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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트 경제] 커피홀릭 대한민국…그림자도
입력 2017.06.20 (18:07) 수정 2017.06.20 (18:21) 통합뉴스룸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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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1,890년 대 고종이 러시아 대사관에서 처음 맛 본 커피.

국내에 들어온 지 120년 정도 밖에 안 됐는데 이 '커피'에 지금 현대인들이 푹 빠져 있습니다.

오늘은 이 '커피' 이야기 좀 해보겠습니다.

경제부 엄진아 기자 나와있습니다.

<질문>
엄 기자, 저도 '커피' 참 좋아하는데요.

자료를 좀 찾아보니까,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6번째로 커피를 많이 소비하는 나라라고 해요.

<답변>
네, 저도 하루에 커피를 한 잔도 안 마시면, 뭔가 잊은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드는데요.

취재를 해봤더니, 저만 그런 건 아니었습니다.

커피, 사람들이 얼마나 자주, 또 많이 찾고 있는지 대형 빌딩들이 몰려있는 서울 도심부터 가보시죠.

낮 12시 반인데요, 커피전문점은 직장인들로 꽉 차 있습니다.

점심 식사를 하고 나서, 커피 한 잔 마시러 온 사람들입니다.

거리 곳곳에 있는 커피 트럭에도, 길게 줄이 늘어서 있습니다.

도심 뿐 아닙니다. 농촌에서 모내기를 마치고 잠깐 쉬는 시간, 어김없이 커피가 등장합니다.

<인터뷰> 이영숙(경남 고성군) : "몸이 나른할 때 이거 마시면 정신이 바짝 든다고요. 피로회복제."

지난해 우리나라 성인이 마신 커피는 1인 당 평균 377잔 정도입니다.

4천 원 짜리 커피라고 가정하면, 한 사람 당 커피값으로 150만 원을 썼습니다.

<질문>
한 해에 1인 당 377잔.

1년이 365일이니까 " 성인 한 명이 하루에 한 잔 씩 커피를 빠뜨리지 않고 마신" 꼴이네요.

이렇게 인기가 많아져서 그럴까요? 요즘엔 커피 종류도 참 많아진 것 같아요.

<답변>
맞습니다.

예전엔 봉지째 타 먹는 커피 일명 '믹스커피'가 거의 대부분이었는데요.

뒤에 그림을 잠깐 보실까요?

커피를 즐기는 방법도 이렇게 다양해졌습니다.

잘게 빻은 원두에 끓는 물을 부어서 커피를 내리는 "드립 커피"도 있고요.

차가운 물로 원두를 우려내는 '콜드브루', 혹시, 조수빈 앵커, 세 번째 그림은 무엇인지 아세요?

네, 맞아요.

진공상태로 밀폐돼 있어서 향이 뛰어난데, 휴대하기도 편해서 사람들이 많이 찾죠.

국내 커피 시장은 점점 커져서 지난해 기준, 6조 4천 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질문>
사람들이 많이 찾으면서 커피 시장 규모가 커지고, 그건, 그만큼 커피전문점도 많아졌다는 건데, 경쟁이 너무 치열해지지 않을까요?

<답변>
네, 제가 간단한 그래프 하나 준비했어요.

왼쪽 그래프는 커피 시장의 성장률입니다.

최근 3년 사이 30% 성장했습니다.

그런데, 커피전문점은 같은 기간 무려 63% 나 늘었습니다.

<질문>
커피전문점이, 커피 시장이 커진 규모보다 2배 정도 빠른 속도로 늘었군요.

<답변>
그렇습니다.

전국의 커피전문점은 약 9만 개, 치킨집보다도 많아졌습니다.

얼마나 많은지, 이렇게 많아서 현실은 어떤지, 다녀왔습니다.

이 건물은 1층에 커피전문점이 모두 5개 입니다.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붙어있기도 합니다.

한 건물 건너 한 집 꼴로 커피전문점이 들어서기도 합니다.

한 커피집을 들러서 이야기를 좀 나눠봤습니다.

커피전문점 연 지 2년 정도 되었다는데요.

하루에 100잔 정도가 팔린다고 합니다.

아메리카노 한 잔에 2천 원, 비교적 저렴한데도 주변에 커피전문점이 너무 많아서, 이마저도 각종 할인 행사를 내걸어야 한다고 해요.

<질문>
하루 100잔이 팔리면, 단순 계산하면 매출이 20만 원 정도 밖에 안 되는 거네요?

