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CCTV 피하기 백태…“결국 잡힌다”
입력 2017.04.18 (08:34)
수정 2017.04.18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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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요즘 범죄를 감시하는 눈이 참 많습니다.
거리 곳곳에 설치된 CCTV부터, 차량 블랙박스까지.
24시간 돌아가는 이런 감시의 눈에 웬만한 범행은 금방 들통이 나기 마련이죠.
감시가 강해진 만큼, CCTV를 피하려는 범죄자들의 수법도 날도 교묘해지고 있습니다.
얼굴에 복면을 뒤집어 쓰거나 범행 전후 옷을 바꿔 입는 건 자주 있는 일입니다.
추적을 피하기 위해 멀리 '원정 절도'를 가는 절도범도 있습니다.
나름대로 머리를 써보지만, 결국 대부분은 경찰에 덜미가 잡힙니다.
CCTV를 피하기 위한 범죄자들의 기상천외한 백태를 따라가보겠습니다.
<리포트>
서울 양천구의 한 주택가입니다.
한적한 골목길에서 한 남성이 어슬렁거리더니, 주차된 차량을 살핍니다.
차 문이 열리지 않자, 다른 차량으로 이리저리 옮겨가며 계속 문을 열려고 합니다.
이곳에 사는 음 모 씨는 지난 2월 퇴근길에 집 앞에 주차해둔 차의 실내등이 켜진 걸 발견합니다.
<녹취> 음OO(피해자/음성변조) : "직장이 가깝다 보니까 오토바이로 출근을 많이 해요. 12시 반쯤인가 퇴근하고 들어왔는데 이상하게 차에 불이 딱 켜져 있더라고요."
별생각 없이 불을 끄고 집으로 향했는데, 다음날 차 안을 살펴보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합니다.
<녹취> 음OO(피해자/음성변조) : "거기다 제가 돈이랑 소지품 같은 거 자주 놓아두곤 했는데 당연히 CCTV 다 이렇게 있는데 누가 감히 들어오겠어요. 제 차를 열었더니 누군가 들어온 흔적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확인을 해봤더니 제 물품이 다 없어졌더라고요."
차 안에 있던 현금과 소지품들이 사라졌습니다.
전날 밤 상황은 집 앞 CCTV에 고스란히 남아 있었습니다.
주차장에 한 남성이 들어서더니 잠겨 있지 않던 차 문을 자연스럽게 열고, 차 안을 이리저리 뒤지기 시작합니다.
<녹취> 음OO(피해자/음성변조) : "전체 한 사십몇 대의 차 문을 다 열어보고 있더라고요. 그 사람이 제 차 들어가서 막 뒤지는 모습이 포착된 거예요."
경찰에 붙잡힌 절도범은 32살 안 모 씨,
서울 주택가 일대를 돌며 문을 잠그지 않고 주차해 놓은 차에 들어가 현금과 상품권 등 값나가는 물건을 닥치는 대로 훔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절도 혐의로 실형을 살고. 지난해 7월 출소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차량털이에 나선 안 씨.
CCTV 추적을 피하기 위해 주로 새벽 시간대에 활동하고, 차에서 훔친 옷으로 변장을 하는 등 나름대로 치밀하게 움직였습니다.
<인터뷰> 김근영(경사/서울 양천경찰서 강력범죄 수사팀) : "경찰의 추적을 이미 예상했던 것 같아요. 그것을 미리 염두에 두고 중간 중간에 다른 차에서 훔친 점퍼나 셔츠로 갈아입는 모습이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이런 눈속임은 통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보름 동안 55킬로미터에 이르는 도주 경로를 CCTV로 추적해, 결국 서울의 한 PC방에서 안 씨를 붙잡았습니다.
<인터뷰> 김근영(경사/서울 양천경찰서 강력범죄 수사팀) : "피의자 인적 사항을 특정하기 위해서 피의자가 가는 방향, 동선을 따라 계속해서 CCTV 200군데를 쫓아서 결국 최종 목적지를 확인하고 특정했습니다."
부산에서는 CCTV 추적을 따돌리려고, 1백 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경북 포항에서 '원정'을 온 절도범도 있었습니다.
