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제주도 ‘자리돔’ 다 어디 갔을까?

입력 2017.05.15 (13:40) 수정 2017.05.15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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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제주도 ‘자리돔’ 다 어디 갔을까?

그 많던 제주도 ‘자리돔’ 다 어디 갔을까?

해마다 4월 중순이되면 제주어부들은 바빠진다.

제주의 대표적인 별미이자 명물인 자리돔 잡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때문이다.

사실 연중 잡히는 물고기지만 이 때 맛이 가장 뛰어나고 수확량도 늘기 시작한다.

제주도에서는 그냥 '자리'라고 부르는데 구이, 물회, 조림, 강회 등 조리 방법도 다양하고 값도 저렴해 도민과 관광객 모두 좋아하는 어종이다.

[연관기사] [건강똑똑] 바다서 떠낸 영양 별미, 자리 물회가 제철

제주 봄철 별미 자리돔 '귀하신 몸'

하지만 올해는 어획량이 확 줄어 가격이 폭등하면서 말 그대로 '귀한신 몸'이 됐다.

지난해에 이어 두해째 자리돔 흉년으로 자리돔 어획량이 줄어든 건 바다 수온 탓이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중국 연안의 차가운 물이 대량 유입돼 제주도 서부와 남부 연안 수온이 15도로 평년에 비해 1도 정도 낮았다며 이 때문에 자리돔 어획량이 5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분석했다.

[연관기사] 자리돔 어획량 급감 어민·상인 모두 울상

제주도에서 자리돔 주산지는 모슬포 해역과 서귀포 보목 앞바다인데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예년과 같은 자리돔 시장이 형성되지 않고 있다.

과거 제주도 어부들은 전통 떼배 '테우'를 타고 바다로 나가 뜰망으로 자리돔을 잡았다.(위) 지금은 그물을 이용해 자리돔을 잡는데 횟감이나 구이용으로 인기가 높은 자리돔은 몸길이가 10∼18㎝ 정도다.(아래)과거 제주도 어부들은 전통 떼배 '테우'를 타고 바다로 나가 뜰망으로 자리돔을 잡았다.(위) 지금은 그물을 이용해 자리돔을 잡는데 횟감이나 구이용으로 인기가 높은 자리돔은 몸길이가 10∼18㎝ 정도다.(아래)

수온 낮아 어획량 급감…배 한척이 5상자도 못 잡아

자리돔이 많이 잡힐 때면 모슬포항과 서귀포 보목항구에는 어선이 들어오는 시간에 맞춰 바로 직거래장터가 형성되지만 잡아온 양이 턱없이 적다보니 예년같지 않다.

자리돔을 사러왔던 한 시민은 "자리돔 값이 완전 금값인데다 그나마 어떤 때는 자리돔을 구할 수도 없어 빈 손으로 돌아갈 정도로 귀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모슬포항에서는 1일 평균 20척 안팎의 어선이 자리돔 조업에 나서고 있지만 절반은 빈 배로 돌아오고 있는 실정이다.

선주 양모씨(68)는 "배 한 척이 조업에 나서도 하루 5상자도 채우지 못할 정도로 어획량이 대폭 줄었다"며 "기름값만 날리고 빈 배로 돌아오는 날도 있다"고 말했다.

자리돔 물회는 제주도에서는 흔히 ‘자리물회’로 불리며 자리돔을 뼈째로 썰어 채소와 함께 된장 등으로 양념한 후 시원한 물을 부어 먹는 음식이다.(왼쪽) 싱싱한 자리돔에 천일염을 뿌려 석쇠에서 직화로 구워내면 ‘자리구이’로 불리는 자리돔 구이가 완성된다.(오른쪽)자리돔 물회는 제주도에서는 흔히 ‘자리물회’로 불리며 자리돔을 뼈째로 썰어 채소와 함께 된장 등으로 양념한 후 시원한 물을 부어 먹는 음식이다.(왼쪽) 싱싱한 자리돔에 천일염을 뿌려 석쇠에서 직화로 구워내면 ‘자리구이’로 불리는 자리돔 구이가 완성된다.(오른쪽)

직거래 1kg에 3만원 선…물량 확보 어려워 식당 울상

올해 자리돔 어획량이 크게 줄면서 자리돔 직거래 가격은 1kg에 3만 원 선, 12kg 상자 도매가도 25만 원을 넘어 2년 전보다 두배 이상 올랐다.

가격은 올랐지만 물량이 적어 물회와 구이, 조림 등을 취급하는 식당에서는 그야말로 물량확보 전쟁을 벌이고 있다.

어선이 들어오는 오전 11시부터 형성된 직거래장터에는 자리돔을 사기 위해 상인들이 몰리지만 워낙 잡히는 물량이 적어 배 들어오기가 무섭게 동이 나고 있다.

