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천만 논·밭두렁 태우기…효과 없는데 왜?

입력 2017.03.13 (13:06) 수정 2017.03.13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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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이었던 12일 건조주의보가 발효중인 전남 7개 지역에서만 모두 67건의 들불과 산불이 잇따라 발생해 2명이 다쳤다.

오전 11시 43분께 전남 나주시 문평면 들녘에서 난 불은 30분 만에 진화됐지만 불길을 잡으려던 A(83·여)씨가 얼굴과 다리에 화상을 입었다.

논두렁을 태우다 불길이 들녘으로 옮겨 붙은 것이다.

비슷한 시간 진도군 군내면에서는 밭두렁을 태우던 불이 야산으로 번지면서 진화에 나섰던 B(63·여)씨가 얼굴을 다쳤다.

앞서 오전 10시 35분께 고흥군 고흥읍에서도 논두렁 소각 중 불꽃이 들판으로 번져 119소방대가 약 20분 만에 진화했다.

논·밭두렁 태우다 전국 들불…70대 노인 사망

지난 11일과 12일 대전과 세종, 충남에서는 논두렁이나 밭드렁을 태우다 10여 건의 들불이 발생하는 등 본격적인 영농기를 앞두고 전국적으로 논·밭두렁 태우기를 하다 들불로 번지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경기도 평택시에서 밭두렁을 태우던 70대 노인이 숨지는 인명사고까지 발생했다.

[연관기사]
밭두렁 태우다 불…70대 숨져
봄철 산불 비상…1년 중 3월에 최다 발생


옛부터 논·밭두렁 태우기가 병해충 방제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관행적으로 이뤄져왔지만 논이나 밭두렁에 서식하는 이로운 벌레를 더 많이 죽게 해 오히려 농사짓는데 득보다 실이 많다. 더우기 산림 옆에서 논·밭두렁을 태우는 것은 대형 산불로 이어질 우려도 크다.옛부터 논·밭두렁 태우기가 병해충 방제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관행적으로 이뤄져왔지만 논이나 밭두렁에 서식하는 이로운 벌레를 더 많이 죽게 해 오히려 농사짓는데 득보다 실이 많다. 더우기 산림 옆에서 논·밭두렁을 태우는 것은 대형 산불로 이어질 우려도 크다.

논·밭두렁 태우기 득일까 실일까?

지난 한달동안 전국에서 발생한 임야 화재 414건 중 절반인 205건이 논두렁이나 밭두렁을 태우다 발생했다.

산림청 산불통계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모두 3,949건의 산불이 발생했고 이중 707건(18%)이 논·밭두렁을 태우다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따라 전국의 지자체 소방본부에서는 논·밭두렁을 태우다 대형 화재로 이어지는 사고를 막기 위해 비상령이 내려졌다.

농민들에게는 "대기가 건조해 작은 불씨도 대형화재로 번질 수 있다"라며 "병해충 방제에 별다른 효과가 없는 소각행위를 자제해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이로운 벌레 죽어 오히려 농사 짓는데 손해”

농촌진흥청은 병해충을 막는다는 이유로 매년 이맘때를 전후해 논·밭두렁 태우기를 하지만 실제로 그 효과는 없다고 밝혔다.


농촌진흥청은 "논·밭두렁에 서식하는 생물가운데 농사에 도움을 주는 거미류 등 유익한 곤충이 89%나 되는 반면 해충은 11%에 불과하다"면서 "오히려 이로운 벌레를 더 많이 죽게 해 농사를 짓는데 오히려 득보다 실이 많다"고 설명했다.

각 지자체의 농업기술원농기원에서도 관행으로 행해오던 논·밭두렁 태우기는 방제 효과가 없다는 점을 농민들에게 홍보하고 있지만 오랜 관행을 하루 아침에 바꾸는 게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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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험천만 논·밭두렁 태우기…효과 없는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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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7-03-13 13:08:05
    취재K
휴일이었던 12일 건조주의보가 발효중인 전남 7개 지역에서만 모두 67건의 들불과 산불이 잇따라 발생해 2명이 다쳤다.

오전 11시 43분께 전남 나주시 문평면 들녘에서 난 불은 30분 만에 진화됐지만 불길을 잡으려던 A(83·여)씨가 얼굴과 다리에 화상을 입었다.

논두렁을 태우다 불길이 들녘으로 옮겨 붙은 것이다.

비슷한 시간 진도군 군내면에서는 밭두렁을 태우던 불이 야산으로 번지면서 진화에 나섰던 B(63·여)씨가 얼굴을 다쳤다.

앞서 오전 10시 35분께 고흥군 고흥읍에서도 논두렁 소각 중 불꽃이 들판으로 번져 119소방대가 약 20분 만에 진화했다.

논·밭두렁 태우다 전국 들불…70대 노인 사망

지난 11일과 12일 대전과 세종, 충남에서는 논두렁이나 밭드렁을 태우다 10여 건의 들불이 발생하는 등 본격적인 영농기를 앞두고 전국적으로 논·밭두렁 태우기를 하다 들불로 번지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경기도 평택시에서 밭두렁을 태우던 70대 노인이 숨지는 인명사고까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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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부터 논·밭두렁 태우기가 병해충 방제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관행적으로 이뤄져왔지만 논이나 밭두렁에 서식하는 이로운 벌레를 더 많이 죽게 해 오히려 농사짓는데 득보다 실이 많다. 더우기 산림 옆에서 논·밭두렁을 태우는 것은 대형 산불로 이어질 우려도 크다.
논·밭두렁 태우기 득일까 실일까?

지난 한달동안 전국에서 발생한 임야 화재 414건 중 절반인 205건이 논두렁이나 밭두렁을 태우다 발생했다.

산림청 산불통계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모두 3,949건의 산불이 발생했고 이중 707건(18%)이 논·밭두렁을 태우다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따라 전국의 지자체 소방본부에서는 논·밭두렁을 태우다 대형 화재로 이어지는 사고를 막기 위해 비상령이 내려졌다.

농민들에게는 "대기가 건조해 작은 불씨도 대형화재로 번질 수 있다"라며 "병해충 방제에 별다른 효과가 없는 소각행위를 자제해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이로운 벌레 죽어 오히려 농사 짓는데 손해”

농촌진흥청은 병해충을 막는다는 이유로 매년 이맘때를 전후해 논·밭두렁 태우기를 하지만 실제로 그 효과는 없다고 밝혔다.


농촌진흥청은 "논·밭두렁에 서식하는 생물가운데 농사에 도움을 주는 거미류 등 유익한 곤충이 89%나 되는 반면 해충은 11%에 불과하다"면서 "오히려 이로운 벌레를 더 많이 죽게 해 농사를 짓는데 오히려 득보다 실이 많다"고 설명했다.

각 지자체의 농업기술원농기원에서도 관행으로 행해오던 논·밭두렁 태우기는 방제 효과가 없다는 점을 농민들에게 홍보하고 있지만 오랜 관행을 하루 아침에 바꾸는 게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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