새벽 시간대, 부산의 한 대학가 상점 주변을 서성거리는 남성.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나오기를 반복합니다.
<인터뷰> 이OO(당구장 주인/음성변조) : "아침에 건물주한테 전화가 와서 가게 문이 부서졌다 하시더라고요. 와서 보니까 산산이 조각났더라고요."
이 건물에 있던 당구장이 털렸던 겁니다.
<인터뷰> 이OO(당구장 주인/음성변조) : "돈 통이 있는 서랍을 꺼내서 카운터 위에 올려놓고 뒤지고 막 다 해놓고 안이 엉망이 되어 있었습니다."
지난 1년 사이 이 일대에서 이런 절도 피해 신고는 한두 건이 아니었습니다.
<인터뷰> 이경훈(경위/부산 금정경찰서 강력3팀) : "관내 상점에서 절도사건이 연달아 발생했어요. 그래서 저희가 CCTV를 확인하니까 다 같은 동일범의 소행으로 확인돼서 수사하게 됐습니다."
범행 현장 근처부터 CCTV 분석을 시작했는데, 이 남성은 몇 시간을 걸어서 이동하는 등 추적을 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습니다.
하지만 남성의 동선을 따라 CCTV 추적은 계속됐고, 결국 터미널에서 포항행 시외버스에 오르는 게 확인됩니다.
<인터뷰> 이경훈(경위/부산 금정경찰서 강력3팀) : "범인이 항상 도보로만 계속 이동을 해서 저희가 CCTV로 추적하는 도중에도 계속 몇 시간씩을 도보로 이동하는 바람에 추적에 애를 먹었는데……."
포항 시외버스터미널에서부터 다시 행적을 쫓아간 경찰은, 포항의 한 원룸에서 47살 김 모 씨를 체포합니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포항에서 막차를 타고 부산으로 와 절도 행각을 벌인 뒤, 다시 아침 첫차를 타고 포항으로 돌아가길 반복했습니다.
<인터뷰> 이경훈(경위/부산 금정경찰서 강력3팀) : "포항에서는 아무래도 범행을 하게 되면 포항이 좁기 때문에 금방 잡힐 거 같고 부산이 멀지도 않고 어릴 때 부산에 조금 살았다고 해요. 그래서 특히 중심가 쪽에는 본인도 지리감도 있고 해서 부산으로 범행 장소를 선택했다고 합니다."
CCTV나 차량 블랙박스가 곳곳에 설치되면서, 이를 피하기 위한 범인들의 꼼수도 기상천외해졌습니다.
알몸으로 얼굴에 비닐봉지를 덮어쓴 채 미용실을 털고, 종이상자를 뒤집어쓰고 상점을 3년 동안 털어온 절도범도 있었습니다.
곰모양 탈을 쓴 채 4년간 범행을 해온 절도범은 날씨가 너무 더워 잠시 탈을 벗은 사이 얼굴이 노출돼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녹취> 피의자(음성변조) : "얼굴을 가리니까 아무래도 (경찰에) 안 잡힐 것 같다는 생각을 한 것 같습니다."
경찰은 과학수사기법을 통해 걸음걸이나 체형 등으로도 신원을 특정할 수 있다며 CCTV를 피하려는 이런 '꼼수'는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요즘 범죄를 감시하는 눈이 참 많습니다.
거리 곳곳에 설치된 CCTV부터, 차량 블랙박스까지.
24시간 돌아가는 이런 감시의 눈에 웬만한 범행은 금방 들통이 나기 마련이죠.
감시가 강해진 만큼, CCTV를 피하려는 범죄자들의 수법도 날도 교묘해지고 있습니다.
얼굴에 복면을 뒤집어 쓰거나 범행 전후 옷을 바꿔 입는 건 자주 있는 일입니다.
추적을 피하기 위해 멀리 '원정 절도'를 가는 절도범도 있습니다.
나름대로 머리를 써보지만, 결국 대부분은 경찰에 덜미가 잡힙니다.
CCTV를 피하기 위한 범죄자들의 기상천외한 백태를 따라가보겠습니다.
<리포트>
서울 양천구의 한 주택가입니다.
한적한 골목길에서 한 남성이 어슬렁거리더니, 주차된 차량을 살핍니다.