<답변>
네, 맞습니다.

그래서 직원을 쓰는 건 엄두도 못 낸다고 하네요.

<인터뷰> 노지연(커피집 사장) : "(커피를) 먼저 사서 들고 오시는 분들이 많아서... 한 사람이 하면 괜찮은데 알바를 쓴다거나 인건비가 들어가게 되면 (운영비가) 모자라는."

제 값을 받자니 주변 커피전문점과 경쟁에서 밀리고, 가격을 낮추자니 버티기가 쉽지 않은 겁니다.

<질문>
이 커피전문점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 같습니다.

요즘 지나다보면 문 닫는 커피전문점도 많이 보이는데요.

커피 소비량이 많아지면서 커피전문점이 늘기는 하지만, 그만큼 여건이 녹록친 않을 것 같아요.

<답변>
그렇습니다.

서울 중구에 가면 중고 주방기기들을 전문으로 파는 매장들이 모여있습니다.

화면 한 번 보실까요?

중고 커피기기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매장 주인들은 요즘 이런 매물들이 부쩍 늘었다고 합니다.

<질문>
언뜻 봐서는 새 것처럼 보여요.

매우 깨끗한데요?

<답변>
네, 생산된 지 1년도 채 안 된 커피기기도 있습니다.

이 매장 관계자분은 중고 커피기기 연식이 계속 짧아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예전에는 5년 정도였는데, 올해엔 보통 2~3년, 더 짧은 것도 중고품으로 들어오고 있다는데요.

실제로 통계를 보면 커피전문점의 44.4%가 1년 안에 문을 닫습니다.

그러니까, 절반 정도는 '폐업'. 씁쓸한 결말을 맞는다는 얘기죠.

<인터뷰> 최승재(상공인연합회장) : "30%밖에 안 되는 낮은 수익률입니다. 소비자의 선택의 폭을 넓힌 것 같지만 사실은 같이 공멸할 수 있는..."

이젠 '기호식품'이라고 말해도 될 만큼 커피가 현대인들의 삶에 깊숙하게 자리잡은 건 사실이지만, 그만큼 커피 시장을 둘러싼 경쟁은 더 치열해 졌습니다.

차별화된 맛과 향 서비스에 대한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 [트렌트 경제] 커피홀릭 대한민국…그림자도
    • 입력 2017-06-20 18:10:05
    • 수정2017-06-20 18:21:55
    통합뉴스룸ET
<앵커 멘트>

1,890년 대 고종이 러시아 대사관에서 처음 맛 본 커피.

국내에 들어온 지 120년 정도 밖에 안 됐는데 이 '커피'에 지금 현대인들이 푹 빠져 있습니다.

오늘은 이 '커피' 이야기 좀 해보겠습니다.

경제부 엄진아 기자 나와있습니다.

<질문>
엄 기자, 저도 '커피' 참 좋아하는데요.

자료를 좀 찾아보니까,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6번째로 커피를 많이 소비하는 나라라고 해요.

<답변>
네, 저도 하루에 커피를 한 잔도 안 마시면, 뭔가 잊은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드는데요.

취재를 해봤더니, 저만 그런 건 아니었습니다.

커피, 사람들이 얼마나 자주, 또 많이 찾고 있는지 대형 빌딩들이 몰려있는 서울 도심부터 가보시죠.

낮 12시 반인데요, 커피전문점은 직장인들로 꽉 차 있습니다.

점심 식사를 하고 나서, 커피 한 잔 마시러 온 사람들입니다.

거리 곳곳에 있는 커피 트럭에도, 길게 줄이 늘어서 있습니다.

도심 뿐 아닙니다. 농촌에서 모내기를 마치고 잠깐 쉬는 시간, 어김없이 커피가 등장합니다.

<인터뷰> 이영숙(경남 고성군) : "몸이 나른할 때 이거 마시면 정신이 바짝 든다고요. 피로회복제."

지난해 우리나라 성인이 마신 커피는 1인 당 평균 377잔 정도입니다.

4천 원 짜리 커피라고 가정하면, 한 사람 당 커피값으로 150만 원을 썼습니다.

<질문>
한 해에 1인 당 377잔.

1년이 365일이니까 " 성인 한 명이 하루에 한 잔 씩 커피를 빠뜨리지 않고 마신" 꼴이네요.

이렇게 인기가 많아져서 그럴까요? 요즘엔 커피 종류도 참 많아진 것 같아요.

<답변>
맞습니다.

