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식 빨라진 괭이갈매기…“온난화 영향”

입력 2017.06.12 (06:43) 수정 2017.06.12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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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반도 온난화의 영향이 생태계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습니다.

온난화로 바닷물 온도가 상승하면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바닷새인 괭이갈매기의 번식 시기도 크게 앞당겨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채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경남 통영 최남단의 작은 무인도 홍도.

푸른 바다 위로 갈매기 떼가 힘차게 허공을 가릅니다.

매년 수만 마리의 괭이갈매기가 번식하러 모여드는 이곳은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입니다.

고양이 울음 같은 소리를 내는 '괭이'갈매기 무리 속에 솜털로 뒤덮인 새끼들이 보입니다.

알을 깨고 나온 지 제법 오래된 듯, 키가 어미 새만큼이나 훌쩍 컸습니다.

국립공원의 무인카메라로 갈매기의 생태를 지켜본 결과, 번식 시기에 변화가 감지됐습니다.

2003년 4월 11일이던 첫 번식일이 해마다 앞당겨지더니, 올해는 4월 1일부터 알을 품는 모습이 관찰됐습니다.

지난 14년간 번식기가 열흘이나 앞당겨진 겁니다.

전문가들은 온난화에 따른 수온 변화를 이유로 꼽았습니다.

해수면 온도가 10년 새 평균 0.61도나 상승하면서 바닷속 먹이 환경을 바꿨고, 최상위 포식자인 갈매기의 산란 시기까지 앞당겼다는 겁니다.

<녹취> 김미란(국립공원연구원 책임연구원) : "수온이 상승하게 되면 플랑크톤과 어류의 개체군 크기나 이동이 달라지게 되는데, 괭이갈매기도 (먹잇감인) 어류가 가장 풍부해지는 시기에 맞춰 (새끼를 키우려 번식 시기를 조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국립공원 측은 한반도의 온난화가 육상은 물론 도서 생태계에까지 영향을 줬음을 보여주는 지표라며,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채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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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번식 빨라진 괭이갈매기…“온난화 영향”
    • 입력 2017-06-12 06:44:13
    • 수정2017-06-12 07:13:42
    뉴스광장 1부
<앵커 멘트>

한반도 온난화의 영향이 생태계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습니다.

온난화로 바닷물 온도가 상승하면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바닷새인 괭이갈매기의 번식 시기도 크게 앞당겨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채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경남 통영 최남단의 작은 무인도 홍도.

푸른 바다 위로 갈매기 떼가 힘차게 허공을 가릅니다.

매년 수만 마리의 괭이갈매기가 번식하러 모여드는 이곳은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입니다.

고양이 울음 같은 소리를 내는 '괭이'갈매기 무리 속에 솜털로 뒤덮인 새끼들이 보입니다.

알을 깨고 나온 지 제법 오래된 듯, 키가 어미 새만큼이나 훌쩍 컸습니다.

국립공원의 무인카메라로 갈매기의 생태를 지켜본 결과, 번식 시기에 변화가 감지됐습니다.

2003년 4월 11일이던 첫 번식일이 해마다 앞당겨지더니, 올해는 4월 1일부터 알을 품는 모습이 관찰됐습니다.

지난 14년간 번식기가 열흘이나 앞당겨진 겁니다.

전문가들은 온난화에 따른 수온 변화를 이유로 꼽았습니다.

해수면 온도가 10년 새 평균 0.61도나 상승하면서 바닷속 먹이 환경을 바꿨고, 최상위 포식자인 갈매기의 산란 시기까지 앞당겼다는 겁니다.

<녹취> 김미란(국립공원연구원 책임연구원) : "수온이 상승하게 되면 플랑크톤과 어류의 개체군 크기나 이동이 달라지게 되는데, 괭이갈매기도 (먹잇감인) 어류가 가장 풍부해지는 시기에 맞춰 (새끼를 키우려 번식 시기를 조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국립공원 측은 한반도의 온난화가 육상은 물론 도서 생태계에까지 영향을 줬음을 보여주는 지표라며,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채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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