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위해 기부했더니…웬 주차장 조성?
입력 2017.04.07 (21:40)
수정 2017.04.07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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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10여 년 전, 한 제지업체 회장이 환경 오염에 대해 속죄하겠다며 수백억 원대 공장 부지를 공원용으로 기부해 화제가 됐는데요,
고인이 숨진 뒤 자치단체가 이 부지에 지하주차장을 만들겠다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송명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안양, 구 도심 한복판의 시민공원입니다.
공원 한가운데 공장 굴뚝이 우뚝 서 있습니다.
제지 공장을 운영하던 고 전재준 회장이 공장을 다른 곳으로 옮기면서 수백억 원대 부지를 자치단체에 기부한 겁니다.
주민들을 위한 공원을 조성해 그동안의 환경 오염을 속죄하겠다는 취지였습니다.
<인터뷰> 안명균(안양군포의왕 환경운동연합집행위원장) : "매연과 더러운 물뿐이 없었다, 그래서 여기서 돈을 벌었으니 이제 안양 시민을 위해서 나무가 크게 자라는 공원을 기증하고 싶다.."
공원이 조성되면서 콘크리트로 덮여 주차장으로 썼던 이 하천도 생태하천으로 복원됐습니다.
공원이 만들어지기까지 우여곡절도 있었습니다.
소유권을 넘겨받은 안양시가 공원 아래 지하 주차장을 만들겠다고 하자, 전 회장은 자신의 뜻과 다르다며 1인 시위까지 벌였습니다.
<인터뷰> 고 전재준 회장(2006.6.27 당시) : "약속은 해놓고 반대방향으로 시행을 하겠다니까 이쪽에서는 너무 섭섭한 마음을 갖게 되는 거죠."
하지만 전 회장이 세상을 떠난 뒤 다시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지역 주차난을 이유로 안양시가 지하주차장 조성 계획을 지난달 다시 꺼내 든 겁니다.
<인터뷰> 우종관(안양시 교통정책과장) : "(기부 면적의) 22% 정도만 우리가 기증하신 분의 어떤 유지를 갖다가 (훼손을) 최소화하는 방향에서..."
이에 대해 유족 측은 고인의 뜻에 반하는 것이라며 절대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녹취> 전성오(삼정펄프 대표이사/고 전재준 회장 아들) : "지방자치단체의 이익을 생각한 거지 그 땅을 제공하신 기증자의 생각은 전혀 털끝만치도 없었단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에..."
척박한 기부 문화에 좋은 선례를 남겼던 한 기업가의 숭고한 뜻과 시민 불편 해소를 내세운 자치 단체의 행정이 다시 충돌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송명희입니다.
10여 년 전, 한 제지업체 회장이 환경 오염에 대해 속죄하겠다며 수백억 원대 공장 부지를 공원용으로 기부해 화제가 됐는데요,
고인이 숨진 뒤 자치단체가 이 부지에 지하주차장을 만들겠다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송명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안양, 구 도심 한복판의 시민공원입니다.
공원 한가운데 공장 굴뚝이 우뚝 서 있습니다.
제지 공장을 운영하던 고 전재준 회장이 공장을 다른 곳으로 옮기면서 수백억 원대 부지를 자치단체에 기부한 겁니다.
주민들을 위한 공원을 조성해 그동안의 환경 오염을 속죄하겠다는 취지였습니다.
<인터뷰> 안명균(안양군포의왕 환경운동연합집행위원장) : "매연과 더러운 물뿐이 없었다, 그래서 여기서 돈을 벌었으니 이제 안양 시민을 위해서 나무가 크게 자라는 공원을 기증하고 싶다.."
공원이 조성되면서 콘크리트로 덮여 주차장으로 썼던 이 하천도 생태하천으로 복원됐습니다.
공원이 만들어지기까지 우여곡절도 있었습니다.
소유권을 넘겨받은 안양시가 공원 아래 지하 주차장을 만들겠다고 하자, 전 회장은 자신의 뜻과 다르다며 1인 시위까지 벌였습니다.
<인터뷰> 고 전재준 회장(2006.6.27 당시) : "약속은 해놓고 반대방향으로 시행을 하겠다니까 이쪽에서는 너무 섭섭한 마음을 갖게 되는 거죠."
하지만 전 회장이 세상을 떠난 뒤 다시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지역 주차난을 이유로 안양시가 지하주차장 조성 계획을 지난달 다시 꺼내 든 겁니다.
<인터뷰> 우종관(안양시 교통정책과장) : "(기부 면적의) 22% 정도만 우리가 기증하신 분의 어떤 유지를 갖다가 (훼손을) 최소화하는 방향에서..."
이에 대해 유족 측은 고인의 뜻에 반하는 것이라며 절대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녹취> 전성오(삼정펄프 대표이사/고 전재준 회장 아들) : "지방자치단체의 이익을 생각한 거지 그 땅을 제공하신 기증자의 생각은 전혀 털끝만치도 없었단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에..."