예전엔 봉지째 타 먹는 커피 일명 '믹스커피'가 거의 대부분이었는데요.

뒤에 그림을 잠깐 보실까요?

커피를 즐기는 방법도 이렇게 다양해졌습니다.

잘게 빻은 원두에 끓는 물을 부어서 커피를 내리는 "드립 커피"도 있고요.

차가운 물로 원두를 우려내는 '콜드브루', 혹시, 조수빈 앵커, 세 번째 그림은 무엇인지 아세요?

네, 맞아요.

진공상태로 밀폐돼 있어서 향이 뛰어난데, 휴대하기도 편해서 사람들이 많이 찾죠.

국내 커피 시장은 점점 커져서 지난해 기준, 6조 4천 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질문>
사람들이 많이 찾으면서 커피 시장 규모가 커지고, 그건, 그만큼 커피전문점도 많아졌다는 건데, 경쟁이 너무 치열해지지 않을까요?

<답변>
네, 제가 간단한 그래프 하나 준비했어요.

왼쪽 그래프는 커피 시장의 성장률입니다.

최근 3년 사이 30% 성장했습니다.

그런데, 커피전문점은 같은 기간 무려 63% 나 늘었습니다.

<질문>
커피전문점이, 커피 시장이 커진 규모보다 2배 정도 빠른 속도로 늘었군요.

<답변>
그렇습니다.

전국의 커피전문점은 약 9만 개, 치킨집보다도 많아졌습니다.

얼마나 많은지, 이렇게 많아서 현실은 어떤지, 다녀왔습니다.

이 건물은 1층에 커피전문점이 모두 5개 입니다.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붙어있기도 합니다.

한 건물 건너 한 집 꼴로 커피전문점이 들어서기도 합니다.

한 커피집을 들러서 이야기를 좀 나눠봤습니다.

커피전문점 연 지 2년 정도 되었다는데요.

하루에 100잔 정도가 팔린다고 합니다.

아메리카노 한 잔에 2천 원, 비교적 저렴한데도 주변에 커피전문점이 너무 많아서, 이마저도 각종 할인 행사를 내걸어야 한다고 해요.

<질문>
하루 100잔이 팔리면, 단순 계산하면 매출이 20만 원 정도 밖에 안 되는 거네요?

<답변>
네, 맞습니다.

그래서 직원을 쓰는 건 엄두도 못 낸다고 하네요.

<인터뷰> 노지연(커피집 사장) : "(커피를) 먼저 사서 들고 오시는 분들이 많아서... 한 사람이 하면 괜찮은데 알바를 쓴다거나 인건비가 들어가게 되면 (운영비가) 모자라는."

제 값을 받자니 주변 커피전문점과 경쟁에서 밀리고, 가격을 낮추자니 버티기가 쉽지 않은 겁니다.

<질문>
이 커피전문점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 같습니다.

요즘 지나다보면 문 닫는 커피전문점도 많이 보이는데요.

커피 소비량이 많아지면서 커피전문점이 늘기는 하지만, 그만큼 여건이 녹록친 않을 것 같아요.

<답변>
그렇습니다.

서울 중구에 가면 중고 주방기기들을 전문으로 파는 매장들이 모여있습니다.

화면 한 번 보실까요?

중고 커피기기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매장 주인들은 요즘 이런 매물들이 부쩍 늘었다고 합니다.

<질문>
언뜻 봐서는 새 것처럼 보여요.

매우 깨끗한데요?

<답변>
네, 생산된 지 1년도 채 안 된 커피기기도 있습니다.

이 매장 관계자분은 중고 커피기기 연식이 계속 짧아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예전에는 5년 정도였는데, 올해엔 보통 2~3년, 더 짧은 것도 중고품으로 들어오고 있다는데요.

실제로 통계를 보면 커피전문점의 44.4%가 1년 안에 문을 닫습니다.

그러니까, 절반 정도는 '폐업'. 씁쓸한 결말을 맞는다는 얘기죠.

<인터뷰> 최승재(상공인연합회장) : "30%밖에 안 되는 낮은 수익률입니다. 소비자의 선택의 폭을 넓힌 것 같지만 사실은 같이 공멸할 수 있는..."

이젠 '기호식품'이라고 말해도 될 만큼 커피가 현대인들의 삶에 깊숙하게 자리잡은 건 사실이지만, 그만큼 커피 시장을 둘러싼 경쟁은 더 치열해 졌습니다.

차별화된 맛과 향 서비스에 대한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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