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토불이’ 외치면서 수입 농산물 파는 농협 하나로마트

입력 2017.05.16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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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농산물의 판로확대를 위해 설립된 농협 하나로마트가 수입 농수산물과 양주, 심지어 수입 담배까지 판매하면서 말로만 농민을 위한 농협이란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농민들은 하나로 마트가 애초 설립취지를 잊은 채 돈벌이에만 급급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연관기사] 미국 과일·인도 참깨…수입산 판치는 농협마트

수입 농수산물 판매장 된 농협 하나로마트

농협은 믿고 찾는 우리 농축산물 공급을 위해 '진심을 판다! 안심을 산다!'라는 슬로건으로 농협하나로유통을 설립하고 전국에 2천5백개 매장의 하나로마트를 운영중이다.

전국의 농·축협이 생산한 안전하고 신선한 고품질의 농축산물을 소비자에게 정직하게 공급하겠다는 취지다.

한해 총매출이 17조원, 농산물매출이 9조원(농축협 포함)에 이른다.

대구시의 한 농협 하나로마트 과일 코너에서 파매되고 있는 수입 과일. 왼쪽부터 미국산 파인애플과 뉴질랜드산 키위, 필리핀산 바나다. 대구시의 한 농협 하나로마트 과일 코너에서 파매되고 있는 수입 과일. 왼쪽부터 미국산 파인애플과 뉴질랜드산 키위, 필리핀산 바나다.

美 자몽과 레몬, 필리핀 바나나 등 외국산 일색

하지만 대도시 뿐만 아니라 시골의 농협 하나로마트 매장을 들여다보면 설립취지를 의심캐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과일코너 맨 앞을 차지한 것은 미국산 자몽과 레몬, 오렌지이고 그 외에도 필리핀산 파인애플, 뉴질랜드산 키위 등 온통 외국에서 수입한 과일이 대부분이다.

농산물 코너도 사정은 비슷해 인도산 참깨와 중국산 콩가루가 전시돼 팔리고 있다.

수산물 코너에서는 중국산 낙지와 페루산 장어, 아르헨티나산 홍어, 노르웨이산 고등어, 중국산 부서조기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주류코너에서는 수입 맥주와 위스키 등 다양한 종류의 양주들이 판매되고 있다.

경남의 한 매장에서는 양담배 판매하다 자진 철거

최근 경남의 한 매장에서는 심지어 양담배를 판매하다 논란이 되자 자진 철거하기도 했다.

창원시에 살고 있는 주민 박모씨는 "농협 판매장은 안전하고 품질좋은 우리 농산물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곳이라는 믿음 때문에 농협 하나로마트을 이용하는데 농협이 이윤추구에만 급급해 수입품 판매에 열을 올리는 것을 보니 앞으로 국산품을 어디서 구입 해야할지 걱정이 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농협 하나로마트에서는 외국에서 수입한 농수산물을 국산과 함께 진열해 판매하고 있다.사진 왼쪽부터 에쿠아도르산 해동 새우, 모리타니아산 문어, 인도산 참깨.농협 하나로마트에서는 외국에서 수입한 농수산물을 국산과 함께 진열해 판매하고 있다.사진 왼쪽부터 에쿠아도르산 해동 새우, 모리타니아산 문어, 인도산 참깨.

“수입 농수산물 판매 합리화될 수 없어”

이와 관련해 하나로마트 관계자는 "다문화가정 등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서 수입 농수산물을 판매하고 있다"고 궁색한 변명을 늘어놨다.

그는 또, "이때가 되면 마트에 팔 수 있는 물건이 많지 않다며 과일이 생산되지 않다 보니 봄철에 한시적으로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 하나로마트는 우리 농산물을 51% 이상 취급한다는 이유로 현재 대형마트 의무 휴업대상에도 빠져있는 상황이다.

[연관기사] “대형마트 30만 미만 출점자제·월2회 평일휴무”

수입제품 판매에 대한 반발이 커지자 농협 중앙회는 3년 전부터 전국의 하나로마트에 수입농수산물 판매를 금지시키고 있지만 강제성이 없는 권고에 그치고 있다.

