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함안 등 침수지역 복구 작업 활기

입력 2002.08.19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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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해와 함안 등 침수지역에서 물이 눈에 띄게 빠지면서 복구작업도 갈수록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수재민들은 물빠진 집을 보면 맥이 풀리지만 자원봉사자들을 보면서 재기의 주먹을 불끈 쥐고 있습니다.
이제야 물이 빠지고 있는 최악의 침수피해 현장을 이주한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낙동강 수위가 줄면서 물에 잠겨 있던 마을이 오랜만에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열흘 만에 집으로 돌아가는 김복필 할머니의 발걸음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그래도 자식들은 물에 잠긴 옷가지와 가재도구를 꺼내 말리느라 부산을 떨지만 나오는 것은 한숨뿐입니다.
⊙김복필(75살/경남 김해시 한림면): 세상 천지에 농 위에까지 물이 다 올라갔네, 어쩌면 좋아...
⊙기자: 그나마 김 할머니 집은 사정이 나은 편입니다.
물이 빠진 바로 옆집은 복구작업이 마무리 안 돼 아직도 봉고차 안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차 안에 있는 침구에서부터 비닐 천막으로 만들어놓은 부엌까지 가정집 하나를 그대로 옮겨놓았습니다.
⊙정병화(경남 김해시 한림면): 부부 둘 하고, 아기 둘 그렇게 잡니다.
⊙기자: 넷이 자기에는 공간이 너무 좁잤아요.
⊙정병화(경남 김해시 한림면): 좁아도 어쩝니까? 당장 먹고 잘 데가 없으니까.
⊙기자: 해가 나면서 오랜만에 물이 빠지자 동네 곳곳에는 이처럼 누런 황톳물 자국이 흉측하게 남아 있습니다.
오토바이 가게에는 오토바이가 온통 황토흙을 뒤집어 쓰고 있습니다.
황톳물을 씻어 보지만 건져낼 수 있는 건 110여 대 가운데 고작 10% 남짓입니다.
⊙박영출(경남 김해시 한림면): 한 5대 조립을 하면 10여 일 정도 걸리거든요.
10일 정도 걸리면 나머지는 녹물이 응고가 돼서 도저히 쓸 수가 없어요.
⊙기자: 온전하던 축사는 간곳 없고 무너진 축사 주변에는 벽돌과 폐자재뿐입니다.
52년째 이곳에 살아온 할아버지는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어버려 이곳을 떠나고 싶지만 이마저도 마음대로 안 됩니다.
⊙김상신(경남 김해시 시산리): 떠나고 싶은 생각이 있지만 지금 갈 수가 없죠, 돈도 없지, 어떻게 하느냐 말예요.
농사도 지은 거 다 가져가 버리고...
⊙기자: 집에 물이 빠졌다고 해서 함부로 들어갈 수도 없습니다.
폭탄을 맞은 듯 벽이 휑하니 뚫려버린 데다 바닥은 기울어져 언제 무너질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김종명(경남 김해시 시산리): 여기에서 생활을 못 하죠, 위험해서.
아이들도 자는데 갑자기 내려앉으면 겁이 나서 다 옮겼습니다, 앞으로.
⊙기자: 하지만 오늘 하루만도 1m 이상 물이 빠지면서 복구작업에는 가속도가 붙었습니다.
쓸고 닦고 말리고 끝없는 작업 속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수재민들의 노고를 한결 덜었습니다.
오랜만에 집으로 돌아온 수재민들,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실망과 낙담 속에서도 재기의 발판을 다지고 있습니다.
KBS뉴스 이주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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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해.함안 등 침수지역 복구 작업 활기
    • 입력 2002-08-19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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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해와 함안 등 침수지역에서 물이 눈에 띄게 빠지면서 복구작업도 갈수록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수재민들은 물빠진 집을 보면 맥이 풀리지만 자원봉사자들을 보면서 재기의 주먹을 불끈 쥐고 있습니다. 이제야 물이 빠지고 있는 최악의 침수피해 현장을 이주한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낙동강 수위가 줄면서 물에 잠겨 있던 마을이 오랜만에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열흘 만에 집으로 돌아가는 김복필 할머니의 발걸음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그래도 자식들은 물에 잠긴 옷가지와 가재도구를 꺼내 말리느라 부산을 떨지만 나오는 것은 한숨뿐입니다. ⊙김복필(75살/경남 김해시 한림면): 세상 천지에 농 위에까지 물이 다 올라갔네, 어쩌면 좋아... ⊙기자: 그나마 김 할머니 집은 사정이 나은 편입니다. 물이 빠진 바로 옆집은 복구작업이 마무리 안 돼 아직도 봉고차 안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차 안에 있는 침구에서부터 비닐 천막으로 만들어놓은 부엌까지 가정집 하나를 그대로 옮겨놓았습니다. ⊙정병화(경남 김해시 한림면): 부부 둘 하고, 아기 둘 그렇게 잡니다. ⊙기자: 넷이 자기에는 공간이 너무 좁잤아요. ⊙정병화(경남 김해시 한림면): 좁아도 어쩝니까? 당장 먹고 잘 데가 없으니까. ⊙기자: 해가 나면서 오랜만에 물이 빠지자 동네 곳곳에는 이처럼 누런 황톳물 자국이 흉측하게 남아 있습니다. 오토바이 가게에는 오토바이가 온통 황토흙을 뒤집어 쓰고 있습니다. 황톳물을 씻어 보지만 건져낼 수 있는 건 110여 대 가운데 고작 10% 남짓입니다. ⊙박영출(경남 김해시 한림면): 한 5대 조립을 하면 10여 일 정도 걸리거든요. 10일 정도 걸리면 나머지는 녹물이 응고가 돼서 도저히 쓸 수가 없어요. ⊙기자: 온전하던 축사는 간곳 없고 무너진 축사 주변에는 벽돌과 폐자재뿐입니다. 52년째 이곳에 살아온 할아버지는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어버려 이곳을 떠나고 싶지만 이마저도 마음대로 안 됩니다. ⊙김상신(경남 김해시 시산리): 떠나고 싶은 생각이 있지만 지금 갈 수가 없죠, 돈도 없지, 어떻게 하느냐 말예요. 농사도 지은 거 다 가져가 버리고... ⊙기자: 집에 물이 빠졌다고 해서 함부로 들어갈 수도 없습니다. 폭탄을 맞은 듯 벽이 휑하니 뚫려버린 데다 바닥은 기울어져 언제 무너질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김종명(경남 김해시 시산리): 여기에서 생활을 못 하죠, 위험해서. 아이들도 자는데 갑자기 내려앉으면 겁이 나서 다 옮겼습니다, 앞으로. ⊙기자: 하지만 오늘 하루만도 1m 이상 물이 빠지면서 복구작업에는 가속도가 붙었습니다. 쓸고 닦고 말리고 끝없는 작업 속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수재민들의 노고를 한결 덜었습니다. 오랜만에 집으로 돌아온 수재민들,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실망과 낙담 속에서도 재기의 발판을 다지고 있습니다. KBS뉴스 이주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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