척박한 기부 문화에 좋은 선례를 남겼던 한 기업가의 숭고한 뜻과 시민 불편 해소를 내세운 자치 단체의 행정이 다시 충돌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송명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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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2017-04-07 22: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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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 전, 한 제지업체 회장이 환경 오염에 대해 속죄하겠다며 수백억 원대 공장 부지를 공원용으로 기부해 화제가 됐는데요,
고인이 숨진 뒤 자치단체가 이 부지에 지하주차장을 만들겠다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송명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안양, 구 도심 한복판의 시민공원입니다.
공원 한가운데 공장 굴뚝이 우뚝 서 있습니다.
제지 공장을 운영하던 고 전재준 회장이 공장을 다른 곳으로 옮기면서 수백억 원대 부지를 자치단체에 기부한 겁니다.
주민들을 위한 공원을 조성해 그동안의 환경 오염을 속죄하겠다는 취지였습니다.
<인터뷰> 안명균(안양군포의왕 환경운동연합집행위원장) : "매연과 더러운 물뿐이 없었다, 그래서 여기서 돈을 벌었으니 이제 안양 시민을 위해서 나무가 크게 자라는 공원을 기증하고 싶다.."
공원이 조성되면서 콘크리트로 덮여 주차장으로 썼던 이 하천도 생태하천으로 복원됐습니다.
공원이 만들어지기까지 우여곡절도 있었습니다.
소유권을 넘겨받은 안양시가 공원 아래 지하 주차장을 만들겠다고 하자, 전 회장은 자신의 뜻과 다르다며 1인 시위까지 벌였습니다.
<인터뷰> 고 전재준 회장(2006.6.27 당시) : "약속은 해놓고 반대방향으로 시행을 하겠다니까 이쪽에서는 너무 섭섭한 마음을 갖게 되는 거죠."
하지만 전 회장이 세상을 떠난 뒤 다시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지역 주차난을 이유로 안양시가 지하주차장 조성 계획을 지난달 다시 꺼내 든 겁니다.
<인터뷰> 우종관(안양시 교통정책과장) : "(기부 면적의) 22% 정도만 우리가 기증하신 분의 어떤 유지를 갖다가 (훼손을) 최소화하는 방향에서..."
이에 대해 유족 측은 고인의 뜻에 반하는 것이라며 절대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녹취> 전성오(삼정펄프 대표이사/고 전재준 회장 아들) : "지방자치단체의 이익을 생각한 거지 그 땅을 제공하신 기증자의 생각은 전혀 털끝만치도 없었단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에..."
척박한 기부 문화에 좋은 선례를 남겼던 한 기업가의 숭고한 뜻과 시민 불편 해소를 내세운 자치 단체의 행정이 다시 충돌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송명희입니다.
10여 년 전, 한 제지업체 회장이 환경 오염에 대해 속죄하겠다며 수백억 원대 공장 부지를 공원용으로 기부해 화제가 됐는데요,
고인이 숨진 뒤 자치단체가 이 부지에 지하주차장을 만들겠다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송명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안양, 구 도심 한복판의 시민공원입니다.
공원 한가운데 공장 굴뚝이 우뚝 서 있습니다.
제지 공장을 운영하던 고 전재준 회장이 공장을 다른 곳으로 옮기면서 수백억 원대 부지를 자치단체에 기부한 겁니다.
주민들을 위한 공원을 조성해 그동안의 환경 오염을 속죄하겠다는 취지였습니다.
<인터뷰> 안명균(안양군포의왕 환경운동연합집행위원장) : "매연과 더러운 물뿐이 없었다, 그래서 여기서 돈을 벌었으니 이제 안양 시민을 위해서 나무가 크게 자라는 공원을 기증하고 싶다.."
공원이 조성되면서 콘크리트로 덮여 주차장으로 썼던 이 하천도 생태하천으로 복원됐습니다.
공원이 만들어지기까지 우여곡절도 있었습니다.
소유권을 넘겨받은 안양시가 공원 아래 지하 주차장을 만들겠다고 하자, 전 회장은 자신의 뜻과 다르다며 1인 시위까지 벌였습니다.
<인터뷰> 고 전재준 회장(2006.6.27 당시) : "약속은 해놓고 반대방향으로 시행을 하겠다니까 이쪽에서는 너무 섭섭한 마음을 갖게 되는 거죠."
하지만 전 회장이 세상을 떠난 뒤 다시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지역 주차난을 이유로 안양시가 지하주차장 조성 계획을 지난달 다시 꺼내 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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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전성오(삼정펄프 대표이사/고 전재준 회장 아들) : "지방자치단체의 이익을 생각한 거지 그 땅을 제공하신 기증자의 생각은 전혀 털끝만치도 없었단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에..."
척박한 기부 문화에 좋은 선례를 남겼던 한 기업가의 숭고한 뜻과 시민 불편 해소를 내세운 자치 단체의 행정이 다시 충돌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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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명희 기자 thimbl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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