한국농업경영인 경상북도연합회 김가원 사무국장은 농협 하나로마트의 수입 농산물 판매 행위에 대해 "수입 과일 판매 증가가 국산 과일 하락으로 직결되는 만큼, 수입농산물 판매를 늘리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도 합리화될 수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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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토불이’ 외치면서 수입 농산물 파는 농협 하나로마트
    • 입력 2017-05-16 12:58:17
    취재K
우리 농산물의 판로확대를 위해 설립된 농협 하나로마트가 수입 농수산물과 양주, 심지어 수입 담배까지 판매하면서 말로만 농민을 위한 농협이란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농민들은 하나로 마트가 애초 설립취지를 잊은 채 돈벌이에만 급급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연관기사] 미국 과일·인도 참깨…수입산 판치는 농협마트

수입 농수산물 판매장 된 농협 하나로마트

농협은 믿고 찾는 우리 농축산물 공급을 위해 '진심을 판다! 안심을 산다!'라는 슬로건으로 농협하나로유통을 설립하고 전국에 2천5백개 매장의 하나로마트를 운영중이다.

전국의 농·축협이 생산한 안전하고 신선한 고품질의 농축산물을 소비자에게 정직하게 공급하겠다는 취지다.

한해 총매출이 17조원, 농산물매출이 9조원(농축협 포함)에 이른다.

대구시의 한 농협 하나로마트 과일 코너에서 파매되고 있는 수입 과일. 왼쪽부터 미국산 파인애플과 뉴질랜드산 키위, 필리핀산 바나다.
美 자몽과 레몬, 필리핀 바나나 등 외국산 일색

하지만 대도시 뿐만 아니라 시골의 농협 하나로마트 매장을 들여다보면 설립취지를 의심캐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과일코너 맨 앞을 차지한 것은 미국산 자몽과 레몬, 오렌지이고 그 외에도 필리핀산 파인애플, 뉴질랜드산 키위 등 온통 외국에서 수입한 과일이 대부분이다.

농산물 코너도 사정은 비슷해 인도산 참깨와 중국산 콩가루가 전시돼 팔리고 있다.

수산물 코너에서는 중국산 낙지와 페루산 장어, 아르헨티나산 홍어, 노르웨이산 고등어, 중국산 부서조기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주류코너에서는 수입 맥주와 위스키 등 다양한 종류의 양주들이 판매되고 있다.

경남의 한 매장에서는 양담배 판매하다 자진 철거

최근 경남의 한 매장에서는 심지어 양담배를 판매하다 논란이 되자 자진 철거하기도 했다.

창원시에 살고 있는 주민 박모씨는 "농협 판매장은 안전하고 품질좋은 우리 농산물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곳이라는 믿음 때문에 농협 하나로마트을 이용하는데 농협이 이윤추구에만 급급해 수입품 판매에 열을 올리는 것을 보니 앞으로 국산품을 어디서 구입 해야할지 걱정이 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농협 하나로마트에서는 외국에서 수입한 농수산물을 국산과 함께 진열해 판매하고 있다.사진 왼쪽부터 에쿠아도르산 해동 새우, 모리타니아산 문어, 인도산 참깨.
“수입 농수산물 판매 합리화될 수 없어”

이와 관련해 하나로마트 관계자는 "다문화가정 등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서 수입 농수산물을 판매하고 있다"고 궁색한 변명을 늘어놨다.

그는 또, "이때가 되면 마트에 팔 수 있는 물건이 많지 않다며 과일이 생산되지 않다 보니 봄철에 한시적으로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 하나로마트는 우리 농산물을 51% 이상 취급한다는 이유로 현재 대형마트 의무 휴업대상에도 빠져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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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제품 판매에 대한 반발이 커지자 농협 중앙회는 3년 전부터 전국의 하나로마트에 수입농수산물 판매를 금지시키고 있지만 강제성이 없는 권고에 그치고 있다.

한국농업경영인 경상북도연합회 김가원 사무국장은 농협 하나로마트의 수입 농산물 판매 행위에 대해 "수입 과일 판매 증가가 국산 과일 하락으로 직결되는 만큼, 수입농산물 판매를 늘리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도 합리화될 수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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