차 문이 열리지 않자, 다른 차량으로 이리저리 옮겨가며 계속 문을 열려고 합니다.
이곳에 사는 음 모 씨는 지난 2월 퇴근길에 집 앞에 주차해둔 차의 실내등이 켜진 걸 발견합니다.
<녹취> 음OO(피해자/음성변조) : "직장이 가깝다 보니까 오토바이로 출근을 많이 해요. 12시 반쯤인가 퇴근하고 들어왔는데 이상하게 차에 불이 딱 켜져 있더라고요."
별생각 없이 불을 끄고 집으로 향했는데, 다음날 차 안을 살펴보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합니다.
<녹취> 음OO(피해자/음성변조) : "거기다 제가 돈이랑 소지품 같은 거 자주 놓아두곤 했는데 당연히 CCTV 다 이렇게 있는데 누가 감히 들어오겠어요. 제 차를 열었더니 누군가 들어온 흔적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확인을 해봤더니 제 물품이 다 없어졌더라고요."
차 안에 있던 현금과 소지품들이 사라졌습니다.
전날 밤 상황은 집 앞 CCTV에 고스란히 남아 있었습니다.
주차장에 한 남성이 들어서더니 잠겨 있지 않던 차 문을 자연스럽게 열고, 차 안을 이리저리 뒤지기 시작합니다.
<녹취> 음OO(피해자/음성변조) : "전체 한 사십몇 대의 차 문을 다 열어보고 있더라고요. 그 사람이 제 차 들어가서 막 뒤지는 모습이 포착된 거예요."
경찰에 붙잡힌 절도범은 32살 안 모 씨,
서울 주택가 일대를 돌며 문을 잠그지 않고 주차해 놓은 차에 들어가 현금과 상품권 등 값나가는 물건을 닥치는 대로 훔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절도 혐의로 실형을 살고. 지난해 7월 출소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차량털이에 나선 안 씨.
CCTV 추적을 피하기 위해 주로 새벽 시간대에 활동하고, 차에서 훔친 옷으로 변장을 하는 등 나름대로 치밀하게 움직였습니다.
<인터뷰> 김근영(경사/서울 양천경찰서 강력범죄 수사팀) : "경찰의 추적을 이미 예상했던 것 같아요. 그것을 미리 염두에 두고 중간 중간에 다른 차에서 훔친 점퍼나 셔츠로 갈아입는 모습이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이런 눈속임은 통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보름 동안 55킬로미터에 이르는 도주 경로를 CCTV로 추적해, 결국 서울의 한 PC방에서 안 씨를 붙잡았습니다.
<인터뷰> 김근영(경사/서울 양천경찰서 강력범죄 수사팀) : "피의자 인적 사항을 특정하기 위해서 피의자가 가는 방향, 동선을 따라 계속해서 CCTV 200군데를 쫓아서 결국 최종 목적지를 확인하고 특정했습니다."
부산에서는 CCTV 추적을 따돌리려고, 1백 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경북 포항에서 '원정'을 온 절도범도 있었습니다.
새벽 시간대, 부산의 한 대학가 상점 주변을 서성거리는 남성.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나오기를 반복합니다.
<인터뷰> 이OO(당구장 주인/음성변조) : "아침에 건물주한테 전화가 와서 가게 문이 부서졌다 하시더라고요. 와서 보니까 산산이 조각났더라고요."
이 건물에 있던 당구장이 털렸던 겁니다.
<인터뷰> 이OO(당구장 주인/음성변조) : "돈 통이 있는 서랍을 꺼내서 카운터 위에 올려놓고 뒤지고 막 다 해놓고 안이 엉망이 되어 있었습니다."
지난 1년 사이 이 일대에서 이런 절도 피해 신고는 한두 건이 아니었습니다.
<인터뷰> 이경훈(경위/부산 금정경찰서 강력3팀) : "관내 상점에서 절도사건이 연달아 발생했어요. 그래서 저희가 CCTV를 확인하니까 다 같은 동일범의 소행으로 확인돼서 수사하게 됐습니다."
범행 현장 근처부터 CCTV 분석을 시작했는데, 이 남성은 몇 시간을 걸어서 이동하는 등 추적을 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습니다.
