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서민생계형 자동차 호황…안전은?

입력 2017.03.13 (21:39) 수정 2017.03.13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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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소형 화물차 포터입니다.

판매가 꾸준히 늘어 지난해에는 내수 시장을 주름잡던 아반떼를 제치고, 단일 차종으론 가장 많이 팔렸습니다.

라보와 다마스도 생산이 잠시 중단된 때를 빼고는 오랜 기간 꾸준히 팔리며, 경형 화물차 시장을 확고하게 지키고 있습니다.

이 차들은 택배 같은 운송업뿐만 아니라, 푸드트럭 같은 자영업자나 노점상들이 주로 써서 불황에 더 잘 팔리는 경향을 보입니다.

생업 현장에서 서민의 발이 되는 차들, 그렇다면 안전은 어떨까요?

지형철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아파트를 부지런히 누비는 택배 기사 최진세씨, 생계유지 수단이 이 차량인데, 운전 때마다 불안합니다.

안전에가장 기본이라는 에어백이 없기 때문입니다.

일부 최신 모델을 빼곤, 돈을 더 내고도 달 수가 없습니다.

<인터뷰> 최진세(택배 기사. 소형트럭 운전) : "제가 이제 서부간선도로에서 한 번 사고가 난 적이 있어요. (벨트를 했지만) 에어백이 없는 상태에서 이 정도에서 친다고 하면 당연히 이 정도는 맞고 간다고 보는 거죠."

새벽 공기를 가르며 우유 배달을 하는 이 차엔 에어백은커녕 ABS조차 없습니다.

<인터뷰> 이재신(우유 배달, 경형트럭 운전) : "이건 오토바이에 커버 씌워 놓은 거다. 그렇게 생각하고 운행을 하죠. 그래서 항상 조심하고..."

이들 차량은 다른 차들보다 앞부분이 짧아 사고가 나면 충격 흡수가 어렵습니다.

구조적으로도 취약한데, 기본 안전장치마저 부실한 겁니다.

실제 충돌 실험을 보면, 안전띠를 해도 에어백이 없어 머리가 운전대에 그대로 부딪힙니다.

안전등급도 최하로 나왔습니다.

<인터뷰> 조재충(경형밴 운전 중 사고로 4달째 입원) : "안전띠를 했는데도 타격에 가슴이 타박상이 있었고 얼굴이 유리가 튀면서 파편, 코도 깨졌었어요."

제조사들은 안전장치를 달아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들이 싫어한다, 이른 시일 내 장착을 검토하겠다는 설명만 내놓고 있습니다.

이렇게 느슨한 안전장치 상태로 30년 가까이 팔리고 있는 건 경쟁이 거의 없는 탓이라는 진단도 있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경형 화물차는 한국GM에서, 소형 화물차는 현대기아에서만 생산되고 있습니다.

사실상 독점인 겁니다.

<인터뷰> 김필수(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 "경제성의 논리를 많이 강조를 하고 있지만 ABS나 에어백 같은 안전장치의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투자를 해서 생명을 담보로 한다는 측면에서…."

정부는 안전 법규를 살피고, 제조사는 기본 안전장치를 최소한 선택사항으로라도 제공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입니다.

KBS 뉴스 지형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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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7-03-13 21:5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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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소형 화물차 포터입니다.

판매가 꾸준히 늘어 지난해에는 내수 시장을 주름잡던 아반떼를 제치고, 단일 차종으론 가장 많이 팔렸습니다.

라보와 다마스도 생산이 잠시 중단된 때를 빼고는 오랜 기간 꾸준히 팔리며, 경형 화물차 시장을 확고하게 지키고 있습니다.

이 차들은 택배 같은 운송업뿐만 아니라, 푸드트럭 같은 자영업자나 노점상들이 주로 써서 불황에 더 잘 팔리는 경향을 보입니다.

생업 현장에서 서민의 발이 되는 차들, 그렇다면 안전은 어떨까요?

지형철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아파트를 부지런히 누비는 택배 기사 최진세씨, 생계유지 수단이 이 차량인데, 운전 때마다 불안합니다.

안전에가장 기본이라는 에어백이 없기 때문입니다.

일부 최신 모델을 빼곤, 돈을 더 내고도 달 수가 없습니다.

<인터뷰> 최진세(택배 기사. 소형트럭 운전) : "제가 이제 서부간선도로에서 한 번 사고가 난 적이 있어요. (벨트를 했지만) 에어백이 없는 상태에서 이 정도에서 친다고 하면 당연히 이 정도는 맞고 간다고 보는 거죠."

새벽 공기를 가르며 우유 배달을 하는 이 차엔 에어백은커녕 ABS조차 없습니다.

<인터뷰> 이재신(우유 배달, 경형트럭 운전) : "이건 오토바이에 커버 씌워 놓은 거다. 그렇게 생각하고 운행을 하죠. 그래서 항상 조심하고..."

이들 차량은 다른 차들보다 앞부분이 짧아 사고가 나면 충격 흡수가 어렵습니다.

구조적으로도 취약한데, 기본 안전장치마저 부실한 겁니다.

실제 충돌 실험을 보면, 안전띠를 해도 에어백이 없어 머리가 운전대에 그대로 부딪힙니다.

안전등급도 최하로 나왔습니다.

<인터뷰> 조재충(경형밴 운전 중 사고로 4달째 입원) : "안전띠를 했는데도 타격에 가슴이 타박상이 있었고 얼굴이 유리가 튀면서 파편, 코도 깨졌었어요."

제조사들은 안전장치를 달아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들이 싫어한다, 이른 시일 내 장착을 검토하겠다는 설명만 내놓고 있습니다.

이렇게 느슨한 안전장치 상태로 30년 가까이 팔리고 있는 건 경쟁이 거의 없는 탓이라는 진단도 있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경형 화물차는 한국GM에서, 소형 화물차는 현대기아에서만 생산되고 있습니다.

사실상 독점인 겁니다.

<인터뷰> 김필수(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 "경제성의 논리를 많이 강조를 하고 있지만 ABS나 에어백 같은 안전장치의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투자를 해서 생명을 담보로 한다는 측면에서…."

정부는 안전 법규를 살피고, 제조사는 기본 안전장치를 최소한 선택사항으로라도 제공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입니다.

KBS 뉴스 지형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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