가격이 오르자 자리돔 전문 음식점들이 구이와 물회 요리 가격을 올리거나 양을 줄이면서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한 식당 주인은 "자리돔 가격이 워낙 올라서 예전만큼 내놓을 수 없을 뿐더러 그나마 물량 확보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벌써 2년째 자리돔 수확량이 급감하면서 제주도의 인기 만점의 명물 '자리돔'이 이제 자취를 감추는 것 아니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연관기사] [뉴스7] 제주 ‘자리돔’ 실종…저수온·멸치떼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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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많던 제주도 ‘자리돔’ 다 어디 갔을까?
    • 입력 2017-05-15 13:40:21
    • 수정2017-05-15 19:55:20
    취재K
해마다 4월 중순이되면 제주어부들은 바빠진다.

제주의 대표적인 별미이자 명물인 자리돔 잡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때문이다.

사실 연중 잡히는 물고기지만 이 때 맛이 가장 뛰어나고 수확량도 늘기 시작한다.

제주도에서는 그냥 '자리'라고 부르는데 구이, 물회, 조림, 강회 등 조리 방법도 다양하고 값도 저렴해 도민과 관광객 모두 좋아하는 어종이다.

[연관기사] [건강똑똑] 바다서 떠낸 영양 별미, 자리 물회가 제철

제주 봄철 별미 자리돔 '귀하신 몸'

하지만 올해는 어획량이 확 줄어 가격이 폭등하면서 말 그대로 '귀한신 몸'이 됐다.

지난해에 이어 두해째 자리돔 흉년으로 자리돔 어획량이 줄어든 건 바다 수온 탓이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중국 연안의 차가운 물이 대량 유입돼 제주도 서부와 남부 연안 수온이 15도로 평년에 비해 1도 정도 낮았다며 이 때문에 자리돔 어획량이 5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분석했다.

[연관기사] 자리돔 어획량 급감 어민·상인 모두 울상

제주도에서 자리돔 주산지는 모슬포 해역과 서귀포 보목 앞바다인데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예년과 같은 자리돔 시장이 형성되지 않고 있다.

과거 제주도 어부들은 전통 떼배 '테우'를 타고 바다로 나가 뜰망으로 자리돔을 잡았다.(위) 지금은 그물을 이용해 자리돔을 잡는데 횟감이나 구이용으로 인기가 높은 자리돔은 몸길이가 10∼18㎝ 정도다.(아래)
수온 낮아 어획량 급감…배 한척이 5상자도 못 잡아

자리돔이 많이 잡힐 때면 모슬포항과 서귀포 보목항구에는 어선이 들어오는 시간에 맞춰 바로 직거래장터가 형성되지만 잡아온 양이 턱없이 적다보니 예년같지 않다.

자리돔을 사러왔던 한 시민은 "자리돔 값이 완전 금값인데다 그나마 어떤 때는 자리돔을 구할 수도 없어 빈 손으로 돌아갈 정도로 귀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모슬포항에서는 1일 평균 20척 안팎의 어선이 자리돔 조업에 나서고 있지만 절반은 빈 배로 돌아오고 있는 실정이다.

선주 양모씨(68)는 "배 한 척이 조업에 나서도 하루 5상자도 채우지 못할 정도로 어획량이 대폭 줄었다"며 "기름값만 날리고 빈 배로 돌아오는 날도 있다"고 말했다.

자리돔 물회는 제주도에서는 흔히 ‘자리물회’로 불리며 자리돔을 뼈째로 썰어 채소와 함께 된장 등으로 양념한 후 시원한 물을 부어 먹는 음식이다.(왼쪽) 싱싱한 자리돔에 천일염을 뿌려 석쇠에서 직화로 구워내면 ‘자리구이’로 불리는 자리돔 구이가 완성된다.(오른쪽)
직거래 1kg에 3만원 선…물량 확보 어려워 식당 울상

올해 자리돔 어획량이 크게 줄면서 자리돔 직거래 가격은 1kg에 3만 원 선, 12kg 상자 도매가도 25만 원을 넘어 2년 전보다 두배 이상 올랐다.

가격은 올랐지만 물량이 적어 물회와 구이, 조림 등을 취급하는 식당에서는 그야말로 물량확보 전쟁을 벌이고 있다.

어선이 들어오는 오전 11시부터 형성된 직거래장터에는 자리돔을 사기 위해 상인들이 몰리지만 워낙 잡히는 물량이 적어 배 들어오기가 무섭게 동이 나고 있다.

가격이 오르자 자리돔 전문 음식점들이 구이와 물회 요리 가격을 올리거나 양을 줄이면서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한 식당 주인은 "자리돔 가격이 워낙 올라서 예전만큼 내놓을 수 없을 뿐더러 그나마 물량 확보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벌써 2년째 자리돔 수확량이 급감하면서 제주도의 인기 만점의 명물 '자리돔'이 이제 자취를 감추는 것 아니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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