하지만 남성의 동선을 따라 CCTV 추적은 계속됐고, 결국 터미널에서 포항행 시외버스에 오르는 게 확인됩니다.
<인터뷰> 이경훈(경위/부산 금정경찰서 강력3팀) : "범인이 항상 도보로만 계속 이동을 해서 저희가 CCTV로 추적하는 도중에도 계속 몇 시간씩을 도보로 이동하는 바람에 추적에 애를 먹었는데……."
포항 시외버스터미널에서부터 다시 행적을 쫓아간 경찰은, 포항의 한 원룸에서 47살 김 모 씨를 체포합니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포항에서 막차를 타고 부산으로 와 절도 행각을 벌인 뒤, 다시 아침 첫차를 타고 포항으로 돌아가길 반복했습니다.
<인터뷰> 이경훈(경위/부산 금정경찰서 강력3팀) : "포항에서는 아무래도 범행을 하게 되면 포항이 좁기 때문에 금방 잡힐 거 같고 부산이 멀지도 않고 어릴 때 부산에 조금 살았다고 해요. 그래서 특히 중심가 쪽에는 본인도 지리감도 있고 해서 부산으로 범행 장소를 선택했다고 합니다."
CCTV나 차량 블랙박스가 곳곳에 설치되면서, 이를 피하기 위한 범인들의 꼼수도 기상천외해졌습니다.
알몸으로 얼굴에 비닐봉지를 덮어쓴 채 미용실을 털고, 종이상자를 뒤집어쓰고 상점을 3년 동안 털어온 절도범도 있었습니다.
곰모양 탈을 쓴 채 4년간 범행을 해온 절도범은 날씨가 너무 더워 잠시 탈을 벗은 사이 얼굴이 노출돼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녹취> 피의자(음성변조) : "얼굴을 가리니까 아무래도 (경찰에) 안 잡힐 것 같다는 생각을 한 것 같습니다."
경찰은 과학수사기법을 통해 걸음걸이나 체형 등으로도 신원을 특정할 수 있다며 CCTV를 피하려는 이런 '꼼수'는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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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7-04-18 08:42:39
- 수정2017-04-18 09:17:09
<기자 멘트>
요즘 범죄를 감시하는 눈이 참 많습니다.
거리 곳곳에 설치된 CCTV부터, 차량 블랙박스까지.
24시간 돌아가는 이런 감시의 눈에 웬만한 범행은 금방 들통이 나기 마련이죠.
감시가 강해진 만큼, CCTV를 피하려는 범죄자들의 수법도 날도 교묘해지고 있습니다.
얼굴에 복면을 뒤집어 쓰거나 범행 전후 옷을 바꿔 입는 건 자주 있는 일입니다.
추적을 피하기 위해 멀리 '원정 절도'를 가는 절도범도 있습니다.
나름대로 머리를 써보지만, 결국 대부분은 경찰에 덜미가 잡힙니다.
CCTV를 피하기 위한 범죄자들의 기상천외한 백태를 따라가보겠습니다.
<리포트>
서울 양천구의 한 주택가입니다.
한적한 골목길에서 한 남성이 어슬렁거리더니, 주차된 차량을 살핍니다.
차 문이 열리지 않자, 다른 차량으로 이리저리 옮겨가며 계속 문을 열려고 합니다.
이곳에 사는 음 모 씨는 지난 2월 퇴근길에 집 앞에 주차해둔 차의 실내등이 켜진 걸 발견합니다.
<녹취> 음OO(피해자/음성변조) : "직장이 가깝다 보니까 오토바이로 출근을 많이 해요. 12시 반쯤인가 퇴근하고 들어왔는데 이상하게 차에 불이 딱 켜져 있더라고요."
별생각 없이 불을 끄고 집으로 향했는데, 다음날 차 안을 살펴보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합니다.
<녹취> 음OO(피해자/음성변조) : "거기다 제가 돈이랑 소지품 같은 거 자주 놓아두곤 했는데 당연히 CCTV 다 이렇게 있는데 누가 감히 들어오겠어요. 제 차를 열었더니 누군가 들어온 흔적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확인을 해봤더니 제 물품이 다 없어졌더라고요."
