금, 나머지는 현지 임금을 적용받기 때문에 턱없이 적은 보상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기자: 많은 외국인 근로자들은 자진신고로 불법체류자의 덫에서는 벗어났지만 여전히 사고의 불안 속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KBS뉴스 김현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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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법체류자 산재 당할라 이중고
    • 입력 2002-07-30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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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외국인 근로자 문제에 대해서 정부가 최근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현장에서는 아직도 달라진 게 별로 없습니다. 불의의 사고를 당해도 제대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고 그나마 불법체류자 신분 때문에 아예 신고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인권 사각지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 문제를 김현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외국인 근로자들이 일하던 섬유공장이 폭격을 맞은 듯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섬유원단을 염색하는 기계가 과열로 갑자기 폭발한 것입니다. ⊙마을 주민: 폭탄소리인 줄 알고 나가보니까 직원들이 막 뛰어가더라고요. ⊙기자: 이 사고로 우즈베키스탄인이 숨지고, 외국인 노동자 2명이 다쳤습니다. 문제는 불법체류자가 아니어도 이들이 받는 보상규모가 턱없이 적다는 데 있습니다. 한 달 7, 80만원밖에 되지 않는 임금을 기준으로 보상되기 때문입니다. ⊙기자: 하루 몇 시간이나 일하세요? ⊙외국인 근로자: 12시간. ⊙기자: 월급은 얼마나 받으세요? ⊙외국인 노동자: 100만원 안 돼요. ⊙기자: 그나마 불법체류 자진신고를 하지 않은 불법체류자 5만여 명의 사정은 더 나쁩니다. 불법체류 사실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사고가 나도 신고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근로자: (사고 나면) 돈 있는 사람 5만원, 없는 사람 1만원씩 거둬 병원 보내요. ⊙기자: 친구들끼리 자기돈 모아서 보내준다는 말이죠? ⊙외국인 근로자: 예. ⊙기자: 아파도 떳떳하게 치료받지 못하고 죽어서도 납골당에조차 가지 못하는 이 같은 현실은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김해성(외국인 노동자 대책협의회 대표): 민사배상의 경우에 있어서도 2년 동안의 한국 임금, 나머지는 현지 임금을 적용받기 때문에 턱없이 적은 보상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기자: 많은 외국인 근로자들은 자진신고로 불법체류자의 덫에서는 벗어났지만 여전히 사고의 불안 속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KBS뉴스 김현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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