차 안에 있던 현금과 소지품들이 사라졌습니다.
전날 밤 상황은 집 앞 CCTV에 고스란히 남아 있었습니다.
주차장에 한 남성이 들어서더니 잠겨 있지 않던 차 문을 자연스럽게 열고, 차 안을 이리저리 뒤지기 시작합니다.
<녹취> 음OO(피해자/음성변조) : "전체 한 사십몇 대의 차 문을 다 열어보고 있더라고요. 그 사람이 제 차 들어가서 막 뒤지는 모습이 포착된 거예요."
경찰에 붙잡힌 절도범은 32살 안 모 씨,
서울 주택가 일대를 돌며 문을 잠그지 않고 주차해 놓은 차에 들어가 현금과 상품권 등 값나가는 물건을 닥치는 대로 훔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절도 혐의로 실형을 살고. 지난해 7월 출소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차량털이에 나선 안 씨.
CCTV 추적을 피하기 위해 주로 새벽 시간대에 활동하고, 차에서 훔친 옷으로 변장을 하는 등 나름대로 치밀하게 움직였습니다.
<인터뷰> 김근영(경사/서울 양천경찰서 강력범죄 수사팀) : "경찰의 추적을 이미 예상했던 것 같아요. 그것을 미리 염두에 두고 중간 중간에 다른 차에서 훔친 점퍼나 셔츠로 갈아입는 모습이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이런 눈속임은 통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보름 동안 55킬로미터에 이르는 도주 경로를 CCTV로 추적해, 결국 서울의 한 PC방에서 안 씨를 붙잡았습니다.
<인터뷰> 김근영(경사/서울 양천경찰서 강력범죄 수사팀) : "피의자 인적 사항을 특정하기 위해서 피의자가 가는 방향, 동선을 따라 계속해서 CCTV 200군데를 쫓아서 결국 최종 목적지를 확인하고 특정했습니다."
부산에서는 CCTV 추적을 따돌리려고, 1백 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경북 포항에서 '원정'을 온 절도범도 있었습니다.
새벽 시간대, 부산의 한 대학가 상점 주변을 서성거리는 남성.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나오기를 반복합니다.
<인터뷰> 이OO(당구장 주인/음성변조) : "아침에 건물주한테 전화가 와서 가게 문이 부서졌다 하시더라고요. 와서 보니까 산산이 조각났더라고요."
이 건물에 있던 당구장이 털렸던 겁니다.
<인터뷰> 이OO(당구장 주인/음성변조) : "돈 통이 있는 서랍을 꺼내서 카운터 위에 올려놓고 뒤지고 막 다 해놓고 안이 엉망이 되어 있었습니다."
지난 1년 사이 이 일대에서 이런 절도 피해 신고는 한두 건이 아니었습니다.
<인터뷰> 이경훈(경위/부산 금정경찰서 강력3팀) : "관내 상점에서 절도사건이 연달아 발생했어요. 그래서 저희가 CCTV를 확인하니까 다 같은 동일범의 소행으로 확인돼서 수사하게 됐습니다."
범행 현장 근처부터 CCTV 분석을 시작했는데, 이 남성은 몇 시간을 걸어서 이동하는 등 추적을 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습니다.
하지만 남성의 동선을 따라 CCTV 추적은 계속됐고, 결국 터미널에서 포항행 시외버스에 오르는 게 확인됩니다.
<인터뷰> 이경훈(경위/부산 금정경찰서 강력3팀) : "범인이 항상 도보로만 계속 이동을 해서 저희가 CCTV로 추적하는 도중에도 계속 몇 시간씩을 도보로 이동하는 바람에 추적에 애를 먹었는데……."
포항 시외버스터미널에서부터 다시 행적을 쫓아간 경찰은, 포항의 한 원룸에서 47살 김 모 씨를 체포합니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포항에서 막차를 타고 부산으로 와 절도 행각을 벌인 뒤, 다시 아침 첫차를 타고 포항으로 돌아가길 반복했습니다.
<인터뷰> 이경훈(경위/부산 금정경찰서 강력3팀) : "포항에서는 아무래도 범행을 하게 되면 포항이 좁기 때문에 금방 잡힐 거 같고 부산이 멀지도 않고 어릴 때 부산에 조금 살았다고 해요. 그래서 특히 중심가 쪽에는 본인도 지리감도 있고 해서 부산으로 범행 장소를 선택했다고 합니다."
CCTV나 차량 블랙박스가 곳곳에 설치되면서, 이를 피하기 위한 범인들의 꼼수도 기상천외해졌습니다.
알몸으로 얼굴에 비닐봉지를 덮어쓴 채 미용실을 털고, 종이상자를 뒤집어쓰고 상점을 3년 동안 털어온 절도범도 있었습니다.
곰모양 탈을 쓴 채 4년간 범행을 해온 절도범은 날씨가 너무 더워 잠시 탈을 벗은 사이 얼굴이 노출돼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녹취> 피의자(음성변조) : "얼굴을 가리니까 아무래도 (경찰에) 안 잡힐 것 같다는 생각을 한 것 같습니다."
경찰은 과학수사기법을 통해 걸음걸이나 체형 등으로도 신원을 특정할 수 있다며 CCTV를 피하려는 이런 '꼼수'는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요즘 범죄를 감시하는 눈이 참 많습니다.
거리 곳곳에 설치된 CCTV부터, 차량 블랙박스까지.
24시간 돌아가는 이런 감시의 눈에 웬만한 범행은 금방 들통이 나기 마련이죠.
감시가 강해진 만큼, CCTV를 피하려는 범죄자들의 수법도 날도 교묘해지고 있습니다.
얼굴에 복면을 뒤집어 쓰거나 범행 전후 옷을 바꿔 입는 건 자주 있는 일입니다.
추적을 피하기 위해 멀리 '원정 절도'를 가는 절도범도 있습니다.
나름대로 머리를 써보지만, 결국 대부분은 경찰에 덜미가 잡힙니다.
CCTV를 피하기 위한 범죄자들의 기상천외한 백태를 따라가보겠습니다.
<리포트>
서울 양천구의 한 주택가입니다.
한적한 골목길에서 한 남성이 어슬렁거리더니, 주차된 차량을 살핍니다.
차 문이 열리지 않자, 다른 차량으로 이리저리 옮겨가며 계속 문을 열려고 합니다.
이곳에 사는 음 모 씨는 지난 2월 퇴근길에 집 앞에 주차해둔 차의 실내등이 켜진 걸 발견합니다.
<녹취> 음OO(피해자/음성변조) : "직장이 가깝다 보니까 오토바이로 출근을 많이 해요. 12시 반쯤인가 퇴근하고 들어왔는데 이상하게 차에 불이 딱 켜져 있더라고요."
별생각 없이 불을 끄고 집으로 향했는데, 다음날 차 안을 살펴보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합니다.
<녹취> 음OO(피해자/음성변조) : "거기다 제가 돈이랑 소지품 같은 거 자주 놓아두곤 했는데 당연히 CCTV 다 이렇게 있는데 누가 감히 들어오겠어요. 제 차를 열었더니 누군가 들어온 흔적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확인을 해봤더니 제 물품이 다 없어졌더라고요."
차 안에 있던 현금과 소지품들이 사라졌습니다.
전날 밤 상황은 집 앞 CCTV에 고스란히 남아 있었습니다.
주차장에 한 남성이 들어서더니 잠겨 있지 않던 차 문을 자연스럽게 열고, 차 안을 이리저리 뒤지기 시작합니다.
<녹취> 음OO(피해자/음성변조) : "전체 한 사십몇 대의 차 문을 다 열어보고 있더라고요. 그 사람이 제 차 들어가서 막 뒤지는 모습이 포착된 거예요."
경찰에 붙잡힌 절도범은 32살 안 모 씨,
서울 주택가 일대를 돌며 문을 잠그지 않고 주차해 놓은 차에 들어가 현금과 상품권 등 값나가는 물건을 닥치는 대로 훔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절도 혐의로 실형을 살고. 지난해 7월 출소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차량털이에 나선 안 씨.
CCTV 추적을 피하기 위해 주로 새벽 시간대에 활동하고, 차에서 훔친 옷으로 변장을 하는 등 나름대로 치밀하게 움직였습니다.
<인터뷰> 김근영(경사/서울 양천경찰서 강력범죄 수사팀) : "경찰의 추적을 이미 예상했던 것 같아요. 그것을 미리 염두에 두고 중간 중간에 다른 차에서 훔친 점퍼나 셔츠로 갈아입는 모습이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이런 눈속임은 통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보름 동안 55킬로미터에 이르는 도주 경로를 CCTV로 추적해, 결국 서울의 한 PC방에서 안 씨를 붙잡았습니다.
<인터뷰> 김근영(경사/서울 양천경찰서 강력범죄 수사팀) : "피의자 인적 사항을 특정하기 위해서 피의자가 가는 방향, 동선을 따라 계속해서 CCTV 200군데를 쫓아서 결국 최종 목적지를 확인하고 특정했습니다."
부산에서는 CCTV 추적을 따돌리려고, 1백 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경북 포항에서 '원정'을 온 절도범도 있었습니다.
새벽 시간대, 부산의 한 대학가 상점 주변을 서성거리는 남성.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나오기를 반복합니다.
<인터뷰> 이OO(당구장 주인/음성변조) : "아침에 건물주한테 전화가 와서 가게 문이 부서졌다 하시더라고요. 와서 보니까 산산이 조각났더라고요."
이 건물에 있던 당구장이 털렸던 겁니다.
<인터뷰> 이OO(당구장 주인/음성변조) : "돈 통이 있는 서랍을 꺼내서 카운터 위에 올려놓고 뒤지고 막 다 해놓고 안이 엉망이 되어 있었습니다."
지난 1년 사이 이 일대에서 이런 절도 피해 신고는 한두 건이 아니었습니다.
<인터뷰> 이경훈(경위/부산 금정경찰서 강력3팀) : "관내 상점에서 절도사건이 연달아 발생했어요. 그래서 저희가 CCTV를 확인하니까 다 같은 동일범의 소행으로 확인돼서 수사하게 됐습니다."
범행 현장 근처부터 CCTV 분석을 시작했는데, 이 남성은 몇 시간을 걸어서 이동하는 등 추적을 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습니다.
하지만 남성의 동선을 따라 CCTV 추적은 계속됐고, 결국 터미널에서 포항행 시외버스에 오르는 게 확인됩니다.
<인터뷰> 이경훈(경위/부산 금정경찰서 강력3팀) : "범인이 항상 도보로만 계속 이동을 해서 저희가 CCTV로 추적하는 도중에도 계속 몇 시간씩을 도보로 이동하는 바람에 추적에 애를 먹었는데……."
포항 시외버스터미널에서부터 다시 행적을 쫓아간 경찰은, 포항의 한 원룸에서 47살 김 모 씨를 체포합니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포항에서 막차를 타고 부산으로 와 절도 행각을 벌인 뒤, 다시 아침 첫차를 타고 포항으로 돌아가길 반복했습니다.
<인터뷰> 이경훈(경위/부산 금정경찰서 강력3팀) : "포항에서는 아무래도 범행을 하게 되면 포항이 좁기 때문에 금방 잡힐 거 같고 부산이 멀지도 않고 어릴 때 부산에 조금 살았다고 해요. 그래서 특히 중심가 쪽에는 본인도 지리감도 있고 해서 부산으로 범행 장소를 선택했다고 합니다."
CCTV나 차량 블랙박스가 곳곳에 설치되면서, 이를 피하기 위한 범인들의 꼼수도 기상천외해졌습니다.
알몸으로 얼굴에 비닐봉지를 덮어쓴 채 미용실을 털고, 종이상자를 뒤집어쓰고 상점을 3년 동안 털어온 절도범도 있었습니다.
곰모양 탈을 쓴 채 4년간 범행을 해온 절도범은 날씨가 너무 더워 잠시 탈을 벗은 사이 얼굴이 노출돼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녹취> 피의자(음성변조) : "얼굴을 가리니까 아무래도 (경찰에) 안 잡힐 것 같다는 생각을 한 것 같습니다."
경찰은 과학수사기법을 통해 걸음걸이나 체형 등으로도 신원을 특정할 수 있다며 CCTV를 피하려는 이런 '꼼수'는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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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대 기자 ydk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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